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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조선거분석-정치적.정책적 전망의 격전장,그 정치적 함의

현장에서 미래를  제62호
최경희

민주노조 선거분석

- 정치적?정책적 전망의 격전장, 그 정치적 함의

최 경 희/연구위원



1. 들어가며

2001년 1월 18일은 민주노총 3기 임원선거일이다. 지금 현장은 선거투쟁을 중심으로 제 정치세력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민주노조운동의 역사가 많은 어려움 속에서 경향적으로 발전해 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한 조직의 임원을 선출하는 선거는 단순히 대표를 구성하는 형식적인 문제가 아닌, 조직의 정치적․이념적 노선 및 구체적 활동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정치적 활동임이 분명하다.

현시기 민주노조운동의 상황에 있어서 선거가 갖는 정치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고 보여진다. 첫째, 현단계는 거시적, 구조적인 측면에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관철하고자 하는 세력과 반신자유주의 투쟁을 조직하려고 하는 세력 사이의 계급투쟁이 전면기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1997년 이후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속에서 계급대립이 격화되면서, 그 계급대립을 정치적, 조직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주체를 형성하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중대한 기로에 있다는 것이다. 발전과 한계라는 동전의 양면이 한 사물 안에 공히 존재한다면, 1987년 이후 민주노조운동의 역사이래 민주노조운동의 한계를 실천적으로 극복하고 발전적 요소를 물질화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는 것이다. 오랫동안 제기된 노동운동의 계급적 주체형성이라는 역사적 임무는 계급대립이 첨예화되는 현시기에 구체적인 정치적 쟁점이 되어야 한다. 둘째, 실제로 민주노조운동의 역사도 사물의 존재양식처럼 한국의 부르주아 국가의 정치현실과의 상호작용과정에서 변화하였다. 군부독재의 시기, 문민독재의 시기, 국민정부의 시기를 거치면서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행동양태 또한 변화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상호작용의 시기를 거치면서도 놓칠 수 없는 것은 ‘노동자계급의 해방’을 가능하게 하는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주체형성’이라는 목표이다. 이러한 목표는 지난 국민의 정부 시기 상당히 많은 훼손을 당했다. 지금은 바로 이러한 근본적 목표를 재설정하는 중요한 시기로서, 국민의 정부, 즉 김대중 정권에 대한 명확한 정치적 태도, 판단이 세워져야 한다. 셋째, 신자유주의는 자본주의의 구조적 위기에 대한 총자본의 대변으로서 국가와 자본의 정치경제적 돌파구이다. 이러한 자본주의의 구조적 위기에 대해 단순히 신자유주의 반대 구호를 외치는 수준을 넘어 대안적인 정치적 주체세력으로서 노동자계급이 형성될 수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가 존재한다. 노동자계급이 이러한 자본주의의 위기 속에서 스스로 정치적 주체로서 서지 못한다면, 흔들리는 소부르주아는 지배계급과 연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즉 스스로 해방의 주체가 되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정치적 시기에 민주노조운동 내 선거의 의미는 중요하게 부각된다.

본고는 민주노총 위원장선거를 앞두고 2000년 하반기에 있었던 연맹, 단위 사업장의 선거과정을 중심으로 현시기 민주노조 선거의 쟁점, 양상 및 특징을 분석해 보려고 한다.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시기 민주노조운동에 있어 선거가 갖는 정치적 의미를 위와 같이 규정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구체적 현실에서 순전히 전개되어 나타나지는 않는다. 본고에서는 그 복잡한 현실의 전개과정을 정치적 의미로 독해하고자 노력한다.



