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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오만도의 경영전략과 노동조합운동

현장에서 미래를  제56호
신시연




‘발레오만도’의 경영전략과 노동조합운동


신 시 연

만도기계노동조합경주지부 사무장






1. 만도기계의 분할매각


IMF 사태가 터지면서 경제위기의 모든 희생을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하였던 김대중 정부는 단위사업장 차원에서는 구조조정을 무기삼아 정리해고, 임금삭감, 단협 개악을 전면적으로 단행했다. 한라그룹의 계열사였던 만도기계 역시 98년 이후 이러한 공격을 받았다. 특히 김대중 정부는 97년 12월 6일 한라그룹이 부도나자 만도기계는 수익성이 높았던 기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로스차일드를 통한 외자유치, 민주노조의 파괴, 기업구조조정의 표본으로 삼고자 부도사업장이라는 위기를 조성하면서 공격해왔었다. 이에 조합원들은 굽힘없이 투쟁했지만 현대자동차투쟁이 정리된 직후 경찰병력이 현장을 침탈하면서 정리해고, 임금반납 등 총체적인 공격을 받았었다. 그 뒤 만도기계는 투기자본을 포함, 와브꼬, 깁스, 발레오 등이 평택, 문막, 경주공장을 인수하면서 6개 사업장으로 분할매각 되었다. 특히 미국의 치어스 맨하탄과 스위스의 UBS는 투기자본으로서 자본을 투자하여 이윤만을 목적으로 투자한 것이며 발레오, 깁스, 와브꼬 등은 국내 자동차 시장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목표로 전략적으로 진출하였다.


<표> 만도기계의 분할매각 상황

기존법인

만도기계

평택, 문막, 익산

만도기계

경주

만도기계

평택상용5톤 라인

현재법인

(주)만도

발레오만도전장시스템스코리아(주)

와브꼬 코리아 잉크

매각시기

99년12월30일

1999년7월16일

1999년3월13일

매입자

미국 체어스맨하탄 등 다국적기업

프랑스 발레오

미국 와브꼬

자본의성격

투기자본

자동차부품 전문기업

자동차부품 전문기업

매각방식

채무를 제외한 매각

채무를 제외한 매각

 

노조

만도기계노동조합

만도기계노동조합

와브꼬코리아잉크노조

지역

경기, 강원, 전북

경북

 

특징

기존 만도경여진 경영

노동조합 분리를 원하고 있음

 


이렇게 만도기계가 분할매각되면서 정리해고, 희망퇴직 등으로 1,090여명이 사업장을 떠나게 되었고, 기존에 1사1노조 형태로 존재했던 만도기계노동조합은 현재 3사 1노조의 형태로 나뉘어지게 되었다.

이 과정을 좀 자세히 살펴보면, 한라그룹이 97년 부도나자 만도기계는 미국 로스차일드사를 통해 브릿지론(부채가 없는 회사를 만들기 위한 자금=로스차일드가 부채를 갚아 주고 이자를 먹는 방식)을 끌어와 공장을 분리 매각하기 위해, 98년 2월23일 노사간에 맺은 ‘고용안정합의서’도 파기하고 정리해고를 실시하여 1,000여명의 조합원을 해고시켰다. 그리고 9월3일에는 정리해고 반대, 생존권사수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던 전국 7개 공장에 16,000여명의 폭력경찰을 투입시켜 2,600여명을 연행하고 그중 40여명을 구속, 300여명 불구속 입건, 600여명 즉결심판 회부, 13명 해고라는 엄청난 탄압을 가했다. 만도기계 자본은 이렇게 98년을 외국자본에 팔아먹기 위해 인원을 줄이고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방식으로 사전작업을 한 뒤, 99년에는 해고자와 무급휴직자 문제, 현장조직 약화 등으로 어려운 상태에 있는 노동조합에게 대대적인 단협 개악안을 들고나와 외국자본이 문제삼을 수 있는 단협 조항을 개악하고자 했다. 98년의 투쟁으로 조직력이 훼손된 상태였기 때문에 노동조합은 많은 부분을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1)

만도기계자본은 이렇게 노동조합을 무력화 시켜놓고 외국 자본에 부채를 갚는다는 명목으로 공장을 분리매각하기 시작했다. 매각당시 노동조합은 노동조합과 만도기계 그리고 매입하고자 하는 외국기업간의 3자협상을 요청하였으나 만도기계의 반대와 노동조합의 대응력 부족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 결과 외국기업은 빠진 채 만도기계 지역 사업부와 노동조합 중앙이 아닌 지부간의 협상이 이루어져 공동대응하지 못하고 각계격파 당하고 말았다.

