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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자본주의와 정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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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29 18:39: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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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인 |
 [제정남] 민주노동당의 ‘뜨거운 감자’, 당직·공직 분리제, [월간말]229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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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의 ‘뜨거운 감자’, 당직·공직 분리제
제정남 『민중의 소리』기자
[월간말]229호
민주노동당이 차기 최고위원 선거를 조기에 실시할 조짐이다.
차기 최고위원을 계획보다 앞당겨 선출해 ‘2006년 위원회’를 꾸리고, 2006년에 있을 지자체선거에 철저히 대비하려는 계획인 것이다.
현재 민주노동당 내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조기선거 실시 시기는 12월 이전 혹은 내년 초(06년 1월~2월). 이런 조기선거 논의는 현재 1기 최고위원회가 출범한지 1년 6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실시되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2년 임기의 최고위원이 조기경질 되는 것이냐’는 지적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6월부터 첫 활동을 시작한 1기 최고위원회의 경우, 같은 해 4·15총선으로 출범이 늦어졌었다. 이와 비교했을 때 내년 지자체선거를 앞두고 오히려 앞당겨지는 이번 최고위원선거는‘당 쇄신 차원’이라 평가되고 있다.
현행의 지도부 체제를 그대로 유지한 채 조기선거를 실시하자는 의견은 현재 민주노동당 당원들 사이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결국 민노당의 ‘당직공직 분리제’ 논의는 “당의 위기는 인물난이 아닌, 당 지도체계의 구조적 문제”라는 것이다.
이런 단편적인 상황조차도 최근 최고위원 조기선거 논의의 핵심은 인물 경질이 아닌 당 쇄신 차원이라는 것을 뒷받침 해 준다고 평가된다.
5년에 불과한 나이를 가진 민주노동당이 대중정치에 익숙한 걸출한 정치지도자를 배출하지 못함은, 어찌 보면 당연한 사실이다. “진보정당은 새로운 인물을 찾으려 해서는 안 되고 조직 내에서 길러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이다.
“밖에서 새 인물 찾지 말고 조직 안에서 길러내라”
민주노동당의 최고위원 조기선거 내부 논의 중에서 관심있게 살펴 볼 사안은, 진보정당의 기본 원칙임을 천명하고 제도화한 ‘당직공직 분리제’가 재논의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5월 6일 제7차 중앙위원회에서 확정된 민주노동당의 ‘당직공직 겸직 금지 원칙’은 “사회의 진정한 권력은 의회가 아닌 대중 속에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진보정당의 활동은 원내(국회) 중심이 아닌 원외 중심이 되어야 하며, 당직공직 분리를 통해 최고위원회가 원외 대중운동의 ‘중심 전략’ 구실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보정당 활동 이념으로 출발한 당직공직 분리제가 실시된 지 1년 만에, 이 정책(혹은 원칙)에 대한 전면적인 재논의가 최근 당내·외에서 일고 있는 것이다.
재검토 논의의 내용에서도 ▲겸직을 100% 금지한 현행 유지 ▲겸직금지 완전폐지 ▲당 대표 혹은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선까지의 폐지 등으로 다양하게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당직공직 분리제’ 실험을 실시한지 불과 1년 만에 정책의 재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우선 재검토의 배경에는 지자체 선거를 준비하기 위해 당의 인기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측면(대중성 강화)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덧붙여 최근 당 지지율이 10%이하선으로 추락하는 ‘당의 위기’와 관련해서도 “지도부 책임 단위를 일원화 시켜야 한다”는 것도 재검토의 핵심 사항이다.
민주노동당이 ‘당직공직 분리제’에 대한 재검토를 하면서까지 내년 지자체 선거에 집중하고자 하는 이유는 ‘전국 정당으로서의 발판 확보’와 ‘지방정치 경험 축적’이란 과실을 얻기 위해서다.
권력이 국회로 집중되는 한국 정치의 특성상, 지자체 선거에서 일정 정도의 성과를 얻는다 해도 정당별 정치지형의 변동이 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년 지자체의 경우 17대 국회 2년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을 받는 자리가 되는 것에 그 의의가 있다.
게다가 민주노동당의 경우, 국회를 중심으로 한 중앙정치에 대한 경험은 쌓여가고 있으나 지방정치에 대한 경험은 아주 없거나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기에 당의 지역기반 확대와 집권에 이르기 전까지의 지역정치활동 경험을 축적하기 위해서라도 내년 지자체 선거는 민주노동당에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내년 지자체 선거의 중요성을 살펴보는 이유는, “현재 지도부 체제로는 이다지도 중요한 내년 지자체 선거를 제대로 준비할 수 없다”는 문제인식에서 ‘당직공직 분리제’ 재검토 논의가 출발하기 때문이다.
즉, 앞서 살펴본 ‘당직공직 분리제’에 대한 재검토의 배경의 핵심은 “지도부 책임 단위 일원화”에 있다는 것이다.