2. 노동자계급에게 있어 선거의 의미

부르주아가 지배하는 자본주의 국가에서 노동자계급이 갖는 선거는 두 가지 차원으로 존재한다. 하나는 지배계급을 선출하는 선거의 영역이고 다른 하나는 피지배계급의 운동의 공간에서 존재하는 선거의 영역이다. 물론 이러한 차원을 기계적으로 분리하는 것은 일정 정도 문제를 갖고 있지만, 민주노조운동, 좀 더 확장하여 말한다면 노동자계급의 운동에 있어 ‘선거’라는 정치적 행위양태는 부르주아적 선거가 갖는 한계를 극복해야 하고 나아가 노동자계급의 새로운 선거의 전형을 창출해야 하는 이중적 과제를 갖는다는 문제의식이다. 전자는 대의제를 기반으로 한 자유민주주의라는 형식을 갖고 있는 부르주아 사회에서 시민으로서 1인 1표제라는 정치적 평등을 형식화하여 전사회적으로 구조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형식적 외피를 가장한 부르주아 선거는 ‘그들만의 리그’, ‘그들만의 정치적 메카니즘’을 갖고 있는 소외된 정치적 행위이다. 우리나라에서 선거는 지역주의에 기반한 정당구조로서 뚜렷한 정치적(이념적), 정책적 대립이 없는 인물 중심적 정치, 금권․관권정치, 비방과 욕설이 난무하는 정치문화를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고 이러한 정치현실에 대해 진보진영은 오랫동안 비판하여 왔다. 이러한 부르주아 선거공간에서도 노동자계급이 노동자계급적 투표를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제도적 개혁과 정치적 대안들을 고민하고 실천하였던 것 또한 현실의 다른 한 측면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한 측면의 운동 또한 많은 실패의 경험을 갖고 있다. 왜냐하면 노동자계급의 투표행위를 규정짓는 힘은 일회적, 순간적인 정치적 선동으로 쉽게 획득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조직적 노동운동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노동자계급의 삶의 공간에서 선거는 어떠한 정치적 경험의 장이어야 하는가? 그리고 무엇이 달라야 하는가? 첫째, 진정 올바른 정치적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경쟁의 공간이어야 한다. 그리하여 선거라는 공간은 각 후보진영이 갖는 정치적 노선의 차이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정치적․정책적 격론의 장이어야 한다. 각 후보진영의 정치적․정책적 차이를 선거기간 동안 이슈화해야 한다. 각 후보진영은 명확한 노선적 대립과 차이를 출발로 조합원들과의 긴박하고 예민한 정치적 토론의 장으로서 선거를 의미화시켜야 한다. 역으로 일상적인 시기에는 예민했던 문제들이 선거기간 동안 인맥과 정파로 인하여 파묻혀 버리는 우를 스스로 범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 선거운동 기간에는 민주노조운동, 노동자계급운동의 발전을 위해 책임지는 주체로서 전 노동자계급 구성원들이 활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의 주체는 후보로 출마하는 진영과 후보자 개인에게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전 노동자계급의 구성원이라는 것이다. 선거가 소외된 정치행위로 되지 않기 위해서는 노동자계급운동 전체의 의미로 확장되어야 하며 이것이 바로 진정한 참여정치라고 볼 수 있다. 상층중심의 봉쇄된 논의를 극복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요구들이 제기되어 조직의 위와 아래가 순환되어 정치적 토론을 통한 정치적 통일성을 획득해 나가야 하는 노동운동 내의 선거문화를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다. 바로 유권자로서의 노동조합원들의 정치적 경험과 판단에 대한 정치토론장이 되어야 하며 그러한 경험을 통해 정치의식이 변화, 고양되는 계기로서 작용되어야 한다고 판단한다. 이러한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경험의 장으로서 선거를 수행하기 위해서 지금 현재 민주노총이나 연맹 단위에서 실행하고 있는 대의원을 중심으로 한 간선제는 많은 한계를 갖고 있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3. 주요 현장의 선거과정 분석

1) 전교조

전교조는 1989년 ‘참교육’을 향한 교원노조 설립투쟁의 역사를 시작으로 현재 합법노조의 시기 2년을 경과하는 10년 이상의 조직역사를 갖고 있다.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수행은 교육현장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1995년 김영삼 정부 시기부터 교육개혁위원회를 중심으로 신교육개혁안이라는 것을 통하여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도입하였고 김대중 정부 시기에는 이러한 교육정책을 교육현장에 일반화하려 하였다. 교육현장은 1995년부터 2000년까지 한국교육의 신자유주의적 재편기를 지나왔다. 즉 경쟁적 시장논리를 교육현실에 적용하여 교육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이 엄혹한 시기, 그리고 합법노조로서의 전교조가 대정부 교섭을 경험했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이 시기에 전교조 위원장선거가 있었다.

