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지난 3월 11일 연구소 제6차 정기총회 및 토론회에서 제출했던
발제문을 필자가 수정․보완한 것이다.
공공부문 구조조정과 노동운동의 과제
들어가면서
외환위기에서 실물경제의 위기로 발전한 97년 가을 이후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김대중정권 및 IMF의 정책이 ‘신자유주의적’ 위기극복책의 성격을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음은 재언의 여지가 없다. 정부는 위기극복책으로서 ‘구조개혁의 추진’이라는 명분으로 산업구조 전반에 대한 (신자유주의 성격의)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추진해 왔는데, 이때 ‘인력감축’과 ‘민영화’ 및 ‘경영혁신’ 등을 전면으로 내세우는 공공부문의 구조조정이 금융부문, 기업부문, 노동부문의 구조조정과 더불어 정부가 추진하는 ‘4대부문 개혁’의 하나로 설정되어 왔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부문 구조조정은 한편으로는 인력감축 등을 강행함으로 말미암아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기본권리들을 유린해 왔고, 다른 한편으로는 수익성 의 원리 등을 내세움으로 말미암아 공공성을 파괴․축소해 왔는데, 이로 인해 그러한구조조정의 추진은 공공부문 노동자들을 위시한 노동자․민중의 광범위한 저항에 부딪치지 않으면 안되었다. 한국중공업 노동자들의 투쟁, 96년부터 노동조합민주화추진(노민추) 세력에 의해 간헐적으로 추진되어 온 철도경영합리화 반대투쟁, 99년 한전 분할-매각저지투쟁, 수원의료원투쟁 등이 그 대표적인 예들이다. 특히 한전노동자들의 투쟁은 개별사업장의 투쟁이라는 양상을 넘어 광범위한 연대-지지세력을 형성하는 데에 성공했었고, 한국중공업․수원의료원 노동자들의 투쟁은 강고한 지역연대투쟁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러한 투쟁들은 정부의 공공부문 구조조정 계획 추진에 차질을 불러 일으켜 애초에 목표한 데로 민영화 등이 추진될 수 없도록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그러한 차질을 겪으면서도 정부는 민영화정책 등을 포기하기는커녕 2000년에 들어와 ‘2단계 구조개혁’ 계획 등을 제출하면서 그 정책을 앞으로도 계속 추진해 나갈 의사를 확고히 천명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총선이 끝난 5월부터 민영화를 다시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 예상된다. 이 점에서 지금은 정부의 공공부문 구조조정에 대항하기 위한 투쟁전선을 재정비하고 투쟁의 절박성 등에 대한 대중적 공감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매우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런데 투쟁의 필요성 등에 대한 대중적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지만 투쟁을 주도해 나갈 주체의 형성, 투쟁 방향의 설정과 투쟁체계의 수립 및 타운동부문과의 연대의 형성 등은 아직 초보적 단계에 머물어 있다. 게다가 정부가 민영화를 추진했거나 추진할 예정으로 있는 사업자의 노조들은 대체로 오랜 기간 동안 어용의 그늘 아래 있었기 때문에 투쟁경험과 조직력이 부족하다는 공통적인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이로 인해 이들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투쟁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지도력을 확고하게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어려운 내부적 문제들을 아울러 지니고 있다. 이 발표문은 이러한 조건들을 전제로 하면서 공공부문 구조조정 반대투쟁이 어떤 내용과 방향을 지니고 전개되어야 하는 가를 일반적인 수준에서 구명해 보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그 문제를 규명하기 앞서 ‘공공부문’이 무엇이며 김대중정부의 공공부문 구조조정 정책이 그간 어떻게 추진되어 왔는가 등을 먼저 간략하게 살펴보려고 한다.
1. ‘공공부문’이란 무엇인가?
통신, 전기, 수도, 철도, 교육, 의료 등 일반적으로 공공부문으로 불리는 부문이 제공하는 재화는 사회적 생산과 소비 전체를 연결시키고 사회구성원 모두의 생활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하부구조 산업’(infrastructural industry)으로 규정되며, 또한 그것이 그렇게 규정되기 때문에 ‘비상품’으로서 이른바 ‘보편적 서비스’(universal service)의 원칙에 입각해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그 혜택을 골고루 주어야 하는 ‘공공재’(public goods)에 속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공공재의 공급문제와 관련하여 다음의 몇 가지 점들이 지적될 필요가 있다.
첫째, 하부구조 산업이 비록 그러한 ‘공공재’로서 공급된다고 할지라도, 사회의 발전이 자본운동에 의해 기본적으로 규정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비상품으로서 공급되어야 할 ‘공공재’가 사회구성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민중의 진정한 이익에 합치하는, 말 그대로의 공공재로서 공급되기보다는 일차적으로는 그러한 공공재의 공급을 요구하는 자본의 요구에 대응하여 공급되고, 공공재의 공급과 관련되는 노동자․민중의 요구는 자본의 요구가 기본적으로 관철되는 한계 내에서 충족된다는 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모든 생산은 기본적으로 이윤창출을 목표로 하는 사적 자본들의 생산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렇지만 자본주의 사회의 유지․재생산에 요구되는 재화들의 생산이 이윤창출을 목표로 하는 그러한 사적 자본들의 생산에 의해 모두 충족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생산의 목표가 이윤 창출에 있는 자본주의적 생산체제 하에서도 ‘총자본의 관점에서 볼 때에는 자본주의적 이윤생산에 필수적으로 요구되지만, 적합한 이윤을 창출하거나 실현시킬 수 없기 때문에 개별자본이 그 공급을 떠맡을 수 없는 부문’이 많든 적든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부분을 우리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일반적인 물질적․비물질적 조건’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 부문은 사적 자본들에 의해 창출될 수 없기 때문에 총자본의 이익을 대표하는 국가에 의해 직접 창출되거나 국가적 지원에 힘입어 창출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때, 국가에 의해 직접 창출되거나 국가적 지원에 힘입어 창출되는 이러한 부문은 자본주의적 이윤생산 그 자체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적 이윤생산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창출되어진다.
