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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의 임원직선제 경과와 의의

현장에서 미래를  제52호
박주석


이번 호에는 4편의 글이 모아졌다.
현 정세에서 각각의 글이 갖고 있는 의미를 볼 때
하나하나의 글이 다 소중하다고 판단한다.
민주노조운동의 혁신, 그 혁신의 주요한 내용이었던 직선제의 문제를 다시금 불러일으키고 있는 울산지역본부선거문제는 단지 직선제라는 형식을 넘어서 진보정당- 산별노조라는 조직구도에 대한 아래로부터의 문제의식과 그 발전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혁신의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3중간선제의 벽을 허물어 가고 있는 철도노조내의 움직임은 3중간선제를 버팀목으로 해 왔던 여러 공기업에서의 노동운동의 새로운 동력과 가능성을 더욱 높여 주고 있다.
연세대학교에서의 교수들의 투쟁과 수원의료원투쟁은 사안이 갖고 있는 중요성에 비해서 우리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내용들이라 이번 호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지/금/현/장/은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의 임원직선제 경과와 의의

박 주 석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사무차장






1.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의 임원 직선제가 통과되기까지의 과정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이하 울산본부)의 임원 직선제가 공식적으로 제기된 것은 그 당시 민주노총 중앙(이하 중앙)의 민주노총 혁신이라는 과제가 설정되면서부터이다. 울산본부에서의 임원 직선제는 1998년 한 해 사업을 평가하면서 사무처 내에서 먼저 거론되었다. 이후 대표자회의에서 임원(본부장, 수석부본부장, 사무처장에 한함)직선제 문제를 안건으로 상정되었으나, 1999년에 바로 시행하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예상되므로 1999년 12월 10일까지 울산본부 임원을 직선으로 선출하는 안건을 1999년 정기대의원대회에 상정하기로 결의하였다.
1999년 3월 30일 임시대의원대회 1999년 정기대의원대회는 간선으로 임원만 선출하고 성원미달로 규정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여, 그 후 한 차례 더 유회되었으므로 임시대의원대회가 3월 30일 성립되었다.
에서 직선제 규정이 대의원들의 동의하에 통과되었다. 그러나 1999년 상반기에는 직선제에 대한 준비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다가 담당자가 휴직으로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하반기에 가서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임원 직선제 준비소위원회 각 연맹 울산본부에서 1명 조합원 20,000명 이상 사업장인 현대자동차노조와 현대중공업노조가 준비소위원회에 포함되었다.
’를 구성하였다. 직선소위 또한 해당 노조의 현안투쟁으로 인해 제대로 가동되지도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어져 오다가 울산본부 사무처에서 초안을 만들어 각 단위노조에 토론용으로 배포하였다. 이 시기는 이미 직선제를 준비할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한 상태였다. 결국은 대표자회의에서 별다른 이의없이 직선제가 현 회기 내에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정기대의원대회에 간선제로 임원 선출을 하는 규정개정안을 상정하기로 결의하였다. 다시 한 차례 정기대의원대회가 성원미달로 유회되고 2000년 1월 5일 2000년 제1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집행부의 간선제 개정안이 찬성 64표, 반대 74표, 무표 4표, 기권 1표로 전체대의원 281명의 1/2조차 넘기지 못하여 부결되었다.


2. 임원 직선제 일정

임시대의원대회의 결의에 따라 직선제를 하기 위하여 또다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조합원 2,000명 이상의 단위노조로 구성된 울산본부 운영위 단위의 노조에서 각 1명씩, 전교조, 그리고 조합원 500명 이하의 노조를 대표해서 엘지화학 울산지부와 울산본부를 포함한 각 연맹 울산본부에서 1명씩으로 ‘직선제 준비소위원회’ 구성하여 직선제 준비에 들어갔다. 준비소위에서는 1/24 최종안 선거관리규칙안과 선거관리세부계획안 그리고 선거 일정을 말한다.
을 확정, 대표자회의에 상정하기로 하고 잠정적으로 해산하였다.


그 일정은 다음과 같다.

▶ 1/24 직선제 준비소위에서 선거관리규칙, 세부 계획안 확정
▶ 2/1 준비소위안을 대표자회의에 상정
▶ 2/2~2/8 선관위 구성
(설날이 있으므로 선관위는 대표자회의에서 사전 조직)
▶ 2/9 선관위 전체 첫 회의
▶ 2/9 ~ 2/15 선거 공고
▶ 2/16 ~ 2/18 후보등록
▶ 2/19 후보등록 확정공고
▶ 2/20 ~ 3/5 선거운동
▶ 3/6 ~ 3/10 투표일
▶ 3/11 개표