제9대 전교조 위원장․수석부위원장선거는 기호 1번 조희주, 문성주 후보와 기호 2번 이수호, 김은형 후보의 출마로 시작되었다. 그 두 후보 진영간의 정책적 차이와 선거운동과정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전교조 선거가 갖는 특징과 양상을 분석하고자 한다.

먼저 각 후보의 차이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선거 슬로건은 다음과 같다.


기호 1번

기호 2번

신자유주의 반대! 공교육 강화!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참교육!

조합원에게 책임지는 지도부!

교사에게 자존심을!

학생에게 참교육을!

국민에게 희망을!


두 후보의 슬로건을 보면,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시기’와 합법노조로서의 전교조의 역사적 경험의 한계를 뛰어넘는 시기에 주요 투쟁의 핵심적 고리를 무엇으로 설정할 것인가에 대한 차이가 잘 드러나고 있다. 기호 1번은 신자유주의 반대의 명확성을 표현했고,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교육의 공공성이 훼손되는 교육현장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표현했으며, 지난 대정부 교섭의 실패를 극복하고자 책임지는 지도부에 대한 정치적 입장을 담고 있다. 기호 2번의 슬로건은 지금 현재 한국사회가 갖고 있는 특정한 정세에서 요구되어지는 정치적 목표를 선명하게 하였다기보다는 전교조 10여년 역사에서의 일반적 요구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국민에게 희망을!’이라고 하는 표현을 볼 때, 김대중 정권에 대한 불철저한 인식이 배어있다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각 후보진영의 정세인식과 투쟁방식, 조직관 등은 다음과 같다. 기호 1번 진영은 시장논리, 경쟁논리에 의한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편을 반대하고 공교육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7차 교육과정과 자립형 사립학교 도입이라는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저지하고 대다수의 학생을 위한 민중적인 참교육과정의 실현, 평준화의 전국확대, 무상의무교육제도의 확대와 진보적 학제개편의 기반조성, 교육여건의 획기적인 개선을 통해 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투쟁방식에 있어 기호 1번은 그동안 본부의 상층교섭주의, 타협적 투쟁노선에 일관되게 반대하고 선도적인 투쟁과 대중투쟁의 결합으로 전교조의 투쟁을 성공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며, 선봉대 투쟁과 10․24 연가투쟁을 대의원안으로 제출하여 하반기 대중적인 투쟁국면을 형성하였던 것처럼, 무모하고 지리한 투쟁전술이나 투쟁해야 할 시기에 투쟁을 회피하는 편향을 극복하고 대중을 신뢰하고 대중에 의거한 투쟁관을 가지고 있다. 인권, 성평등, 통일, 환경교육의 이념으로 참교육 내용을 담고 있으며 참교육과 통일교육의 방향을 재정립하여 새로운 참교육실천 운동을 전개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조직관으로서는 전국 단일산별노조를 견지하면서 급별, 설립자별 자주성과 전문성을 살릴 수 있도록 하는 조직개편과 조직운영 방안을 갖고 있다. 기호 2번은 정세로부터 도출된 투쟁목표의 구성이기보다는 전교조 조직 내적인 측면에서 합법 전교조 1기에 대한 평가를 통해 제기하고 있다. 1기 집행부는, 단체교섭의 법적 제약, 전략과 전술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일관된 지도력의 부족, 강력한 대중투쟁력을 교섭으로 이어가고 진전시켜내는 정치력의 미흡으로 조합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였다고 평가하면서, 새로운 대중운동으로서 복원된 전교조의 힘을 진정한 교육개혁과 전문직 노동조합건설이라는 과제로 제기하고 있고, 또한 7차 교육과정의 강행 속에 가속화되어 가는 학급 공동체의 파괴와 학교 교육의 부실화에 따른 사교육의 횡행, 교원의 전문성 저하와 신분불안 등 교육 위기 속에 밀어닥치고 있는 교육노동의 유연화 전략에 맞서 교원노조의 존립을 위한 치열한 투쟁을 요구하고 있다고 제기한다. 그래서 합법 2기 지도부는 이러한 과제를 수행해 나가면서 학교붕괴 속에서 교육에 대한 전망을 잃어 가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에게 전교조는 희망을 열어가야 하며 교사에게는 자존심을, 학생에게는 참교육을, 국민에게는 자녀들의 교육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는 전교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위와 같이 양 후보진영의 정세인식, 투쟁관, 차기 지도부의 목표의 차이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첫째,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시기에 대한 철저한 인식 정도의 차이이다. 정세인식으로부터 조직적 투쟁목표를 설정하느냐, 조직 자체의 내부 요구만으로 투쟁목표를 설정하느냐는 중요한 차이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현시기 민주노조, 민중운동의 역사적 국면의 이해의 차이로서 중요한 정치적 입장과 태도의 차이를 함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인식의 차이는 김대중 정권의 태도에 대한 차이로부터 기인하며, 이를 통해 향후 민중운동의 방향이 결정되는 것이다. 