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동운동의 특징과 몇 가지 단상
김 예 준
민주노총 대전충남지역 본부장
현 시기 노동운동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그 문제와 원인,
극복의 방향을 찾아내는 것은 무척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사업입니다만 몇 가지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았으면
합니다.
① 현재 우리 노동운동은 주체형성의 측면에서 볼 때
정치세력화의 실험이 다양한 양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민주노동당, 청년진보당, 노동자의 힘(준비모임) 등) 또한
오랫동안 논의되었던 산별노조의 실험 또한 금속산업연맹을
필두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치활동의 문제는 이제 모든 계급의
공공연한 활동이 되고 있으며(노동자계급, 시민, 자본가단체)
총력투쟁, 총파업투쟁 등도 일반화되어진 채 그 구체화의 상과
동력이 모색되고 있습니다. 물론 2000년 상반기에 이 사안이
어떻게 구체화될지는 전체적으로 갑갑해하는 상황입니다.
그동안 병원, 대학 등 몇 개의 연맹이 조직형태를 변경하여
산별노조로 전환하였다. 그러나 지역에서 바라볼 때 산별노조
건설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투쟁과 침탈에 산별노조로서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사업장에서 투쟁이 발생하였을 때
그 투쟁이 주변 사업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게 있는
투쟁일 경우에도 이를 중앙 산별조직 또는 지역본부가
총체적으로 관장하고 대응하기보다는 단사에 교섭과 투쟁을
맞겨놓고 각 지부장들만 격려지지 방문하듯이 결합하는 형태를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
중소 사업장에서 사용자측의 침탈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하나의 노조로서 함께 투쟁하는 모습보다는 노동부등
정부관련부처에 항의 또는 중재를 요청하는 형태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단위 사업장에서 이름만 연맹에서 노조로 바뀌었고
의무금만 인상되었지 아무 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합비의 납부 또한 각 사업장에서 의무금
납부하듯이 중앙 본부로 올려 보내는 형태이기 때문에
단위사업장에서 조합비를 납부하지 않으면 일정한 권리를
제한하는 것 외에는 조치를 취할 수가 없다. 단위 사업장의
투쟁을 함께 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 조직된 사업장에서 노조를
지역이든 사업장의 형태든지 만들어 내고 있지 못하다. 물론
산별로 전환한지가 몇 년 되지 않아 아직도 기업별 노조의
관행을 벗어나고 있지 못함으로서 그러하기도 하겠지만 지금
현재 보여지고 있는 산별노조의 모습은 상당한 우려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지역본부 임원의 직선제와 관련하여 현장을 순방하고 각
사업장 간부 또는 대의원들과 자연스러운 간담회의 기회가
있었다. 거의 모든 사업장에서 10월 금속산별 건설과 관련한
의견을 말하거나 또는 질문을 많이 한다. 최소한 간부,
대의원까지는 금속산별노조 건설과 관련하여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업장에 따라 약간의 편차가
있겠지만 방문한 대다수 사업장에서 금속산별노조의 건설과
관련하여 상당한 현장 토론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장의 토론이 활발한 것은 일단 바람직한 일이라 하겠다. 나는
산별노조의 건설과 관련하여 질문이 나올 때마다 “무너져 가는
현장의 투쟁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산별노조의 건설이 조직형태만 변경하고 중앙으로
돈과 권한이 집중되고 상층 교섭에 의해 적당한 타협점을
중재하는 형태로 간다면 결국 이는 현장을 더욱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산별노조 건설
논의과정에서 현장의 활발한 토론이 중요하지만 한편 연대투쟁을
원칙적이고 활발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지역에서
강력한 연대투쟁을 배치하고 그 투쟁과정에서 상호 동지적
신뢰를 통해 건설되는 산별노조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총파업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심지어 남발하기까지 한다는 비판도 있다. 한편 총력투쟁이란
용어도 자주 사용하고 있는데 총력투쟁이란 총파업은 물론
가두투쟁, 점거 등 비합법적인 투쟁까지 포함하여 더 다양하고
위력적으로 투쟁한다는 의미임에도 불구하고 총파업이 안되기
때문에 파업을 못하는 사업장은 총회 등의 방식으로 집회에
결합한다는 의미로 정리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총파업이냐 총력투쟁이냐의 논란속에 대의원대회를
통해 상반기 총파업투쟁을 결정하였다. 연맹별 지역별 격차는
있겠지만 아직 투쟁의 상조차 정확히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장의 모습이라고 하겠다. 최근까지 주5일 근무 40시간 쟁취와
관련하여 “되면 좋겠지만 안돼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조합원들의 현장 정서라고 본다. 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히고
실업노동자들에게 일자리를 확보하게 함으로서 결국 전체의
고용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투쟁이라는 것에 대해 공감하고 이는
개별사업장의 투쟁으로는 불가능하며 결국 총파업을 통해 쟁취할
수밖에 없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선뜻 총파업을
강력하게 조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실천하는 간부는 만나기
어렵다. 우리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제기를 하기도
한다.