가장 먼저 평택 상용5톤라인이 와브꼬에 매각되었는데 당시 합의된 조건이 이후 다른 공장이 매각될 때도 적용되면서 그 수준을 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그 중 특히 쟁점이 되었던 것은 노조승계와 퇴직금 중간정산의 문제였는데, 노조승계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협조한다는 애매한 수준으로 합의되었고, 퇴직금 중간정산 문제는 당시 잔업 특근이 없는 상태에서 퇴직금을 계산하면 너무 적다고 판단하여 월 잔업40시간과 특근하루를 인정하는 안과 본인의 실근로시간이 많으면 실근로시간으로 하는 두 가지안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으로 합의되었다. 경주공장을 비롯한 모든 공장이 그 수준을 넘지 못했다.


1) 만도기계 평팩공장 상용5톤 브레이크 라인 매각


와브꼬는 원래 독일 기업이었으나 미국 아메리칸스텐다드 회사에서 인수 한 것으로, 현재 5톤라인은 ‘와브꼬 코리아 잉크’라는 법인으로 와브꼬사의 지점과 같은 회사로 되어있다. 아메리칸스텐다드 그룹의 와브꼬사는 독일, 홍콩, 일본 등에 있고 상용 ABS(브레이크)제품은 세계 시장 30%를 점유하고 있다. 회사는, 독일 본사에서 제품을 수입하여 완성사에 납품하는 것이 한국에서 생산하여 납품하는 것보다 이익이 더 많이 남기 때문에 일본의 와브꼬 제펜 잉크처럼 - 와브꼬가 일본의 자동차 부품회사인 산하쌔끼를 인수하여 생산을 중단하고 영업만 하고 있음 - 와브코 코리아잉크 역시 장기적으로는 생산을 하지 않고 영업지점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평택 5톤라인은 99년 3월13일 와브꼬에 매각되었고 만도기계노동조합을 탈퇴하고 3월18일 노동조합을 결성하여(종업원 70명중 기능직과 사무직의 비율이 반반이며 대리이하 10여명이 이번에 가입하여 조합원이 47명이다.) 4월19일부터 단체협약 교섭에 들어가 4개월간의 투쟁과 45일 간의 직장폐쇄로 단협이 개악2)되면서 마무리되었다. 지금의 대표이사는 쌍용자동차 개발부 상무 출신으로 노사관계에 있어서는 대단히 일방적이며, 외국기업은 망하면 털고 떠나면 그만이라며 협박을 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와브꼬의 기업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고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을 하고 있다.

5톤라인은 아직 평택공장안에 있으면서 월8천만원 정도의 임대료를 내고 사용중이나 공장이전을 준비하고 있다(2001년 2월 송탄 한산공단으로 이전 예정). 대부분의 조합원은 공장이 이전되는 것과 동시에 상당 부분 아웃소싱될 것으로 판단하여 5월25일 현재 임금인상, 아웃소싱, 공장이전과 관련한 교섭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회사는 현재 위원장을 고소․고발한 상태이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직장폐쇄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2) 만도기계 경주공장 프랑스 발레오 매각


만도기계의 채무를 제외한 경주공장의 영업권, 자산, 부동산, 권리 등 유무형 자산 모두를 1억6천5백만 달러에 1999년 7월16일 부로 인수한 프랑스 발레오는 자동차 부품시장에서 세계 10위안에 드는 기업이고 전장품 시장의 세계3위 기업으로서 수요자인 완성차 공장이 있는 전세계에 현지화를 추구하고 있는 기업이다. 세계 20개국에 118개의 공장과 30개의 연구소가 있으며 종원업이 51,700명이며 99년 매출액이 8조 5천억원에 이른다. 주요 생산품은 자동차 및 대형 트럭 부품으로 엔진, 세시와 트렌스미션, 디자인 및 보디, 실내 및 안전, 전장품 및 전기 엔진 등이다. 자동차 및 트럭의 OEM 및 A/S의 세계부품 시장을 겨냥하여 모든 분야에서 유럽의 리더 또는 세계 리더가 되고자하는 야심을 가지고 있다.