거칠게 말하자면, 기호 1번이 노동자적 관점으로서 참교육의 제도화와 실질화를 목표로 한다면 기호 2번은 현 체제의 민주화, 합리화를 참교육의 목표로 설정한다. 둘째, 김대중 정권에 대한 태도의 차이는 구체적인 투쟁관의 차이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기호 1번이 상층중심의 교섭주의적 투쟁방식에 대한 심각한 문제인식을 갖고 있으면서 투쟁을 통한 조직형성이라는 기본관점을 갖고 있다면, 기호 2번은 현실적, 법적 제약조건 내에서 교섭투쟁이 가진 한계만을 지적하고 있다. 이것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시기 대중투쟁에 대한 입장의 차이에 기인한다. 두 후보 진영 모두 대중투쟁을 강조하지만, 교섭을 잘하기 위해서 대중투쟁을 강조하는 것과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반대를 명확하게 할 수 있는 대중투쟁을 강조하는 것은 그 초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전교조를 중심으로 한 교육운동이 전체 민중운동과 어떠한 관계를 설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즉 교육운동과 노동운동의 관계설정에 대한 노선적 차이를 함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세관, 투쟁관, 조직관의 차이는 실제적인 선거과정에서 제대로 표현되며 대립하고 있는가? 이번 전교조 위원장선거에서 선거분위기는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한다. 12월 22일 단체협상이 끝난 이후 선거 일정에 돌입했다는 것, 그리고 대중들이 투쟁과정에서 느낀 피로 때문에 선거 자체의 분위기는 활성화되지 못하였다고 평가되었다. 교사대중전체는 일반적으로 교육부 교육정책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가지고 있어 책임있게 이끌어갈 지도력을 요구하였지만 이러한 요구조차 선거운동기간 동안 이슈화되지 못하였다. 이러한 이슈의 무력화 과정은 인물 중심적, 명망가 중심적 선거분위기로 변질되어 갔다. 선거기간 동안의 이슈는 초등학교의 본부체계의 분화, 여성할당제가 쟁점이 되어 각 후보진영의 기본적 정치적 입장과 정책들이 이슈화되지 못하는 왜곡현상이 나타났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는가? 첫째, 객관적 한계로서 교사 대중이 장기화된 단협 투쟁으로 투쟁의 피로감이 누적되어 있는 상태에서 선거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되어 나타났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다음으로는 선거운동기간이 짧은 관계로 두 진영의 정치적, 정책적 차이를 활동가 수준으로는 확산할 수 있었지만 교사 대중전체로는 확산시키지 못하였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정책토론회조차 상정되지 않는 전교조 선거운동 수준 자체의 문제점도 지적할 수 있다. 둘째, 주체적 활동의 한계로는 선거기간 동안 정책적 차이를 스스로 이슈화하지 못한 활동의 한계, 정책을 차별적으로 선전하는 주체적 노력의 미흡함을 지적할 수 있다. 그리고 짧은 선거기간 동안 지방에 대한 조직화 작업이 미흡하여 선거를 전국적인 분위기 속에 쟁점화시키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선거과정의 이면에서, 우리는 민주노조 선거운동기간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특징에 착목할 수 있다. 선거란 이전 지도부의 정치적, 정책적 입장과 태도, 활동을 평가하고 그동안 조직 내부의 다양한 의견, 정치적 입장들을 객관화, 이슈화하는 정치적 투쟁을 통하여 새로운 지도부가 대중적으로 동의받으면서 힘있는 지도부를 형성해야 하는 것인데, 이번 선거운동기간 동안에는 이러한 내용들이 제대로 표현, 실행되지 않았다. 즉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과 대정부 교섭이라는 투쟁전술에 대한 정치적, 정책적 판단의 차이가 선거기간 동안 이슈화되지 못했다는 한계를 갖는다. 이것은 후보진영뿐만 아니라 전교조 교사대중과의 관계에서 공히 한계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교조 위원장선거에서는 그동안 전교조 10여년 이상의 역사에서, 짧게는 1995-2000년 신자유주의적 교육재편 시기에서 두 진영간의 정치적, 정책적 입장의 차이들이 이슈화되는 계기였고, 기호 1번과 기호 2번의 48% 대 51%의 지지율은 선거 당락의 결과를 떠나 중요한 정치적,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즉 신자유주의 반대, 공교육 강화를 전면적으로 제기했던 기호 1번의 48%의 지지율은 반신자유주의를 요구했던 대중투쟁의 정치적 결과물임을 함의하는 것으로, 그간 전교조의 역사에서는 한 진영이 계속 주도적이었는데 이번 선거를 통해 진영간 대립과정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선거과정을 통해 전국적으로 고르게 나타난 지지율은 이후 반신자유주의적 교육운동의 대중적 기초를 획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 공공연맹

