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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산업 민영화(2)

현장에서 미래를  제52호
오건호

쟁점연구

철도 민영화2


영국민영철도의 중간평가: ‘누구를 위한 철도인가?’

오 건 호

연구위원/ 서울대박사, 사회학






19세기 중반 탄생한 영국철도는 당시 다른 산업이 그러한 것처럼 민간자본의 것이었다. 이후 영국철도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노동당정부에 의해 국유화되어 공공부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철도교통이 지니는 사회적 공공성이 주된 이유였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시장화의 물결이 거세어지자 영국철도는 다른 공기업과 유사하게 다시 민간기업의 손에 넘어갔다. 이번에는 ‘민간자본의 시장경쟁’만이 철도산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작년 10월, 31명이 사망하는 대형철도사고가 런던에서 발생하였다. 때마침 민간철도기업의 지나친 이윤획득에 대하여 여론이 탐탁치 않았고, 런던지하철(공사)에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려는 정부의 정책이 가시화되면서 철도산업의 국영/민영에 대한 공방이 뜨거웠던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영국민영철도의 운영과 미래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물론 이 중에는 철도산업을 다시 국유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포함되어 있다. 현 노동당정부 하에서는 실현되기 힘든 것이지만.

긴 안목으로 보면, 시민의 일상생활과 긴밀히 접해 있는, 그래서 민간기업의 이윤성과 시민사회의 공공성이 끊임없이 부딪히는 철도산업의 특성상, 철도산업의 민영화/국유화논의는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근래에는 영국정부에 의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함께 참여하는 공공민영철도(Public-Private Partnership)라는 새로운 모델도 추진되고 있다.

이번 ‘쟁점연구: 철도산업 민영화’ 기획시리즈에서도 확인되듯이 철도산업 민영화는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중에서 영국철도의 경우는 가장 ‘시장적’인 민영화로 평가된다. 이 글은 영국철도의 민영화과정을 정리하고, 이제 3년이 지난 민영철도의 상황을 검토해 보겠다.



1.민영화를 위한 예비작업: 사업본부체제로의 전환


민영화는 신자유주의를 주도하였던 영국 대처정부의 주요한 정책이었다. 영국통신, 가스, 항공, 석유, 철강, 수도, 전기, 석탄 등 사실상 모든 공기업이 민영화의 대열에 서야 했다. 그러나 철도산업의 경우는 다른 산업에 비해 호락호락하지가 않았다. 영국국민들의 철도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철도노조의 강력한 반발이 부담스러웠다. 게다가 상당액의 정부보조금에 의존하는, 즉 ‘시장성의 면에서 심각한 적자기업’인 철도산업을 민영화하기 위해선,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특별한 묘안이 요구되었다.

이 때문에 영국정부는 우회적인 길을 택했다. 우선 민영화하기 이전에 상업성의 기반을 철도산업에 구축하고자 했다. 이것은 민영화전략의 사전조치로서 상업화전략이라고 불리 울 수 있다. 정부는 철도에 주어지는 보조금을 점차 삭감시켜 철도운영을 압박하고, 조직적으로는 지역본부체제를 사업본부체제로 전환시켜 나갔다. 이제 각 사업본부별로 상업성을 갖추어 나가라는 것이다.


<그림 1> 지방본부체제 (1948-1992)


영국철도공사(British Railways Board)의 전통적인 조직구조는 본부, 지방본부, 지부라는 3층구조로 이루어졌다. <그림 1>에서처럼, 런던에 위치한 공사본부 산하에 동부(Eastern), 서구(Western), 남부(Southern), 런던중부(London Midland), 스코틀랜드(Scottish) 등 5개 지방본부가 구성되고, 각 지방본부 아래에는 평균 1천여명의 고용규모를 가진 지부조직(Area)들이 편재되어 있다.


<그림 2> 사업부체제 (1992-1997)


이러한 지방본부체제는 1970년대까지 변화 없이 유지되다가 1980년대 들어 철도의 상업적운영이 강조되면서 두차례에 걸쳐 사업본부체제로 단계적 재편을 겪었다. 첫번째 조직재편으로, 철도공사는 1982년 기존 지방본부체제와 별개로 5개의 사업본부(Business sectors)를 신설하였다. 도시장거리부문(InterCity), 런던수도권부문(London and SouthEast), 지방운행부문(Provincial), 화물운송부문(Freight), 소포운송부문(Parcel) 등 철도사업별로 이루어진 사업본부체제는 각 부문별로 비용과 수입을 채산하는 경영의 책임을 부여받았다.

두 번째 조직재편은 1992년에 이루어졌는데, 철도운행의 상업성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지방본부체제를 완전히 폐지하고 6개 사업본부체제로 전환하였다(그림 2). 이는 사실상 민영화를 염두에 둔 예비민영철도조직이었다. 지방본부체제가 완전히 폐지되었고, 사업본부는 다시 하위사업본부인 이윤센터(Profit Centre)로 분화되었다. 예를 들어, 도시장거리사업본부 산하에는 운행노선에 따라 동해선(East Coast), 서해선(West Coast), 중부선(Midland/Cross Country) 등의 이윤센터들이 만들어졌고, 이들은 독립적인 자회사로 자리를 잡았다. 이것은 이윤센터를 단위로 철도산업을 민영화하려던 정부의 철도민영화계획에 의거한 것이었다.



