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민중연대와 국제연대, 시민운동 주간동향과 초점 > 동향자료

4531
2006-02-16 16:49:08
박성인
[사회화와 노동] 다중심 세계사회포럼으로 본 대안세계화 운동의 과제, <사회화와 노동>295호, 2006.02.15.
전쟁과 신자유주의에 맞서 연대를 확장하자!
- 다중심 세계사회포럼으로 본 대안세계화 운동의 과제

<사회화와 노동>295호, 2006.02.15.

세계사회포럼이 6회를 맞이하여 '다중심 포럼'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월 19일~23일에는 서아프리카 말리의 수도 바마코에서 10,000명 가량이 모인 가운데 2006년 다중심 포럼의 첫 번째 행사가 진행되었고, 바로 뒤를 이어 1월 24일~29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두 번째 행사에는 십만 명 가량이 참석했다. 세계사회포럼은 전 세계의 다양한 사회운동들이 오늘날 세계 민중이 처한 삶의 위기의 원인에 대한 공동의 인식을 넓히고 이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개방적인 토론의 장'을 제공해왔다. 세계사회포럼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여기에 결합한 여러 사회운동들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비롯한 각 지역에서의 군사적 개입으로 인한 폭력의 확산, ▶WTO 혹은 지역/양국 간 자유무역협정 체결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민의 권리 축소, ▶남반구의 외채- 경제위기를 매개로 한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약탈체계의 강화, ▶의료·교육 등 기초서비스, 에너지·물과 같은 공유물의 상품화, ▶이주의 상업화와 불법화로 인한 이주자의 권리 박탈 등 '금융-군사세계화'에 따른 빈곤과 폭력의 현실을 분석하고, 이를 사회운동의 의제로 제기해왔다. 이 과정에서 세계 민중이 경험하고 있는 거듭되는 위기의 해법은 각종 초국적 기구와 각 국 정부가 추동 하는 '신자유주의적 처방'이 아닌 '인민의 자율성-자기통치를 바탕으로 권리를 실현하고, 사회·경제적인 변혁을 지향하며, 사회운동과 공동체 사이의 교통과 연대를 확장하려는 운동'이라는 문제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한 편, 올해는 지난 6년 동안의 성과를 세계 곳곳으로 확산하고 더 많은 이들의 참여로 그 토대를 굳건히 다진다는 취지에서 개최지를 분산하여 진행하는 '다중심 포럼'의 형식을 채택했다. 이러한 다중심 포럼은 해당 지역 사회운동의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여, 규모와 내용을 비롯한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불균등한 형태를 띠고 있다. 각 지역에서 열리는 포럼의 면면을 통해 해당 지역/대륙의 사회운동이 안고 있는 고유한 의제 및 해당 지역/대륙 민중들의 요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2006년 세계사회포럼은 앞선 두 행사에 이어 파키스탄 카라치(3.24~29)와 그리스 아테네(5.3~7)에서, 그리고 소지역별, 나라별, 주제별 포럼의 형태로 계속될 예정이다.