공공연맹의 사업장은 국가와 자본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핵심적 대상이다. 신자유주의는 공기업의 민영화를 절대절명의 과제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공공연맹 노동자들은 반신자유주의 투쟁의 전위투사로서의 정치적 사명을 부여받고 있다. 통신, 전력, 항공, 철도, 지하철은 민중의 삶에 직결되는 사회적, 공공적 사업장의 성격을 분명하게 갖고 있다. 이러한 공공성과 사회성을 요구받는 현장에 수요자 중심의 시장원리를 도입하는 것은 민중적 삶의 피폐화, 빈곤화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지난 년도 사회보험노조의 투쟁은 물론, 최근 공기업에 대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 대한 저항투쟁인 한통 계약직 노동자들의 파업투쟁과 그 파업투쟁이 갖고 있는 정치적 의미의 강조는 아무리 주장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객관적 정세에서 공공연맹의 통합 2기 임원선거의 정치적 중요도는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2000년 11월 27일 후보등록 마감부터 12월 13일 대의원 대회의 공공연맹 임원선거일까지 약 17일간의 선거운동기간을 마감했다. 두 명의 후보가 출마하여 공공연맹의 향후 진로를 결정하는 시간을 보냈다. 1번 후보진영인 박태주 위원장․김태일 수석부위원장․이문회 사무처장과 2번 후보진영인 양경규 위원장․양한웅 수석부위원장․서형석 사무처장 간의 싸움이었다. 두 후보진영 간의 정치적, 정책적 차이는 무엇인가? 공공연맹의 운동의 역사는 다른 어떠한 연맹보다 일정 정도의 발전적 운동의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에 예민하다고 판단된다. 지도부와 현장, 투쟁과 교섭, 정치적 전망과 정책능력 등 단순히 이분법적 구도에서 선전적 우선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만 파악할 수는 없다. 두 측면 모두 화두로 제시되고 있기 때문에 강조의 차이를 통하여서만 양 후보진영의 정치적 입장의 차이를 파악할 수 있다.

