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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을 둘러싼 논쟁

현장에서 미래를  제57호
김종건

한/노/정/연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을 둘러싼 논쟁


김 종 건

연구원/노동자정책연구팀 사회복지분과






작년 9월 7일 공포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김대중 정부의 세 가지 국정지표 중 생산적 복지 개념의 핵심정책으로 받아들여졌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생산적 복지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한편, 올해 2월 17일에 그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입법예고되면서 법의 시행과 적용을 둘러싼 논쟁은 보다 미시적인 차원에서 급격하게 진행되기 시작하였다. 법의 제정을 둘러싸고 형성되었던 갈등의 지형은, 신보수주의에 강한 영향을 받은 정부 일각과 전경련을 중심으로 한 법제정 추진을 반대하는 입장과, 법제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노동계를 포함한 시민사회단체의 입장이 대립하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일단 법이 제정되고 시행될 단계에 이르자 오히려 시민사회단체 쪽에서 제도의 시행을 반대하였다. 애초에 7월 시행예정이었던 것이 10월로 연기되면서 이 논쟁은 시행, 수정․보완 후 시행, 시행연기의 입장으로 구체화되며 더욱더 가열되고 있다. 여러 지점에서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핵심적인 쟁점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자 선정기준과 급여결정방식을 둘러싼 논의가 가장 첨예하다. 부연하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시행하는데 있어서 수급자 선정기준이 너무 엄격해 제도의 권리적 성격을 무색케 하고 있으며, 급여의 수준과 내용이 ‘최저생계비 수준’을 보장하는가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서는 우선 정부가 발표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시행과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고 다음에서 그것에 대한 상반된 입장을 개괄해 보자.



1. 보건복지부 발표안


<표1>1)

* 생계급여 결정 방식 = 최저생계비 - (가구소득+평균의료급여액+평균교육급여액)


<표2> 소득과 재산기준

가구규모

1인가구

2인가구

3인가구

4인가구

5인가구

6인이상

소득평가액(월)

32만원

54만원

74만원

93만원

106만원

120만원

재산가액

2,900만원

3,200만원

3,600만원


<표3> 2000년도 가구원수별․지역별 최저생계비

구분

1인가구

2인가구

3인가구

4인가구

5인가구

6인가구

대도시

344,243

570,112

784,164

986,370

1,121,503

1,265,531

중소도시

324,011

536,614

738,076

928,398

1,055,588

1,191,134

농어촌

278,907

461,915

635,333

799,161

908,646

1,025,324


<표4> 주거면적 및 토지소유 기준

○ 재산 금액기준에 부합하더라도 다음에 해당하는 자는 수급자 선정 제외

구분

선정 제외대상자

주택

?전용면적 15평(50㎡)을 초과하는 주택 소유가구

?전용면적 20평(66㎡)을 초과하는 주택 임차가구

  ※ 재래식 농가주택은 적용 제외

토지

?농업 종사가구 중 시?군?구별 가구당 평균농지소유면적을 초과하는 농지를 소유한 가구


2. 연대회의의 입장 : 가혹한 수급자 선정기준 철폐, 입법취지 살려 실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추진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에는 참여연대를 비롯한 각 지역 시민단체, 민주노총을 비롯한 전국의료보험노동조합과 실업극복관련단체, 기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한국여성단체연합 그리고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등의 단위가 참여하고 있다. 연대회의에서 정책제안 능력뿐만 아니라 반대입장에 대한 대응에서도 가장 뛰어나고 발빠른 단위는 참여연대이다. 그래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대한 연대회의의 입장은 핵심사안에 대해 참여연대가 중심부를 그리고 다른 노동․시민․종교․사회단체들이 관련사안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연대회의의 기본적인 입장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도입은 헌법 34조에 명시되어 있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안정적인 생계를 보장하고 더 나아가 자활을 도모할 수 있는 튼튼한 사회적 안전망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법의 정신과 취지를 살리기 위한 제도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급여의 수준과 내용이 최저생계비 수준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2) 구체적으로 생계급여액 결정방식에 대해 연대회의는 현행의 방식에 대해 비판과 함께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즉 현재 생활보호제도에서의 산정방식으로 생계급여액을 산정한다고 하면 생계급여액과 가구 소득인정액을 합산하여도 해당가구의 최저생계비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현물로 이루어지는 급여 이외의 최저순생계비3)를 보장하여야만 최저생활을 보장한다고 할 수 있다. 평균의료급여, 평균교육급여는 수급가구 중 해당자가 있는 경우만 지급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전 가구에 일괄적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가정하여 생계급여가 이루어질 경우 의료급여와 교육급여 수급자가 없는 가구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생계비만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이것은 현행의 급여산정 방식으로는 최저순생계비가 보장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최저생계비에 의료와 교육과 같은 현물로 지급되는 부분의 비용만을 뺀 나머지 금액을 생계급여액의 산정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견해를 생산해내는 대표적인 논자는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의 문진영(서강대 수도자대학원 교수)과 허선(순천향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이다. 두 논자는 공히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제정과 그것의 시행은 한국의 사회복지사에 있어서 기존의 생활보호법이 갖는 의미와 명확히 구분짓는 역사적 사건으로서 그 의의를 부여하고 있다.