2. 영국철도의 민영화과정과 민영철도구조


1) 영국철도의 민영화과정


철도산업에 대하여 민영화가 처음 언급된 것은 대처정부가 등장하고 개정된 교통법(Transport Act 1980)에서이다. 그러나 당시까지 국민의 일상생활과 직접 관련된 철도산업 자체를 민영화시키는 것은 정부에게 커다란 부담이었다. 따라서 정부의 철도민영화의 초점은 철도공사에 속해 있던 여러 비철도산업 자회사들에 두어졌고 철도산업 자체의 민영화는 고려되지 않았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보수당정부의 정책에 깊이 관여하던 우익연구소들로부터 철도공사 민영화방안에 대한 연구보고서가 제출되기 시작하였다. 이들은 모두 철도산업 민영화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였는데, 철도산업이 국가독점산업으로서 경쟁에서 면제된 것이 비효율성의 주된 원인이었다며 이제 시장으로 되돌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논의는 민영화를 ‘할 것인가’보다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었는데, 크게 아래 4가지 방안이 제출되었다.


① 철로시설과 열차운행의 분리 (수직적 분할)

철도산업은 외부의 다른 교통수단 뿐만 아니라 철도산업내부에서도 ‘경쟁관계’가 조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철로시설과 열차운행이 따로 분리되어 각각 민영화되어야 한다. 이 안은 철도산업의 수직적 통합성을 분리시키는 매우 급진적인 안이다.


② 철로시설과 열차운행의 통합 (수평적 분할)

철도교통은 철로관리‧열차운행이 수직적으로 통합되어야 하는 기술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철로시설과 열차운행을 묶어 10여개의 지역별로 민영화시켜야 한다. 이 안은 영국수도에서 적용된 안이다.


③ 단일전국기업

당사자인 철도공사는 민영화의 불가피성을 인정하지만 철도산업의 전국적 망이 여러개의 회사들로 분리되는 것에는 반대하였다. 즉 철도교통의 전국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단일전국기업으로 민영화되기를 바랬으며 이는 영국통신의 민영화 방법과 같은 것이었다.


④ 사업부문별 민영화

교통부 일부관료와 철도공사 일부 경영진에서 상업적 이윤성이 있는 도시장거리부문, 런던남동부문 등 일부 사업부문별로 순차적으로 민영화하자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이는 당시의 철도공사구조를 유지하면서 민영화를 사업부문별로 확대해 가는 장기적 민영화방안이었으나 결국 부분민영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큰 영향력을 끼치지는 못하였다.

보수당진영 내에서 철도산업 민영화를 둘러싸고 정책논의가 일찍부터 시작되었지만 정부가 철도산업 자체의 민영화를 고려중이라고 ‘공식 발표’한 것은 1988년 보수당 전당대회에서였다. 당시까지 보수당은 철도노동자와 일반시민들의 반발을 우려하여 철도산업의 민영화를 공식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1987년 총선에서 승리하여 3차례 연속집권에 성공한 보수당은 전국화물회사(82년), 해상교통회사(84년), 영국항공(87년), 지방버스회사(88년 2월)에 이어 운수교통영역에서 런던지하철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공기업으로 남아있던 철도산업을 민영화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어 당시 교통부장관은 위에서 언급하였던 4가지 민영화방안에 대하여 논의중이라고 공식확인하여 보수당정부내에서 이미 철도민영화를 위한 준비작업이 상당히 진행되었음을 시인하였다.

이때부터 철도산업 민영화를 둘러싸고 정부와 노동조합, 사회단체들간의 찬반논의가 격화되었고 대부분의 여론은 철도민영화에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철도산업이 지니는 중앙통합성, 보편적 교통수단 등의 성격이 민영기업과는 적합하지 않다는 여론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철도노조와 시민단체들이 주축이 된 민영화반대조직들이 생겨나면서 여러 민영화반대 공청회가 열렸고 노동당은 정책강령으로 철도산업을 공기업으로 유지할 것을 강력히 천명하였다. 이 과정에서 철도민영화 문제는 다가오는 1992년 총선의 핵심논점으로 자리잡았고 철도산업 노동조합들은 노동당의 총선승리로 민영화문제가 백지화될 것을 기대하였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총선에서 보수당이 다시 승리하면서 보수당의 총선공약이었던 철도민영화는 급속히 진전되었다. 보수당이 채택한 철도민영화방안은 철로시설과 열차운행을 분리하는 첫 번째 안이었다. 영국철도의 민영화방법은 가능한 한 세부적으로 철도를 ‘쪼개는 것’으로서 어느 민영화과정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근본적인 것이었다. 철도산업은 수직적 기능통합구조(철로소유, 열차생산, 열차소유, 열차운행, 열차수리의 통합운영)를 기능별로 분리하고 각 기능을 다시 여러개로 쪼개어 민간기업에 불하하는 방법을 취하여 50개 이상의 민간회사로 나뉘어졌다. 어떠한 ‘독점’도 방지하며 가장 시장경쟁적인 구조로 철도산업을 재편한다는 급진적 민영화론이 적용된 것이다.

