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노/동
국제노동
AFL-CIO 5년 평가
제인 슬로터(Jane Slaughter)*
* 노동문제 전문가로, ‘레이버 노트’(Labor Notes)에서 여러
권의 저서를 출간했으며, 이 글은 미국의 좌파정치조직
‘연대’(Solidarity)의 2000년 8월 총회에서 제출한
보고서이며, 동대회에서 채택되었다.
5년전 존 스위니 후보가 AFL-CIO 혁신이라는 공약을 내걸고
위원장선거에서 다수표를 획득하여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현재 AFL-CIO 지도부는 지속적으로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는 지도자들이 운동의 규모와 힘―그들 자신만의 개념정의에
따라―을 증대시키기를 원하면서도 실리조합주의(business
unionism)의 방법과 이데올로기에 여전히 매몰되어 있기 때문에
불가피한 것이다.
결산표의 긍정적 항목에는 2000년 2월 AFL-CIO의 이주노동자
정책상의 전환이 있다.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사면과 그들의
권리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은 유색 이주노동자에 관한
한 슬픈 역사를 가진 미국 노동운동에 있어서 명백한
진보이다.
이런 변화는 명백히 노동력 비중에서 계속 증가하는
이주노동자라는 부분을 인정하는 데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는
특히 조직화를 강조해온 스위니 위원장이 선호하는 부문에서
특히 그렇다. 자본가들이 다른 나라로 이전할 수 없는 저임금
서비스노동자(호텔 및 병원노동자, 건물관리 노동자 등).
이루지 못한 시애틀의 약속
AFL-CIO는 1999년 11월 시애틀에서 열린 WTO 반대시위에
조합원들이 참여하도록 소속 노동조합들을 독려하였다. 이
시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노동자와 청년, 환경활동가들의
새로운 동맹의 시작이 되기를 바랬었다.
시애틀의 노동자집회는 멕시코, 남아공, 카리브해 국가들과
중국, 유럽각국에서 온 지도자들과 더불어 국제연대를
과시하였다. 만약 수천명의 노조 행진단이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언론과 WTO 관료들은 청년들의 항의를 시대의 주류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쉽게 취급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애틀 시위는 스위니의 전임자인 레인 커클랜드(Lane
Kirkland)가 소집한 두 번의 워싱턴 연대의 날에 비하면 아주
왜소한 것이었음이 지적되어야 한다. 비록 1981년과 1991년의
행동이 아무것도 쟁취하지는 못했지만. 직접행동네트워크(Direct
Action Network)의 창조적이고 단호한 전술이 없었더라면,
시애틀의 경우도 마찬가지의 결과로 끝났었을 것이다.
‘레이버 노트’에 실린 한 노조 지부장의 말을 인용해 보자.
“노동운동은 기본적으로 WTO를 봉쇄한 젊은 활동가들의 용기에
의지했을 뿐이다. 직접행동이 없었다면, 노동자 행진은
저녁뉴스의 2분짜리 기사에서, ‘공업지대에 온 일군의 비효율적
노동조합원들이 좋았던 옛날로 돌아가기 위해 행진을
벌였다’라는 식의 취급을 당했을 것이다.”
많은 관찰자들이 시애틀을 “거리에서의 연합”이라고
언급했지만, “거리에서의 우연”이 보다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AFL-CIO는 시애틀에서 어떤 급진적인 것도 계획하지 않았다.
스위니의 요구는 WTO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
작업그룹”을 만드는 것이었다.
지난 11월의 격정적 시기에 가장 적극적인, 즉 청년들을
지지하고 행진하지 않기로 되어 있는 곳을 행진했던 노동조합
지부들 중의 하나는 우연치 않게도 개혁운동인 팀스터
노조민주화모임(Teamsters for a Democratic Union)의 회원들이
이끄는 시애틀의 팀스터 지부였다.
다른 글에서도 잘 드러나듯이, 최고 지도자들은 조합원들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 대규모 노동조합 행진대가 직접행동
구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행진로를 정했다.
