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 해고자 김석진 동지를 찾아
- 2000년 원직복직 쟁취, 현장의 힘 복원 위해 총매진할터-
현대 미포조선 김석진 동지는 지난 97년 4월
‘상사명령불복종’이라는 이유로 사측으로부터 해고당한 뒤
3년이 넘도록 생계비 한 푼 받지 못한 채 원직복직 투쟁을
전개하다가 지난 3월 부터는 공장앞 노숙투쟁에
돌입했습니다.
인터뷰 : 유원숙(울산노동교육협회)
“자랑스런 미포조선 2,300조합원의 이름앞에 부끄럼 없는
투쟁을 전개하겠습니다.” “자동차, 태광, 미포가 살면 울산이
살고, 전국이 산다. 미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돈 천억을 줘도
여길 떠날 수 없다. 반드시 복직을 해야만 한다.” 인터뷰가
끝날즈음 김석진 동지의 말이다.
막 도착한 농성장은 으레 생각하는 천막농성장이 아니다. 정문옆
1평가량 차지하는 한 귀퉁이 기둥기둥마다에 비닐이 빙
둘러쳐졌다. 그래서 바닷가 근처에 위치한 미포조선 바람은
유난히 차가웠고, 지나가는 차량 소음은 더 빽빽거렸다.
지난 3월 30일부터 노숙투쟁을 돌입한지 오늘로 54일째. 눈이 더
커진 김석진 동지는 상복을 입고 있었다. 아쉽게도 엇그제
임시대대에서 해고자 원직복직건이 빠진 채로 임단협 요구안이
확정되었다고 한다. ‘해고자 문제로 임단협이 어려워진다’는
등 회사측의 방해공작이 치열했던 것이다. 김동지는 회사측과의
격전을 비장히 준비하고 있다. 그런 각오로 상복을 입었다.
김석진 동지에게는 ‘현대미포조선 최초의 해고자’ 라는 별이
따라붙는다. 87년 노조결성 이후로도 자본의 논리와 삼엄한
감시통제가 군림하는 현장을 열어제꼈던 한 활동가에게,
현대자본은 주저없이 해고 결정을 했다. 지금 내외적으로 어려운
조건에서도 김동지는 단호하다. 그리고 이제 더 크고 질긴
싸움을 시작하려 한다.
“현장조합원들의 힘을 모아 조합활동 보복해고를 반드시
분쇄하고 당당하게 복직을 쟁취할 것입니다.”
김동지는 현장조합원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동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문
반갑습니다. 김석진 동지! 노숙투쟁 50여일을 넘게하고 계신데
너무 늦게 찾아뵙습니다. 동지의 해고경위와 배경을
말씀해주세요.
답
대의원 활동과 민노회 의장으로 활동하면서 홍보물
발행하였는데, 이를 못마땅히 여긴 사측 관리자가 작업시간을
통제했어요. 부당노동행위인거지요. 이에 대해 항의하자
담당과장과 큰소리로 언쟁이 붙었다고, ‘상사명령불복종 및
하극상’ 이라고 해고했죠. 그리고 “단체협약을 준수하라”
“무쟁의서명 중단하라” 등 현장통제를 폭로하고 비판하는
홍보물을 정기적으로 발행해왔는데, 사측은 홍보물 내용이
해석에 따라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트집잡고 (강경한 문구 전체)
‘회사명예훼손’으로 해고시켰지요.
문
‘명령불복종, 명예훼손’ 이 두 가지 이유를 해고사유로
내세웠군요. 3년 동안 생계비가 일체 지급되지 않아, 생계에
무척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현재까지 어떻게 지내오셨습니까?
답
97년 4월 26일에 해고되었는데, 생계비가 딱 끊겨버리게 되니
막막하더라구요. 대출받고 주변 활동가 도움받고 그랬지요.
문
김동지 해고 당시 민노회 초대의장으로 활동이 가로막혔겠군요.
또한 막 결성된지 얼마 되지 않은 민노회로서도 타격이 컸을
텐데 어떠셨습니까?
답
민노회 처음 결성할 때 17명으로 시작, 초대의장으로 활동한지
10개월만에 해고되어 동지들이 거의 떨어져나가고 민노회 깃발만
나부꼈지요. 그해 연말 민노회 부의장을 위원장으로 세워 7대
집행부하고 붙었는데 1표차로 떨어지고 말았어요. 그러다가
민노회 2기 의장이 두 번째로 해고됐어요. 홍보물 발행을 하고
여러가지 침체 겪어오다가 작년 99년에 민노회 조직부장을 하던
동지가 (현 위원장) 미포 역사상 압도적으로 당선되었습니다.