한국진출의 목적은 자동차부품 시장의 아시아 진출을 위해 경주공장을 인수하여 한국시장을 발판으로 중국, 일본시장을 점령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같은 발레오 자본으로는 대구에 합작회사의 형태로 클러치를 생산하는 ‘평화 발레오’가 있고, 충남 천안의 대한공조 지분도 갖게 되는데, 이것은 일본의 차량부품업체인 Unisia Jecs와 Zexel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함께 얻게 된 것이다(일본 업체의 지분을 GM이 갖고 있었으며 대한공조의 지분 또한 GM이 갖고 있어 GM과 함께 지분을 갖게 됨). 발레오가 국내의 자동차 부품시장을 확장하듯 최근에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을 인수 확장하고 있어 자금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발레오가 만도기계 경주공장을 인수할 당시 단협승계, 고용승계를 약속했으면서도 개인별 고용계약서작성과, 퇴직금과 관련한 확인서 서명을 강요하였는데 그 내용을 보면 “… 본인은 이에 만도에서의 고용관계와 관련하여 Closing일자까지 발생한 제반 청구에 관해서는 만도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만도에서의 고용관계와 관련한 VESK(발레오 만도전장시스템스코리아)에 대해서 어떠한 청구도 하지 않기로 약속합니다. 그러한 약속은 만도와의 고용관계의 결과로서 현재 또는 미래에 본인이 앓거나 앓을 수 있는 만성질환, 병 및 질병뿐 아니라 임금, 시간외 수당, 상여금, 부가혜택 및 보험을 포함하되 이에 한정되지 않는, 본인과 만도와의 고용관계에 관한 모든 청구에 적용됩니다. …” 라는 확인서에 서명하게 함으로써 발레오는 책임지지 않고 모든 책임을 만도에 넘기는 과정에서 96% 이상이 퇴직금을 중간 정산하였다. 노사간의 몇 차례에 걸친 협상을 통하여 매각 문제가 정리되었고, 부도 상황이라 고용과 임금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상태였기 때문에 고용, 단협 승계가 보장되면서 해외매각에 대한 반대나 부정적인 시각을 갖지 못하고 유야무야 매각되고 말았다.



2. 발레오의 경영전략


발레오로 인수되면서 상호가 「발레오만도전장시스템스코리아주식회사」로 변경되었다. 법인등록은 공동대표로 외국인 2명으로 되어 있으며 현재는 그중 1인이 상주하고 있고 재무담당이사는 프랑스인을 쓰고 있다. 경주공장의 주요생산품은 STARTER MOTOR(시동모타), ALTERNATOR MOTOR(배전기모타), D/B모타 3종류로 국내 3대 완성차에 납품하며, 국내 시장점유율은 S/T가 52.1%, ALT가 56.8%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발레오가 인수하여 처음 실시한 것은 공장내부의 벽, 바닥, 기계와 작업복을 흰색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그리고 사원 교육을 통해 ‘발레오 5대 정책’을 설명하고, 품질교육을 실시하여 발레오의 계획을 선전하면서 발레오의 정책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교육하였다. 또한 현장 통로의 천장에 가로세로 2M정도의 대형 인물사진을 걸어 두고 세계적인 기업임을 심어주려 하고 있다. 또 프랑스 발레오 공장에 사원들을 견학케 하여 발레오가 시행하고 있는 정책과 제도를 자연스럽게 도입․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발레오는 언제나 고객의 만족을 충족한다는 명분으로 4대 전략 방향과 5대 방침을 실시하고 있는데, 4대 전략방향으로는 “첫째, 세계진출(현지화): 선진국이건 신흥 공업국이건 세계시장에서 고객이 진출하는 데 따라 지속적으로 진출을 확대한다. 둘째, 첨단기술: 제품과 시스템에 관한 노하우 및 기술향상과 신기술이 가져다주는 지속적인 혁신을 위하여 끊임없이 기술을 개발한다. 셋째, 가격 경쟁력: 기업의 현재 및 미래 사업의 유지에 필요한 수익성을 확보하면서도 최저의 가격을 제공한다. 넷째, 전사적 품질: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하여 세계 최고 기준에 맞춘 국제적 품질 수준을 갖춘다” 등이다.

5대 방침은 ①전직원의 참여 ②협력업체의 일체감 ③발레오 생산시스템 ④전사적 품질 ⑤지속적인 혁신 등으로 “효율적으로 전략을 실천하기 위하여 발레오는 전세계에 있는 발레오 그룹의 모든 현장에서 5대 방침을 실시하고 있다. 5대 방침은 모든 관리자와 직원이 참여하며, 필요한 수단을 사용하여 발레오의 방법과 절차를 엄격히 준수하는 것이다”고 강조하고 있다.