그런데 자본주의의 발전은 생산의 사회적 성격을 강화시키는 과정과 더불어 평균이윤율의 경향적 저하로 말미암아 사적 자본이 떠맡을 수 있을 정도의 수익성을 내지 못하는 사회적 생산 부문을 증대시키는 과정을 동반한다. 이로 말미암아 자본주의 발전은 위기순환 과정을 넘어서는 매우 거시적 관점에서 본다면 ‘자본주의적 생산의 일반적인 물질적․비물질적 조건’에 속하는 부문의 경향적 증대 과정을 동반하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예를 들어 신자유주의자들이 공공부문의 최소화를 아무리 열망한다고 할지라도 그렇게 최소화될 수 있는 공공부문 영역 역시 장기적으로 본다면 경향적으로 증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공공부문은 어떤 경우에도 대체로 하부구조 산업에 속한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지만, 사회적 생산의 특정부문이 항상 고정불변으로 그러한 일반적인 물질적․비물질적 조건에 속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국가에 의해, 또는 국가적 지원에 힘입어 창출되어야 할 ‘자본주의적 생산의 일반적인 물질적․비물질적 조건’은 부실화된 사기업을 국가가 떠맡는 것 등을 통해 경제불황의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증대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고 예를 들어 오늘날 정보통신산업 부문이 그러하다시피, 자본주의의 발전국면이 변함과 더불어 이전에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일반적인 물질적․비물질적 조건에 속했던 부문이 새로운 발전국면에서는 자본주의적 이윤생산의 핵심적인 영역으로 전화되기도 한다. 이처럼 무엇이 ‘자본주의적 생산의 일반적인 물질적․비물질적 조건’인가는 자본주의의 발전수준과 발전국면에 의해 항상 변화하는 자본의 요구에 영향을 받으면서 기본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둘째, 자본주의적 생산의 일반적인 물질적-비물질적 조건에 속하는 부문은 일반적으로 하부구조산업에 속한다. 이로 인해 그 부문은 자본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라 많든 적든 국민 모두에게도 직접적인 혜택을 부여하는 ‘공공재’의 성격을 아울러 지니게 된다. 그런 관계로 국가와 자본은 그 부문을 자본의 이익을 앞세우기보다는, 국민 모두에게 보편적 이익을 안겨주는 ‘공공재’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공급한다. 그래서 국가와 자본이 앞세우는 그러한 이데올로기를 그냥 받아들이면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급되는 ‘공공재’가 지닌 계급적 성격, 즉 공공재가 일차적으로는 그 개념의 진정한 의미에 합당한 공공재 그 자체가 아니라, ‘자본주의적 생산의 일반적인 물질적․비물질적 조건’에 속한다는 사실을 망각하게 된다. 이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공공재’란 일차적으로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일반적인 물질적․비물질적 조건’으로 기능하고 자본주의적 이윤생산의 동학에 기본적으로 종속되는 가운데 창출되기 때문에, 독점자본을 중심으로 한 사적 자본의 사회화가 이루어지고 자본주의적 이윤생산 체제가 폐기되지 않는 한 그 부문이 말 그대로 진정한 공공재의 성격을 온전히 지니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우리는 옳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 국가에 의해 또는 국가적 지원에 힘입어 창출되는 그러한 ‘공공재’가 일차적으로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일반적인 물질적․비물질적 조건’으로 기능한다는 사실을 전제한다고 할지라도, 그 부문이 얼마만큼 노동자대중과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보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 개념의 진정한 의미에 합당한 ‘공공재’의 성격을 아울러 더 많이 지니게 될 것인가와, 공공재 공급을 얼마만큼 확대․강화시켜 나갈 것인가 등은 기본적으로 계급간의 힘관계에 의해 결정된다. 다시 말해 그 부문을 ‘공공재’라는 이데올로기를 앞세우면서도 공공재의 공급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그 부문을 ‘자본주의적 생산의 일반적인 물질적․비물질적 조건’으로 최대한 한정시키려는 자본과, 그 부문에 공공재적 성격을 더 많이 각인시키고 공공재의 공급을 확대․강화하려는 노동자․민중간의 힘 관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그런데 자본주의 사회 성립기의 고전적 자유주의자들은 자본주의 사회의 유지․재생산을 위해 국가에 의한 사회과정의 매개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국가를 ‘필요악’으로 간주, 그 매개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오늘날의 신자유주의자들은 이러한 고전적 자유주의자들의 견해를 계승해 국가에 의한 공공재 공급을 자본의 입장에서 보아도 그야말로 필요불가결한 자본주의적 생산의 일반적인 물질적․비물질적 조건의 창출에 한정시킬 것과, 그러한 최소한의 공공부문 역시 가능한 한 경쟁과 시장논리에 따라 운영할 것을 요구한다. 이와는 달리 사민주의자들은 사적 자본주의체제로서의 자본주의적 생산체제를 기본적으로 유지시키는 한계 내에서는 공공재의 공급을 최대화하고, 공공재의 탈상품화 등을 추구한다. 이처럼 사민주의자들은 공공재 공급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이들의 입장은 공공재 공급을 자본주의적 생산체제의 원활한 작동을 위한 보완물로서 간주한다는 엄연한 한계를 지닌 것이다.
세째, 일반적으로 우리가 ‘공기업’이라고 부르는 부문에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일반적인 물질적․비물질적 조건’에 속한다기보다는 이윤창출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여 창출․운영되는 부문 역시 많든 적든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부문에서 정부는 사적 자본가들처럼 이윤생산을 목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자본가로서 기능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형태의 공기업은 사적 자본들의 자본축적이 부족한 가운데 국가 주도하에서 위로부터 자본주의적 발전을 강행해온 한국과 같은 나라나, 사적 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국가적 전략산업’을 국가가 앞장서서 육성해온 프랑스와 같은 나라들에서 대량으로 존재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들은 사적 자본들에 의한 자본축적의 증대 등을 배경으로 하여 민영화․사유화의 압력에 놓이게 되는데, 오늘날 한국의 공기업들은 대체로 이러한 조건 속에 놓여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다른 한편, 이러한 기업들은 이윤생산을 목표로 하는 사기업들처럼 운영되지만, 그렇게 창출된 이윤이 국민복리의 증대 등에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기업에서 창출된 이윤이 사적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사용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그리고 공기업의 경우 정부가 기업주이기 때문에 ‘아래로부터의 정통성 확보’ 등을 위해 사기업의 경우보다 ‘착취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 나아가 공기업이란 ‘형태적으로 사적 자본의 이윤증식 요구를 지양한 형태’로서 독점자본 지배를 지양할 경우 ‘미래사회 건설의 토대로서 기능할 맹아적인 요소’라는 점에서1) 공기업의 민영화에 반대하고 공기업을 유지․확장하는 것은 노동자계급의 이익에 기본적으로 합치한다고 말할 수 있다.