“당 지도체제, 최고위-의원단으로 분리된 실정”
최근 민주노동당은 원내 진출 1년의 성과에 대해 ‘의원단 활동’과 ‘최고위 활동’으로 나눠 평가할 정도로 “당의 시스템이 구조적으로 이원화되어 있었다”는 소리를 듣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 5월 26일 ‘당직공직 분리제 검토 보고서’를 발행한 진보정치연구소는 ▲구조적으로 원외 지도부가 의원단을 지휘·통제할 능력을 가질 수 있는가 ▲현재의 원외 지도부가 의원단을 지휘·통제할 능력을 가질 수 있는가 등의 비판이 당 안팎에서 지난 1년 동안에 존재하고 있음을 발표했다.
진보정치연구소의 이 같은 분석은 “구조적으로 고급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의원과, 그렇지 않은 최고위원의 관계에서 최고위가 의원단을 지휘·통제할 수 없었을 것이다”와 “과거 민주노동당의 핵심 지도부들이 국회의원으로 진출해 있는 상황에서 이들보다 경험도 미숙하고 후배 세대인 최고위원들이 의원단에 대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었는가란 의견으로 풀어 설명된다.
당직공직 분리제 논의가 의원단과 최고위의 위상 논란에 까지 이른 것과 관련, 진보정치연구소는 “공직자(의원)들에게 정보와 권한이 집중되는 것을 극복하는 것이야말로 진보정당의 과제”라고 주장한다.
게다가 의원단과 최고위의 위상과 관련해서도 “당직공직 분리는 국회의원들의 모든 활동에 최고위가 개입하고 지시를 내린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당 강령이나 당 대회 결정 사항과 같은 중요한 정치적 결정들에 대해서 사전적 개입이 필요할 뿐이다”며 ‘당직공직 분리제’를 옹호하는 내용을 검토보고서에 실었다.
진보정치연구소의 이 같은 보고서 내용은, ‘당직공직 분리제’에 대한 논의의 핵심은 결국 “중앙당의 지도력에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사실 민주노동당의 현 대표는 당내 각 정치세력이 대표 자리를 놓고 대립하지 않기로 하자는데 동의한, 별다른 구속력은 존재하지 않는 일종의 ‘신사협정’의 결과이다. 게다가 당원 직접 선거로 선출된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도, 내부적으로 논란이 있을 수도 있으나, 당 내의 여러 정파들의 의견을 조율(혹은 눈치보며 행동)하는 정도의 역할만을 해왔다는 평이다.
즉, 관리형 지도부를 표방하며 출발한 현 지도부는 지난 1년 동안 뚜렷한 정치적 결단을 내리지 않은 채 보내온, 게다가 국민들을 상대로 한 것이 아닌 당내 의견그룹들만을 상대로 한 ‘얼굴마담’ 수준이었다는 것이 여러 정치전문가들의 악평이다.
하기에 최근 민주노동당의 지지율 하락으로 나타나는 ‘당 위기의 원인’을 분석할 때 당직공직 분리제라는 제도에서만 찾을 것이 아니라, 지난 1년간 실험해 본 관리형 지도부 체제의 실패에서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당원들 사이에서는 “최고위원 선출방법을 1인1표제로 실시해 당내 정치세력간의 균형을 맞추도록 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런 당원들의 의견제시도 ‘최고위가 중심이 된 당의 운영’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런 의견을 제시하는 당원들도 당 대표를 선출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주춤거리는 게 사실이다.
최고위원들, 소신껏 못하고 눈치만 봤다
민주노동당의 최고위원회는 당 대표,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3인과 최고위원 10명으로 구성된다. 최고위원 10명중에서 2명은 전농과 민주노총의 추천으로, 1명은 의원단에서 선출된다. 나머지 7명의 최고위원도 일반명부 3명과 여성명부 4명으로 선출 방법이 분리된다.
여기서 말하는 1인1표제는 당원들이 최고위원 7명을 선출함에 있어서 일반명부 3명과 여성명부 4명에 각각 1표를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즉 정확하게 말하면 1인 2표제가 되는 것이다. 일반명부와 여성명부로 나뉘는 이유는 민주노동당 특유의 여성할당제에 기인한다.
민주노동당은 현재 1인 7표제 선거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나, 해당 선거방식은 당원의 다수를 점하고 있는 특정 정치세력에게 최고위원이 독식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민주노동당 정치세력들은 지난해 최고위원회 선거에서 당 대표는 ‘진검승부’를 회피한 반면, 7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선거에는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가 가능한 승부를 벌였었다.
민주노동당의 지난 1년을 평가하는 데 있어 당 최고지도부 3인을 제외한 최고위원들의 활동을 평함에 있어서도 ‘소신정책이 아니라 너무 눈치를 봤다’는 평가가 있다. 결국, 1인7표제란 선거방식이 오히려 최고위원들의 소신정책을 방해하는, 정확하게는 눈치를 보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재 민주노동당의 쇄신 방법으로 거론되는 것은 ‘1년 실행해 본 당직공직 분리제의 재검토’와 ‘관리형 지도부 체제와 최고위 구성의 변화’로 압축되는 듯하다. 하지만 현재 민주노동당과 당원들 사이에서 위와 같은 방법을 통한 쇄신 논의는 아직 활발히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자체 선거를 앞둔 최고위 조기선거 실시 논의와 지지율 하락으로 당 쇄신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민주노동당이 당의 변화모습을 ‘당직공직 분리제의 철회’에서 찾을 지 ‘관리형 지도부 체제의 개편’에 둘 것인지 향후 민주노동당의 움직임에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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