겨우 4개월 후인 2000년 6월 15일, 세계은행과 IMF에 대항한
워싱턴의 시위에서 AFL-CIO는 새로운 연합(new coalition)에
관심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
AFL-CIO는 항의시위에 아주 뒤늦게 합류했으며, 조합원들을
동원하기 위해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어쨌든, IMF에 대한
AFL-CIO의 입장은 항상 IMF를 개혁하자는 것이었지, IMF를
폐지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AFL-CIO는 자신이 후원하는 4월
16일의 행진을 홍보하는 어떤 전단도 젊은 시위개가 계획했던
시애틀식 직접행동을 언급하지 않도록 감독했다.
스위니와 철강노조의 죠지 베커, 자동차노조의 스티브 요키치,
팀스터의 제임스 호파같은 고위 지도자들은 일주일 전에 열린,
중국과의 교역관계 정상화(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with China, PNTR)에 반대하는 노동자만의 집회와
로비데이(lobby day)에 대부분의 관심을 기울였다.
저항의 정치에서 고어에 대한 구애로
시애틀로 상징되는 새로운 정치의 핵심은 그 투쟁이 철저히
반기업적, 심지어 반자본주의적이었으며, 따라서 기업과 유착된
클린턴 정부에 대항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AFL-CIO의 PNTR
캠페인에서 이런 주제는 기껏해야 침묵되었을 뿐이다. 집회를
알리는 대부분의 노동조합 문건들을 볼 때, PNTR의 가장
열광적인 옹호자가 클린턴 정부(그리고 앨 고어)였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 대신에 AFL-CIO와 노동조합들은 미국의 일자리 보호에
국제주의적 색채를 더하려는 다소 속보이는 시도를 하면서
대부분의 수사를 중국의 인권실태, 심지어 중국 “공산주의”를
공격하는 데 할애했다.1) AFL-CIO 캠페인의 정치는 ATC(Against
the Current) 87호와 88호에 실린 킴 무디의 2부작 논문
“전지구적 자본과 경제 민족주의”에서 자세히 다루어져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자 여름 전당대회를 열 때쯤이 되면,
급진적 저항세력과의 동맹에 대한 AFL-CIO의 관심은 거의 사라진
상태였다. AFL-CIO 중앙은 필라델피아 시위를 승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펜실베니아 연맹은 이 시위를 승인했고 일부 지부들은
시위에 적극 참여하였다.
로스앤젤레스에서, AFL-CIO 중앙은 앨 고어에 대한 민주당
구애대의 일부였으며, 밖에서 고에게 도전하는 저항세력의
일부는 아니었다. LA 지역연맹은 스위니의 압력으로 “기업의
탐욕이 아닌 인간적 요구를” 위한 대규모 연대행진에 대한
승인을 거부했다.
그러나 지역연맹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시위를 지원했으며,
단협을 추진중인 서비스노조, 호텔노조, 교원노조와 연기자노조
등의 지부들은 AFL-CIO 중앙의 충고를 무시하고 자신들의 요구를
알리기 위해 언론의 스폿라이트를 이용했다.
작은 균열
상층 지도부 내부의 작은 균열은 비록 그것이 바닥의 현장
노동자들에게 느껴지지 않도록 하지만, 언급할 만한 가치는
있다. 1995년 스위니에 맞섰던 노동관료주의의 우익은 2001년
가을 선거에서 복귀의 희망을 품고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스위니는 호파의 표가 이런 우파의 도전을 막아주기를 바라고
있다. 바로 그것이 제임스 호파의 사진이 AFL-CIO의 기관지인
America@Work에 자주 등장하는 이유이다. 게다가 AFL-CIO는
팀스터 노조의 가짜 반부패 프로그램에 50만달러를 지원했고,
Overnite사에 대한 어설픈 파업에 60만달러를 지원하면서
무이자로 200만달러를 대부해 주었다.