2. 정부의 공공부문 구조조정과 노동자계급의 공공부문 구조조정 반대투쟁
: 경과와 전망
2.1. 정부의 공공부문 구조조정
경제위기 등을 맞이하여 국가와 자본이 주도적으로 행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이란 그것이 어떤 것이든 기존의 축적체제로서는 잉여가치의 착취가 한계에 부딪침에 따라 새로운 축적체제의 구축을 통해 잉여가치 착취를 다시 고도화하기 위한 ‘위로부터의 계급투쟁’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2) 그런데 김대중정권이 그간 추진해온 공공부문 구조조정 정책은, 타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과 마찬가지로, 최종적으로는 노동자․민중에게로의 위기부담의 대대적인 전가와, 노동력 사용의 이른바 ‘수량적’ 유연화의 극대화 및 노동강도의 강화 등을 추구한 ‘민중배제적인’ 신자유주의적 산업구조조정의 성격을 기본적으로 지닌 것으로 (1)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대량감원을 추진하고 (2) 공공부문을 대대적으로 민영화․사유화시켜 공공부문을 대폭 축소하며, (3) 공공부문으로 남겨지는 부문 역시 통폐합과 경영혁신 등을 추진해 ‘경쟁과 효율성’ 및 ‘수익성’의 원리에 따라 운영하게 한다는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었다.
정부는 공공부문의 구조조정에서도 정리해고 등 인력구조조정을 구조조정의 중요한 목표의 하나로 추구해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기업의 인력을 2000년 말까지 19개 기관의 143,300여명 중 평균 20.1%에 해당하는 28,813명이 감축하고, 공무원도 2000년 말까지 18,000명을 감축하는 인력감축안을 제출3)했으며, 98년~99년9월까지 목표의 102%에 해당하는 32,005명의 인력을 감축했다고 발표했다.4) 그리고 98년 하반기 중 1,2차에 걸쳐 총 108개(모기업 26개, 자회사 82개) 공기업 중 100개 (모기업 24개, 자회사 76개)에 대해 완전민영화, 단계적 민영화, 통폐합, 자체구조조정 방식의 구조조정 계획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정부 계획대로 2002년 말까지 민영화계획이 종료되면 공기업은 모기업 13개와 자회사 8개만 남게 된다.5) 이어 99년에 들어서서는 철도청 민영화안을 발표6)했으며, 정부 각 부처와 산하기관의 통폐합 및 합리화로 구조조정의 대상을 확대해 18개 부처 산하기관 324개 중 출연기관 50개, 위탁기관 68개, 보조연구기관 15개 등 133개 기관을 경영혁신대상으로 선정, 통폐합 및 감원 등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올해 2월에 들어와 지난 2년간 공공부문의 구조조정을 행한 결과 ① 작년 말까지 공공부문인력 약 9만명을 감축했고 중앙정부 17,000명, 지방정부 28,000명, 공기업 32,000명, 산하단체 14,000명, 출연기관 3,000명, ② 조직을 슬림화하고 기능을 재정비했으며, ③ 과거 오랫동안 지연되어온 공기업 민영화를 실천해 국정교과서, 종합기술금융 등을 완전민영화하고 포철, 한전, 한국통신 등에서는 해외DR을 발행함으로써 공기업 민영화 수입으로 총 9.3조원(재정수입 3.5조원, 외자 52억불)을 확보했으며, ④ 운영시스템을 혁신하여 경쟁과 성과원리를 확산시킬 수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7)
한편 정부는 작년 12월, 한국중공업의 경영권을 현대, 삼성 등 대기업에 넘긴다는 당초의 방침을 포기하고, 한중과 기술제휴를 맺은 GE와 ABB에 한중 지분 25%안팎을 장외에서 수의매각해 이들 외국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도록 하고, 이를 통해 한중의 기업가치를 높여 증시에 상장한 뒤 지분 75% 중 상당부분을 우리사주조합과 펀드 및 기업투자가 등에 매각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삼성, 현대 측은 이러한 민영화방안이 ‘기업에게 주인을 안겨주는 민영화방안’ 이 아니라는 이유로 크게 반발했다. 그리고 정부는 98~99년 중 민영화하기로 한 38개 공기업(모기업 5개, 자회사 33개) 가운데 99년 말까지 13개 기업에서만 민영화를 완료했는데, 이는 정부가 애초에 계획한 민영화 목표치의 40%를 밑도는 실적이다. 이러한 사태전개를 보고 재계 측은 정부의 민영화정책이 ‘표류’하고 있다고 크게 비판하고 나섰다.8) 그러나 재벌개혁의 주요내용으로 ‘전문경영인에 의한 기업경영’이 주창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본다면 ‘주인 있는 민영화’ 주장이란 재벌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목소리에 불과하다. 나아가 정부가 애초에 예정한 대로 민영화 등을 추진하지 못했지만 이와 관련해 정부 역시 경제력의 집중문제, 한전의 경우 국회처리의 지연, 담배인삼공사의 경우 시장여건의 악화 등으로 일부 공기업의 민영화 추진이 지연되었음을 시인하고 있다. 정부는 민영화 계획 자체를 결코 포기하지 않고 있으며, 올해 4월의 총선이 끝나면 민영화 추진을 다시 본궤도에 올릴 것이 이미 충분히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2단계 구조개혁이 착수되는 2000년부터는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국민과 함께’ 추진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있는 가운데) ① 공기업의 민영화를 시기․방법 등의 세부적인 면에서는 신축적으로 추진하되, 차질 없이 추진하며 , ② 운영시스템을 경쟁과 인센티브 중심으로 혁신하며, ③ 공기업 경영혁신 추진실적 평가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9)
정부의 2000년도 민영화 추진계획은 다음과 같다.
-한국통신: 정부지분 33.4%를 제외한 잔여지분(25%내외)을 전략적 제휴, 국내외 매각 등의 방법으로 매각한다.
-담배인삼공사: 해외 DR발행(15%) 등을 통해 정부 및 은행소유 지분을 매각한다.
-포항제철: 상반기 중 산업은행 지분(9.84%)을 국내외에 매각하여 민영화를 완료한다.
-한국전력: 상반기 중 안양, 부천 열병합 발전소를 재입찰해 매각하며, 발전부문을 분리하고 경쟁체제를 도입한다.10)
-한국중공업 : 2000년 4월까지 전략적 제휴 및 기업공개 절차를 마무리하며, 상반기 중 국내 경쟁입찰을 위한 구체적 실시방법을 확정-공고한다.
-가스공사: 국내외 시장여건을 고려하여 증자한다(증자금액 1,300억원)
-한국종합화학: 연내 조기 처리를 위해 노력하며 남양화섬의 매각 등과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대한송유관: 상반기 중 정부지분(46.5%)을 매각하여 민영화를 완료한다.