이는 그 동안의 정치투쟁이 지나치게 대형 전략사업장에 의존해
왔던 것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전략사업장의 투쟁에 맞추어
어렵게 전선을 형성했다가 그 사업장의 협상 결과나 지도부의
판단에 따른 퇴각으로 전체전선이 무너지는 모습을 자주 보아
왔기때문이다.
이는 결국 우리 내부에 총파업투쟁에 대한 자신감보다는 상호
불신을 조장하는 결과로 나타났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파급력이 있는 대규모 전략사업장의 투쟁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이번 투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몇 사업장에
의존하는 형식이 아니라 중소형 전체 사업장 노동자들의 참여와
투쟁이어야 할 것이다. 오히려 중소 전체 사업장의 완강한
투쟁을 통해 대규모 사업장을 참여시키는 투쟁으로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상반기 투쟁을 최대한 조직하는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지도부들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지금 저항하지
않으면 이 신자유주의 자본의 공세에 맞서 언제 저항할 수 있을
것인가. 상반기 총파업이냐 하반기 총파업이냐가 아니라 상반기
노동시간단축투쟁, 하반기 제 2차 노동시간단축투쟁으로 쟁취할
때까지 계속한다는 결심으로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
② 동시에 노선적 분화의 양상은 여러 수준에서 더욱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정치조직, 현장조직 등) 이러한 분리의 의미와
과제는 어떻게 봐야하는지
내가 속해 있는 대전충남지역의 경우 현장조직도 거의 없는
상태이며 있다고 하더라도 그 영향력이 단위사업장이나 지역에
거의 영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 무어라 말하기
어렵다. 전국적으로 현장조직, 정치조직들이 건설되고 있다고
듣고 있으나 그 내용을 자세히 알지 못할뿐더러 언급할 처지가
아니다. 이 지역에서는 현장조직을 건설하는 것과 함께
연대투쟁을 실천하기 위한 실천조직이 더욱 절실히 필요함을
느끼고 있다. 중간 간부층, 활동가 등이 연대투쟁을 실천하기
위한 조직건설에 힘써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연맹 지역본부
또는 민주노총 지역본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고민하며 건설해야
한다고 본다.
자기가 속한 그룹만의 만족으로 활동하는 경향을 벗어났으면
한다, 노선과 입장은 분명하게 하되 입장이 달라도 함께 해야
하는 것이 투쟁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일부 현장조직의 경우
거칠게 표현하지면 이름만 있고 현장은 없는 것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 봐야한다고 본다. 자기만족을 위한 현장조직이 아니라
대중적 실천투쟁, 연대투쟁, 현장강화 투쟁을 통한
현장조직이기를 기대한다.
③ 오랫동안 어용의 틀에 갇혀 있던 전략사업장에서의
민주노조건설 움직임도 신선한 흐름이 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접근하여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
철도노조 등에서 직선제 쟁취투쟁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음은
반가운 일이다. 현장에서 고생하는 여러 동지들이 있기에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얼마전 철도 직선제 투쟁을 온
몸으로 전개하고 있는 동지들을 만났는데 정말 헌신적이었다.
