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간특별호: 한노정연 백서] 2007.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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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문화 행사' 단결과 연대의 마당으로
 세상만사/

현장에서 미래를  제111호
김형균

세상만사//


'노동문화행사'
단결과 연대의 마당으로

김형균 / 현대중공업 노동자



지난 7월말, 87년 7.8.9 투쟁을 계승하자는 의미를 담은 문화행사를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에서 열었다.
울산‘동구지역노조협의회’와‘현대중공업 현장 활동가 조직’,‘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가 함께 준비한 이번 행사는‘87에서 2005’, ‘내안의 차별을 넘어 세상의 평등을 향해’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이런 주제를 선정하게 된 배경은 87년 당시, 하청노동자가 있었지만 직영과 하청이 함께 파업을 해서 하청노동자들 전체가 직영으로 전환되는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과, 당시에는 직영과 하청노동자들끼리 임금차이도 별로 없었고 근무조건도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직영 노동자들과 하청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이 크게 차이가 나고, 하청 노동자들 중에서도 이주노동자와 여성노동자들의 임금은 더욱 적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87년에는 근무성적에 따라 상여금을 차등지급을 하면 많이 받은 사람은 미안함을 가지고 있었지만 2005년 지금은 직영과 하청, 내국인과 외국인, 남성과 여성의 임금차이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경향들이 있고 차별의 구조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이런 모습들과 함께 청소년, 장애인, 여성차별 등을 모두 담고 투쟁사업장의 투쟁보고까지 담아내는 문화행사였다.

현장 문화패들은 틈틈이 연습하고, 임단협을 진행하느라 여념이 없는 노조간부들이 어렵사리 준비하는 행사라서 수억 원씩을 들인 행사에 비해 초라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숨 막히도록 무더운 여름날, 현장에서 노동에 지친 몸을 달래고 뭔가 재미있는 것을 찾아서 해수욕장에 나온 사람들의 발걸음을 잡아두기에는 실력이 모자랐다. 오히려 해수욕장 주변에서 품바복장과 여장남자 복장으로 시선을 잡는 쇼에 관심을 많이 두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상을 그리며 기획을 하지만 막상 행사현장에서는 기획 때 상상했던 것처럼 표현되거나 진행되지 않는다.

무대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짜여진 구성력이 발휘되어야 할 공간이다. 하지만 좀 더 전문적인 기획역량을 쌓지 못한 채 단순한 경험만을 가지고 다양한 내용을 나열하면 언제나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문화행사를 기획하면서 참여한 노동자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 큰 내용 중의 하나다. 참여한 노동자와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가 문화행사 전반에 적극적으로 참석하는 것일 수도 있고 잘 짜여진 문예물을 보고 함께 공감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떠한 기획의 형태이든 관객을 억지로 끌어들이는 것은 아니어야 한다.

또 하나는 집회인지 문화행사인지 구분이 안 되는 경우이다.
행사를 진행하다보면 장기투쟁사업장 동지들을 소외시킬 수 없는 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투쟁보고와 연설을 삽입한다.
원칙적으로 따져본다면 아주 당연한 것이지만 문화적인 공간의 무대에서는 무대언어로 표현하면 더 좋을 것이다. 어떤 투쟁사업장이든 투쟁의 과정에서 다양한 문예물들이 만들어지는데 이런 내용들을 거칠게라도 표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문화행사는 치러야 하는 사업이 아니라 단결과 연대의 장이다
노조간부들은 사업계획에 따라 예산을 집행하는데 익숙해져서 그런지 문화행사를 치러야 할 사업으로만 인식하는 경향들이 많다.
87년 7.8.9투쟁의 성과로 만들어진 대부분의 노조들은 대부분 7월 달에 임단협이 집중되기 때문에 이 시기에 조합원들의 이해와 요구를 쟁취하는 것이 더 급해서 문화행사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하지만 생각의 폭을 좀 더 넓혀 보면 단위사업장 투쟁에만 골몰한다고 임단협의 수준이 크게 달라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87년 전국적인 규모의 연대투쟁의 기운으로 노조도 만들고 임금인상도 쟁취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본다면 결론은 아주 간단하다.
따라서 문화행사는 단순히 치러야할 대상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가 함께 연대하고 그 자리에서 큰 힘으로 승화시켜 나가는 것이며 87년 노동자대투쟁의 의미를 올바로 계승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

2005-08-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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