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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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7 18:11:49
박성인
[명숙] 류기혁 동지를 열사라 부르길 왜 주저하십니까?, <울산노동뉴스>2005.09.06.
류기혁 동지를 열사라 부르길 왜 주저하십니까?

명숙(전국여성노조울산지부장)
[울산노동뉴스]2005.09.06.

현대자본과 정권의 노동탄압에 못이겨 류기혁 동지는 떠났습니다.
그런데 책임 있는 조직에서 향후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답니다.
열사라고 규정하기 힘들다고. 열사라고 부르기 부담되시나요?
그러면 류기혁 동지라고 해요.
류기혁 동지의 소망을 이어, 그 뜻을 이어 투쟁으로 나섭시다.

우리는 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어야 합니까?

류기혁 동지, 맞습니다. 바보같은 열사입니다. 좀 치밀하게 유서라도 남기시든지, 근태문제로 구설수에 오르지 않을 정도로 정신을 차리고 잘 견디며 살았더라면 이런 논란은 필요 없을텐데 말입니다.

현대자본과 정권의 탄압에 저항하다 힘에 부치고 부쳐서 떠나간 동지를, 그 명백한 진실을 금방 알아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류기혁 동지의 삶, 비정규직 노동자의 구체적인 삶을 잘 모르시기 때문 아닐까요? '열사'의 개념을, 노동운동의 개념을 너무 협소하게 또는 고결하게 정한 것인가요? 아니면 열사로 규정했을 경우 받아 안아야 하는 정치적 부담 때문인가요? 아니면 우리들 곁에 슬금슬금 다가와 들어앉은 패배의식 때문인가요?

류기혁동지는 열성적인 비정규직노조 조합원입니다.

어려운 시기 노조에 가입하여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탈퇴하지 않고 간부는 아니였지만 혼신을 다해 부딪히는 일상 활동에 참여하였습니다.
노조 사무실에 자주 방문하여 동지들과 아픔과 고통을 나누며 단결했습니다.

그게 무슨 '열성적인 활동'이냐고요?
근로기준법이 지켜지지 않는 현장에서 그에 맞tj 투쟁하는 것이 열성적인 활동 아니면 무엇입니까?

류기혁동지의 자결, 그 자체가 절망을 끝내고 싶었던 절절한 유언입니다.

생존의 벼랑 끝에서 새 희망을 만들고자 두려움과 협박을 물리치고 노동조합을 선택했건만 그 이유로, 어이 없이 상상을 초월하는 갖은 탄압에 휘몰려 결국 해고. 천신만고 끝에 건설한 노조, 사측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있고,
불법파견이 판단난지 1년이 지나가고 있는데 정규직화 요구는 수용되지 않고,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폭력, 해고, 구속, 손배 등)은 끝을 모르고 이어지고.
그 투쟁의 한가운데서 함께 하다 다른 곳이 아니라 노동조합 사무실 옥상에서 자결을 한 것입니다.

더 다른 유서가, 유언이 꼭 있어야만 합니까?

류기혁동지가 노조에 가입하고 활동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열사입니다.

비정규직노동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할 때 얼마나 많은 고심과 각오를 하는 지 아십니까?
가입한 후 자신이 비정규직 노조의 조합원임을 분명히 하고 집회 등에 참여려면 또 얼마나 많은 각오를 해야하는 지 아십니까?

노동조합 가입, 그 자체로 투사의 길로 내몰리고 선택해야 합니다.
남에게 잘 보이지 않는 작업장에서 진행되는 그 집요한 탄압에 맞선 긴 투쟁!
류기혁 동지는 04년 2월 그 어려운 시기 노조에 가입하여 숨막히게 밀려온 것입니다.

1만여명의 현자비정규직노동자 중에 선구적인 활동을 한 투사입니다.
상당한 힘을 가진 정규직노조 활동가의 위치에서 대충 보면 잘 보이지 않는 현실입니다.

열사이기를 강요하는 비정규직노동자 현실에 우리는 늘 불안합니다.

20년을 활동해온 저도 종종 도망가고 싶습니다.
여러 동지들과 함께 오래 활동해온, “활동가”도 죽고 싶은 심정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자본과 정권의 탄압 속에 잘 보이지 않는 가부장제의 억압에 매여 있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조직 활동, 참으로 더디고 힘듭니다.

10년 이상 함께 지역에서 활동해온 정든 정규직 활동가 동지들이 평등을,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말하는 동지들이 까마득한 남처럼 멀리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 외로움, 그 절망감!
초보 비정규직노조 조합원이 견뎌내며 활동해나가기 오죽 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류기혁 열사께 왜 그렇게 가셨냐고...왜 바보같이 그렇게 가셨냐고
그 용기로, 그 힘으로 함께 왜 투쟁하지 않으셨냐고 말 못합니다.

류기혁 열사가 더 용기 있고 배포 있었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노동운동이 배포 있는 몇몇만이 하는 운동입니까?
순박하고 좀 어눌한 열사가 그 동안 감내했을 그 고통이 오죽했겠습니까?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문제가 거론되면 종종 숨이 막히는 느낌입니다.
선진 한국이라 자랑하는 이 나라에서 어이 이런 일이 이렇게 버젓이 진행된단 말입니까?
이렇게 무자비하게 짓밟히며 어찌 인간으로 숨 쉬고 살아란 말입니까?

동지여러분!

'노동기본권 쟁취, 비정규직 차별철폐!’ 공허한 구호인가요?
불법파견 철폐, 무리한 요구인가요?
노동조합 인정, 이것도 너무 무리한 요구인가요?
이런 물음을 해야 하는 우리, 지금 어디에 서 있는 것일까요?

노동운동은 노동자의 희망을 말하고 함께 실천하는 것!
그 희망은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
정규직, 비정규직 자본과 정권이 갈라놓은 우리 속의 벽 허물며,
나도 몰래 날 잠식하고 있는 지배자들의 분열 정책에서 벗어나
그리고 어느새 큰 자리 차지하고 있는 패배의식 밀어내며

노동자의 희망으로 함께 가길!
류기혁 열사, 박일수 열사, 양봉수 열사, ...... 전태일 열사,
우리 노동자 가슴 속에 묻은 열사의 정신 되새기며
함께 하는 마음이 나날이 커가길
투쟁의 현장에 한 걸음씩 더 다가서 주시길
간절한 빌며 글 올립니다.



   [김학태] 양대노총 통합 논의 어디까지 왔나, <매일노동뉴스>2005.09.12.

박성인
2005/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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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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