3. 울산본부 직선제의 의의

공교롭게도 울산본부에서 간선제안이 부결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철도노조민주화추진위원회에서 낸 ‘대의원회결의부존재 확인’소송에서 다중 간선제는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본부가 실시했던 이전의 간선제는 대부분이 단위노조에서 조합원들이 대의원을 선출하고, 그 대의원들이 다시 울산본부 파견대의원을 선출하는 2중 간선이었다. 울산본부는 법의 강제와는 달리 대의원들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조합원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을 위해 한 발 더 나아갔다. 실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차이를 실감나게 하는 결과였다. 울산본부를 제외한 대구지역본부에서는 이미 직선으로 임원을 선출하였고, 대전충남지역본부가 2월에 직선제를 실시하기로 예정되어 있다.
이제 직선제는 대세의 흐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현대자동차노조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금속산업연맹이 산별로 전환한 후 임원을 직선으로 선출하자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울산에서의 이러한 조합원들의 정서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현상태는 어떠하더라도 너나없이 울산지역을 노동운동의 메카라고 지칭한다. 금속산업연맹의 핵심 대공장이 울산에 포진하고 있고, 노동운동의 흐름을 선도할 잠재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전국적 투쟁을 촉발시키고, 자본에 대한 반격을 가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울산본부의 직선제는 더 큰 의미를 갖는다. 물론 직선제가 지도력을 확보하고, 관료화를 척결하는 노동자 민주주의의 모든 것을 저절로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직선제는 노동자 민주주의로 향하는 전제이고, 예비조건이다.
부르주아 민주주의가 아무리 확대되고 강화되어도, ‘시민’에 기반한 의회제도가 개선되어도 생산현장에서는 ‘민주’가 자리잡지 못한다. 자본주의가 존재하는 한 생산현장에는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있는 자본가들의 일방적인 지시와 통제가 존재할 뿐이다. 정리해고나, 노동강도 강화, 노동재해 등은 결코 민주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많은 노동자들이 ‘시민’에 기반한 민주주의 이데올로기에 오염돼 있고, 일부 개량주의자들은 이것을 확대, 유포시켜 노동자대중을 일반적인 민주주의의 환상으로 유도한다. 이는 부르주아 계급의 통치제도 하에서, 또는 그들의 민주주의의 틀 안에서 하나의 반대파로서 기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반적인 민주주의란 허구의 개념일 뿐이다. 다만 어느 계급을 위한 것인가에 따라 판단되는 계급적 민주주의만 존재할 뿐이다. 생산현장-생산수단의 소유자(자본가)들의 무한한 자유와 권력이 제한 받지 않는 곳에서는 민주주의가 존재하지 않는다. 노동자들이 자기해방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억압자와 피억업자, 착취자와 피착취자의 관계가 존재하는 생산현장, 노동자에게는 자유도 민주주의도 존재하지 않는 생산현장에서의 민주주의를 실현시켜 내야 한다.
바로 그 예비조건이며, 전제조건인 노동자 민주주의를 위해서 직선제가 의의를 갖는다. 노동자들의 단결된 힘으로 자본가들의 통제를 노동자 통제로 바꿔내야 한다. 많은 노동자들이 외치는 현장권력은 노동자 통제의 확대 강화를 의미한다. 올 해 들어 노동재해로 노동자들이 계속 죽어나가고 있다. 죽지 않고 살 권리를 획득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작업중지권, 맨아워 통제권 같은 노동자 통제력을 계속 확대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이와 같은 노동자 통제력이 확대, 강화되는 곳에서는 노동자 직접민주주의가 필연적이다. 노동자에 의해 선출된 노동자대표가 자본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노동자투쟁을 통제하려 할 때 소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장치를 위한 전제로써, 그 예비수단의 의미로써 직선제가 필요하다.


4. 울산본부의 직선제를 전국화시켜야 한다.

직선제가 단지 누구, 누구를 뽑는다는 선출의 의미만이 아니라 전계급적 사안을 선전, 선동하고 생산영역에서의 민주주의를 확대시켜 내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지금 남한에서 제기되고 있는 소위 20:80 구조는 아무리 경제가 활성화된다고 해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어느 성공한 벤처기업가가 주장한 데로 “이대로 가다가는 사회주의, 공산주의 이데올로기가 급부상할지 모른다”라는 말대로 피지배계급 80%의 상태는 조금도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체 노동자의 53%를 이미 넘었고, 구조조정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정부의 기본정책인 정규직을 짤라내고 비정규직 일자리를 늘인다는 계획은 자리를 확고히 잡았다.
노동자들의 반격 없이는 삶의 질 개선은커녕 현상유지조차 어려운 정세다. 울산본부 임원직선제가 대 자본에 대한 반격의 단초로 활용되어야 한다. 이후 울산지역에서 제기된 정책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이고, 모범 사례로 다른 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직선제를 침체된 운동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미 확정된 정치총파업을 조직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리고 비정규직(특히 사내하청) 조직화의 수단으로, 노동자 통제력 확대강화의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직선제 문제를 몇 몇 본부의 문제로 치부되지 않도록 더욱 확산시켜야 한다. 마침내는 민주노총 중앙, 산별(연맹), 지역본부, 단위노조 임원을 같은 날 직선제로 선출하도록 울산지역에서 그 전형을 창출해야 한다. 한/노/정/연

2000-02-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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