철도민영화를 위한 입법이 1993년에 완료되자 1994년에 철도공사는 민영화를 위한 조직재편을 준비했다. 우선 1994년 4월 1일을 기해 철로, 신호시설, 역, 다리 등의 기타시설물들이 철도공사로부터 분리되어 레일트랙(Railtrack)이라는 독립자회사로 이전되었다. 이는 철도산업의 하부구조를 운행시설과 분리시켜 민영화시킨다는 정부의 계획에 따른 것으로 레일트랙은 1996년 5월 주식시장에 상장되었다.

도시장거리부문(InterCity),런던남동부부문(NetworkSouthEast)지방운행부문(Regional Railways) 등 3개의 사업부문으로 나누어져 있던 일반여객부문은 세부노선별로 25개의 운행회사로 재편되었다. 이미 1992년 철도공사재편으로 이윤센터라는 이름으로 운행되던 이들 노선별 운행조직들은 1994년부터 철도공사재정과 분리되어 예비프랜차이즈(shadow franchise)의 성격을 갖는 독립자회사로 운영되었다.

1995년 말부터 여러 조직으로 분할되어 팔리기 시작한 철도산업의 민영화는 1997년 4월 여객철도의 마지막 운영권이 불하되면서 완료되었다. 노동조합과 사회단체들이 민영화과정을 ‘국가재산을 헐값으로 팔아 넘기는 날강도짓’이라고 표현하며 분노할만큼 철도산업은 낮은 가격으로 민간기업에 팔리었고 여객운행권을 따낸 민간회사에게는 막대한 보조금이 지급되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1997년 5월 총선에서 패배할 것이 예상되는 상태에서 노동당이 주장하는 ‘집권 시 철도재국유화’ 정책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임기내에 민영화를 완료하려는 보수당의 정치적 선택이 크게 작용했다.

예상대로 1997년 5월총선에서 노동당정부가 18년만에 집권에 성공하였다. 그러나 노동당정부가 등장했지만 철도산업의 재국유화를 기대하는 노동조합은 없었다. 총선 전해인 1996년 가을에 개최된 노동당 전당대회까지도 노동당은 철도재국유화를 공식정책강령으로 채택하고 있었다. 그러나 중간계층의 부동표를 확고히 장악하여 총선승리를 보장받으려는 노동당지도부의 선거전략이 강화되면서 총선을 불과 한달여 앞두고 발표된 선거정책강령에서 철도재국유화정책은 포기되었다. 노동당이 조세동결을 정책원리로 선언한 상황에서 이미 완료된 민영철도의 재국유화를 위한 재원을 마련할 수 없다는 것이 공식이유였다.



2) 영국민영철도의 구조


민영철도는 철도산업의 수직적‧수평적 통합성을 모두 분해하는 매우 급진적인 것이었다. 철로소유‧열차운행‧열차수리 등의 수직적(기능적) 통합성은 각 기능별로 매각됨으로서 분해되었다. 이에 따라 철도공사는 <그림 3>에서처럼 철도기간시설, 여객철도, 화물철도, 열차대여, 열차수리 등의 기능별로 민영화되었다. 동시에 중앙집중적인 수평적(전국적) 통합성도 다시 지역별 민간회사로 나누어지면서 해체되었다.1)

민영철도구조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우선철로‧신호시설‧역‧다리 등 철도기간시설은 레일트랙(Railtrack)이라는 주식회사로 1996년 5월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70%의 기관투자자와 30%의 일반주주들의 소유로 전환되었다. 철로시설의 중앙관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인정되어 하나의 회사로 민영화된 레일트랙은 11,000여명을 고용하는 철도산업내에서 유일한 전국규모의 기업으로 남았다. 2만마일의 철로, 2,500여개의 역, 4만여개의 철도다리 등을 소유하는 레일트랙은 철도운행회사들로부터 받는 철로이용요금의 수입으로 운영된다. 레일트랙은 철로사용요금 책정, 신규철로신설, 신기술 도입 등을 통해 전체 철도산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다.


