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성 환
전 전해투 위원장
노동운동, 무엇을 할것인가!
1.들어가며
87년 7․8월 노동자 대투쟁 이후 비약적으로 발전했던
노동운동이 90년대를 거치며 진퇴를 거듭하다 이제 새로운
천년의 시작인 2000년을 맞았다. 그동안
전노협→전노대→민주노총을 거치며 발전해 온 민주노조 운동은
일정한 양적 팽창을 가져왔으나 계급적 노동운동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잦은 혼돈과 갈등, 그리고 분열과 질곡을 더해 온
질적 후퇴의 측면이 보다 강하다는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87년 7․8월 노동자 대 투쟁 이후부터, 93년 김영삼 정권
출범 이전까지의 노동운동이 대다수 선진 노동자의 가슴과
척박한 노동현장에 ‘평등세상 앞당기는 전노협’이라는
슬로건이 말해주듯이 노동해방을 목표로 하는 전투적 민주노조
운동으로 치열하게 현장 노동자의 가슴에 다가갔다면 93년 자칭
문민정부를 떠벌이던 김영삼 정권 이후에는 무사안일,
투쟁기피의 조직확대와 조직보존에 중심을 둔 대중 추수적,
개량적, 관료적 노동운동으로 크게 변질되어 갔다.
한편으론 자본과 정권의 신경영전략과 신노사개혁등 노동운동의
개량화 공세에 무기력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중을 핑계로 한
거듭되는 투쟁회피와 대중추수적 지도방침, 투쟁 없이 갈등과
분열만 거듭해 온 탈 계급적 노선투쟁 등이 해가 갈수록
노동운동의 개량화와 관료화를 촉진하였다. 현장으로부터의
계급적인 대중투쟁 보다는 몇몇의 정치력을 앞세운 교섭력이
조합원의 이익과 부합된다는 흐름이 민주노총 중앙으로부터
단위노조에 이르기까지 어느새 시대의 흐름으로 자리 잡아 갔다.
지금은 ‘국민과 함께 하는 노동운동’ 운운하며 실리주의,
노사협조주의를 노동현장에 노골적으로 살포하고 있다. 이른바
총파업 등의 강력한 투쟁은 좌익적 무모한 행동이요, 타협과
정치는 현명하고 지혜로운 처신으로 인식되는 시대가
부지불식간에 도래 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단적으로 상징하는
장면이 바로 천만 노동자의 목줄을 자르는 정리해고제에
직권조인하고 지금은 새천년민주당(구 국민회의)의 노동계
대표로 정치권에 진출해 있는 배석범 전 민주노총 직무대행의
모습과 굳건한 노사협조를 강조하며 무쟁의 선언을 자랑스럽게
전파하고 있는 배일도 서울지하철 노조의 모습이다. 참으로
참담한 민주노총의, 노동운동의 일그러진 자화상에 다름아니라
할 것이다.
누구나 입으로는 민주노총, 노동해방을 말하면서도 계급적이고
과학적인 관점과 의식이 결여된 상태에서 노동조합의 양적인
팽창에 몰두해 있는 것이, 배신과 변절에 눈감아 버리고 변질과
질곡을 방치하고 외면하는 모습이 2000년을 맞고 있는
민주노조운동의 현주소가 아닌지?!
한편 민주노조운동에 직간접으로 크게 영향을 주어 온 노동자
정치운동도 그 동안의 무수한 실패 속에 대중적 합법정당인
민주노동당이 또 한번의 역사적 실험을 하고 있다. 과거 민중의
당, 민중당, 한국노동당 등의 실험은 많은 노동자들이 참여하지
못한 많은 한계와 현실의 법․제도와 사회인식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제도권 진입에 실패한 바 있다. 그런데 지금의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많은 노동자들이
참가하고 있는 정당으로 예전과 달리 그 가능성이 열려있다.