문진영은 시민의 ‘사회적 권리’라는 측면에서 기존의 생활보호법보다 한 차원 발전된 매우 개혁적인 법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즉 법률적인 측면에서도 시혜적 성격 대신 권리적 성격이 자리를 잡았으며, 제도의 내용면에 있어서도 인구학적 기준 대신 소득을 중심으로 한 자산조사에 따른 대상자 선정과 자활프로그램 그리고 주거급여의 신설 등을 통해 발전된 공공부조제도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보았다.4) 허선 역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가장 큰 특징이자 의의는 기초생활에 대한 보장을 국가의 의무이자 시민의 권리로 규정하고, 노동능력이 있건 없건 간에 최저생계비 이하의 소득을 가진 가구는 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으며 생계급여를 통해 기초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한 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5)

그러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시행에 대해서는 둘간에 견해의 차이가 있다. 문진영은 제도의 시행에 대한 정부의 안이 명백히 입법취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수정․보완되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의하고 있지만 사회보장의 낙후성을 고려한 한국적 상황에서 볼 때 제도를 안착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데 비해, 허선은 수급자 선정기준에서 생활보호법보다 더 강화된 재산기준, 주거면적 기준의 제한, 중소도시의 최저생계비를 소득기준으로 설정한 점 그리고 사회복지전문요원의 과중한 업무와 홍보부족 등의 문제들은 법의 취지 자체를 크게 왜곡시키고 있으므로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3.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반대론자들의 입장 : 10월 실시는 대혼란 야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실시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은 제도 자체를 근본적인 차원에서 문제제기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지만 시행과 관련해서 어떠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가 하는 측면에 있어서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제도 자체를 다른 제도로 전환하자는 입장이 있다. 거칠게 요약하자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보장이 수급권자의 근로의욕을 감퇴시킬 수 있으므로 복지병의 예방을 위하여 최저생계비와 실소득의 차이의 40%만을 생계비로 지급하고 점차로 50%로 올리자는 주장이다. 이러한 복지병 논리는 복지제도를 확충할수록 근로의욕을 감퇴시켜 장기적으로는 경제발전의 잠재력을 훼손시킨다는 가정에 기초하고 있는 것이다.6) 다른 하나는 충분히 논의를 거치지 않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10월 시행은 무리이니 연기해야 하며, 기존의 생활보호법을 보완하는 수준에 그쳐야 하며, 제도 자체를 재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7) 두번째의 견해를 갖고 있는 논자들을 중심으로 좀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안종범(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연기를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데, 기본적인 견해는 “우리의 복지지출이 적은 것은 우리 국민들이 그만큼 세금을 덜 내겠다고 묵시적으로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복지를 높이려면 세금부터 더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실시 연기의 논거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최저생계비 수준의 생활보장이 너무 높아 국가재정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즉 도시지역 거주 4인가족 기준 월93만원이라는 금액과 수급자수가 예상인원보다 초과되어 국가재정을 압박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소득파악능력의 부족으로 야기되는 부정수급자 문제 등으로 국가재정의 낭비가 초래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재원을 확보해 놓은 상태에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든가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추진단 자문위원인 나성린(한양대 상경대 교수)은 정부의 복지정책이 정치논리에 휩쓸려 국가재정 압박과 근로의욕 감퇴와 같은 도덕적 해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안종범과 비슷한 견해를 취하고 있으며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10월 실시에 대해서는 체계적으로 문제점을 논의하고 또 금년 3개월 실시 후 내년에 수정을 하자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김진수(강남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안종범과 나성린이 주장한 부분에서 국가재정 부담과 도덕적 해이의 문제 외에 소득파악과 관련된 행정을 담당할 사회복지전문요원의 부족 등 준비부족의 측면을 거론하면서 현실적으로는 실시되겠지만 기존의 생활보호법을 유지하면서 보완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국민기초생활제도의 실시에 대해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노/정/연


1) 앞의 글 “생산적복지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표1> ‘생활보호법과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제도적 성격비교’ 47쪽 참조.


2)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추진연대회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급여결정방식에 대한 연대회의의 입장”, 의견서, 2000. 6. 27.


3) 최저순생계비는 최저생계비 항목에서 주거비, 보건의료비, 교육비중에서 현물급여로 제공되는 부분을 제한 것을 말한다.


4) 문진영,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내용과 쟁점”,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추진연대활동 자료집, 1999. 9. 16 ; 문진영, “대상자 선정과 자산조사”,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월간 ꡔ복지동향ꡕ, 2000년 3월호, 제18호


5) 허선,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의 의의와 제도정착을 위한 시행방안”, 건강연대와 연대회의 공동주최, ‘새로운 시대 빈곤층 건강대책’ 토론회, 2000. 3. 17 ; 허선,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과정의 주요 쟁점과 그 대안”, 2000년도 춘계 한국사회복지정책학회 학술대회, 2000. 4. 24.


6) 류정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과 관련된 보수․기득권층의 저항이 도를 넘고 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월간 ꡔ복지동향ꡕ, 2000년 4월호, 제19호


7) 국가경영전략연구원 공동주최 월례토론, “한국의 복지정책 대토론-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10월 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대혼란 부를 것”, ꡔ월간조선ꡕ 2000년 7월호, 508-535쪽.


2000-07-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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