<그림 3> 민영철도구조(1997~  )










철로유지‧신설의 기능은 13개 민간회사(track maintenance and renewal companies)로 분할되어 팔리었다. 철로유지회사 7개, 철로신설회사 6개로 총 2만 5천여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이들 회사들은 레일트랙, 여객차량임대회사를 상대로 보수‧유지계약을 맺고 운영된다.한편여객차량은세개의여객차량임대회사(Porterbrook,Angel,Eversholt)에게 팔리었다. 이 임대회사들은 차량을 여객운송회사에게 임대하고 임대료를 받는다. 정부는 임대료를 얼마로 책정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열차임대회사와 여객운송회사간에 경쟁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약 임대회사들이 과도하게 임대료를 책정할 경우 철도운행회사들이 철도제조회사로부터 직접 구매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철도산업의 핵심인 여객철도는 노선별로 25개로 나누어져 철도운행회사들에게 운행권(franchise)이 부여되었다. 이들 여객운송회사들은 정부로부터 7~15년간의 운행권을 불하받아 여객차량임대회사로부터 열차를 임대하고 레일트랙에게 철로사용료를 지불하며 여객수송을 담당하게 된다. 여객운송사업에서 상당기간 적자가 예상되었기 때문에 운행권불하 입찰에 소극적인 민간기업을 독려하기 위해 운행권 계약 시 엄청난 운행보조금이 주어졌다. 수익성이 높은 도시간장거리노선은 운수산업 대기업들이 참여하였고 지역노선의 운행권을 부여받은 민간회사들은 주로 지역버스회사들이다.

화물철도는 1992년 조직재편 당시 설립되었던 사업본부별로 민간기업에게 팔리었다. 즉 산업물자운송부문(Trainload Freight), 일반화물부문(Railfreight Distribution), 소포부문(Parcels)이 각각 세 개의 회사로 팔리었다. 그러나 곧 다국적기업인 화물철도회사(English Welsh & Scottish Railway)가 나머지 두개 회사를 사버리면서 화물철도의 민간독점이 민영화초기에 형성되었다.



3. 영국민영철도의 중간성적평가


이제 영국민영철도가 운행된지도 3년이 지나고 있다. 워낙 민영화과정을 둘러싸고 갈등이 컸던 만큼, 민영철도에 대한 평가를 둘러싸고도 공방이 거세다. 철도노조와 시민단체들은 민영철도가 훼손한 철도의 공공성을 크게 지적하고, 정부는 이 문제를 민영철도 초기에 발생하는 부작용으로 축소하고자 한다. 유독 민영철도의 최대 수혜자인 민간철도기업만이 조심스럽다. 지금의 민영구조가 큰 변화없이 유지되는 것이 그들의 바램이기 때문이다.

아직 민영철도의 경험을 본격적으로 평가하기에는 민영철도의 역사가 짧고, 관련자료가 크게 부족하다. 동일한 사안에 대하여 상반된 자료, 상반된 여론조사가 제시되기도 한다. 이하에서는 정부의 공식자료와 영국일간지 보도를 중심으로 영국민영철도의 현재상황과 전망에 대하여 요약해 보겠다.


1) 정부의 보조금지원

1994/95년부터 철도공사가 민영화체제로 재조직되면서 정부보조금제도도 재편되었다. 민영화를 확정한 1993년 철도법에 의거하여 기존에 교통부가 관할하던 공공서비스보조금제도(PSO)는 폐지되었다. 대신에 여객철도의 운행권을 일정기간 민간기업에게 임대해주는 여객철도임대청(Office of Passenger Rail Franchising)이 신설되고 이전의 정부보조금(PSO)은 여객철도임대청이 주관하는 여객철도임대보조금(OPRAF grant)으로 재편되었다.


<표 1> 1990년대 철도산업 재정지원금 총액 (백만파운드)

 

1990/91

1991/92

1992/93

1993/94

1994/95

1995/96

재정지원총액

786

1022

1301

1121

2161

2074


<표 2> 25개 여객운송회사 보조금계약총액 (백만파운드)

 

1997/98

1998/99

1999/2000

2000/01

2001/02

2002/03

2003/04

운행보조금총액

1832

1561

1337

1201

1085

917

723


이 과정에서 주목되는 일은 철도공사가 1994년 민영화체제로 전환된 이후 철도산업에 제공되는 정부의 재정지원금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표 1>은 정부가 철도산업에 제공하는 정부의 재정지원금 총액(철도운영보조금+ 기간시절투자비+ 기타)이 1994/95회기년부터 급증하여 거의 두배에 이르고 있음을 보여 준다. <표 2>는 민간불하시 정부가 민영기업에 제공하기고 계약한 운행지원보조금 총액이다. 국영 철도공사체제에서 정부가 지원하던 정부보조금보다 훨씬 많은 보조금이 민간기업에게 제공되고 있다.

1994년 4월부터 철도공사는 민영화계획에 따라 여러 자회사로 재편되어 독립운영되면서 민간판매를 준비하고 있었다. 당시 정부와 관련전문가들이 우려했던 가장 큰 문제는 경쟁력이 취약한 철도산업을 과연 민간기업이 구매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이에 대한 정부의 해결책은 기존철도시설들을 민간기업에게 헐값에 파는 것, 그리고 예상운행적자분을 여객운송회사들에게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것이었다.

