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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4 01:39: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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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인 |
 [펌] “동반은 착시”, 민노 지지도 분석 보고서 파문 일 듯, [매일노동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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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치기 못하면 특공 2중대”
“동반은 착시”, 민노 지지도 분석 보고서 파문 일 듯
정용상 기자
[매일노동뉴스]2005.07.13.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동반상승 동반하락' 한다는 일반적 시각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보고서가 당 정책위원회에서 나왔다. 이 보고서는 민주노동당이 열린우리당과의 공조가 아닌 ‘갈라치기’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 파문이 예상된다. 이 보고서는 지난 11일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고됐으며, <매일노동뉴스>가 독점 공개한다.
"동반상승 동반하락은 착시현상"
11일 정책위에 보고된 ‘당 지지도 추이 분석 및 전략적 대응 방안 보고서’는 지난 1년간 각 당의 정당지지도를 추이를 근거로 민주노동당의 전략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보고서는 상관관계 분석(둘 이상의 변수들이 함께 변하는 정도와 관계의 형태를 제시해주는 통계기법), 회귀분석(변수들간의 상호관계 속에서 하나의 변수의 움직임이 다른 변수의 움직임에 변화를 보여주는 통계기법) 등 전문적인 통계기법을 사용해 ‘동반상승 동반하락’이 허구임을 실증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배철호 정책연구원은 다년간 여론조사 기관에서 일해 온 여론조사 전문가다.
보고서의 주장은 민주노동당의 일반적 시각과 상반된 시각이다. 또한 올 하반기 개혁사안에 대한 열린우리당과의 공조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당 지도부·의원단의 구상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 표1 상관관계 분석 결과.
(±)0.0~0.2
관계 없음
(±)0.2~0.4
관계 미약
(±)0.4~0.6
관계 있음
(±)0.6~0.8
강한 관계
(±)0.8~1.0
매우 강한 관계
보고서의 상관관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의 지지도 추이는 동반해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 드러났다. 지난 1년의 경우는 거의 상관관계가 없었고(.053), 지난 5개월간은 오히려 약한 부적(한쪽이 올라가면 한쪽이 내려가는) 상관관계(-.118)를 보이고 있었다. 반면 무당층의 변화와는 긴밀한 연관을 보이고 있다.
지난 1년간의 추이에선 강한 부적 상관관계(-.645)를 보였고, 지난 5개월간 추이에서도 약한 부적 상관관계(-.284)를 보이고 있다. 즉 무당층의 증가와 민주노동당 지지율 하락이 동시에 벌어졌다는 말이다. 5개월간 민주노동당과 무당층의 상관관계 형성이 약한 이유에 대해 배철호 연구원은 “민주노동당의 지지도가 박스권(고정지지층)만 남은 상황에서 정국흐름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지지율 변화의 패턴을 보여주는 상관관계 분석에 더해 타당 정당지지층 및 무당층의 상호관계 속에서, 타당 혹은 무당층이 민주노동당 지지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회귀분석 결과를 보면 민주노동당-열린우리당-무당층의 관계가 더 명확해진다.
▲ 표2 회귀분석 결과.
열린우리당-무당파의 관계만 놓고 봤을 때, 열린우리당 지지층의 변화보다 무당층의 변화가 민주노동당 지지율에 39.6% 더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열린우리당-한나라당-무당파의 관계를 모두 봤을 때도, 무당파층의 변화가 열린우리당 지지층 변화보다 13.5% 더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무당층의 증감이 민주노동당 지지율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 무관심층과 기존 정당에 실망한 자들을 어떻게 민주노동당의 지지로 끌어오는가가 당 정치활동의 중심 기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개혁정권 성공이 진보정치의 성공?
문제는 이같은 내용이 민주노동당의 일반적 시각과 다르고, 추진해온 정치행태와 상반된다는 점이다. ‘동반상승 동반하락’에 대한 당내 시각을 극명히 드러낸 것이 지난 6월8일 열렸던 ‘최고위원회 1년 평가 워크숍’이었다. 당시 발제자로 나선 홍형식 한길리서치 연구소장은 민주노동당의 지지도 추이의 특징 중 하나로 “열린우리당과 동반상승 동반하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천영세 의원단대표도 “노무현 정부가 성공해야 민주노동당이 성공할 수 있다”면서 공감을 표한 바 있다.