문
이번 노숙투쟁의 의미가 김석진 동지 복직과 함께 현장력을
복원하겠다는 남다른 각오로 시작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미포창립 이래 가장 압도적으로 당선되었다는
김희섭 집행부는 ‘현장탄압분쇄’ 열망은 안은 조합원 지지의
결과라고 합니다. 회사측의 현장탄압이 심각할 것이라고
느껴지는데요, 이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답
조기청소, 조기체조를 우선 꼽을 수 있고요. 현장에선 말도
못하고, 눈치만 보는 등 그야말로 현장분위기는 옴짝달싹도 못할
정도로 얼어붙어 있습니다. 조합원들이 사측 관리자들 감시
때문에 농성장엔 찾아오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전 퇴근하는
조합원들 손을 붙잡고 일일이 악수를 한답니다.
문
참, 김동지의 복직투쟁과 관련해 노동조합 및 현장조직의
결합정도가 궁금하네요.
답
5월 19일 올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하는 임시대의원대회가
열렸는데, 안타깝게 해고자 복직요구는 빠졌습니다. 쉽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어요.
민노회는 길이하 의장이 출퇴근 정문투쟁을 같이 합니다.
현장조직이 탄압받아 많은 동지들이 떠나고 활동을 중단한
상태지요. 의장 외에는 일부 떠나지 않은 민노회 조직원이라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
자본을 상대로 싸우는 농성조건이 어딘들 좋을리 없겠지만,
김동지의 조건은 특히 안좋아 보이는데요.
답
회사와 싸워서 겨우 천막을 친 정도입니다. 24시간 경비감시에
화장실, 물을 쓸 수도 없고 음식관계가 불편해요. 전기도
들어오지 않으니 춥고 몸이 아픕니다. 그외에 회사측이 동구청에
압력을 넣기도 하고, 허위비방행위 가처분 신청을 한 상태예요.
소환장이 나와 5월 29일 출두를 앞두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손배청구, 공권력 동원 등 본격적인 탄압이 예상됩니다.
문
사측의 경비를 피해서라도 김석진 동지의 복직투쟁을
지지격려하는 조합원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답
평일 말고 일요일 저녁이면 통닭, 박카스 등을 프랭카드 밑으로
살짝 주면서 고생하라고 합니다. 하청동지 중에는 봉투에
10만원을 주면서 끝까지 해보라, 열심히 해보라고 합니다. 그럴
때 정말 힘이 나지요.
문
해고된 이후 투쟁과정이나 농성과정중 특별히 기억나시는 일이
있으신가요?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답
97년 해고돼서 4월 26일 두달간 상복입고 투쟁한 적이
있었습니다. 조합원이나 조합 출입을 못하게 하고, 홍보물
뿌리면 경비가 빼앗아 던져버리고, 개끌리듯 경비들한테
끌려나와도 조합원들이 쳐다보는 일이 없었어요. 현장이
얼어붙은 거지요. 지금도 미행감시 항의하다 정문에서 경비한테
끌려나와도 조합원들 항의 한마디 하지 못합니다. 단, “못
도와줘서 미안하고 부끄럽다” 개인적으로 지나가다 이렇게
얘기합니다.
문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가능하면 지역일정까지
알려주십시오.
답
복직! 복직이지요. 복직돼서 꽁꽁 얼어붙은 현장을 활력있는
현장으로 만들고 강력한 민주노조를 건설해서 현장에서 열심히
투쟁하는 겁니다. 그리고 현장조직다운 힘있는 현장조직을
건설하는 겁니다. 지역 일정으로는 울해협 중심으로 지역
해복투가 5월22일 이후, 해고자가 직접 현대미포조선 사측과
한판 싸움을 준비하고 있고, 이를 위해 지역동지들과 대책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문
끝으로 전국의 동지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답
활동은 얼마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고민하는 게 아무리 해박한
지식, 고민을 동원하더라도 투쟁없이는 우리 권리를 찾을 수
없습니다. 한/노/정/연
김석진 동지에게 연대와 지지를 보냅시다!(011-882-9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