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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내몰린 하청 노동자들의 인간선언!”
대우조선 사내 하청 노동자 3개월째 끈질긴 투쟁
파견․용역 노동자 노동권 쟁취와 간접 고용 철폐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대우조선 직영 노동자들과 삼성중공업의 하청 노동자들도
연대
-대우조선은 폭력, 감금, 협박 등 탄압으로 일관해
1. 대우조선 사내 하청 노동자인 유창식(33세),
김승태(36세)씨의 싸움이 3개월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하청업체인 소영기업의 부당착취와 취업방해에 맞서 대우조선
정문 앞에서 외롭게 시작한 이들의 투쟁은, 그러나 이제 벼랑
끝으로 내몰릴 대로 내몰린 거제 지역 1만 여명의 조선 하청
노동자뿐 아니라 직영 노동자들에게도 큰 기대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2. 실제로 이들이 대우 조선소 서문에서 출근 투쟁을 시작한 7월
26일 이후로, 8월 8일부터는 대우 조선 “현장 중심의 노조
민주화 추진위원회”(이하 “현민추”) 소속 직영 노동자들
20여명이 함께 피켓팅을 시작했고, 이웃 삼성 중공업의 하청
노동자들이 퇴근 투쟁을 함께 하고 있으며, 대우조선의 다른
하청기업에 속한 노동자들이 이들을 위해 성금을 마련하는 등
거제 지역에 커다란 파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3. 평범한 하청 노동자였던 이들이 하청 노동자의 권익 쟁취를
위한 최전선에 서게 된 경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들은 2000년
1월 8일부터 6월 7일까지 소영기업(대표 이소영)에서
근로기준법에도 없고, 근로감독관조차 알지 못하는 직시급
8,300원을 받으며 배관일을 해 왔습니다. 6월 5일 소영기업은
가뜩이나 열악한 임금체계를 주, 월, 연차, 퇴직금 10%를
포함시킨 일당제로 전환함과 동시에, 회사가 원할 때는 언제든지
퇴사할 것이며, 3일 무단결근시 해고한다는 조항 등 심각한
노동착취와 고용불안을 가져오는 근로계약을 강요하였습니다.
또한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1월부터 5월까지 근무 경력을
무효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4. 이러한 악조건에서는 더 이상 일할 수 없다고 판단한 유창식,
김승태씨는 6월 7일 아침조회시간에 반장이 그만 둘 사람은 손을
들라고 해서 퇴사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리고 출입증과 공구를
반납하고 이틀 후에 퇴사처리를 해 준다는 말을 믿고 다른
업체인 라익기업에 입사서류를 제출했습니다. 퇴사처리가 된 줄
알았던 이들은 6월 13일 라익기업에서 안전교육을 받던 중
쫓겨났습니다. 소영기업이 “왜 우리 사람을 빼내가느냐”며
계속해서 퇴사처리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이중취업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소영기업은 고의적으로 퇴사처리를
지연시켜 이들의 취업을 방해하였습니다. 동료들은 이들이
대우조선 인력부에 시범 케이스로 전산처리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대우조선 하청 기업에 취업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5. 고용을 유연화하고, 임금 등 노동력사용 비용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사내 하청제도는 지금 현재 거제 대우조선에만 오천여명,
삼성 중공업까지 합하면 약 만여명의 하청 노동자가 일할 정도로
확장되었습니다. 사내 하청 노동자들은 더럽고, 힘들고, 어려운
일을 도맡아하고도, 직영 노동자들의 7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의 고용 불안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한 업체에 근무하는 기간이 평균 3개월에서 6개월을
넘어서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는 노동자들을 쉽게 충원하고
쉽게 자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한편으로는 대우조선과 하청
업체들의 이해에 부합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계속 이동할 수밖에 없는 하청 노동자들로 인해
어떤 기업은 심각한 인력부족을 겪기도 하고, 원청인 대우 조선
역시 원활한 업무 수행에 방해가 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들을 통제할 필요를 느꼈던 것입니다.
6. 실제로 유창식, 김승태씨와 함께 진정서를 제출한 노동자들의
진술서에 따르면 직영 플랜트 제작부의 문학용 기원은 5월 어느
월요일 아침 전체 조회 시간에, “내 허락없이 타업체로
이동하지 못한다. 내가 당신들 얼굴 다 알기 때문에, 서류
심사에서 탈락시키겠다.”고 하청 노동자들을 위협하였습니다.