하지만 노동자 계급의 정치적 이념과 사상, 정치와 실천의지는
과거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물적 토대의
강화는 일보전진일지 모르되 질적 토대의 구축은 몇 십보 몇
백보 후퇴로 보여지는 심각한 장면이 이어지고 있음을 수많은
선진 노동자들은 지켜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이러한
질곡을 돌파할 노동운동의 혁신적 대안은 없는가? 노동자 사상과
조직 그리고 끊임없는 계급투쟁을 중심으로 한 노동자
계급정당의 건설은 요원한 것인가? 노동자 정치운동에서
계급적이기보다는, 현실 정치의 모순과 문제를 답습하는
양상으로 추진되는 민주노동당의 실험은 현재로선 대중조직인
민주노총에 인적, 물적으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듯 보인다.
특히 날이 갈수록 의회중심, 선거중심의 개량적 정치운동을 대거
살포하는 결과로 나타날까 심히 우려된다.
그리고 민주노조운동의 양적 팽창에 기반한 중앙 집중적 단일
지도체제를 지향하며 계급적 노동운동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산별노조운동이 있다. 이는 과거에 비해 지속적으로 후퇴하는
현장의 투쟁전선을 복구하기보다는 일단 뭉치고 보자는
형식만능주의와 산별노조운동의 지도구심이 되는 대공장
노동조합의 계급적 관점의 부재, 일정한 조직 이기주의 현상으로
그 힘과 원칙을 굳건히 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올 10월로
예정된 금속산별노조의 건설이 대의원대회에서조차도 절대다수의
합의와 투쟁 결의를 획득하지 못하고 일정에 쫓겨 추진되고
있음에서도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
위와 같은 대강의 흐름과 문제점들을 돌파하기 위한 모색과
투쟁은 오히려 현장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모색되고 있는 바, 그
중요한 지형과 흐름중의 하나가 현장조직운동과 계급운동의
노선적 분화가 아닌가 싶다.
이러한 노동운동의 현실과 이의 흐름이 보다 민주적, 계급적
대안으로 창출될 수 있도록 투쟁하는 것이 노동자 계급운동의
전선에서 언제나 치열하게 실천하는 선진 활동가들의 과제이자
책임이라 생각할 때 지금 어떠한 방향과 목표로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이 매우 긴요하다
할 것이다. 이에 부족하지만 나름의 판단과 생각을 적어 보고자
한다
2. 계급적 노동운동의 일보 전진을 위하여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민주노조운동은 93년 이후 날이 갈수록
그 투쟁성 계급성이 후퇴하였다. 그것은 많은 부분에서 민주노총
지도․집행부의 수세적, 타협적, 개량적 지도의 문제점에서
발생한 것이기는 하지만 민주노총 60만 조합원 각각의
투쟁의지와 의식을 보다 목적 의식적으로 교육하고 조직하지
못하는 단위노조 각각의 현실과 문제와도 직결되어 있다 할
것이다.
많은 투쟁의 경우 그 투쟁을 통하여 조합원 동지들이 얼마나
계급적 관점과 의지, 목표를 인식하고 이를 조직적으로 묶으려
했느냐 보다는 현상적인(혹은 물적인) 성과에만 집착해 흔히
자본과 정권이 말하는 노동자를 집단 이기주의자의 하나로(혹은
하나의 투쟁으로) 규정받게 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 볼 일이다.
현장의 투쟁을 통하여 하나라도 더 계급적 의식과 실천을, 이를
조직의 강화와 확대로 발전 시켜야겠다는 목적 의식적 노력이
없는 한 이러한 문제점은 날이 갈수록 가중 될 것임에 틀림이
없다. 정치적이지만 전혀 계급적이지 않은 투쟁과 정치운동,
계급적 산별을 목이 터져라 외치면서도 공장의 담벼락도
넘어서지 못하는 가슴과 투쟁과 의식이라면 노동운동의 앞날은
그야말로 암담하다 할 것이다. 외국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훨씬
전투적이고 계급적인 노동운동이 역사의 과정에서 펼쳐져
왔음에도 자본의 지구화에 대항하여 제대로 된 계급지형을
구축하고 있지 못함은 얼마나 치열하고 끈질긴 계급투쟁이
우리에게 필요한가를 역설적으로 웅변하고 있다.
