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적 정치운동과 노동운동을,
대대적으로 ‘수술’ 해야 한다!
조 돈 희 / 이사, 전 전국해고노동자복직투쟁위원회 위원장
신세기에 들어선 우리의 모습
전노협시절이 가고 민주노총 시절을 맞은 이후 민주노총은
1기가 채 지나기도 전에 조합원들에 의해 ‘혁신’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급기야 이 ‘혁신’은 웬만한 단위 민주노조사업장
선거에서도 지속적으로 주장되고 있다. 혁신! 혁신! 혁신을 넘어
‘혁명적 혁신(?)’을 주장하기도 하는 노조선거도 눈에
띤다.
이러한 현상은 노조운동의 발전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리
오래되지 않은 우리 노조운동이 벌써 이렇게 조합원들에 의해
혁신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되짚어 보게
된다.
노조운동을 포괄하는 의미로써 노동운동은 이제 노동자
자신들의 긍극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노조와
더불어 정치세력화의 틀을 갖추어 가고 있다. 그 형태는
합법정당 형식으로 나타나고 있기도 하고 ‘노동자의 힘(준)’과
같은 정치조직의 형식을 띠기도 한다.
합법정당으로서는 ‘청년진보당’과 ‘민주노동당’이란
두축으로 형성되고 있으며 이들은 다가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자신들의 목표달성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민주노동당보다
먼저 창당하여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던 청년진보당은 이번 총선에서 개량주의적 노동운동과
정치운동을 극복 시켜야 한다는 특별한 의지를 보이는 반면
민주노동당은 반드시 원내 교두보를 확보여 노동자ㆍ민중의
이익에 복무하는 대안적 진보정당으로 자리 잡아 가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기도 한다.
‘정당’의 형식이 아닌 ‘정치조직’으로서,
‘민주노동당’과는 ‘결’을 달리하는 정치조직 노동자의
힘(준)은 아직 대중적 검증을 받을 만한 조건은 아니어서
대중들의 입에서 오르내리지는 않는다.
한편, 합법정당이나 공개 정치조직과 다른 방식으로 계급적
노동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군소 단위의 정치조직들도 그 규모나
운영방식과 활동방식에서 과거의 정체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대중적 영향력에서 많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
‘수술’을 위해 ‘메스’를 들이대야 할 곳은 너무도 많다.
그중에서도 대중조직의 간부들과 그 운영실태는 이제 너무도
많이 ‘부패’해 가고 있다.
동지들의 뜨거운 열정으로 자신을 혁신하자. 스스로의 혁신은
연속되어야 한다.
1. 우리 운동 내에서 관료주의와 권위주의의 작태를 당장 벗어
던지자!
노동자 계급의 대 단결을 무기로 강력한 투쟁을 통해 노동자의
삶을 한발짝 진전시키고자 기업별노조의 벽을 허물고 산별노조를
건설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상층의 권위주의와 관료화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우스꽝스럽게도 그 우려의 모습은
현재 산업별연맹과 대공장을 중심으로 노동조합 운동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차이를
‘어용과 민주’로 구분해 왔다. 그러나 이제 그 구분 방식이
별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이는 민주노동조합 운동의 성과
이기도하다. 민주노조운동은 어용 한국노총- 또는 소속노조-을
투쟁적으로 견인한 측면이 있는 반면, 역으로 민주노총과 그
소속 노조들이 ‘보수화’ 되어 온 측면이 있다.
따라서 어용대 민주와의 대립구도는 ‘보수와 진보’의
대립구도로 정착되었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나는 민주노총소속이냐 한국노총소속이냐를 떠나서 여타
사업장에서 나타나는 양상중 일반적으로 보이고 있는 관료주의
권위주의에 대한 문제를 제기 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그 사업장 노조가 전투성을 갖고 있는가 아닌가,
계급적인가 아닌가, 민주적인가 아닌가와 무관하다. 권위주의와
관료주의는 우리운동 내에 여기저기서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다.
실천적 투쟁을 전개하는 동지들의 행동을 적들로부터
보호하고 함께 하며 지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행동과
주장을 규약을 이유로 들어 통제하는 행위, 현장조직활동이
노동조합의 단결을 해친다며 조합원들의 자주적 결사를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이들의 행동을 노조 분열책동으로
악선동하는 행위들이 이제 주변에 만연해 있다.
우리의 역사는 독재와 권위주의와 맞서 싸워 민주주의를 쟁취한
역사이다. 우리는 부패한 국가관료와 그 기구의 해체를 주장하며
싸워 왔다. 그런데 이제 우리 내부에 그러한 독버섯이 자란다면
우리는 우리역사를 부정하는 것인가?
1. 상반기투쟁과 산별노조, 형식주의를 벗어나 내용을 채워야
한다!
