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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2 01:23: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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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인 |
[이석호] 이철 한국철도공사 사장 인터뷰, <이코노미스트>2006.03.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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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조 빚 정부서 해결 땐 자구노력”
불법파업 때 단순 참가자들도 반드시 책임 물을 것
노조 파업에 원칙 지킨 이철 한국철도공사 사장
이석호
<이코노미스트>2006.03.21.
파업 기간 내내 원칙을 지켰던 이철(58)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자신이 노조와 싸우는 대표선수로 각인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어차피 그 직원들 데리고 다시 회사를 일으켜야 되는 거 아니냐”는 얘기다. 그는 직원들도 사장을 그렇게 생각해 주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묻지도 않았던 KTX 여승무원들 얘기를 먼저 꺼냈다. 여전히 파업을 하고 있는 여승무원 노조에 대해 섭섭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KTX 여승무원 노조의 주장은 일방적이다. 철도공사의 정규직으로 전환해 달라는 건데… 자기들이 중요한 업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정규직으로 전환해 달라는 거다. 입사 당시 계약직이라는 걸 알고 자필 서명까지 했다. 공사에서 속이거나 부당하게 계약직으로 만든 것이 아니다.”(KTX 여승무원 노조는 이에 대해 “취업 당시 계약직이 무엇인지 잘 몰랐고, 취업 담당자가 1년 지나면 정규직으로 바뀐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철도공사 측은 다시 “자필 서명한 계약서를 몰랐다고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고, 취업 담당자가 얘기한 1년 뒤 정규직 전환 가능성도 현 소속사인 철도유통의 정규직이란 의미일 뿐 공사 정규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재반박했다.)
여승무원들은 계약직 알고 입사
정규직 전환은 불가능한가?
“그렇다. 조건을 알고 들어왔지 않은가? 불법파업을 할 성질이 아니다. 비정규직이 옳으냐 그르냐, 이건 다른 차원의 문제다. 그것과 불법파업은 구분돼야 한다. 불법파업을 해 놓고 협상을 하자고 한다.”
불법파업에 대해 원칙적 대응하겠다고 했는데….
“이때까지 불법행위를 하더라도 노조 간부와 파업 지도부만 처벌받았다. 지휘부는 십자가를 지는 영웅이 되고 그 결과 현장에서 노조의 영향력이 더 커진다. 현장에는 경영자의 입장이 전달되는 통로가 거의 없다. 이것도 바꿔야 한다. 파업 지도부는 노조원들의 결정을 위임받은 조직이다. 불법파업은 노조 지도부만 아니라 가담한 노조원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
단순 가담자들에게도 책임을 묻겠다는 뜻인가?
“물론이다. 자기가 한 행동에 대해서는 자기가 책임을 져야 된다. 하지만 직위해제가 곧 해고나 파면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책임의식을 공유하는 것이다.”
다수를 상대로 징계를 하면 조직적 반발이 클 텐데….
“그 짐은 내가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파업은 끝났지만 후유증이 있지 않나?
“그리 크진 않다. 이제부터 내가 할 일은 철도 경영 정상화다. 직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싶다.”
철도 문제가 간단치 않다. 구조적이다.
“우리나라만큼 철도가 홀대를 받은 나라도 드물다. 지난 40년 동안 철도는 도로 대비 20% 남짓 투자돼 왔다. 사회적 비용, 환경적 비용을 생각한다면 대단히 잘못된 재정배분 방식이다. 그래서 부채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11조원이나 되는 빚을 정부가 해결해 달라는 얘기 아닌가?
“오해가 있다. 공사가 만든 빚이 아니다. 철도를 건설하면서 생긴 빚이다. 이걸 왜 공사가 부담해야 하나. 국가에서 건설하는 것 아닌가? 선로 사용료도 마찬가지다. 고속철의 경우 총수입의 31%를 선로 사용료로 낸다. 발군의 비율이다.”
실컷 얘기하곤 밖에 가선 딴소리
왜 그렇게 많은 빚이 생겼나?
“애초 타당성 조사, 계획이 잘못됐다. 1980년대 후반 정부가 고속철을 계획할 때 투자비는 줄이고 이익은 부풀려 계산했다. 의도적 오류였다. 철도 관계자들 대부분이 잘못된 계산인 걸 알았지만 덮고 지나왔다. 새로 생긴 부채가 아니라 사실을 직시하면서 나온 것이다.”
정부가 빚을 인수하면 뭘 내놓을수 있나?