정부의 여객철도 불하방법은 민간기업으로부터 불하비용을 받는 것이 아니라 경영지원금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여객철도운행권을 부여받은 25개 민간회사들은 일정기간(7~15년) 정부의 운행보조금 지원을 계약조건으로 하였는데, 1997/98년 한해에만 이들 여객운송회사에 제공되는 철도운행지원금의 총액은 약 1,832백만파운드(3조 6천만원)에 달하고 있다. 이 금액은 민영화체제로 철도공사가 재편되기 직전인 1990/92년도에 정부가 철도공사에 제공한 운행보조금(PSO)의 3배 이상이 된다.

정부와 25개 여객운송회사들과 운행권불하 시 체결된 계약내용에 의하면 운행보조금은 점차 줄어들어 2003/04년에는 723백만파운드로 줄어들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정부는 이 보조금이 장기적으로 줄어들어 결국은 사라질 것이라고 선전한다. 그러나 아무도 모르는 미래의 일이다. 확실한 것은, 이러한 재정시나리오가 적중한다고 해도 여전히 이 기간동안 막대한 정부보조금이 민간철도산업에 주어졌다는 사실이다. 결국 1980년대 이후 철도공사에게 ‘상업적 자립재정운영’ 논리를 강요하던 정부가 철도산업을 민간기업에게 인도할 때는 철도시설을 낮은 가격으로 특혜판매하고 미래이익까지 보장하는 정부보조금 지원을 결정하는 등 ‘반(反) 상업적’ 철도민영화를 실행하였다.



2) 레일트랙의 독점이윤


현재 민영철도기업중에서 엄청난 독점이윤을 얻고 있는 기업은 레일트랙이다. 레일트랙은 열차운행회사들이 납부하는 철로사용료를 수입원으로 하는데, 사실 이 철도사용료의 재원이 정부가 열차운행회사에 제공한 운행보조금인 것을 고려하면, 정부로부터 독점이윤을 보장받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정부가 레일트랙에게 이처럼 큰 특혜를 허용하는 이유는 현재 철도산업구조에서 철도시설투자를 책임진 주체가 바로 민간기업인 레일트랙이기 때문이다. 국가의 주요기간교통망으로 철도시설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는 필수적인 데, 이 투자가 정부의 바램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선 레일트랙에게 일정규모의 이윤이 보장되어야하기 때문이다.

현재 철도법에 의하여 레일트랙에게 적절한 시설투자가 의무로 부여되어 있지만 그 적정수준은 레일트랙의 결정 몫이다. 따라서 얼마를 철도시설에 투자할 것인지, 혹은 주주에게 배당할 것인지는 레일트랙의 손에 달려 있다. ‘아쉽게도’ 레일트랙은 정부의 기대를 계속 저버리고 있다. 여전히 투자하기에는 이윤이 적다며 시설투자요구를 방기하며 계속 이윤불리기에 여념이 없다.

오히려 레일트랙 사장인 코베트(G. Corbett)는 “현재 철도여객의 이용증가율은 매년 10%에 달하나, 여객회사로부터 받는 철로사용료는 단지 1%만이 증가했다. 오늘의 이윤은 내일의 투자이다. 그런데 지금의 재정상황으로는 폭증하는 철도수요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라며 즐거운 엄살과 위협을 하고 있다(Daily Telegraph 1999년 5월 28일). 그러나 레일트랙은 이미 철도독점기업으로 천문학적인 초과이윤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표 3> 레일트랙 사업이윤 (백만파운드)

 

1997/98년

1998/99년

이윤(세금공제이후)

372

425

초과이윤세

156

0

최종이윤

216

425


민영화 첫해인 1997/98년 회기에 레일트랙은 3억 7천만 파운드(7400억원)의 이윤을 기록하였다. 이 엄청난 이윤에 놀란 정부는 급기야 레일트랙이 시설투자를 방기하고 지나치게 주주의 이익을 옹호하였다고 비판하면서, 일반소득세와 별도로 전체수익의 40%에 해당하는 1억 6천만 파운드를 초과소득세(windfall tax)로 부과하였다. 초과소득세 부과과정에서 노동당정부와 레일트랙간의 긴장은 매우 심각하였다. 비록 레일트랙이 철도감독관의 규제를 받지만 연례수익까지 규제하는 것은 주식회사의 경영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레일트랙이 헌법소원까지 준비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이 분쟁은 노동당정부와 레일트랙과의 협상에 의해 초과소득세를 내는 것으로 ‘정치적으로’ 타결되었다. 영국노동당정부는 시민의 여론도 달래면서 정부재정을 보충할 수 있었고, 레일트랙은 한번의 ‘정치세금’으로 초과이윤세에 관한 논란을 마감시킬 수 있었다. <표3>에서처럼, 1998/99년 레일트랙의 이윤은 4억 3천만 파운드로 더욱 증가하였고, 이번에는 초과이윤세라는 골치아픈 일도 없어졌다. 다시 8,500억에 달하는 이윤이 장부에 기록되었다. 정부와 시민들의 반발 때문에 그 수치를 줄이려는 노력도 했을 것을 고려하면 그들은 ‘지나친’ 이윤에 힘겨워하고 있다.