1번 후보진영은 노동운동의 활동방법에 대해서 비판적 입장을 제기했다. 내려꽂기식, 판에 박힌 사업방식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집회투쟁의 중심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으며, 정책능력을 중심으로 한 대정부 교섭투쟁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또한 대정부 교섭투쟁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공공연맹의 대산별로의 긴급한 전환을 요구했다. 기간의 공공연맹은 정책적 전망이 없는 운동으로 인해 패배감이 누적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국민과 함께 하는 노동운동’이 유실되어 운동이 대상화되어 있다고 평가하면서 계급성 못지 않은 대중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번 후보진영은 현재의 국면을 자본의 공세기, 노동운동의 위기의 시기라고 강조하면서 이러한 위기를 투쟁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본의 공세가 벌어지는 현시기는 노동자를 갉아먹고 결국 민주노조의 깃발을 갉아먹는 엄혹한 시기라는 판단에서, 투쟁 속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태일 동지, 최진욱 동지(사회보험노조), 김종배 동지들의 죽음과 눈물에 나타난 투쟁정신에 노동운동의 희망이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현재 자동차 학원노조 등 새로운 신생노조들의 형성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싸움과 미조직 노동자들이 조직화되는 아래로부터의 움직임에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10만 대통합을 만들었던 힘으로 대정부 직접투쟁을 가능하게 하는 ‘힘’을 만들어야 하며, 그러한 힘을 조직할 수 있는 강력한 지도력과 실천력을 구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손에는 투쟁, 다른 한 손에는 정책과 비전을 갖고 변화하는 운동을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연맹은 대의원이 투표하는 간선제의 형식을 갖고 있다. 간선제라는 형식은 대의원 선출에서 나타나는 현장분위기, 현장의 정치적 역학구도에 따라 1차적으로 규정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즉 공공연맹 전체 조합원을 직접적인 대면관계로 규정하는 대선전적, 정치적 투쟁으로 쉽게 외화되지 않는다. 따라서 대의원을 중심으로 한 선거운동은 공공연맹의 진로를 결정하는 임원선거가 상층중심적 논의로 제약된다거나 현장 조합원들의 예리한 비판적 견해들이 봉쇄되는 이중적 제약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선거 공간에서 제기된 이슈와 정책이 개별 조합원의 자기 문제로 인식될 수 없는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선거의 분위기는 전조합적 차원으로 확산되지 않는 한계를 갖고 있다.

공공연맹 위원장 선거결과는 기호 2번의 당선으로 귀결되었다. 전체 대의원 557명중 494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기호 2번은 266표를 획득했다. 무효는 11표였고 득표율은 53.8%였다. 공공연맹 2대 위원장 후보진영의 53.8%라는 득표율은 높은 지지라고 볼 수는 없다. 그만큼 대의원들의 정세에 대한 인식이 복잡하고, 후보에 대한 정치적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노동자․민중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현 구조조정이란 파도에 대한 방파제로서의 역할에 대한 기대뿐만 아니라 결연한 노동자 의식성을 기반으로 한 투쟁을 통해서 이 어려운 현실을 돌파할 수 있다는 판단이 우세했던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3) 대우자동차

대우자동차 노동조합 위원장선거는 바로 현시기 구조조정의 최전선에 놓여 있는 사업장이기 때문에 전 사회적으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도처리된 대우자동차에 대한 해법은 계급적 시각과 본질을 드러내는 사례이다. 즉 신자유주의는 초국적 금융자본을 중심으로 한 자본의 새로운 질서재편 시기로서, ‘해외매각’을 현실적 대안으로 제출하고 있는 국가와 자본의 본질적 이해를 드러내는 과정인 것이다. 대우자동차 해외매각의 문제는 이번 대우자동차만의 문제가 아니고, 이미 일각에서는 ‘해외매각’이 실현되었고 그것이 최선의 방법인 양 일반화되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중요한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대우자동차 처리방식을 둘러싼 계급투쟁의 양상은, 정리해고제를 둘러싼 ‘현대자동차’와 ‘한라중공업’ 사업장의 투쟁이 중요하게 제기되었던 것처럼, 1997년 이후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이 심연으로 관철되는 이 시기에 핵심적 영역이 되었으며 이에 대우자동차 노동조합 위원장선거는 중요하게 부각된다고 볼 수 있다. 해외자본에 대한 주식시장의 개방이 외국자본의 국내 노동자에 대한 간접적 지배형태를 양산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해외매각은 외국자본의 기업인수를 가능하게 하는 직접적인 지배형태인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노동자․민중의 삶이 한치의 걸러짐 없이 해외자본의 이해관계, 자본의 무정부성과 폭력성에 그대로 노출되는 과정인 것이다. 이는 노동자 개인의 생존권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기능적, 조직적 위상마저 쉽게 훼손 또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전락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17대 대우자동차 노동조합 위원장선거는 많은 후보등록과 결선투표라는 뜨거운 선거과정을 겪었다. 기호 1번 장지흔, 기호 2번 서희택, 기호 3번 김일섭, 기호 4번 원용복이 후보로서 선거에 임했다. 1차 선거결과는 다음과 같다.