대안 형성, 공동 행동 조직 : 세계사회포럼의 의미

세계사회포럼이 거듭되는 동안 세계사회포럼의 위상과 전망을 둘러싼 갖가지 논쟁이 제기되었다. "'또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라는 슬로건 속의 '또 다른 세계'는 과연 무엇인가?", "세계사회포럼이 '조직'이 아닌 '공간'이라면 전국적이고 국제적인 차원의 행동 계획을 수립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가?", "정당과 무장조직의 참여를 배제하고 있는 원리헌장이 세계사회포럼의 힘을 약화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문제들은 거듭 제기되는 논쟁거리다. 이를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세계사회포럼에 결합한 사회운동들은 '또 다른 세계'에 대한 전망을 꾸준히 제출해왔다. 또한 이를 통해 스스로를 '신자유주의 금융-군사 세계화'를 넘어설 대안으로 표상해왔다. 이러한 성과는 2006년 다중심 사회포럼의 첫 번째 행사가 시작되기 전 날 발표된 '바마코 호소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지식인과 활동가들이 50년 전의 '반둥회의'의 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미 제국주의에 맞선 남반구-북반구 민중의 연대를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회의를 개최하고 이 호소문을 작성했는데, 이 호소문은 지난 5년 동안 진행된 여러 사회포럼에서 제출된 '대안'을 둘러싼 원칙을 다음과 같이 집약하고 있다. ① 경쟁이 아닌 연대를 바탕으로 함, ② 시민권과 양성의 평등을 전적으로 옹호, ③ 모든 다양한 구성원에게 창조적인 발전의 가능성을 제공하는 보편적인 문명의 구축, ④ 민주주의를 통한 생산과 재생산의 사회화 ⑤ 자연·자원 및 농지의 시장화 거부 ⑥문화적 산물, 과학적 지식, 교육, 의료의 상품화 저지 ⑦ 제한 없는 민주주의, 사회진보, 각 나라와 개인의 자율성을 포함하는 정책의 촉진 ⑧ 반-제국주의에 기초한 국제주의와 남-북반구 민중의 연대 강화. 이 호소문은 세계 곳곳의 민중들이 제기해 온 요구를 모아, 이를 사회운동이 시급하게 진행해야 할 과제로 제안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전쟁과 군사적 점령에 반대하는 운동 및 분쟁 지역의 저항하는 민중들과의 연대를 강화할 것, WTO 도하개발의제 협상 중단을 요구하는 투쟁 및 남반구 외채의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탕감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지속할 것, 금융자본이 주도하는 지역통합을 중단하고 지역 내 민중의 연대와 자율성을 바탕으로 한 통합을 촉진할 것 등을 과제로 제출했다. 이를 실현하려는 사회운동이 꾸준히 출현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와 같은 원칙이 단지 '선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안적인 세계를 추동할 힘으로 작동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뿐만 아니라, 세계사회포럼은 전 지구적인 차원의 공동행동을 제안하고 이를 추동하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국제위원회'와 같은 세계사회포럼의 공식기구와는 독자적으로 진행되지만 매년 세계사회포럼을 계기로 비아 캄페시나, 세계여성행진 등과 같은 대중조직이 주도해 온 '세계사회운동총회'는 1년 간 세계의 사회운동이 집중해야 할 운동의 의제와 행동의 계기를 제시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전 지구적인 공동행동이 조직되어왔다. 올 해 역시 카라카스 사회포럼의 마지막 행사로 진행된 '세계사회운동총회'에서는 2006년 세계사회운동이 집중해야 하는 공동행동 계획을 담은 '사회운동 호소문'을 발표했다. '바마코 호소문'의 제안을 반영하여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 중단',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중단', ' 대량살상무기와 핵무기 사용 중단', '베네수엘라, 쿠바 등 미국의 군사적 개입에 저항하는 민중과의 연대 강화', '도하개발의제 협상 저지', '남반구 외채의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탕감'을 주요 요구로 하여 3월 18/19일 국제반전공동행동, 5월 경 제네바에서 열릴 WTO 일반이사회 대응 행동, 6월 러시아 성 뻬쩨르부르크에서 열리는 G-8 정상회담 반대투쟁, 9월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반대행동을 다양하게 조직하고 이러한 행동들을 결합시켜 내자는 호소를 담고 있다. 사회운동총회에 참석한 여성운동, 농민운동, 원주민운동 등은 '여성 신체의 상품화 중단', '식량주권(토지, 종자, 농업지식에 대한 농민의 통제권, 민중의 식량에 대한 보편적 접근권)' 강화, '원주민의 자치 실현' 등 고유한 의제와 이를 중심으로 한 각자의 행동계획을 공유했다. '세계사회운동총회'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해 분출한 다양한 사회운동들이 발견한 공동의 인식을 확보하고 연대를 실현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2006년 다중심 포럼을 통해 드러난 각 지역 사회운동의 현재

2006년 '다중심포럼'은 그동안의 세계사회포럼이 주 개최지였던 남미 사회운동에 치중되어 있었음을 드러내고 있다. 바마코 행사에 참가한 인원이 카라카스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이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바마코 행사 참가자들은 세계사회포럼 장소가 분산되어 더 많은 아프리카 민중들이 세계사회포럼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이전에는 활발하게 제기되지 못했던 아프리카의 고유한 의제들이 세계사회포럼의 주제로 다루어지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바마코 사회포럼에서는 수단-콩고의 분쟁, 오랫동안 아프리카 여성들의 권리를 침해해 온 성기절단 및 조혼과 같은 문제들이 다루어졌다. 아프리카 사회운동들은 각 국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아프리카 발전을 위한 새로운 파트너십(NEPAD)'과 같은 프로그램이 IMF와 세계은행의 주도 하에 이루어진 구조조정프로그램(SAPs), 빈곤감축전략계획서(PRSPs)와 같은 맥락의 신자유주의 정책개혁 프로그램임을 분명히 하고 이에 맞서 싸울 것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여러 비정부기구(NGO)가 진행해 온 IMF, 세계은행의 개혁을 위한 개입이 결국은 신자유주의 정책개혁을 수용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사회운동은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에 반대하는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아프리카 사회운동들에게 던져진 시급한 과제는 '내전' 및 '지역분쟁'을 종식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는 것이라는 인식을 확인했다.