“정부가 인수해야 한다는 주장은 국민의 부담을 줄이자는 얘기다. 공사가 떠안고 있으면 적자만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이자에 이자가 쌓이는 꼴이다. 이것만 해결되면 당장 경영정상화도 가능하다.”
정부와 조율은 되고 있나?
“총리실에 TF(태스크포스) 팀을 만들어 연구하고 있다. 6월 말에 최종안을 만들고 연내에 최종안에 따라 법률 개정이나 예산 편성을 한다고 들었다. ”
철도공사에서도 카드를 내놓아야 할 것 아닌가?
“이미 줄 건 다 줬다고 보고 있다.”
밖에서는 그렇게 안 본다.
“비장의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인적 구조조정도 포함되나?
“인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단언한다. 그렇게 되면 분란이 심해진다. 더 많은 교육투자와 기능인력 양성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
인적 구조조정 없이 단기간에 경영 수지를 개선시킬 방법이 있나?
“아웃풋을 늘리는 쪽으로 가야 한다. 워낙 큰 조직이기 때문에 인력이나 장비, 투자의 미스매칭(부정합)이 있다. 투자의 조정을 통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철도산업의 특성상 5~10년 정도 지나야 투자 조정의 효과가 나타난다. 과거 경영자들이 내부 리스트럭처링을 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자기 경영성적과 상관없지 않은가? 문제를 덮어두고 대외적으로 장밋빛 보고서만 냈다.”
11조원을 해결해 줘도 몇 년 뒤에 또 비슷한 일 생길까봐 걱정된다.
“정상적인 경영을 한다면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장담한다.”
건설부채 해결해 줘도 운영 적자가 누적되지 않나?
“건설부채 해결하면 이자 부담이 확 낮아진다. 그 외에도 몇몇 자구책이 있다. 예를 들어 소화물 사업은 매년 450억원 정도 적자를 보고 있다. 개인기업이라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인원 재배치 문제도 마찬가지다. 파업하기 전에 노조에서 3200명 인력 증원을 요구해 왔다. 인력이 부족한 현장만 합쳐서 낸 통계다. 인력이 남는 현장도 있다. 그 인원 합쳐 보니 3000명 정도 된다. 직무조정하면 별도 충원 없이 갈 수 있다. 하지만 단체협상에 노조 동의가 필요하다고 돼 있다. 바꿔야 된다. 인력을 적정하게 배치하고, 아웃풋을 내 이익을 내서 서로 나누는 구조로 가야 된다. 아직까지는 노조에서 못 믿겠다고 하고 있다.”
외국보다 높은 선로 사용료 내려야
충원 없이 직무조정으로 인력 문제 해결이 가능한가?
“그렇게 해야 한다. 필요하면 단순업무는 아웃소싱해서라도 인원 증원은 막아야 된다. 부채 탕감해 달라고 하면서 증원하면 어떻게 보겠나?”
노조 심정도 이해 간다. 사장은 3년마다 바뀌지 않나?
“맞다. 그래서 어떤 부분은 노사협약으로 만들어 줄 필요도 있고, 정부가 믿음을 줘야 하는 부분도 있다.”
전환배치된다고 치자. 자칫 효율성이 떨어지고 직원들 자리만 보전되는 것 아닌가?
“교육훈련을 강화하면 된다. 현실적인 대안이다. 이를 통해 회사의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 공사 직원들을 위한 잔치는 안 될 것이다. 취임 후 상임이사 전원이 자진사퇴했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결제 라인도 직제를 바꾸면서 대폭 축소했다. 상반기에 현장조직개편도 한다. 조직에 숨어서 노는 사람이 없어질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시설공단과 철도공사를 한꺼번에 공사화하거나 민영화하는 것이 낫지 않나?
“발언하기 굉장히 조심스러운 문제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은 한꺼번에 공사화시켜서 일부 업무를 분사 형태로 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다. 이렇게만 써 달라.”
북·러 철도 수장들을 만나러 가는데….
“철도 발전의 장기 플랜을 세우는 데 전기가 될 것이다. DJ(김대중 전 대통령) 방북에 관심이 많은데 우리로선 그렇게만 된다면 좋은 일이다. 이 문제도 논의될 것이다.”
파업 때 지킨 원칙이 ‘용두사미(龍頭巳尾)’로 끝나는 것은 아닌가?
“일부에서는 몇천 명 자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오해다. ‘직위해제=해고’는 아니다. 다만 책임은 끝까지 물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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