소위 발레오 생산시스템으로 불리는 제도의 도입을 둘러싸고 노사간에 많은 마찰이 있었는데, 특히 TRS제도, 개선제안제도, JRP행사 등에서 많은 이견이 발생했다.

‘TRS제도’란 일일생산량을 시간대별로 체크하는 것으로 회사는 장비 로스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노동조합은 생산량을 높이고 작업자들의 자유를 막아 작업시간에 작업장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하여 TRS용지를 수거하는 등 거부 투쟁을 했다. 그러나 완전철회는 시키지 못하고 하루생산량만 기록하는 것으로 합의하여 시행 중에 있다.

‘개선제안제도’란 만도기계 시절에도 있었던 제도이나 그때는 1건당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발레오는 현금지급은 없고, 매달 최고 제안자, 우수 제안자 등을 선정하여 포상하고, 1년에 1팀씩 우수팀을 선정하여 포상하는 방법으로 하겠다면서 1인당 년15건 이상을 강요하였다. 이것은 개인의 아이디어를 회사가 무상으로 훔쳐가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넘어 포상을 통해 노동자간 경쟁을 유발시키는 것이라고 판단하여 반대하였고, 그 결과 현재는 하지 않고 있다.

‘JRP행사’는 발레오의 기업문화로 매년 초 지난해의 경영실적보고와 올해 사업계획 및 장기적인 사업 목표를 전 종업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로 공장 내에서 실시하려 하였으나, 노동조합의 반대로 공장에서 하지 못하고 호텔에서 실시하였는데 노동조합은 호텔 정문 입구에서 행사 반대와 발레오자본의 각성을 촉구하는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다. 이날은 셋째주 토요일로 휴일이었는데, 회사는 일정상 다른 날을 잡을 수 없어 불가피하게 휴일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며 양해를 구했지만 노동조합은 기본적으로 회사행사를 핑계로 휴일날 조합원들을 출근시킬 수 없다하여 참여하지 않았다.


현장의 작업자들은 시각적인 것 외에 아직 크게 달라진 것을 느끼지는 못하고 있다. 시각적인 것은 공장, 기계, 작업복 색깔이 모두 흰색으로 바뀌었다는 것과 식당이 개선되고 외국인을 자주 많이 볼 수 있다는 것 정도이다. 작업복의 색상과 관련해서는 노사간의 입장차이로 오래 동안 갈등이 있었는데, 노동조합은 현재의 현장작업 조건상 흰색 작업복을 입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회사는 발레오 그룹의 전 사원들이 전세계에서 흰옷을 입고 일한다며 흰색을 고집하여 프랑스 공장처럼 작업복을 세탁해 주는 것으로 합의하여 추진 중에 있다.

그리고 현금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과 모든 금전 거래는 개인 급여통장으로 입금되며, 출장을 가더라도 본인 카드를 이용하고 그 금액만큼 지급하고 있다. 회사에 현금을 보유하지 않고 모든 것이 은행계좌 처리됨으로 처리 속도가 늦어지고 모든 돈은 프랑스인 재무담당 이사의 승인을 얻어 쓸 수 있다. 프랑스인 재무담당이사를 두는 것은 한국인을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절차의 번거러움으로 결재가 늦어져 경조금, 출장비 등의 처리에 대해 많은 불만이 있다.

현장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는 직책이 표시된 명찰 폐지다. 직책을 명찰에 표기하지 않고 있어 직급의 차별을 드러내지 않아, 표면적으로나마 직원의 평등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평가다.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 가치관, 노사관 차이로 회사의 임원2명이 사임-노동조합 현수막을 프랑스인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강제로 철거하라는 요구와 한국임원들은 강제로 철거할 경우 노동조합과 마찰이 일어날 수 있어 문제를 더 어렵게 할뿐이라는 한국임원의 판단을 무시하고 강행하라는 대표이사와의 이견과 작업복, 콘도이용권3)을 둘러싼 이견 등-하였으며, 지금도 일정부분 한국인 경영진과 프랑스 본사와의 이견차이가 있어 마찰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1) 임금, 노동시간 등 일반적 근로조건의 변화


대부분의 외국인 기업이 ‘김&장 법률사무소’를 통해 국내법을 이용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발레오도 이곳을 이용하고 있으며, 법에서 꼭 해야된다는 것은 하지만 해도되고 안해도 되는 애매한 것들은 절대하지 않는다.