그러나 한편 민주노총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라지 않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직선제만 된다면 민주노총으로 가지 않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도 들었다. 직선제라는
공동의 목표로 조직내 다양한 세력들이 함께 투쟁하다보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지만 투쟁이 고립될 수도 있다고
본다. 공공연맹의 지원과 민주노총 중앙 차원의 지원이
요구된다고 본다.
부산 하역노조의 투쟁 또한 이러한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일제시대부터 부패하고 권력화 되어 있는 한국노총 조직과의
전면적인 대결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노총과
조직분쟁의 모습이라는 이유로 소극적인 대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부산지역본부에서 전력을 기울여 투쟁하고 잇지만
중앙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기회에
한국노총 사업장에서의 민주화 투쟁에 대한 분명한 민주노총
차원의 입장이 정리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민주화된 노조가 내분에 휩싸여 기대처럼 제대로 활동을
못하는 것을 우리는 경험했다. 당장이 아니라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특별한 관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다가오는 복수노조 건설과 관련하여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본다. 한국노총 사업장에 민주를 지향하는 복수노조가
만들어 질 것이기에 민주노총의 조직력과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는 섣부르다고 할 수 잇다. 오히려 민주노총
사업장 내의 복수노조 건설이 더 큰 문제로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 어용 노조 사업장에서 자본과 어용노조가 조합원을
통제하고 감시하고 탄압하여 복수노조 건설을 막아내려고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한편 민주노총내 대형 사업장을 중심으로
자본과 정권의 지원 아래 노사협조를 지향하는 노조들이 출현할
가능성이 오히려 상당히 크다고 본다. 이는 결국 민주노총의
약화와 민주노조 운동의 내부 분열로 나타날 것이다.
민주노총뿐만이 아니라 관련 노동운동단체에서도 이와 관련한
종합적인 검토와 대비책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본다.
④ 신자유주의 반대, 민중연대의 강화는 대단히 일반화된 주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서 극복하고
준비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가 하는 문제도 구체적으로
검토되어져야 할 것입니다.
지역에 있다보니 아무래도 전국적인 민중연대운동을 올바로
이해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막연하게 참
중앙에는 연대기구도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으며 우리
지역 또한 연대지원조직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중앙의 조직들이 어떻게 연대활동의 틀 거리를 구축하고 있는지
사실 잘 모르고 있다.
지역의 경우 지역민중운동진영과의 간담회를 작년에 몇차례
개최한 적이 있었는데 그 동안 민중연대투쟁이라고 하는 것이
각각 자신의 조직이 처한 문제를 공대위 등의 형태로 외피를
씌운 것이 아니었나 하는 것이 지역에서의 비판이다. 이름
빌려주고 기자회견 한번 해주고 성명서 내주고 하는 것이
연대투쟁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연대투쟁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항상 내려지는
결론이고 상설적인 연대투쟁기구를 만들자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지만 역시 입장의 차이로 상설적인 연대투쟁기구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작년말에 국보법철폐 천막농성을 종료하고 참가단체간 지역
평가회를 할 기회가 있었다. 역시 결론은 서로를 존중하면서
연대투쟁을 강화해야 한다고 하는 것으로 모아졌다. 마지막 신년
덕담을 하면서 어느 단체(정당)는 “이번에 대전지역 모든
선거구에 출마하기로 조직적으로 결정했으니 많이
도와주십시요”라고 한다. 또 어느 단체의 명망 있는 대표는
“DJ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나라당을
지지할 수야 없는 것 아니냐 그래도 개혁적인 DJ를 도와줘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상설적 연대투쟁기구가 무엇을
할것인가에 대하여 고민스러운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 지역의 경우에는 상층의 연대투쟁의 논의보다는 하층
대중조직간 실질적인 연대방안을 모색중에 있다. 충남지역 군
단위에서 전교조, 한통, 의보, 현자판매, 축협 등
노조분회조직과 군 지역 농민회를 중심으로 하고 청년학생, 기타
단체들이 참가하는 합동 수련회를 여름에 추진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자신들의 삶의 터전인 소 지역단위에서 대보여주고
있다. 중적인 연대를 시작하려고 한다. 한/노/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