-지역난방공사: 상반기 중 안양, 부천 열병합발전소를 재입찰해 매각한다.11)
그런데 그간 정부는 그간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공공부문의 구조적 폐해로서 지적되어온 비효율성, 책임경영 결여, 관료주의와 부패 등이 공기업 형태 그 자체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러한 폐해는 사기업형태로의 전환과 시장경쟁 원리의 도입을 통해서만 시정될 수 있다는 시장주의 이데올로기를 주창해 왔다. 그러나 그러한 구조적 폐해들이란 결코 공기업 형태 그 자체에 고유한 점이 아니라는 점은 여러 논자들에 의해 이미 많이 지적되었기 때문에 여기서 재언될 필요가 없다.11) 더욱이 정부가 그간 추진해온 공공부문 구조조정은 대량실업과 고용불안정을 발생시키고 임금삭감과 노동강도의 강화 등을 가져온 반노동자적인 성격을 지닌 것이었다. 나아가 공공부문의 민영화를 추진하고 ‘경영 혁신’의 이름으로 공공부문에 경쟁과 효율성 원리를 도입하고 있는 것은 공공영역을 축소하고 공공성을 훼손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예들 들어 한국전력 등 주요공기업들이 1999년에 들어와 98년에 이어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즉, 99년도의 경우 한국전력은 지난해에 세웠던 사상 최대 순이익 1조1천17억원을 웃도는 1조5천억원을, 포항제철은 99년도에 순이익규모가 작년보다 33.5% 늘어난 1조5천억원을, 한국통신은 당기순이익에서 98년도보다 54.9% 늘어난 4천억원을, 한국가스공사는 98년 1천8백82억원 보다 32% 늘어난 2천5백억원을, 만성적자에 시달려온 대한송유관공사는 처음으로 25억원을, 담배인삼공사는 3천53억원을 당기순이익으로 올린 것이다.12) 이러한 실적은 그러나 정부가 수익성을 공기업평가의 최우선 기준으로 선정함으로 말미암아 공기업들이 ‘공익성’을 희생시키고, ‘수익성’을 추구한 결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통신산업의 경우 사유화된 이동통신부문에서의 중복․과잉투자로 인한 비싼 요금의 강요,그러한 중복․과잉투자는 결국 과잉생산위기를 불러일으켜 ‘공적 자금 투여’라는 국민부담 증가를 다시 초래할 수밖에 없다, - 114의 유료화와 전화국의 통폐합에 따른 과도한 요금 및 시골과 외지에서의 전화사용의 어려움 증대와 같은 심각한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다.13) 나아가 민영화의 방법으로 해외매각을 인정하고 있는 것은 외국자본에 의해 기간산업이 장악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더하다.
이러한 결과들과 관련하여 우리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적인 공공부문 구조조정 정책은 결국 국내외(독점)자본의 이익을 보장해 주기 위해 노동자계급을 비롯한 다수대중의 희생을 강요하는 정책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2.2. 노동자계급의 공공부문 구조조정 반대투쟁
서두에서 우리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부문 구조조정이 한편으로는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기본권리들을 유린하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공공성을 파괴․축소함으로써 그간 노동자․민중의 광범위한 저항을 불러일으켜 왔음을 지적했다. 여기서는 그간 진행된 노동자계급의 공공부문 구조조정 반대투쟁 중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주요 경과와 문제점 등을 개괄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1) 철도
철도노동자들은 근로조건의 개선 등을 위해 그간 대규모 투쟁을 전개하면서 민주노조를 향한 열망을 키워왔다. 그런데 지난 2000년 1월 ‘3중 간선제’ 위법판결이 있은 이후, 철도노조의 선진노동자들은 전면적인 직선제 쟁취를 중심으로 철도노조 민주화 건설 투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비창과 차량부분 매각을 시작으로 추진될 철도민영화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지도부의 구축과 같은 내부 정비가 요구되기 때문에 철도노동자들에게 있어 노조민주화와 민영화 저지투쟁은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고 말할 수 있다.
(2) 전력산업
99년 12월 18일 전력특별법이 상정되지 않은 채 국회가 폐막됨으로써 6개월 동안의 전력노동자들의 투쟁은 일시 소강상태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다 최근 분할 민영화 문제로 다시 투쟁이 전개되고 있지만 작년과 같은 투쟁동력을 조직하는 것은 주객관적인 조건의 차이로 말미암아 쉽지 않아 보인다. 내부적으로는 투쟁의 전열을 재정비해야 하고, 외부적으로는 총선국면을 투쟁으로 돌파해야 하는 어려움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간의 전력노동자들의 투쟁은 ① 한전매각, 공공부문 민영화 및 구조조정 정책의 문제점을 대중적으로 공유시키고, ② 주체역량의 강화와 (교섭이 아닌) 투쟁을 통해 사태를 돌파해나가야 하며, ③ 생존권 투쟁과 구조조정 저지투쟁, 공공성 강화 투쟁의 접목 속에서 투쟁동력을 세워나가야 한다는 점을 인식시키는 계기를 제공했다. 그리고 그간의 투쟁은 전력공투위, 범대위의 건설 등을 통해 향후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전체 전선이 확대․강화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과 같은 중요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런데 가스산업의 구조조정, 분할․민영화 정책이 계속 추진되고 있고, 지역난방공사, 송유관공사, 산업단지 공단 등 에너지 관련산업체와 철도 등이 올해 안에 민영화 추진 일정에 놓여 있는 점에 비추어, 각 사업장의 개별 투쟁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만큼 연대투쟁을 조직해 나가야 한다는 점, 그리고 현재의 전력 범대위 내에서도 에너지 산업 분야로 범대위를 확대해야 하고, 나아가 범대위를 공공부문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는 점등이 과제로서 제출되고 있다.14)
(3) 한국중공업
그간 한국중공업 노조는 민영화와 빅딜 반대를 내걸고 48일간에 걸친 투쟁을 전개했는데,15) 작년 12월 28일 노사는 최종적으로 경영권매각(분할매각포함) 철회와 우리사주 배정 및 고용 승계 등을 보장받는 대신 한중 민영화에 합의했다. 그런데 재계 측은 이러한 형태의 민영화 합의에 대해 그것이 이른바 ‘주인 있는 민영화’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정부가 한중노조에 완전히 백기를 들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한국중공업 노동조합이 그러한 합의를 끌어낸 것은상급조직의 지원이 미흡한 가운데 단위노조 수준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결정으로 인정한다고 할지라도‘구조조정 반대투쟁의 좋은 모범’을 창출한 것16) 등으로 해석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한국중공업 타결안에는 현행법상 20% 미만 범위 내에서만 우리사주를 배정하고 나머지 주식에 대해서는 제한규정을 두지 않고 있는 관계’로 인수 의지가 있는 자본에 의해 한국중공업이 완전 인수될 길이 열려 있다. 때문에 그 합의안은 ‘고용보장’ 조항 외에는 큰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한국중공업 투쟁은 오히려 노동자들의 구조조정 반대투쟁에 대한 상급조직의 지원과 지도 및 연대투쟁의 조직, 그리고 전국적 수준에서의 엄호 등이 요구된다는 점 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사례로서 인식될 필요가 있다.