현재 레일트랙은 철도시설투자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작년 11월 철도감독관의 보고에 의하면 레일이 파손된 곳은 973개에 달한다. 이는 레일트랙이 상정하였던 600개 수준을 훨씬 뛰어 넘는 것이고, 전년도에 비해서도 21% 상승한 것이다. 레일트랙은 열차운행회사들이 손상된 열차바퀴를 사용하거나 적절하게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운행회사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그러나 철도감독관은 레일트랙의 주장이 증명되지 않았고, 이들이 철로관리를 게을리 한 것이라며 레일트랙을 비난하였다. 이미 레일트랙은 3개월전에 열차지연을 야기하는 시설관리책임 부실로 벌금징수를 경고 받은 상태였다.

또한 열차안전운행에 핵심적인 자동열차보호장치(Automatic Train Protection: 적색을 그냥 지나칠 경우 자동으로 열차를 멈추게 함)의 도입도 지지부진하다. 1998/99년에 적색신호를 그냥 지나친 경우는 총 643회로서 전년도에 8%가 증가한 상태이다. 작년 10월 31명의 생명을 앗아간 열차사고가 바로 열차가 빨간불을 그냥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과거 철도사고 때마다 사고조사위원회가 이 시설의 도입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지난 보수당정부는 재정부담을 이유로 이를 묵살하였고, 현 노동당정부도 민간기업의 부담을 이유로 이에 소극적이다. 이 자동열차보호장치는 고가의 장비로서 영국에서 이를 모두 설치하는 데에 10억파운드(2조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러나 유럽 다른 나라에서 이 장비는 이미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4년 계획으로 매년 2억 5천만 파운드를 레일트랙이 투자한다고 해도, 여전히 레일트랙은 2억 파운드의 이윤을 남기는 흑자기업이다. 그럼에도 이것을 정부조차 강제할 수 없다. 이미 레일트랙은 철도시설을 모두 소유하고 있는 민간독점기업으로 우뚝 서 있다.



3) 철도서비스와 요금


그러면 민영철도서비스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는 어떠한가? 민영화이후 여러차례 여론조사기관에 의한 조사가 수행되었다. 대부분의 경우 철도서비스의 질이 하락되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마침 올해 1월 초 민영철도에 대한 최대규모의 시민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 조사는 철도서비스감독청이 작년 9월~10월 사이에 2만여명의 시민을 상대로 매우 치밀하게 실시한 것으로, 민영철도 3년에 대한 중간평가의 의미를 지니는 것이었다. 이 조사는 앞으로 6개월마다 실시되어 여객철도회사에 대한 평가자료, 이후 운행권 재불하시 기준자료로 사용될 예정이다.

조사결과에 의하면, 철도여행에 대한 평가는 예상보다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여행의 전반적인 만족도’에 대하여 76%가 긍정적으로 대답한 반면 부정적인 응답은 11%에 불과했다. 타교통수단에 비해 철도교통이 가지는 이점이 크게 반영되어 있는 응답이다. 철도여객서비스청이나 언론기관들이 지적하듯이, 이 응답이 바로 민영철도의 서비스질 향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21세기 성장산업으로서 철도여행의 부상을 확인했다는 해석이 옳을 것이다.

이 조사에서 부각된 사안중의 하나는 ‘민영화’된 철도에서 가장 중요한 ‘철도요금’에 대한 불만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이것은 주목할 만한 결과인데, 민영화이후 민영철도요금이 정부에 의해 강하게 규제되어 그 인상폭은 오히려 소매물가지수 이하에 머물러 왔기 때문이다. 철도서비스감독청이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1995/96~1998/99년 4년 동안 철도요금은 실질가격으로 평균 0.2%정도 낮아진 것으로 보고되었다. 철도서비스감독청이 매년 철도규제요금의 인상상한선을 소매물가지수보다 낮은 수준에서 정해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999년 1월에 철도서비스감독청은 규제요금의 인상률을 ‘소비자물가지수 - 1%’로 정하였다. 따라서 작년 6월 소매물가지수가 1.3%이었으므로 규제요금의 인상상한선은 0.3%가 된다.1)

그럼에도 철도교통의 ‘요금대비가치(value for money)'에 대해서는 41%만이 만족하고 있었다. 자신들의 세금으로 조성된 천문학적 보조금이 여객철도회사에 지급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여전히 철도요금이 높다는 것이다. 사실 현재까지도 영국철도의 요금은 유럽 어느 곳보다도 비싸다. 결국 형식적으로는 민영철도요금의 인상이 억제되었지만 그것의 수혜자는 시민이 아니라 민간철도기업이라는 사실을 영국시민들이 인식하고 있다. 이미 여객회사의 이윤을 보장하기 위하여 민영불하당시 엄청난 보조금이 책정되어 매년 지급되고 있으며, 또한 회사마다 수많은 철도노동자가 일자리를 잃는 과정이 진행되었다. 즉 시민들은 철도요금과 함께 자신의 세금을 철도운행회사들에게 보조금으로 이미 지급하였고, 철도노동자는 평생을 바쳐왔던 작업장에서 떠나야 했다. 철도요금의 인상억제 그것의 수혜자도 민간철도기업이었다.