지난 1월22일 금속산업연맹은 정기대의윈 대회에서 상반기투쟁
계획과 금속산별노조건설 계획을 확정했다. 노동조합 조직발전
전망으로써 산업별노조는 기업별노조가 갖는 한계(종업원의식의
강화와 계급적 단결의 장애) 를 극복하고 전 계급적 단결과
계급성 고취, 나아가 계급투쟁의 유리한 조건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를 갖는다.
대의원대회는 연맹에서 제출한 1), 2)안을 놓고 많은 논란과
토론 끝에, 2000년 10월에 단위노조가 일제히 조직변경
규약개정을 하고 11월에 창립대회를 한다는 안으로 통과
시켰으나 내용이 연맹에서 제출한 내용과 결국 달라진 것은
없다.
결정사항이 정리된 보도자료를 보면, 상반기투쟁을 거치고 이의
성과와 평가를 바탕으로 10월에 조직변경을 위한 규약 개정을 할
것인가를 최종결정 해야 한다는 대의원들의 의견을 전혀 담아
내고 있지 않다.
이는 일정에 쫓겨 형식이 강조된 측면이 강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연맹이 제출한 계획에 내용이 담겨져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갖는 형식성은 비판을 면하기 위한 형식적 계획으로 밖에 볼 수
없으며, 그 내용으로 이후 상반기투쟁을 거친다 해도 단위노조와
조합원들의 주체성과 결의가 채워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더더욱
힘있고 내실 있는 조직 전환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예견되는
것이다.
대공장의 경우 사내하청, 임시직, 비정규직 노동자가 상당히
많다. 따라서 2000년에는 노동조합 규약을 개정하여 조합원
가입범위를 확대하고 단체협약을 통해 점차 하청, 임시직,
비정규직 노동자의 근로조건 보장을 통해 조직확대사업을
전개해야한다. 이는 연맹의 방침으로 결정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다.
민주노총과 그 산하 연맹의 상반기투쟁은 3월부터 6월 사이로
집중하고 있다. 언제나 그러했듯이 이는 우리의 계획이며 투쟁을
필히 관철 시켜야 한다. 그것이 무늬만의 투쟁으로 지나치느냐
아니냐는 상층의 지도력과 아래로부터 모아지는 투쟁동력으로
결정된다.
1. 민주노동당 창당을 보며
1월 30일 민주노동당이 창당했다. 하지만 그것이 노동자
정치세력화로써 완성의 의미를 갖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우리가 전노협을 건설하고, 민주노총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노동자 민중으로부터의 지지와 열기가 보여지지 않았던
것만 보아도 그러하다.
오히려 시민정치를 주도 하고있는 ‘총선연대’의 바람과 열기에
묻혀 버렸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의미를, ‘합법정당으로 선거를 통해
의회에 진출하고 원내 교두보를 확보하며 그러한 경로를 통해
정치권력을 획득해 간다’는 것을 중심에 놓고 추진해 왔던
세력의 첫 행보는 그렇게 막을 열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창당은 87년 이후 노동자투쟁의 성과의 의미로
자리 매김하는 것에 실패했다. 왜냐하면, 2천년 4월총선을
염두에 둔 나머지 그동안 투쟁 속에서 길러진 선진노동대중을
포괄적으로 당으로 조직해 내지 못했고 그들로부터 지지 받지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투쟁의 성과를 부르주아 질서의
틀 속으로 가두게 한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들은,
민주노동당이 4월 총선에서 합법당으로써 승인 될 만한 표를
획득 한다고해서, 몇 명의 국회의원을 당선 시킨다고해서,
(부르주아)정치진출의 길이 뚫린다고 해서 그동안 갈구해 오고
지금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노동해방’의 빛이 보인다고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노동자계급의 착취를 근간으로 경제구조를 유지하고,
국가권력을 동원하여 자본주의 사회체제를 ‘수호’하고 있는
부르주아 정치를 근본적으로 반대함과 동시에 그러한 정치질서는
오히려 깨부수어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정치(노동자계급 정치)는 선거주의 의회주의로
빠지는 것에 반대하며, 자본가계급의 노동자 착취질서에
파열구를 내기 위한 노동자들의 직접적인 행동과 그 행동을 조직
하는 것! 자본가계급의 노동자 착취질서를 수호하는 억압적
국가기구와 그 정치에 대항하는 대중투쟁을 조직하는 것! 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이러한 우려와 주장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창당했다.
4월 총선에 총력 집중하게 될 민주노동당은 총선 전에서 그
후까지 노동자 대중투쟁을 조직하고 함께 하는 것을 방기해선
안된다. 오히려 대중투쟁과 더욱 철저히 결합하고 주도 할 때
대중들로부터 노동자 민중의 정당으로써 인정되어 갈 것이다.
한/노/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