또다른 내부마찰의 원인은 신자유주의적 “자유무역” 정책으로
피해를 입은 제조업 노동조합들이 이 이슈와 관련하여
서비스부문 노동조합에 비해 더욱 정부에 압박을 가하고
싶어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들은 서비스노조(SEIU) 출신인
스위니에게 압박을 가해 클린턴의 무역정책과 투쟁함에 있어
보다 공세적으로 나서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요키치와 호파는 민주당 대선경쟁에서 일찌감치 앨
고어를 승인하기를 원치 않았다. 그런 승인은 무역문제에 있어
본질적으로 굴복이기 때문이다. 스위니가 고어에 대한
조기승인을 위해 발벗고 나섰을 때, 그는 노동자 정치는
후보보다는 이슈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1995년 New Voice
후보의 공약이 거짓임을 스스로 폭로하였다.
조직화에 관한 복잡한 기록
노동운동의 주류의 관심은 미조직 노동자의 조직화와 이
전선에서 실질적 성과(비록 작은 이익일지라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소속 노동조합들은 스위니가 촉구한 것에
비해 조직화에 거의 동전 하나 투자하지 않고 있다.
이런 관성에 대한 AFL-CIO 위원장은 대답은 “새로운 동맹”(New
Alliance)인데, 그것은 명백히 한 수준의 관료와 다른 수준의
관료의 동맹을 의미한다. 새로운 동맹이란 주와 도시 차원의
지역본부에 대해 AFL-CIO 중앙에 보다 많은 권한을 부여하고,
몇몇 지역조직을 통합하여, 지역조직들이 더 많은 직원을 고용할
수 있게 하는 구조개편이다.
스위니는 AFL-CIO 위원장으로서 회원 조합에게 그가 바라는
조치를 취하도록 강제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지만, 어떤
위원회나 스탭을 문제삼을 수 있으며, 그렇게 한다.
스위니는 또한 합리적 조직화를 원한다. 즉, 무차별적
접근법으로 인해 모든 노동조합이 상이한 업종의 노동자들로
잡탕이 되게 하기보다는 기존의 관할구역에서 조직화사업을
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만약에 UAW가 수십만명의 자동차부품 노동자를
조직한다면, UAW는 대학원 조교들을 모집함으로써 얻는 이익보다
훨씬 더 막강한 힘을 갖게될 것이다. 그러나 제조업 노동조합들,
특히 철강노조는 그런 제한이 결국 노조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또한 전통적인 관할구역 내의 기업보다는 공무원, 사무직
또는 서비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조직에 덜 저항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어떤 경우든, 조직화가 최우선 과제인 한에서
그들이 확보할 수 있는 모든 조합비 납부자를 조직하려고 애쓸
각오가 되어 있다. 자본가에 맞선 단결된 힘의 잠재력은 명백히
부차적 고려사항일 뿐이다.
파멸로 가는 확실한 길
스위니는 조직화에 대해 강경한 어조로 말함과 동시에, 그를
포함한 다른 지도자들, 베커, 교원노조의 샌드라 펠드먼,
커뮤니케이션 노조의 모티 바 등은 스위니가 주도하는, “공동의
목적을 추구하여”(스위니의 편지에서 인용) 제너럴 일렉트릭의
사장 “중성자탄 잭” 웰치와의 비밀회담에 참여하였다.
웰치는 최고경영자들 사이에서 기록적인 이윤 때문에 존경을
받고 있는데, 이는 부분적으로는 미국의 공장을 폐쇄하고 멕시코
등지에서 공장을 다시 열어 노동조합에 대해 격렬하게
저항함으로써 이룩한 성과였다. 처음에 ‘레이버 노트’에서
그리고 최근에는 ‘비즈니스 위크’에서 폭로된 이 회담에는 GM,
AT&T, USX, Bechtel, Boeing and J.P. Morgan 등의 사장들도
참석했다.