최근에는 실제 철도요금이 인상될 조짐마저 보이기 시작하였다. 여객철도 재불하를 앞두고 철도보조금을 삭감하기 위해선 불가피하게 철도요금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하는 처지에 정부가 놓이게 된 것이다. 올해 1월 27일 철도서비스감독청은 여객회사의 출퇴근시간 요금제한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즉 출퇴근시간에 이용되는 출퇴근정기권에 대한 규제요금상한선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감독청은 이를 통하여 현재 혼잡한 출퇴근시간 여객인원을 비출퇴근시간으로 분산하고, 요금인상으로 얻어진 추가이윤은 열차운행회사가 철도서비스질 향상을 위해 투자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하여 정부와 협조관계에 있는 철도시민위원회(Rail Users' Committee)에서조차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Daily Telegraph. 2000년 1월 28일).

유사한 사례는 작년에 대표적 도시장거리철도인 버진여객철도(Vrigin Trains)에서 이미 나타났다(우리나라의 새마을호에 해당). 이 회사가 정부에게서 받는 보조금액은 1997/98년 193백만파운드(3,800억원)이었고, 1998/99년에는 146백만파운드(2,900억원)로 감소하였다. 이러한 삭감은 처음에 운영권을 불하받을 때 이미 정부와 계약된 것이다. 그럼에도 이 회사는 줄어든 50백만파운드를 메꾼다는 명목으로 요금인상을 시도하고 있다. 이미 이 회사는 철도마켓팅 개선과 철도승객의 자연증가로 인하여 요금수입이 증대하였고, 민영화이후 20%이상 감축된 인원조정에 의하여 인건비도 감소한 상태임에도…

이 회사는 정보보조금 감소를 이유로 1999년 9월말부터 철도요금을 평균 10%인상하였다. 이는 인플레이션은 4배나 초과하는 과도한 요금인상으로, 매우 교활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 회사는 출퇴근시간의 여객량을 분산시킨다는 명목으로 출퇴근시간대의 요금을 상대적으로 크게 인상하였다. 예를 들어 약 3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런던/맨체스터 자유왕복표는 무려 44%가 인상되어 141파운드(28만원)나 되었다. 누가 출퇴근시간에 열차를 타고 싶어 타는 것인가? 이 시간 이용승객의 불가피성을 뻔히 알면서 요금을 인상시키는 뻔뻔함을 볼 때 철도승객은 자신이 탄 열차가 민간회사의 것임을 깨닫게 된다.2)

4. 이후 전망


요약하면, 현재까지 영국민영철도의 성적표는 좋지 않다. 대부분의 철도산업 관계자들은 이 중간평가에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원인이 민영철도의 ‘운영미숙’에서 비롯되었는지, 아니면 ‘민영철도’이기 때문인지에 관해서는 의견이 다를 것이다. 결국 불량한 성적표에 대한 해석도 자신의 이해관계에 크게 좌우된다.

일단 민영철도의 최대 수혜자인 민간기업은 이 성적표에 크게 연연치 않을 것이다. 아마 성적표가 없는 세상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반면 철도민영구조를 인정하는 정부는 ‘운영미숙’에서 그리고 철도노동자와 일부 시민단체들은 ’민영철도‘에서 불량성적표의 원인을 찾을 것이다. 철도민영화에 대한 입장의 갈림은 민영철도의 평가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시각의 차이를 전제로 하고, 필자는 불량성적표의 긍극적 원인은 ‘민영철도’에 있다고 판단한다. 민영철도가 전제로 하는 ‘경쟁구조’가 민영철도산업에서 생겨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물열차의 경우 3개로 매각되었으나 민영화이후 하나의 회사로 통합되어 버렸고, 여객철도의 경우는 도시장거리노선과 지역노선들이 모두 지역을 거점으로 불하되어 노선간 경쟁은 사실상 없다. 승객이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여행하기 위해서는 타야 할 특정회사의 노선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즉, 궤도산업의 특징상, 부산으로 가기 위해선 경부선회사의 열차를 탈 수 밖에 없는 것이 철도이다. 복복선화가 이루어지고 다양한 기술수준의 열차가 동시에 서울에서 부산으로 출발하지 않는 한…

현재 영국철도는 단지 시장에 있다는 이유로 막대한 정부보조금과 시민의 요금이 민간철도기업에 이윤으로 주어지고 있다. 이제 소수의 민간기업이나 주주를 위한 민영철도보다는, 다수의 시민을 위한, 그리고 교통의 공공성을 구축하는 공공철도의 대안모델이 어디에선가 실험될 필요가 있다. 현재의 민영철도와의 공정한 비교를 위해서는…