현재의 민주노총으로 대변되는 민주노조운동은 역대 민주노총
지도부의 민주적 절차와 계급적 판단없는 노사정 합의와 참가,
총파업 철회등으로 얼룩져 있다. 누구보다도 노동현장에서
헌식적으로 일하고 투쟁하는 현장 활동가들의 노력과 요구를
무시, 외면한 채 진행되는 무계급적 지도력은 현장의 투쟁을
소멸하고 후퇴시킴과 동시에 선진 활동가 상호간의 분열과
갈등을 심화시키는 결정적 악재가 되어 왔다. 따라서 현재의
노동운동이 제 위상과 역할을 복원하기 위하여는 무엇보다도
계급적 민주노조운동의 객관적 지도구심으로 규정받고 있는
민주노총 지도부가 1천 3백만 노동자를 대표하는 헌신적인 계급
지도부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또한 계급적 지도구심과 대중적 투쟁동력을 굳건히 연결해 주는
각급 단위 노조 간부와 선진활동가들이 그 역할과 책임을 확실히
담보하여야 한다. 올라오면 대중을 욕하고 내려가면 민주노총을
무책임하게 비난하는 행태를 보이는 한, 민주노조운동의 전투적,
계급적 발전은 말뿐이다. 이런 점에서 민주노총은 민주노총
조직의 동맥 또는 허리라고 할 수 있는 선진 활동가들을
집중적으로 보호하고 양성하기 위한 치밀한 계획과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투쟁을 통한 현장 조합원들의
의식화, 조직화를 매 시기, 매 투쟁마다 치열하게 계획하고
실천해야 한다. 노동운동의 기본적, 계급적 힘의 원천은
노동현장에 있음을 명심하고 보다 현장으로, 보다 계급으로
다가가고 실천해야 새로운 노동운동의 전망을 획득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처럼 노동운동의 기본적인 지형과 흐름, 기풍에 많은 문제와
과제를 갖고 있음에도 당면한 정치세력화, 산별노조 건설,
민중연대 투쟁과 관련하여 새로이 제기되는 문제와 과제를
간략하게 짚어보고 이의 실천적 대안을 모색해 본다.
1) 핵심은 노동자 계급 정치세력화이다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형식상 민주노총
조합원 중심의 물적 토대를 확보하는 긍정적 요소를 획득해 가고
있다. 하지만 노동자 계급의 이념과 정치, 사상에 기반한 출발과
이를 중장기적으로 담보할 지도력을 구축하지 못한 가운데
출발하는 것으로, 계급적 지도 구심과 당파성, 이를 통한
정체성을 획득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선결 과제라 할
것이다. 현재의 추진과정으로 본다면 지난 시기 민중의 당,
민중당, 한국 노동당 등이 가졌던 당파성, 정체성과 투쟁성도
획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정치적 분화, 혹은 분열적
요소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는 청년진보당, 노동자의
힘(준비모임) 등의 행보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민주노조 운동을 중심으로 그동안 적잖게 노동운동의 정치적
공간이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투쟁의 성과가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질곡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혼돈과 갈등이 심화 될수록 원칙과 목표를 분명히 하는
노동운동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현재의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민주노총 권영길 초대 위원장의 주도하에 이루어진 국민승리를
통한 대선 참가의 과정이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선거를 통한
제도정치의 진출, 일어나라 코리아!로 대변되는 관념적이고
전술적인 이념과 선거전술로 요행을 기대하는 선전선동,
현장으로부터의 요구와 투쟁을 중심으로 한 노동자 민주주의와
계급적 당파성, 정체성을 획득하는 교육의 전장이기보다는
상층부 중심의 즉흥적이고 전술중심의 정책방향으로 표도
잃고,.현장도 잃는 결과로 귀결되었다. 또 지역감정의 포로가
되어 있는 영호남 지역의 민주노총 조합원은 물론 지도 간부에
대한 통제력도 확보하지 못하여 민주노총 조합원수도 획득하지
못하는 투표결과를 가져왔다. 이는 조합원의 의식, 자본 동원력,
현재적 정치지형, 지역 감정 등을 감안한다고 할지라도 전략,
전술적 차원의 전적인 참패라 아니할 수 없다. 오히려 노동자
정치 세력화에 대한 대중적 패배감과 조직적 부담만 가중시킨
결과였다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는
국민승리를 통한 정치실험의 쓰라린 패배가 제대로 된 평가와
반성 없이 그리고 별다른 수정 없이 민주노동당이라는 조직으로
이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장으로부터의 냉철한 비판과
지도부의 뼈저린 반성 없이 잘못된 것은 한계요 잘된 것은
성과니 또다시 의회로, 투표로, 정치로, 하며 대중을 기만하고
현장을 왜곡한다면 그 결과는 또 한번의 참담한 실패로 귀결될
것이 뻔하다.