임금 수준은 단협을 그대로 승계하였기 때문에 변한 것은 없으며 고정급 이외의 복지 부분이나 사원들에 대한 투자는 아직까지 하지 않고 있다. 현재는 임원들만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사무직 중 부서장 이상부터 연봉제를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전체 사무직 대상으로 연봉제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며 결국은 기능직까지 연봉제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설비투자 등 계획된 예산외에는 노동조합의 복지부분 지원요구를 잘 수용하지 않으려고 하며, 한국노동자들에 대한 추가투자에도 인색한 편이다.

노동시간은 생산량의 증가와 인원부족으로 예전보다는 많은 시간을 근무하여야 하나 노동조합에서 1일 잔업 2시간 이상을 통제하고 있어 실 근로 시간은 예전보다 줄어들었다. 그래서 물량이 부족한 제품은 사무직이 현장에서 작업을 하여 생산을 하고 있으며 부족한 소재는 외주 처리하고 있는 형편이고, 최대한 현장 인력충원은 하지 않고 자동화하여 생산량을 올리려는 계획하에 설비투자에만 전념하고 있다. 또한 정규직의 확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주)만도(문막,익산,평택)에서 하고자 하는 아웃소싱을 머지 않아 발레오(경주)에서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분기마다 개최하게되어 있는데도 발레오는 1년이 가까워오도록 개최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노사협의회는 합의되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이며, 노동조합이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이용하여 노조의 요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기존의 복지부분을 중단하고 있다.

2) 일상적인 현장통제


국내기업과 달리 프랑스 대사관을 통한 행정관청의 압력이 있다. 프랑스 대사관에서 경북도청을 통해 임금협상과 관련하여 경주시청에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사측은 대사관까지 움직이는 상황이기 때문에 노조가 투쟁을 할 경우 잘못하면 98년처럼 또다시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회유와 협박을 일상적으로 하고 있다. 물론 매각 초기에는 자본철수의 압력도 있었지만 현재는 주로 급변하는 경쟁시대에 노동조합의 투쟁으로 결품이 생기면 회사의 경쟁력이 떨어져 완성차 업체로부터 이원화 될 수 있다는 협박과 이원화되면 물량이 줄어 잔업, 특근 등을 못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매출도 줄어 회사가 어려워진다며 투쟁의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며 기업별노조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조합이 요구하지 않아도 회사의 이해와 맞아떨어지면 무엇이든 해주지만 회사가 아니라고 판단하면 안된다는 식이며 노동조합을 배제한 현장 작업자들 간담회, 설문지 조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의견을 듣고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물론 조합간부들도 대체로 초국적 자본에 대한 판단이 명확하지 못하다. 따라서 고용불안을 체감하지 않으면 그런데로 만족해하며, 단지 더 높은 임금을 기대할 뿐이다. 현재 현장 작업자들은 임금에 관심이 많고, 고용불안은 느끼지 않고 있다. 반대로 사무직원들은 외국어(영어) 습득 문제에 대한 강박과 유휴인력으로 인한 고용불안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발레오만도가 외국 기업이라 언제든지 사업을 포기하고 떠날 수 있다고 보고 있어서 회사의 발전이나 매출증대 등에 별다른 보람을 느끼기 못하고 있다.



3. 노동조합의 투쟁


1) 법인과 공장이 달라도 노동자는 하나


만도노조는 3사 1노조의 조직형태를 취하고 있다. 금속연맹의 신문인 「금속노동자」에서 만도기계노동조합의 형태를 ‘기형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오랜 세월 기업별 노조가 뿌리 깊은 우리 사회에선 분명 낯선 조직형태이다. 하지만 3사 1노조 5개 지부로 구성된 만도노조의 조직형태는 ‘노동자는 어떻게 단결하여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고 투쟁의 산물이다.

해외매각이 본격화되기 훨씬 이전인 95년 이미 법인이 분리된 (주)캄코를 조직대상에 포함하여 지부를 설치한 투쟁 경험이 있으며 VDO한라의 전신인 한라일렉트로닉스 또한 마찬가지였다.