지역

총원

기권

투표인원

무효

투표율

장지흔

서희택

김일섭

원용복

본조

7,296

  944

  6,352

  69

  87.1

685

1,887

2,509

1,202

정비지부

1,521

  136

  1,385

  14

  91.1

141

  323

  738

   168

창원지부

1,542

   83

  1,459

  34

  94.6

154

  362

  563

   346

군산지부

1,352

  209

  1,143

  19

  84.5

103

  267

  493

   261

부산지부

  580

   24

    556

   2

  95.9

  90

   84

  168

   212

동래지부

  345

   18

    327

   1

  94.8

  15

   41

  100

   170

부산정비

  209

    6

    203

   1

  97.1

   7

   82

   71

    42

합계

12,845

1,420

  11,425

140

  88.9

1,195

3,046

4,642

2,401

지지율

 

 

 

 

 

10.40%

26.70%

40.60%

21.10%


1차 선거결과의 분석은 다음과 같다. 첫째, 어느 후보도 50% 이상의 지지를 획득하지 못하였다. 물론 대등하게 나타난 이러한 1차 선거결과는 2차 선거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1차 선거에서 어느 후보도 50% 이상의 지지를 획득하지 못하였다는 것은, 현실에 대한 인식과 태도에 대한 차이들이 경쟁적으로 제출되었고 어느 후보의 정책적, 정치적 비전도 노동조합원 대중 다수의 지지를 얻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느 후보가 당선되어도 쉽게 노동조합의 통일적인 정책적 비전과 리더쉽을 발휘하는 데 제약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노동운동 내의 선거문화에서 기권율을 역사적으로 추적하여 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기권율이 11.05%로 높게 나타났다. 왜 기권율이 높게 나타났는가? 투표행위를 포기하는 것은 노동조합 위원장선거에 대한 정치적 무관심을 즉자적으로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참여적인 노동자계급의 선거문화가 진정하게 구현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수의 지지를 획득한 기호 3번 김일섭 후보의 전국적 지지율 분포는 다음과 같다.


 

용산

대전

광주

구로

대구

인천

부산정비

부산양산

동서울

군산

창원

부산지부

동래지부

본조

투표인원

95

177

130

130

45

166

202

76

196

1124

1425

554

326

8446

득표

41

  99

  78

104

20

  77

  77

57

107

493

563

168

100

3528

지지율(%)

55.9

55.9

  60

  80

44.4

46.9

38.1

75

54.6

43.9

39.5

30.3

30.7

41.8


기호 3번 김일섭 후보는 정비파트(용산, 대전, 광주, 구로, 대구, 인천, 부산, 부산양산)에서 높은 지지를 얻었고, 그중에서는 구로지역이 가장 높았고 부산지부와 동래지부가 제일 낮았다. 2차 결선투표를 통해 당선된 기호 3번 김일섭 후보의 정치적, 정책적 내용은 선거 슬로건에서도 파악될 수 있다. 김일섭 후보는 “포드와 맞설 강자!”라는 슬로건으로 포드사에 의한 해외매각 전략에 전면적으로 반대하는 태도를 밝혔다. 이에 조합원 다수는 어렵지만 중대한 선택을 내렸다. 이러한 선택을 내린 노동조합원들과 당선된 김일섭 집행부가 이러한 선거결과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투쟁 속에서 외화, 발전시킬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대우자동차 투쟁과정에서 남아있는 문제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대우자동차 17대 위원장선거에서의 노동조합원의 선택은 ‘포드사에 맞서’ 투쟁할 집행부의 선출이었다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4) 대우조선