스위니가 동료 노조지도자들에게 동반자관계를 역설하면서
필사적으로 추구했던 “다음 세대에 물려줄 우리의 유산”은
노동운동에 대한 그의 견해를 피력한 진술의 많은 부분과
일치하는 것이다. 그는 경영자들이 노동자들을 걱정했던 시대,
아마도 1950년대와 60년대를 그리워하며, 경영진에게 우리
모두가 나누어 가질 “더 큰 파이를 만들기” 위하여 노동조합을
받아들이라고 간청하고 있는 것이다.
한 노동조합 활동가는 과거에 스위니가 테어날 아기에 대한
연민으로 가득한 “생존권”(right-to-life) 운동가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스위니는 노동조합의 승인을 획득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 때때로 노동자들의 전투성을 지지했다. 그러나
일단 노동조합이 승인되면, 그는 노동자들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사장과 공동의 목적을 추구하기를 바란다.
“확실한 길”(The High Road)이라는 제목의 SEIU
조직화전략문건은 이 전망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병원노동자를 조직하는 활동가들은 겁내는 노동자들에게 일단
노동조합이 투표로 승인을 받으면 모든 쟁의가 끝날 것이라고
약속하라고.
스위니의 최우선 과제와 우리의 과제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노동운동의 양적 성장에 대한
노동관료들의 소망과 자본과의 대치에 대한 그들의 거부감
사이에 존재하는 명백한 모순을 이해하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AFL-CIO는 두가지 최우선 과제―조직화와 선거정치―에 대해
아주 명확하며, 이 두가지 핵심은 노동조합이 어떻게 자신의
사회적 위상을 증대시킬 것인가에 대한 스위니의 전망을
명확하게 요약하고 있다.
먼저, 노동운동은 조직화를 통하여 양적 증가를 이루어야 한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규모가 자동적으로 자본에 대한 힘으로
전화되지는 않는다. 특히 각 업종의 노동자들이 노조간의
경쟁으로 파편화되어 있으며, 그리고 노조의 전망이 협력과
“공동의 목적”인 경우에는 특히 그러하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규모는 한가지 점에서 보다
효과적이다―득표에서. 여론조사에 의하면, 노동조합원들은
비조합원보다 투표할 가능성이 높고, 민주당에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스위니의 전망으로 보자면, 노동자들은
간부들이 민주당에 투표하도록, 아니면 더 나아가 민주당 후보를
위해 활동하도록 확신시키기 위해 노동조합원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활발한 노동조합원들의 활동(과 든든한 노조의 캠페인 기금)은
역으로 민주당 정치인들이 노동자들의 우선적 과제에 관심을 더
기울이도록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대다수의 그런 정치인들이 기업측에 너무나
신세를 많이 져서 그런 전략을 현실적으로 만들지 못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스위니의 계획은 여전히
의심스럽다. 현장과 협상테이블에서 자신이 취약하다고 느끼는
노동조합원들은 후보에게 기부금을 내라는 간부들의 권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자본에 대한 도전을 피한 채, 선거를 통해 권력(또는 영향력)을
추구하려는 전체적인 계획은 훨씬 더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다. 자본가와의 대결을 피하는 것을 권력이 있는 곳을 피하는
것이다. 자본의 무자비함을 보면서도 거기에는 다시 가지
않으려는 스위니는 같은 사람들에게 그것은 매력적인
계획이다.
하지만 지름길이란 없다. 활동가들은 New Voice 지도부가 조직화
캠페인이나 시위행동의 승인과 같은 어떤 공간을 만들더라도,
그것을 지속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목표는
자본가나 정치가들과의 투쟁에서 생기는 계급의식을
희석화시키기 보다는 첨예화시킬 것이며, 미국의 노동조합을
변혁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자기조직화를 고무시킬 것이다.
한/노/정/연
* 출처: Against the Current, #89, volume XV, number
5(November/December 2000)
http://www.igc.org/solidarity/indexATC.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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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 원영수(국제기획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