지금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 건설을 통한 총선 참가, 그리고
이를 통한 의회 진출로 요약 될 수 있다. 선거공간을 총파업
투쟁 공간으로, 또는 총파업 투쟁을 위한 선전선동의
공간으로, 라는 목소리가 없지는 않으나 현재로선 메아리
없는 함성으로 보인다. 이는 선거국면이 심화 될수록 표를 위한
맹목적 달음질로 귀결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이는 과거
민주노총 권영길 대선후보가 국민승리를 통한 전술적 표몰이로
결국 표도 잃고 현장도 잃는 우를 범했듯이 지금의 민주노동당도
현재의 모습으론 별다른 차별성을 갖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설혹 당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이번의 총선이 소수의 당선자를
획득한다 손치더라도 선거공간을 현장투쟁의 확대된 공간으로
규정하고 투쟁하지 못하는 현재의 모습으로 볼 때, 그
결실보다는 현장중심의 계급적 노동운동에 대한 혼돈과 갈등,
분열과 분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확률이 많을 듯 싶다. 이것은
민주노동당의 현재적 조직력, 투쟁의지, 자본 동원력등 어느
한가지도 원활하지 않는 상황에서 30~40여군데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 문제와 우려가 명백해진다.
계급적 정치운동의 한 갈래로 보여지는 청년 진보당과 노동자의
힘은 그 정체성에 대한 시도가 조직 내적인 것에 중심을 두고
있는 듯 보여 총선 후의 진로가 자못 궁금할 따름이다. 그 밖의
합․비합 정치조직의 투쟁과 진로는 대중적으로 실천된
과정과 결과가 뚜렷치 않아 현장을 중심으로 노동운동의 계급적
강화에 힘쓰고 있음을 추측할 따름이다.
2) 어떤 산별인가가 중요하다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이 올 10월 출범을 목표로 다양한 모색과
투쟁이 진행되고 있다. 과기노조, 전국병원의료산별노조,
전국의보노조 등의 실험을 계기로 많은 문제점이 있음에도
산별노조 운동은 이미 대세로 되어있다. ‘보다 크고-,
투쟁적으로-’ 라는 노동운동의 관점에서 볼 때 산별노조운동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복수노조,
노조전임자 임금 불지급 등 노동운동에 대한 억압과 탄압이
새로운 상황을 구축해 가는 시점에서 더욱 절박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산별노조운동의 핵심적 관건은 형식의 확대보다는 질적인
토대의 구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현재 전국금속산업연맹이
추진하고 있는 전국금속산업노조의 결성은 그 시기를 올 10월로
잡고 목적 의식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상정된 산별노조의 틀과
질이 사뭇 형식에 무게를 둔 추진과정에 있지 않나 생각된다.
오는 2002년 복수노조, 전임자 임금 불법화 시대의 도래에 따라
초읽기에 몰리는 상황하의 즉자적 대응양상으로 산별노조가
건설되고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IMF 상황에서 발생한
정리해고, 구조조정의 투쟁을 매개로 보다 계획된, 보다
계급적인 투쟁을 통해 산별노조의 건설을 전략적으로 추진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리해고, 구조조정 반대 투쟁과 관련 즉자적인
대응으로 고립 분산된 투쟁과 노사정 대응과 관련하여 우왕
좌왕의 모습으로 산별노조 건설에 대한 대중적 결의와 진전을
그동안 후퇴시킨 점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점은 98년의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 만도기계의
고립분산된 투쟁 99년의 지하철, 조폐공사, 전국의보노조 등과
한라중공업의 고립분산된 투쟁등에서 여실히 입증되었다 할
것이다. 민주노총내의 가장 규모있는 금속과 공공연맹의
산별노조 건설 계획과 추진과정이 이럴진대 향후 타 연맹의
경우는 더욱 많은 문제와 한계, 과제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
판단된다.