대우조선의 19대 임원선거와 관련해서는 지난 ꡔ현장에서 미래를ꡕ 11월호에서 이찬희씨가 자세히 다루었다. 대우조선 사업장의 선거결과가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은, 11년 동안 집권신화를 자랑한 기존 집행부를 꺾었다는 측면뿐만 아니라 그 힘이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탄압에 맞섰던 현장조직 ‘현장 중심의 민주노조 추진위원회’(이하 현민추)가 하청노동자들과 연대투쟁한 결과라는 바로 그 점 때문이다.

7,500명의 조합원이 작업하고 있는 사업장에서 조직원 30명도 안되는 현민추가 당선된 이유는 반신자유주의 구조조정투쟁 목표의 선명성과 이전 지도부에 대한 정치적 판단에 동의한 대우조선 조합원의 정치적 선택이었다. 김정곤 후보진영은 선거기간 동안에도 외주하청노동자들과 투쟁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으며, 그리고 무엇보다 신자유주의 경영방식의 핵심인 노무관리시스템을 통한 노동자 감시, 노동조합의 관리시스템을 폭로하였는데, 김정곤 후보의 당선은 그를 통해 내적으로 잠재되어 있던 현장의 불만이 외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곤 후보진영은 대우조선 조합원의 완전고용 쟁취와 비정규직의 생존권 투쟁, 또한 그것을 포괄하는 진정한 산별을 전국적으로 건설할 것을 목적으로 제시했으며,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투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명확하게 제출하였다.

이러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반대투쟁의 선명성을 제시하면서 ‘투쟁’을 명확한 집행부의 목표로 설정한 김정곤 후보가 70%의 압승을 획득했다는 것은 대우조선 현장공간 뿐만 아니라 2001년을 준비하는 현장 조합원들에게 많은 희망을 줄 수 있었다. 이러한 70% 선거지지율은 조합원의 상태와 요구에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투쟁을 조직할 수 있었던 김정곤 집행부의 정치적 전망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4. 마치며

지금까지 3기 민주노총 임원선거를 앞두고 2000년 말에 있었던 전교조, 공공연맹, 대우자동차, 대우조선의 선거과정이 갖는 정치적 함의를 평가해 보았다. 이미 앞에서도 지적했던 것처럼 이제 민주노조운동 공간에서의 선거는 임원 또는 대표를 선출하는 형식적인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정치적, 정책적 노선을 결정하는 중요한 정치적 사업임이 드러났다. 분석된 단위의 선거결과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 김대중 정권에 대한 반신자유주의, 반김대중정권이라는 정치적 태도와 입장의 승리로 평가할 수 있지만 그러한 결과가 압도적이거나 우세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현재의 결과는 1997년 이후 가혹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최소한의 표현이며 반격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현시기를 아래로부터의 요구와 목소리를 투쟁으로 조직하여 반신자유주의와 반김대중 전선을 치면서 자본의 위기를 노동의 기회로 전화시키는 중요한 시기라고 한다면, 민주노총 임원선거과정은 이러한 이슈들, 이러한 내용들이 무력화되지 않고 전면화되는 정치토론의 장이어야 할 것이라고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선거과정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얻은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이번 민주노총 임원선거를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감성적인 판단을 ‘푸념’이나 ‘체념’으로 전락시키지 않고 ‘투쟁’의 힘으로 조직될 수 있는 ‘지도부’를 선택할 수 있는 정치적 활동의 공간으로 위치지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의 결과는 향후 노동운동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노/정/연


참고문헌


이찬희, “대우조선 19대 임원선거 평가”, ꡔ현장에서 미래를ꡕ, 2000년 11월호,  pp.108-115.

공공연맹 2000년 정기대의원대회 회의자료, 2000년 12월 13일.

전교조 제9대 위원장․수석부위원장 후보 정책자료집, 2000년 11월.

대우자동차 위원장선거 정책공약 초안 자료집, 선거결과 자료.

2001-01-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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