(4) 몇 가지 함의
이상의 간략한 사례들 속에서 추출될 수 있는 함의는 다음과 같다.
먼저, 공기업 민영화 또는 구조조정은 정부정책과 개별 사업장의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시기에,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때문에 개별 사업장별로 투쟁을 하게 되면 노동자들의 이해관계가 사업장마다의 다르게 나타나게 되고, 이로 인해 연대가 차단당할 수 있다. 사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의 문제를 전면에 내걸고 투쟁에 나선 것은 1999년부터인데, 지난해에 나타난 사업장별 고립분산적 투쟁의 한계를 극복하는 일은 중요한 당면 과제로 떠오른다.
다음으로, 현 단계 구조조정 반대투쟁은 노조민주화 투쟁과 결합되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은 한편으로는 민영화 저지투쟁의 대중적 지도력과 기반이 형성되는 과정을 의미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민영화저지’에 대해서는 이해를 같이 하지만 ‘노조직선제’에 대해서는 시각 차이가 존재하고 있는 사실에 비추어1999년의 경우처럼 한국노총, 민주노총, 제 사회단체 등이 거의 망라되어 형성했던, 민영화저지를 위한 광범위한 연대투쟁의 전개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민영화저지투쟁과 노조민주화투쟁이 어떻게 결합되어야 하는가는 향후의 중요한 과제로서 제기되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공공부문구조조정 저지투쟁의 전개양상은 노동조합운동 전체의 지형변화를 몰고 올 가능성도 지니고 있다. 즉, 한국노총은 1998년 5월 7일 “일방적이고 획일적인 공공부문 구조조정 및 공기업해외매각 저지대회”를 신호탄으로 하여17) 과거 어용이라고 지탄받았던 모습에서 벗어난 ‘투쟁하는 노총’으로 변신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공공부문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한국노총은 1999년 자신의 산하 조직인 한국전력 민영화저지투쟁에 발빠르게 결합함으로써 ‘투쟁하는 노총’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더 높일 수 있었다. 그런데 한국노총이 그러한 변신을 시도한 데에는 공공부문 사업장 노조의 대부분이 한국노총 산하 조직이라는 점에서 그러한 자세의 견지 없이는 내부적으로 커다란 저항에 부딪칠 수밖에 없는 조건이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박인상 위원장이 비례대표 의석을 부여받는 조건으로 민주당에 입당하고, 3중 간선제를 둘러싸고 노조 내부에 갈등이 증폭되면서 한국노총 내부에서는 조직에 대한 위기의식이 다시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한국노총은 민주노총에게 ‘노동계 대통합’을 제안했는데, 그러한 제안은 내부의 위기를 돌파하고, 조직을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책으로 나온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오히려 민주노총이 그 제안에 화답한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그러한 대응은 한편으로는 민주노총이 자기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해 가고 있음을 가리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한 대응으로 말미암아 한국노총 노선에 대한 대중적 비판의 전개가 크게 제약받고 있다.
끝으로, 그간의 투쟁은 ‘교섭중심’이냐 ‘투쟁중심’이냐가 선택사항으로 제기되는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공공부문 구조조정 반대투쟁은 사안의 파급성이 크고, 정부와 직접 투쟁을 전개해야 하며, 공무원이라는 신분적 제약을 지니고 있는 점 등으로 말미암아 대체로 낮은 차원의 투쟁에서부터 출발하게 된다. 그런데 국회청원이나 여론작업 등이 우선적으로 채택된다고 할지라도 투쟁의 성패의 관건은 현장에서부터 조직된 투쟁동력이라는 점이 항상 강조될 필요가 있다. 이와는 달리, 최근의 한전투쟁는 교섭전술이 투쟁주체를 강고하게 구축하는 과정에서 구사되었다기보다는 조직력의 취약성이 불러온 전술로서 구사되었다는 한계를 보였다. 그런데 오늘날 공공부문노동자가 투쟁에 나서는 데에는 의식상의 문제를 넘어서는 많은 제약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투쟁경험의 부족, 신분적 제약, 노조 내부의 이중적 체계, 흩어져 있는 사업장과 직종간 이해대립 등등이 그러한 제약들이다. 이러한 제약들을 넘어서기 위해서도 밑으로부터 강고한 투쟁주체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다양한 현장통제에 맞서 일상투쟁(활동)을 활성화하기 일이 매우 시급히 요구된다고 하겠다.
3. 결론: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
지금까지 우리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적인 공공부문 구조조정 및 노동자계급의 공공부문 구조조정 반대투쟁의 경과 및 문제점 등을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이러한 논의를 전제로 하여 구조조정에 대항하는 노동자계급의 투쟁이 앞으로 어떻게 조직되어야 할 것인가를 총괄적으로 정리해 보려고 한다.
먼저, “경제위기, 대중의 빈곤 등은 현 시대 경제․사회문제의 원인이 결코 ‘효율’ 혹은 ‘경쟁’의 문제, 즉 ‘낮은 생산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고도의 생산력에 조응하지 못하는 적대적 생산관계에 있음을 직시하고”,18) 경쟁과 효율성이 아니라 노동자계급과 다수대중의 생존권 및 인간다운 삶을 향유할 권리의 보장을 구조조정 및 ‘민영화’ 등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대응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하며, 이 점에서 추호의 양보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런데 노동자계급에게 자신들의 삶을 ‘효율’과 ‘경쟁’에 종속시킬 것을 요구하는 논리는 독점자본측의 이익을 노골적으로 옹호하는 것에서부터 겉으로는 노동자계급을 비롯한 근로대중의 이익을 옹호하는 것과 같은 외양을 지닌 것에 이르기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다. 특히 노동자․민중의 이익을 옹호한다고 하면서도 ‘효율’과 ‘경쟁력의 강화’를 목표로 내세우는 일체의 주장들이 가진 문제점을 우리는 직시할 필요가 있다.