그러나 산별노조운동과 관련하여 일정한 모색과 실험이
성공적이었다고 판단되는 것은 업종, 소산별 차원의 위상이지만
전국의료보험노동조합과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이 아닌가
생각된다. 다양한 주장과 갈등 그리고 한계를 가졌음에도 전국
단일노조의 체계를 완비한 전국의료보험노동조합은 이제
명실상부한 조직체계와 투쟁체로 일상적인 투쟁을 전개하고 있고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의 경우 본조와 지부간의 조직, 재정 등
일정한 문제와 한계는 있으나 사업체계와 사업의 통일성 투쟁의
집중성등 산별노조의 긍정적인 성과를 획득 해 가는 과정에
있다할 것이다. 그러나 보다 현장으로, 보다 대중적으로,
조합원들의 투쟁과 조직을 독려하고 획득하는 노력은 여전히
많은 문제와 한계를 가지고 있는 듯이 보여진다.
올 금속산별 노조의 건설 의지와 과정이 어떠하냐에 따라 향후
산별노조가 노동운동의 계급적 발전에 고무적인 운동으로
자리매김 될지, 이와는 반대로 개량과 관료화, 상급 지도부의
노동귀족화를 촉진하며 노동현장과의 괴리와 현장투쟁을 파편화,
무력화, 공동화시키는 수단이 되지는 않을지 심각한 자문과
대책이 필요하다. 산별노조를 본격적인 계급투쟁의 무기로
구축하는 것, 그것은 현재의 기업별노조가 산별만능주의 중심의
형식에 집착하지 않고 계급적 산별적 현장투쟁의 적극적인
조직화에 그 초점을 맞출 때 산별노조 쟁취! 라는 형식의 틀
거리는 힘있게 구축 될 것이다. 따라서 금속의 경우 2,000년
10월 건설이라는 짜 맞추기 일정에 연연하기보다는 금속노동자
총파업을 포함한 계급적인 투쟁일정과 일상적인 교육, 선전
그리고 현장으로부터의 토론을 우선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무시, 방치된 상태의 산별노조 건설은 그야말로 급격한
노동운동의 개량화와 관료화를 낳고 이것은 곧 지도부와 현장이
따로 노는 ‘무늬만의 산별’이 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2000년 산별노조 쟁취투쟁은 정리해고,
구조조정 박살이라는 계급적인 현장의 요구를 3~4월 총선
공간을 통해 정치파업 전선을 확보하고 이러한 투쟁공간에서
산별노조 건설과 민주노총 총파업의 정당성을 최대한
선전․선동하면서 5월 총파업투쟁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결의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투쟁으로 적어도 민주노총 중앙을
비롯한 산별 지도부, 지역 및 단위노조 지도부까지는 서슴없이
구속될 수 있다는 비장한 각오로 투쟁한다면 계급적 산별노조의
쟁취는 단지 꿈과 희망일 수만은 없을 것이다. 비록 하루의
총파업이었지만 지난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있었던 교사노조,
교도관노조 등 공공부문 59만명의 노동자가 총파업 투쟁을
전개한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막중하다 할 것이다.
실질적인 총파업이 이루어진다면 오히려 희생과 부담이
극소화되고 원칙없는 고립분산된 투쟁과 지리멸렬의 투쟁이
가져오는 비극은 노동운동의 황폐화 이상의 것임을 그 동안의
투쟁과정에서 너무도 명백히 인지해 온 바, 나도 살고 계급도
사는, 우리 노조도 살고 산별노조도 쟁취하는 총파업 투쟁에
적극 참가해야 할 것이다.