이는 원청인 대우조선이 하청 노동자들을 관리하고, 이들의
고용에 직접적인 압력을 행사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또한 원청 관리자들은 작업 중이나 휴식 시간에도
하청 노동자들을 망원렌즈로 감시하면서, 원청과 하청 조반장
회의 때 마음에 들지 않는 노동자들을 해고시키라고 압력을 가한
적도 있습니다. 이처럼 원청 기업이 하청 기업의 고용과
노동과정에 대한 일체의 통제가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행태가 공공연하게 자행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7.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고 느낀 유창식, 김승태씨는 노동부에
그동안 받지 못했던 주, 월차에 관한 진정을 하는 한편, 7월
26일부터 대우조선 서문에서 출근 시간에 현수막을 들고
자신들이 당했던 부당한 경험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통영지방
노동사무소는 지난 8월 5일 이 진정건에 대해 기업대표 이소영을
형사입건하는 한편, 두 명에 대한 체불임금(유급휴일수당,
휴일근로수당, 주차수당, 월차수당) 총 224만 1000원을 8월
12일까지 지급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같은 노동부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현재 체불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영기업을 비롯한 다른 하청 기업 노동자들의 약 2000-2500인이
직시급제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상태이므로, 이들의 싸움은 하청
기업의 부당착취에 맞선 투쟁의 주요한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소영기업이 버티는 이유도 다른 수많은 하청 업체의 압력을
의식한 탓입니다.
8. 실제로 이들이 정당한 절차에 따라 임금인상을 요구하자,
임금체불과 회사 관리자의 폭행 등에 관한 문의가 노동단체에
잇따르고 있습니다. 삼성조선의 업체에 근무하는 양모씨(33)에
따르면 지난 6월 17일 사원들의 의견을 모아 불합리한 임금 등
근로조건 개선에 대한 요구안을 마련, 회사에 제출했으나
소장으로부터 욕설과 구타를 당해 전치 2주의 상해진단을 받았을
정도로 심각한 인간적 모욕과 인권침해를 당했습니다. 8월 21일
소영기업과 라익기업 노동자 23인이 소영기업을 상대로
체불임금건으로 노동부에 집단 진정을 했고, 8월 31일 현재
4,000여명이 ‘착취한 임금인 주, 월차 지급과 외주 노동잗르의
노동조건 실태 파악과 개선을 위한’ 탄원서에 서명했습니다.
9. 또한 8월 20일 하청 업체 여성 노동자들이 생계비를 모금하여
익명으로 이들의 통장에 입금시키고, 9월 1일 라익기업
노동자들이, 9월 2일에는 원우기업 노동자들이 생계비를
모금하여 전달했습니다. ‘현민추’ 노동자들은 매일 출퇴근
시간에 맞춰 외주노동자의 권리쟁취를 주장하는 유인물을
배포하며 시위를 계속하는 한편, 각계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또한 삼성 중공업 하청 노동자들 역시 퇴근 투쟁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주월차 수당 등 법정수당을 전체
외주노동자에게 적용하라는 등의 주장을 펴 많은 지지와 관심을
얻고 있습니다. 이처럼 두 노동자들의 싸움은 그들이 속한
하청기업과 대우조선의 울타리와 직영/하청 노동자의 분리를
넘어, 현재 52%를 넘어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권 쟁취
투쟁의 첫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10. 이들의 투쟁이 확산되는 것에 당황한 노동부는 부당한
방법으로 중재하기에만 급급하고, 대우조선은 연대투쟁을 하고
있는 ‘현민추’ 소속 노동자들을 감금, 폭행, 위협하는 등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8월 11일 노동부 근로감독관은 주,
월차를 정당하게 받겠다는 유창식, 김승태씨의 말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주월차를 받아왔는데 잘 모르고 진정했다고
진정내용을 바꾸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이루어 질
것이다.”라고 사측의 회유안을 던지는 등 책임을 방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8월 24일부터 현재까지 대우조선은 회사에
협조적인 노동자들을 통해 현민추의 주요간부 뿐 아니라 일반
회원들에게까지 신체상해와 해고 위협을 하여, 이번 투쟁의
종결을 강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9월 5일은 현민추 간부 5인에
명예훼손과 근무질서문란을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출석을 통보한
상태입니다.
11. 파견철폐 공대위에서는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이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는 투쟁만이 아니라, 외주 용역화를 통해
하청 노동자를 양산하고, 자신의 비용을 하청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는 대우조선의 구조조정에 대한 투쟁임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에 이 노동자들의 투쟁이 승리하는 날까지 함께
투쟁할 것입니다. 대우조선 사측 및 노동부는 ‘현민추’ 및
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이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80만 하청 용역노동자들과
40만 민주노총 노동자들의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