둘째,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부문 구조조정은 ‘공기업 민영화’를 중심 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앞에서 이미 지적한 것처럼, 공기업의 민영화는 대상기업이 잠재적으로든 현실적으로든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을 배경으로 하여 그 기업이 보다 철저하게 효율성과 경쟁의 논리 및 수익성 추구의 원리에 따라 운영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 점에서 공기업 민영화는 그것이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든 노동자계급과 다수대중의 희생을 요구한다. 그런 만큼 민영화문제와 관련하여 노동자계급은 결단코 민영화에 반대하고 공기업형태의 유지를 지지하는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그것이 어떠한 형태의 민영화이든 노동자계급은 모든 형태의 민영화에 단호하게 반대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진보진영과 노동조합 내에서도 민영화 자체를 반대하기보다는 민영화정책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정부의 시장주의적, 친재벌적 민영화론에 대항해 소유와 경영의 분리, 소유분산과 국민주/우리사주제 등을 핵심으로 하는 이른바 ‘합리적 민영화론’ 내지 ‘민주적 민영화론’이 제기되어 왔다.19) 실제로 한국중공업노조는,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작년 12월 28일 경영권매각(분할매각포함) 철회와 우리사주 배정 및 고용 승계 등을 보장받는 대신 한중 민영화에 합의해 주었는데, 이러한 형태의 ‘민영화’는, 이미 여러 논자들이 지적해온 바와 같이, ‘원칙적으로는’ 정부가 추진하는 공기업 민영화의 대안이 결코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20) 또한 전면 민영화는 반대해도 공기업의 분할매각은 수용해야 한다든지, 공기업의 민영화를 임금, 근로조건 등과 맞바꿀 수도 있지 않는가라는 인식이 나타나고 있는 현상과 관련하여, 분할매각이든 전면 민영화든 공기업의 매각은 반대해야 한다는 점과, 분할매각을 인정하는 순간 구조조정이 물밀 듯이 몰려올 것이라는 점이 분명히 인식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민영화반대투쟁은 본질적으로 노동자계급의 생존권을 확보하고 이미 쟁취한 권리들을 지키기 위한 투쟁과 불가분의 연관을 지니고 있다는 점, 임금, 근로조건의 개선이란 어디까지나 노동자의 단결과 투쟁의 성과로서 달성될 수 있는 것이지, 민영화가 되느냐 아니냐에 의해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대대적으로 교육될 필요가 있다. 또한 민영화 문제 등을 노동자계급과 다수대중의 삶의 관점이 아니라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함으로써 내국자본에로의 매각은 수용하면서 해외매각에만 반대하거나, 내국자본에로의 매각은 반대하지만 해외매각만을 전면적으로 부각시키는 것은 노동자계급의 민영화반대투쟁 전선을 크게 흩뜨리는 주요한 내부 요인임이 옳게 지적될 필요가 있다.
셋째, 노동자계급의 공공부문 구조조정 반대투쟁은 공기업 민영화 반대투쟁을 중심 축으로 삼되 그 투쟁을 한편으로는 노동자대중의 생존권투쟁과 결합시키고, 다른 한편으로는 공공성의 축소와 시장경쟁원리의 도입 등에 반대하고 공공부문에 ‘상품논리’ 및 ‘이윤논리’가 침투하는 것을 최대한 막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공성의 축소․파괴 반대 및 공공성의 확대․강화를 위한 투쟁’21)과 결합시키는 것이 되어야 한다. 또한 공공부문 구조조정 반대투쟁은 공기업 운영의 민주화와 공기업에 대한 사회적 통제의 강화를 자신의 중요한 요구조건으로 제출해야 할 것이다.22) 나아가 공기업의 관료성과 비민주성을 앞세우는 이데올로기가 공공부문 구조조정 반대투쟁 및 공공성의 확대․강화를 위한 투쟁의 발전을 가로막는 이데올로기로서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사실에 비추어, 공기업의 관료성과 비민주성이 공적 소유구조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공기업에 대한 민주적-민중적-사회적 통제체제의 구축을 통해 사회발전의 적극적인 새로운 대안이 마련될 수 있는 점등이 대중적으로 선전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앞에서도 지적했지만, 4월에 실시될 15대 총선이 끝나면 정부가 공기업의 민영화를 중심으로 하는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점에 비추어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투쟁을 조직하기 위한 준비가 시급하게 행해져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를 위해서는 그간의 공공부분 노동자들의 투쟁의 성과와 한계 등이 옳게 평가될 필요가 있고, 공공성의 축소․파괴 반대 및 공공성의 확대․강화를 위한 폭넓은 연대전선을 형성하기 위한 노력이 행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소수라도 강고한 투쟁주체의 형성이 긴요하다고 하겠다.
넷째, 공공부문의 구조조정은, 정부 역시 그것을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 기업, 노동, 공공부문이라는 4대 부문의 구조조정의 하나로 내세우고 있는 데에서 드러나다시피, 한국경제 및 사회 전반의 신자유주의적인 구조조정의 한 부분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점에서 공공부문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노동자계급의 투쟁은 노동자․민중의 생존권을 확보하고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진보진영과 노동자․민중진영의 투쟁전선의 한 축으로 확고하게 편입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총선이 끝나면 공기업 민영화 등이 강도 높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공공부문 구조조정 반대투쟁이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노동자․민중의 전체 운동전선의 핵심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생존권을 확보하고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노동자․민중연대전선을 확고하게 조직하는 일은 무엇보다 민주노총에게 부과된 가장 중요한 당면과제에 속한다. 그리고 현 시기에 이르러 시민운동진영의 낙천․낙선운동이 노동자․민중운동으로부터 더욱 자립화되는 가운데 탈노동자적이고 탈민중적인 자신의 목소리를 보다 뚜렷하게 내고 있는 반면 노동자․민중진영의 연대투쟁전선은 표류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태를 극복하는 일은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노동자․민중진영 전체의 주요한 당면과제에 속한다.