3) 계급적 민중연대 전선을 구축하자
그동안 민주노조운동은 민중연대 전선의 구축에 매우
소홀하였다. 필요에 따라 사안별 협조를 하였을 뿐 지도적
위치에서 민중연대 전선의 구축을 외면해 왔다. 이것은 각각의
주체적 조건과 정서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와 한계에서
비롯되기도 하였지만 대체로 진정한 계급적 민중연대의 필요성과
전략적 실천의 부재에서 오는 측면이 많았다 할 것이다. 전철련,
전노련등 도시 빈민들과 한총련 등 학생운동진영은 오히려
적극적인 연대의지를 간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의
민중연대 전략은 필요할때만 오라는 매우 한정적이고 폐쇄적인
태도를 취해 왔다.
이것은 결국 민중연대의 큰축인 노동, 빈민, 농민, 학생 등의
전략적 민중연대 전선의 구축을 여전히 하나의 과제로 방치하고
있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자본과 정권에게 탄압의 빌미를 줄
수도 있다는 이유로 방치하고 외면했던 그간의 과정은 결국
총체적인 민중연대전선의 약화로 수백만 실업, 해고자가
양산되는 상황에도 각자의 신세타령만하는 양상으로 펼쳐져있다.
민중연대의 일상적, 전략적 전선의 구축을 위해 간단없는 노력을
해 온 민주노총내 조직이 있다면 전해투인데 그 활동은 노력에
비해 현실적 한계를 뼈저리게 느낄 수밖에 없는 상징적 수준의
민중연대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민주노총은 지금이라도
민중연대 전선의 전략적 구축을 위해서 적극 나서야 한다.
상시적이고 계급적 민중연대를 위한 지도적 역할을 힘있게
담당해야 한다. 전빈련의 한 동지가 “나도 노동자라 생각한다.
계급적 노동운동을 위해 민중연대에 앞장 설 것이다”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민주노총이 참으로 많은 것을 못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반성해야 했다. 상층부 중심, 정치력 중심의 형식적
민중연대가 아닌 계급적 투쟁을 대중과 현장으로부터 구축하고
이를 확대 강화하는 진정한 민중연대 그것이 이제 노동운동의
계급적 발전의 중요한 동력으로 구축되어야 한다.
4) 현장조직 운동과 노선분화 어떻게 볼 것인가
대공장을 중심으로 모색되고 추진되던 현장조직 운동은 이제 그
전국성과 업종, 산업을 띄어 넘는 양상으로 나아가고 있다.
금속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약진하던 현장조직 운동이 이제는
전국의보, 지하철 등 공공부문으로 확산되는 흐름을 타고 있다.
여전히 많은 한계와 일정한 문제점을 내재하고 있으나 이제
민주노조운동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되어 있는 현장조직운동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는 이를 보는 다양한 입장과 조건의 차이로
그 의미와 평가 그리고 전망을 천차만별로 바라보고 있으나
적어도 노동운동의 개량화, 관료화가 급격하게 촉진되고 있는
현재의 노동운동의 처지와 지형으로 판단할 때 그 의의는
막중하다 생각된다.
현장으로부터 요구와 투쟁이 비롯되고 이를 계급적으로 확산
시켜 가는 것이 노동운동의 계급적 발전이라면 현장의
투쟁전선에 지속적인 긴장감을 촉진하고 이를 조직화하는 운동은
노동운동의 기본과 뿌리를 굳건히 하는 투쟁에 다름 아니다.
단위노조와 민주노총 상급 조직의 개량화, 관료화를 우려하는
노동자라면 지금의 모든 현장조직을 보다 일상적이고
체계적으로, 보다 통일적이고 계급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지상
최대의 과제이어야 할 것이다. 민주노총 상급 지도부와 단위노조
지도 집행부가 담당하기 어려운 역할들을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단위, 이것은 민주노조 운동을 질적으로 한단계
상승시키는 위력적인 투쟁의 무기가 될 것이다.