카라카스 사회포럼에서는 이 지역에서 '금융-군사세계화'에 대항하여 분출하는 사회운동과, 이 지역에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좌파정권의 관계가 뜨거운 쟁점이 되었다. 남미 지역의 사회운동들은 세계사회포럼 프로세스의 중심적인 역할을 차지하며 '신자유주의 금융-군사세계화'에 반대하는 대륙 차원의 연대를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지난 해 아르헨티나 마르 델 플라타(Mar del Plata)에서 열린 '미주지역정상회의'에 즈음하여 사회운동들이 미주지역자유무역협정(FTAA) 체결 논의를 효과적으로 중단시킨 사례는 이를 보여준다. 포럼의 마지막 날 행사로 열린 '세계사회운동총회'에는 최근 들어 각 국에서 좌파 정권이 줄을 이어 등장하고 있는 현상은 남미 대륙에서 폭발하고 있는 자유무역, 군사주의, 사유화 정책에 반대하고, 자연자원과 식량주권을 지켜내기 위한 사회운동의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러한 좌파정권의 등장과 함께 남미 각 국의 좌파정부와 사회운동이 미 제국주의에 대한 대항블록을 구축하자는 제안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는데, 이러한 제안은 카라카스 사회포럼에서도 중요한 의제였다. 특히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은 주요 행사에 직접 참석하여 미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남미 각 국의 좌파정부와 사회운동이 연대를 강화할 것을 호소했다. 또한 '미주지역자유무역협정'에 맞서 민중의 권리를 바탕에 둔 '미주대륙을 위한 볼리바리안 대안(ALBA)'를 중심으로 단결을 강화할 것을 호소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번 포럼을 진행하는 데 직접 나서서 지원했으며 차베스 대통령이 상당한 주목을 끌었던 상황에서, 사회운동의 자율성에 관한 쟁점은 중요한 논쟁거리였다. 이제 세계사회포럼 원리헌장이 제시하고 있는 '정당과 무장조직 배제의 원칙'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쟁점은 '남미 각 국의 좌파정권과 사회운동은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라는 쟁점으로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은 '세계사회운동총회'에 모인 사회운동들은 스스로가 내리고 있는데, 이들은 '사회운동은 좌파정권에 대해 정치적 자율성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며, 우리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운동의 조직화에 복무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각 국 정부가 신자유주의를 수용하지 않도록 압박하는 것이 사회운동의 임무'라고 밝히고 있다. 금융-군사 세계화가 파괴하는 민중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이를 연대와 자율성을 바탕으로 운동을 통해 실현하려고 노력해 온 사회운동들의 활동과 역할이 축소되지 않고 , 스스로 '대안'에 대한 전망과 역량을 더욱 확장해 나아가는 것이 사회운동들이 실현해야 할 지난한 과제이다.

2006년 다중심 포럼과 한국 사회운동의 과제

2006년 다중심 포럼은 한국의 사회운동에 몇 가지 과제를 제시한다. 우선 지난 홍콩 각료회의에 이은 도하개발의제 협상, 한미 FTA 체결 등에 맞서는 투쟁을 '대안세계화'의 관점에서 조직해야 한다. 초민족 자본의 이해를 위해 민중의 권리를 축소하는 이러한 협상에 '자발적'으로 선두에 나서고 있는 노무현 정권의 반민중성을 폭로해내야 한다. 특히 이러한 투쟁이 노무현 정부가 제시하는 '피해산업 보호대책'에 갇히지 않고 '노동권', '식량주권', '공공서비스에 대한 접근권' 등 민중의 보편적 권리를 제기하고 이를 세계 민중의 연대를 통해 실현하려는 운동으로 확대해가야 한다. 한편, '군사세계화'에 반대하는 국제적인 반전운동의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 미국의 이라크 점령 중단을 위한 3.18/19 국제 반전공동행동을 적극 조직해야 한다. 또한 평택미군기지 확장 저지를 위한 주민들의 투쟁에 적극 연대하고, 이를 통해 전략적 유연성-평택미군기지 확장- PSI참여로 이어지는 한미군사동맹의 군사주의에 반대하는 반전운동을 확장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초민족 자본의 한국지배와 한국경제의 장기불황이라는 조건 속에서 계속되는 신자유주의 정책개혁에 맞서는 다양한 운동이 활성화되고 상호 연대가 확장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오는 3월 24일~29일 파키스탄 카라치 사회포럼을 앞두고 아시아 차원의 연대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 모색하는 것 또한 우리에게 던져진 과제이다. '미주지역자유무역협정' 체결 저지를 위한 공동행동으로 대륙 차원의 사회운동의 연대를 꾸준히 강화해 온 미주 대륙이나, '신자유주의적 원리에 따른 유럽통합'에 맞서 '다른 유럽'을 건설하기 위한 공동의 과제를 형성해 온 유럽 대륙과 비교해 볼 때 아시아 지역 사회운동들 간의 연대는 취약한 편이며, 지역 차원의 이슈를 발굴해 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제국주의 군사전략에 따른 인민의 자결권의 파괴,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따른 이주의 확산과 이에 대한 불법화로 인한 이주노동자들의 권리 박탈, 초민족 자본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는 각종 무역협정에 따른 인민의 권리 축소 등 공동의 이슈를 제기하고 이에 맞서는 연대의 흐름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



   [이주명] "FTA 협상이 한미 동맹관계 저해할 수도 있다", <프레시안> 2006-03-04

박성인
2006/03/06

   [최은아] 스크린쿼터 축소반대 운동에 가려진 것들, <인권하루소식>2989호,2006.02.11.

박성인
2006/02/12

Copyright 1999-2022 Zeroboard / skin by WS

(구)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100-272) 서울시 중구 필동2가 128-11 상전빌딩 301호   Tel.(02)2277-7957(팩스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