다섯째, 공공성의 축소․파괴 반대 및 공공성의 확대․강화를 위한 투쟁은 사적 자본에 의한 경제지배를 전제로 하는 가운데 그 지배를 보완하기 위한 투쟁으로 한정해서는 안되고, 무엇보다 “국가적․공공적 소유를 확대․유지하고 독점자본가적 소유관계를 사회적 형태로 전화시켜 사회적 조절과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는 사회화정책” 추구23)의 일환으로, 그리고 그러한 사회화정책 추구를 가능케 하는 노동자․민중권력 창출을 위한 투쟁의 일환으로 배치되어야 한다. 이 점에서 공공부문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투쟁은 독점자본의 사회화 등을 위한 사적 자본부문에서의 노동자투쟁을 촉발하고 발전시키는 기폭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오늘날 독점 대기업들이 결국 국민 전체로부터 끌어들인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사실 등을 감안할 때 한국에서의 독점자본의 사회화는 재벌총수 및 재벌가족들의 재산환수, 은행대출금의 출자금으로의 전환 및 노동조합 소유분의 확대 등을 통해 독점재벌 지배하에 있는 기업을 ‘국․공유기업’이나 ‘노동조합소유기업’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통해 이룰 수 있다. 이와는 달리 흔히들 말하는 ‘국민주기업’이나 종업원주주기업’이란 소유 면에서도 결코 ‘사회적 소유기업’의 형태가 아님을 우리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24)
여섯째, 우리는 이미 이 발제문의 서두에서 공공부문 구조조정 반대투쟁의 방향과 체계 등이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어 있다는 점과, 정부가 민영화를 추진하거나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 공기업 노조들이 오랜 기간 어용의 그늘 아래 있은 결과 투쟁경험과 조직력이 취약하다는 공통된 특징들을 지니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로 인해 이러한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한편으로는 정부의 구조조정정책과 싸우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노조민주화 등을 이룩해 투쟁전선을 신속히 정비해야 한다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공부문 구조조정 반대투쟁은 (직선제 쟁취투쟁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노조민주화 투쟁과 확고하게 결부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민주노총과 한국노총과의 통합 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노동자통일전선을 이룩해 나가는 가운데에서도 구조조정 반대투쟁과 노조민주화 투쟁들을 어떻게 결합시켜 나갈 것인가는 노조운동이 직면한 중요한 당면과제의 하나이다. 이와 관련하여서는 통일전선은 어디까지나 투쟁 속에서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점, 그리고 위로부터의 통일전선보다 아래로부터의 통일전선의 구축이 보다 중요성을 가진다는 점이 지적될 수 있다. 또한 그러한 점들은 정부의 구조조정정책을 반대하는 동시에 노조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공공부문 노동자투쟁의 확고한 중심 축으로 들어서야 함을 가리키는 것이기도 하다.
1) 김성구, 「공기업 민영화정책에 대한 반론」, ꡔ경제위기, 신자유주의, 그리고 노동운동ꡕ, 도서출판 『현장에서 미래를』, 1999, 183쪽 참조.
2) 김세균, 「경제위기, 신자유주의, 그리고 노동운동」,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편, ꡔ경제위기, 신자유주의, 그리고 노동운동ꡕ, 337쪽.
3) 재정경제부,「99년 경제정책의 기본방향 및 정책과제」, 1998년 12. 29.
4) 기획예산처, 「공기업 민영화 및 경영혁신 추진 실적」, 1999. 10. 14 참조
5) 1차 계획으로 발표된 민영화 대상은 총 11개 기관 그 출자회사 21개이고, 2차 계획에서는 1차 계획에서 민영화 대상이었던 6개 기관을 포함하여 19개 모기업과 55개 자회사가 민영화 및 합리화 대상으로 발표되었다. 그런데 1차 계획에서는 포항종합제철, 한국중공업, 한국종합화학, 한국종합기술금융, 국정교과서 등 5개 기관과 이들의 21개 자회사가 완전민영화 대상으로, 한국전기통신공사, 한국담배인삼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대한 송유관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6개 기관은 단계적 민영화 대상으로 분류되어 있다. 그리고 2차 계획에서는 민영화대상으로 된 13개 기관의 자회사 55개 중 한국통신카드 등 12개는 완전민영화 대상으로, 한국통신기술 등 28개는 단계적 민영화 대상으로, 한국송유관공사 등 6개는 통폐합 대상으로, 그리고 한국PC통신 등 8개는 자체 구조조정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기획예산위원회, 「1차 공기업 민영화계획」, 1998. 7.3.; 기획예산위원회, 「2차 공기업 민영화 및 경영혁신 계획」, 1998.8.4 등 참조.
6) 99년 3월 정부는 ‘2001년까지 철도 기반시설과 운영을 분리, 철도청의 건설부문은 고속철도건설공단과 통합하여 가칭 「철도건설공단」으로 전환하고 운영부문은 민영화’한다는 분할 민영화방안을 발표했다. 그리고 철도청은 그러한 민영화에 대비하여 기업형 체계로 조직개편을 추진 99년 10월에 1단계 조직개편을, 그리고 2000년 1월 2단계 조직개편을 완료했다. 현재 철도는 민영화 출발 직전에 있고, 사전 정지작업으로서 경영합리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단계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2001년까지 7739명이 감원될 계획이 제출되어 있으며, 현재 계획을 넘어서는 초과 감원과 노동강도 강화가 상당부분 진행되고 있다.
7) 기획예산처, 「2000년도 업무계획새 천년의 ‘雄飛’와 ‘和合’을 위한 4대 목표, 10대과제, 30개 실천계획」, 2000. 2. 12.
8) Daum뉴스, 1999. 12. 28.
9) 기획예산처, 「2000년도 업무계획새 천년의 ‘雄飛’와 ‘和合’을 위한 4대 목표, 10대과제, 30개 실천계획」, 2000. 2. 12.; 기획예산처, 「2단계 공공부문개혁 추진방향」, 2000. 2. 9; 기획예산처, 「2000년도 공기업 경영혁신 추진지침」, 2000. 2 등 참조.
10) 전력산업 구조조정 계획은 이미 1970년대부터 제기되었고 1980년대 후반 들어 본격적 일정이 잡히기 시작했다. 1989년 8월, 한전은 국민주방식을 통한 민영화에 착수했고 해외 DR을 발행했다. 1994년에 정부는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한전에 대한 경영진단을 실시했는데, 상당기간 공기업체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행한 뒤에 민영화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출되었다. 그러나 97년 6월, 학계 및 연구기관, 관련업계, 정부측 위원 12인으로 ‘전력산업구조개편위원회’가 구성되고, 12차례의 위원회회의를 통해 구조개편의 기본방향이 논의되었으며, IMF 이후에 민영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기에 이른다. 기획예산위가 발표한 98년 7~8월 공기업 민영화 방안 속에 한전의 구조조정 계획을 1998년 10월 말까지 확정하기로 했고, 1차로 정부지분의 5%를 매각하였다. 이후 전력산업구조개편안이 확정되어 발전설비 일부, 즉 안양․부천 열병합발전소 및 화력발전소 2개를 1999년 중에 매각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어 발표된 2차 민영화방안은 대대적으로 조직개편과 인력감축계획을 담고 있다. 인력감축 계획은 1998년의 39454명에서 2001년까지 33220명으로 본사 30%, 사업소 14.7%씩 각각 축소, 조정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또한 민간위탁을 대폭 확대하여 건설, 전산, 통신분야에 민간위탁을 추진하고, 한일병원은 1999년에 의료법인화한 뒤 2001년 민영화하기로 하였다. 1999년 3월 26일 한전 지분 5%가 해외 매각(약 7.5억 달러)되었고, 6월 말 안양․부천 열병합 발전소 입찰이 실시되었다. 입찰에는 SK, 삼천리, 대성산업 등 국내 3개사와 GE캐피탈, CMG에너지 등 미국 9개사, 일본의 미쓰비시 등 23개의 외국업체가 참여했다. 6월에는 2009년 말까지 적용되는 ‘전력산업 구조개편 촉진에 관한 법률제정(안)’을 입법 청원하였다. 이 특별법은 한전의 분할․매각시 인허가의 승계, 조세특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9월 2일에는 발전소를 6개로 분리하는 Grouping방안이 확정되었다. 이 안은 현재가동 중인 발전소 및 건설 중인 42개 수․화력 발전소를 5개로 나누고, 원자력은 별도의 1개로 분리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분할 계획서를 작성, 10월에 이사회, 11월에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전력산업구조개편 촉진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는 대로 법인 설립 등기를 완료한다는 계획을 제출하였다. 하지만 1999년 12월 18일 국회 폐막으로 모든 안은 2000년으로 이월되어 있는 상태다.