물론, 아직 중간평가이기는 하다. 철도민영화를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은 철도민영화의 평가를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지적한다. 민간철도의 효율성이 검증되기 위해선 현재 7~15년의 기간으로 불하된 여객철도가 다시 재불하되는 시점까지 기다려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때가 되면 다시 불하계약을 맺기 위하여 총체적인 철도운영의 평가가 이루어질 것이고, 철도보조금액의 크기도 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영국민영철도는 재불하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원래는 7년 불하철도의 계약기간이 끝나는 해인 2002년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노동당정부는 이 과정을 2년 앞당겨 착수하기로 하였다. 또한 정부는 현재 25개의 여객운행철도를 일부 통합하여 대형화하고, 불하기간도 30년으로 연장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대규모/장기간 자본투자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업규모가 크고 불하기간이 길어야 한다는 논리이다. 현재 여객철도를 운행중인 회사들은 모두 재불하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불하의 핵심기준은 가장 많은 장기투자계획을 제출하는 회사일 것이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예감이 좋지 않다. 민영불하를 주관할 철도서비스감독청 위원장은 최근 재불하시 여객철도에 대한 보조금은 가능한 최소화할 것이라고 방침을 밝혔다. 동시에 효율적인 재불하를 위해서는 지역간선을 없애고 이 지역의 교통을 버스로 전환해야 한다는 언급이 정부관료들의 입에서 종종 나오고 있다. 이는 열차운행회사 대표들이 시종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정부의 입장에서 정부보조금을 줄이기 위해선 여객운행적자의 큰 원인인 지역간선을 폐지하는 타협을 행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운행권 재불하과정을 주의 깊게 지켜보아야겠다. 

한/노/정/연


1) 수직적‧수평적 통합성을 해체하는 민영화방안은 1990년에 시작된 영국전력의 예를 따른 것이다. 영국전력은 잉글랜드‧웨일즈지방의 경우, 전력생산회사(2개), 송전회사(1개), 지역배전회사(12개) 등 각 기능별로 나누어 민영화되었다. 영국의 민영화과정을 보면 영국통신(1984), 영국가스(1986), 영국항공(1987) 등 초기 민영화산업들은 대개 하나의 단일회사로 민영화되었으나 영국수도(1989), 영국전력(1990), 영국철도(1995) 등 후기 민영화산업들은 여러개의 회사로 분할되어 민영화되고 있다. 초기민영화의 이정표가 되었던 영국통신의 경우 정부의 초안은 여러개의 회사로 분할하는 것이었으나 노동조합의 반대에 부딪히자 하나의 단일기업으로 주식시장에 상장되었다. 결국 후기 민영화기업들이 분할판매되는 과정은 ‘시장경쟁’논리가 더욱 강화되고 이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정부의 영향력이 증대되었음을 보여준다. 영국 민영화과정의 ‘종점으로 여겨지는’ 영국철도의 경우 우익정치인들의 영향하에 어느 민영화보다도 가장 세분되어 매각되었다.


1) 한편 런던을 통과하는 10개 수도권여객의 경우에는 여객요금평가제(Fares Incentive Adjustment Payment)가 적용되어 각 회사의 여객서비스의 평가에 의거하여 규제요금을 상하 2%까지 탄력규제한다. 이에 따라 1999년에 허가된 런던수도권운행 여객철도 요금인상상한선은 회사마다 다양하여 규제요금(소매물가지수 1.3% ~ 1%)인 0.3%상한선에서 2%를 탄력하여 2.3%에서 -1,7%의 범위에서 인상률이 허용된다.


2) 참고로 민영철도의 요금체계를 살펴보자. 민영여객철도의 요금은 정부에 의해 감독되는 규제요금과 감독받지 않는 자유요금으로 나누어진다. 규제요금은 여객운행서비스를 감독하는 철도서비스감독청에 의해 상한선이 제시되는 데, 보통 런던수도권지역과 외곽지역으로 나누어 정해진다. 철도서비스감독청은 그해 물가인상율, 승객증가율, 열차서비스 등을 고려하여 이 상한선을 정하는데, 철도승객의 이해를 보호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가능한 낮은 수준에서 정하려 한다.  그러나 모든 요금이 규제되는 것이 아니다. 영국 철도승차권은 영국 승객도 잘 알지 못할 만큼 복잡하다. 도시장거리노선의 경우 동일노선을 여행하는 티켓종류가 29개나 되고, 요금도 천차만별이어서 가장 비싼표와 싼표의 가격차이는 7배에 달한다. 그래서 보통 승객들은 자기에게 적합한 몇 개만을 기억하곤 한다. 왕복표의 예를 보면, 하루왕복권도 예매기간에 따라, 탑승시점에 따라, 연령에 따라, 할인증소지 여부에 따라 요금이 다르고, 이러한 표는 각각 일주일 왕복표, 한달왕복표, 무제한왕복표 등 사용가능기간으로 다시 나누어진다. 여기서 철도서비스감독청이 규제하는 요금은 주간통근표, 정기통근티켓, 할인티켓, 단거리티켓, 기본왕복표 등 일반 시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티켓들이다. 따라서 편도티켓, 출퇴근시간 티켓 등 성수시기의 티켓은 여객회사가 결정한다.


2000-02-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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