98년 IMF와 함께 닥친 부도, 그로 인해 공장별 분리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당시 만도기계, 한라일렉트로닉스를 포함한 7개지부로 구성되어 있었다.-노동조합의 주요한 슬로건은 ‘법인과 공장은 달라도 우리는 하나’였다. 이와 같은 노동조합의 투쟁은 조합원 대부분에게 ‘회사 이름이 다르고 사장이 달라도 노조는 하나로 할 수 있다’는 공감을 형성하게 하였고 현재의 3사 1노조 5개 지부로 단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경주지부인 발레오만 해도 노조 분리의 움직임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발레오로 매각된 99년 8월 여름, 지부 집행부에 의해 노조 분리 논의가 구체화 된 적이 있어 총회가 개최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움직임은 경주지부 조합원 총회에서 부결됨으로써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잠복해 있는 문제였다.

이 문제가 최근 2000 임투의 핵심 관건이었던 3사 집단교섭을 중앙지도부가 포기하면서, 중앙지도부에 대한 불신과 완전히 일소되지 않은 기업별 의식이 상호 상승작용을 하며 조직분리의 기운에 불을 지피고 있는 상태이다. 현재 경주지부는 지부설립신고와 함께 법률적 노동조합의 지위를 획득하고 본조와 달리 지부 독자적인 임금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의 조직, 하나의 단체협약에 의해 동일한 근로조건을 가지고 있는 만도노조의 3사 1노조라는 조직형태는 분명 노동자들의 투쟁의 산물이다. 하지만 현재 ‘법인과 공장이 달라도 노동자는 하나’라는 슬로건 아래 뭉쳤던 만도노조는 뿌리깊은 기업별 의식과 자본의 거센 분리 공작에 직면에 있다.


2) 2000년 임금교섭


조합원 내부의 쟁점으로는 인력 충원 문제가 있는데, 강화된 노동강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인원을 충원해야 된다는 입장과 달리, 또다시 고용불안이 오면 인원을 짤라야 될지 모르니 어렵더라도 충원없이 현재의 인원으로 유지했으면 하는 생각들이 일정부분 내포되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현장직 사무직 전체적으로 얼마를 받을 것인가에 관심이 쏠려 있다. 또 발레오 자본을 상대로 하는 첫번째 임투이기 때문에 분명히 이겨야 한다는 생각들이 있다. 이를테면, 한국 노동자의 자존심이란 것이 깔려있는 것 같다. 하지만 공동교섭이 무산된 현재의 상황은 임금교섭 역시 개별교섭으로 진행되면서 복지와 사람에 대한 투자 기피로 노사협의회가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


3) 국내자본이든, 외국자본이든 해법은 하나


노동해방을 위해,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산별노조 건설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는 한국 노동운동의 대다수 지도자들이 권위의식과 노사협조주의에 사로잡혀 있다는 우려가 든다. 현장 조합원이 진정 믿고 따를 수 있는 투쟁을 만들어야 한다. 87년 이후 13년이 넘는 동안 조합원들은 많은 것을 보고 깨우쳐 왔다. 이제 얄팍한 선동 구호로는 투쟁을 조직할 수 없다. 정확한 목표와 믿음을 줄 수 있는 대안이 있을 때에만 조합원들이 함께 할 것이다. 보여주기 위한 투쟁, 협박용 투쟁이 아니라 현장 조합원이 진정 믿고 따를 수 있는 투쟁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한미투자협정법이 연말에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기업의 노동자들의 활동을 축소, 억압하는 법개정을 반대하고 막아내는 투쟁이 절실하다.

한/노/정/연


1) 조합전임자 본조 1명 축소, 지부 500명 미만 1명 축소, 58세 정년퇴직후 2년 연장근무를 1년연장으로 축소, 위원장 포상자 2호봉(일급500원) 승급 삭제, 유급휴일이었던 국군의날, 한글날 삭제, 안전보건교육시간 일부 축소, 단체교섭위원 15명에서 10명으로 축소 등.(99년 7월1일 단협체결)


2) 조합전임자 폐지, 인사제도개선위원회 폐지, 퇴직후 연장근무 폐지, 징계위원회 구성 축소 (5:5→1:3), 신설공장 이전시 기본계획 통보기간 축소 (12개월전→9개월전), 용역하도급 합의→협의, 휴일중복처리 폐지 등.


3) 예전에 만도기계에서는 회사의 콘도 이용권을 이용하여 사원들이 콘도를 할인 이용할 수 있었는데 발레오는 회사가 콘도이용권까지 해주어야 되느냐며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00-06-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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