11) 기획예산처, 「2000년도 공기업 경영혁신 추진지침」, 2000. 2
11) 이에 대해서는 채만수, 「자본의 구조조정 성격과 노동운동의 대응」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편, ꡔ경제위기, 신자유주의 그리고 노동운동ꡕ, 1999, 157쪽 이하; 김윤자, 「공기업민영화: 비판과 대안」, ꡔ진보평론ꡕ, 제2호(1999년 겨울호), 47쪽 참조.
12) Daum 뉴스 1999. 12. 28.
13) 사회진보연대, 『사회화와 노동』2000.3.7
14) 송유나, ꡔ민주노동과 대안ꡕ, 노동조합기업경영연구소, 2000년 2월호.
15) 이에 대해서는 윤효원, 「한국중공업노동조합의 민영화-빅딜저지 투쟁」, ꡔ노동사회ꡕ 2000년 1․2월호; 김수용, 「한국중공업 빅딜-민영화 반대 48일 파업투쟁」, ꡔ노동전선ꡕ 2000년 2월호 등 참조.
16) 윤효원, 앞의 글. 59쪽
17) 5월 7일 결의대회 주요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1. 노사자율교섭을 파기하는 공공부문 구조조정 중단할 것 2. 정부는 경제주권과 국민생활권을 위협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외자유출을 가져오는 국가기간산업 및 독점공기업의 해외분할매각 방침을 철회할 것 3. 기능직공무원의 고통분담만을 강요하는 일방적인 공무원 봉급삭감, 인력감축, 정년단축을 철회할 것.
18) 채만수, 앞의 글, 159쪽.
19) 예를 들어 김대환 교수 주도하에 진행된 연구프로젝트인 공공부문노동조합대표자회의 /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공기업의 경영혁신, 1996. 9; 공기업에 경쟁원리와 민간자금 도입에 찬성하고 있는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공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공공연맹의 의견」, 위의 자료집, 47~56쪽 및 김호선, 「공공부문 민영화 등 구조조정에 대한 우리의 입장」, 공공연맹 자료집, 『공기업의 올바른 구조조정과 민영화를 위하여』, 1998. 6.2 5; 설비비 국민주상환을 통한 ‘국민기업’으로의 민영화에 찬성하고 있는 한국통신노동조합, 「한국통신구조조정에 대한 노동조합의 의견ꡕ,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ꡔ민영화 등 구조조정에 대한 노동조합의 요구ꡕ, 1~5쪽 등 참조.
20) 이에 대해서는 채만수, 앞의 글, 160쪽 이하; 김성구, 앞의 글, 184쪽 이하; 조백현, 「우리사주를 통한 소유 및 경영참가 방안에 대한 비판」, 『민주노동과 대안』 1999년 11월호 참조.
21) 이와 관련하여, 노동운동은 기본적으로 ‘비상품적인 공공재 공급을 확대하고 그 축소에 반대하는 투쟁’, 즉 ‘시장에 대항하는 정치’(politics against market)를 전개해야 할 과제를 지니고 있음이 지적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공공재’란 일차적으로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일반적인 물질적-비물질적 조건’으로 기능하고 자본주의적 이윤생산의 율동에 기본적으로 종속되는 가운데 창출되기 때문에, 자본주의적 이윤생산 체제가 폐기되지 않는 한 그 부문이 말 그대로 공공재의 성격만을 온전히 지닌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노동운동은 그러한 한계 속에서도 ‘자본주의적 생산의 일반적인 물질적-비물질적 조건’이 공공재의 성격을 더 많이 지니도록 투쟁하고, 이미 확보한 공공재 생산 영역을 축소시키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히 맞서야 할 과제를 지니고 있다. 또한 이 과제의 수행을 위해 공공부문노조는 자본이 파악하는 바의 ‘공익’의 계급적 한계를 폭로하고, 그 한계를 넘어서 노동자계급과 국민 대다수의 보편적인 공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투쟁해야 하는 것이다.
22) 공기업운영의 민주화와 공기업에 대한 사회적 통제의 강화 방안으로서는 김윤자, 김상곤, 김기원 등은 ‘공공참여적 전문책임경영체제’, ‘경영자, 노동자, 공중 3자로 구성되는 책임자율경영’, ‘내부적 통제장치와 외부적 통제장치를 갖춘 전문책임 경영’ 등을 옹호하고 있는데(김윤자, 앞의 글, 49쪽, 김상곤, 「통신개방과 한국통신 민영화, 무엇이 문제인가」, 민교협 /학단협 외, 『통신개방과 한국통신 민영화에 대하 공청회』, 1995. 7. 6. 연세대 장기원기념관; 김기원, 「한국 재벌체제의 지양에 대한 일고찰」, 서울사회경제연구소 심포지엄 5 『‘위기의 한국경제,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자료집』, 146~148쪽참조), 이러한 견해는 공기업의 운영이 ‘민주적․민중적 운영위원회’에 의해 이루어져야 함을 가리키는 것인데, 본인의 견해로는 종업원총회 내지 종업원 평의회를 기업경영의 최고의사결정기구로 만들어 운영위원회가 이 기구의 민주적 통제하에서 활동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23) 김성구, 앞의 글, 186쪽
24) 김세균, 「경제위기, 신자유주의, 그리고 노동운동」,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편, ꡔ경제위기, 신자유주의, 그리고 노동운동ꡕ, 『현장에서 미래를』, 1999, 345쪽 이하 참조. 그런데 ‘사회적 소유기업’ 역시 자본주의체제 하에서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일반적인 물질적 조건’으로 기능하는 산업부문이거나 아니면 이윤생산을 목표로 하는 ‘자본주의적 기업’의 성격을 온전히 벗어날 수 없다. 그러한 ‘사회적 소유기업’들은 경제체제가 이윤생산이 아니라, ‘사회적 필요의 충족’을 목표로 하는 민주적 계획경제체제로 이행할 때에만 명실상부한 사회성을 획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