다만 현장조직이 어느 날 갑자기 생겼다가 특별한 이슈가 없으면
슬며시 사라지는 선거용, 임시용 조직이었을 경우 자칫 현장의
분열과 갈등을 촉진할 수 도 있음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현장조직은 뚜렷한 목적과 역할, 활동을 분명히 하는 조직적인
노력의 결집체로 노동운동의 목표와 원칙을 충분히 이해하고
책임지는 모습으로 투쟁하고 현장 노동자로부터 서슴없이
인정받아야 한다. 아래로부터의 노동자 민주주의, 일상적인 현장
권력의 쟁취를 위해 최전선을 지키는 투사들 그들이 바로
현장조직이고 동지들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나타나고 있는 현장조직의 흐름은 다양한 입장과
노선의 차이에 기반한 정치적 목적의 현장조직의 흐름이 노선의
분화가 아닌 감정적 분열양상으로 일부 나타나고 있음은 매우
우려스러운 바가 아닐 수 없다. 이론과 실천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는 조직은 조직내 토론과 민주주의를 강화하여 감정적
분열양상을 극복하는 것이 긴요하다. 노조 지도집행부와의
관계도 그 역할과 위상의 차별성을 분명히 하여 불필요한 오해나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현장을 노동자의 품으로라는 현장권력 쟁취의 전진기지로
현장조직 운동은 수많은 문제와 한계, 오해와 갈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운동의 개량화, 관료화를 저지하고 계급적
산별노조 건설과,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당면과제로 하고 있는
지금, 노동운동 진영 모두가 주목하고 엄호하고 적극 지원해야
할 사업이다. 현장조직 운동의 발전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재적
갈등과 현상적 분열은 단순한 감정적, 소모적 분열과 정치적
입장과 노선의 분화로 구분해서 비판하고 평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그는 우를
범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3. 결론을 대신하여
지난 시기 노동운동은 많은 질곡과 진퇴를 거듭한 끝에 2000년을
맞았고 새천년 운운하는 지금 우리는 산별노조, 노동자
정치세력화 등 주요한 당면과제를 맞이하고 있다. 87년 이후
화염병과 쇠파이프로 출발한 노동운동이 이제는 타협과 정치,
교섭에 기대어 온갖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흐름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른바 노사협조주의와 계급타협주의가 노동현장과 노동자
정치세력화 요소요소에 파고들어 있음을 어렵잖게 보고 있다.
이제 현장의 투쟁, 계급의 정치, 노동해방의 열정 등은 과거의
일이거나 천연기념물처럼 아주 가끔 모습을 보이다 사라지곤
한다. 수백만명의 노동자가 정리해고, 구조조정으로 어느 날
갑자기 실업자, 해고자, 노숙자, 무급휴직자로 전락해감에도
불구하고 노동운동의 개량화, 관료화의 물결에 부화뇌동하며
노동자를 팔아 개인의 정치적 야심을 불태우는 족속들이
준동하고 있다. 변절과 배신인줄 알면서도 스스럼없이
민주노총과 노동자 계급을 팔아 한때는 죽일놈이었던 자본과
정권에 스스럼없이 투항하는 일부 지도부를 현장의 조합원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향후의 노동운동에 어떤 기대와 희망을 가질
것인지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별다른 차이를 말할 수 없는 상황으로 민주노조운동이, 기존
정당과 별다른 차이 없는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또 다시 나타날
때 가지는 노동운동의 질곡은 누가, 어떻게 책임지고 극복해야
할 것인가? 몇 명의 국회의원이 탄생한들, 그토록 열망하던
산별노조가 건설된들 한 순간의 혁명적 변화가 있을 수 없음에
동의한다면 보다 계급적 노동운동의 원칙과 목표를 분명히 하는
계급적 단결과 투쟁을 준비하고, 전개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아닌지 묻고 싶다. 치밀하고 정치적인 노동운동 보다,
과학적이고 계급적인 노동운동이라는 말 보다, 오히려 단순,
무식, 과격하지만 정직하고 의리 있고 치열한 노동운동이 더욱
가슴에 다가오는 것은 어인 일인가! 백마디 미사여구 보다 무게
있는 한번의 실천이 간절히 요구되는 지금! 보다 현장으로, 보다
투쟁으로, 보다 계급과 함께 노동운동의 새로운 지평과 희망을
열고자하는 열정, 이러한 투사들이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조직, 투쟁, 전장이 절실하다. 그곳에 전국의 해고노동자가,
전국의 현장조직 동지들이, 노동해방을 갈망하는 노동해방
투사들이 거침없이 모이고 투쟁할 것을 기대해마지 않는다.
해맑은 모습으로, 승리의 확신으로, 언제나 처음처럼-
한/노/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