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민중세상
시/
하이텍 투쟁
이 진 철
1.
아시바가 쌓인다.
뼈만 남은 세상
앙상하다.
형. 저 위에 올라가서 단식을 하는 거야?
2.
방패를 든 젊은이들.
뒤에서는 누군가 기합소리를 넣고
줄을 맞춰 다가온다. 한 걸음씩.
왜 우리는 매번
주름 가득한 빌딩의 경비 아저씨나
원하지도 않는 곳에서 살아야하는 새파란 젊음들과
싸워야 하는거지.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3.
담장 옆 숨어있던 한 젊은이가
소화기 스위치를 당긴다.
콘크리트 위 하얀 가루 내려앉고
숨이 막힌다.
뿌연 세상
동지들은 어디쯤 있는걸까.
4.
떨어지는 빗방울.
이황화탄소 가득 차 마음대로 썩지도 못하는 노동자
138일 콘크리트 위에서 살아가던 시간인 마냥
자동차 공장 일하던 27살 젊은이
다른 세상에서 살고 싶다며 떠나가던 날처럼
가장 깨끗한 음식 만든다던 아주머니 손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아 머리카락 거리에 흩뿌리던 때.
오늘도 그 때처럼
일하다 다친 몸
붙들고 하늘로 올라간 노동자들
모진 마음 다잡고 다잡다
또 한번
눈물을 흘린다.
2005.8.17.
* 블로그 <아치의 노래>(http://blog.jinbo.net/subsubee)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