또한 지난 6월 국회에서 국방장관 해임안 부결에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이 공조한 것은 사실상 하반기 주도권을 개혁-진보 세력이 잡아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기반한 것이었다. 이후 민주노동당 내부에선 하반기 개혁 사안을 두고 열린우리당-민주노동당의 적극적인 공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의원 대표단과 최고위원회 등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이 보고서는 여론조사 결과 분석을 근거로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는 것이다.
배철호 연구원은 “범 진보-개혁 전선, 또는 반한나라당 전선 주장의 중요한 근거가 됐던 ‘동반상승 동반하락’의 근거 없음이 들어난 것”이라면서 “보수대 진보의 갈라치기를 추진하며 독자노선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보통 2중대가 아닌 ‘특공 2중대’ 역할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 것은 하락했다는 점뿐이다”
하지만 의문이 남는 것은 총선 이후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한 것도 사실이라는 점이다. 통계치로 논증이 된다고 해도 범 진보-개혁의 ‘동반자론’에 대한 정서적인 친밀도까지 사라지기 어렵다. 보고서는 총선 이후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의 동반 지지율 하락에 대해 ‘같이 떨어졌다는 점’만 같은 뿐 하락의 원인과 영향력이 모두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고서가 지적하는 하락 원인은 민주노동당의 경우 △정파 문제, 현안 대응 문제 등에서 나타난 ‘무감각’ △원내진출 이후 높아진 국민적 기대에 못 미치는 ‘무능력’ △당의 통합된 정치적 이미지가 부재한 ‘무정형’ 등 ‘3무(無)’라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열린우리당의 경우는 △당내 정체성 논란 등에서 나오는 ‘무원칙’ △총선이후 152석이라는 거대 의석을 가지고도 이룬 것이 없는 ‘무능력’ △집권세력으로서 명확한 성과를 내지 못한 ‘무성과’ 등 ‘3무(無)’를 지지도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두 당의 하락은 조건과 원인, 영향력까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배철호 연구원은 “민주노동당의 3무는 경범죄에 속한다면 열린우리당의 3무는 중범죄에 속한다”면서 “두가지를 같은 반열에 두고 개혁·진보의 문제로 묶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20% 정치가 살길이다”
또한 보고서는 총선에서 13.1%의 정당지지율을 얻은 이후, 민주노동당이 공고화 전략 즉, 지지층 굳히기 전략을 선택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배 연구원은 “13.1%는 탄핵 등 특수한 정치상황에서 나온 지지율이며, 당연히 거품이 존재했다”면서 “총선 직후부터 무리한 확장전략보다는 ‘기대’를 ‘지지’로 묶을 수 있는 공고화 전략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배 연구원은 “총선 직후에 전략적 선택이 없었던 것이 현재의 지지도 하락을 불러왔다”고 지적하며 “‘오른쪽 깜박이’는 나중에 켜도 늦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즉 20%의 잠재적 지지층을 확실한 지지자로 묶는 것, ‘20% 정치’를 했어야 한다는 말이다.
“집권 ‘경로’를 포함한 토론 필요”
보고서의 내용은 “개혁세력과의 공조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주대환 정책위원장의 주장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주 의장은 “민주노동당에게 열린우리당은 숙명적 극복대상”이라면서 “하반기 개혁공조의 과정을 외면할 필요는 없지만 많은 기대와 의미부여를 해선 안될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주 의장은 “독자노선의 강화와 무당층의 포섭만이 집권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여권과의 갈라치기와 무당파 끌어오기’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보고서는 향후 민주노동당의 원내 전략 및 발전방향과 관련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범진보-개혁 연대에 대한 시각,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에 대한 시각, 당 잠재 지지층에 대한 시각 등 혼재된 관점에 대한 정리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진보세력의 ‘집권’의 경로에 대해서도 토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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