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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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2 14:19:55
강연자
KTX승무원의 투쟁은 구조조정정책을 중단하기 위한 철도노동자의 희망이다.
감사원 감사에서 부실 자회사로 지명 받고 청산권고까지 받은 KTX관광레저로, 왜 승무원을 보내려 하냐는 철도노조의 질문에 대해 철도공사는 KTX관광레저를 명실상부한 승무자회사로 육성할 테니, 부실은 걱정 말라고 답변했다. KTX관광레저를 승무자회사로 육성한다는 것과 KTX관광레저로의 입사를 거부하는 KTX승무원들의 투쟁이 철도 정규직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철도공사는 이미 철도청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의 경인선 복복선 건설, 천안까지의 전철연장 등 수많은 신규사업 확충에도 불구하고 철도공사는 그 기간동안 현업인력 5천여 명을 줄였다. 그 과정에서 사무소 단위 직접고용노동자들은 3천명 이상 증가했고, 철도외주용역 소속의 간접고용노동자들도 대폭 증가했다. 그리고 철도공사는 철도 르네상스를 알리는 고속철도를 개통하면서 필요인원 1천여 명을 일반철도와 외주용역으로 채웠을 뿐, 단 한명도 신규채용하지 않았다. 현재 철도의 외주용역 노동자는 그 규모조차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외주용역화 사례를 간단히 살펴보자. 2003년 상반기만해도 각 기관차사무소의 준비기관사는 모두 정규직이었다. 그러나 2003년 하반기, 구내기관사의 절반 이상이 계약직 노동자들로 채워졌다. 이들은 24시간 맞교대근무에 200만원 정도의 임금을 받았다. 2004년 상반기, 이들은 다시 외주회사로 넘어갔다. 그리고 임금은 150만원대로 삭감되었다.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일을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정규직 자리는 200만원대 직접고용노동자로, 이들은 다시 150만원대의 간접고용 노동자로 채워졌다.
새마을호 승무원은 어떠한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여객전무와 일반승무원 모두 정규직이었다. 출발은 20여명이었지만 어느새 일반승무원은 모두 계약직 노동자로 바뀌었다. 현재 철도공사는 새마을호 일반승무원 모두를 KTX관광레저로 보내려고, 즉 간접고용노동자로 만들려고 혈안이 되어있다.
철도에는 이러한 외주용역화가 전 직종에서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기, 시설, 차량, 역무는 물론이고, 기관사 면허제 도입 등에서 철도를 통째로 외주화하거나 자회사로 재편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를 뒷받침 하듯 5월초 “철도공사의 부채해결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국무총리실 TFT”의 보고에서 “과감한 구조조정, 적자선 폐지, 성과금 중단 등 임금삭감”에 대한 목소리가 높이 울렸다고 한다.

지금 80여 일째 투쟁하고 있는 KTX 승무원은 고속철도를 개통하면서 단 한명의 노동자도 정규직으로 신규채용하지 않고, 모두 외주용역으로 채운 철도구조조정의 희생자다. 정규직이 되려면 시험을 보고 들어오라는 말로 KTX승무원이 마치 이기적 주장을 하듯 몰아붙이는 사람들이 있다. 철도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진정 함께하려는 자세라면 KTX승무원에게 시험 운운은 할말이 아니다. 철도공사에게 정규직을 신규채용하라고 요구할 때, 즉 비정규직을 줄이라고 할 때나 필요한 말이다. 고속철도 개통 시 정규직 채용이 있었다면지금의 KTX승무원 바로 그들이 정규직이 되었을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 아닌가?

KTX 관광레저는 전형적인 인력파견 전문업일 뿐으로 철도 승무사업의 속성상 이는 바뀔 수 없다. 자회사를 통한 승무사업 육성은 결국 철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고용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노동조건의 악화를 초래할 뿐이다. 그리고 철도노동자들의 임금을 착취하여 철도 퇴직관료들의 배를 불려주려는 정책인 것이다.
KTX승무원의 양산은 구조조정의 초점을 인건비 절약을 통한 사업비 절감에만 목숨 걸고 있는 철도경영진에 일차적 책임이 있지만 이를 중단시키지 못한 정규직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KTX 승무원은 철도 구조조정 정책의 희생양일 뿐이다. 그 희생양들이 지금 철도구조조정에 저항하며 80여 일째 투쟁하고 있다. KTX승무원의 투쟁은 철도 정규직과 비정규직노동자의 미래를 좌우하고 있는 철도 구조조정 정책을 중단하기 위한 철도노동자의 희망인 것이다. KTX투쟁 승리를 위한 철도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하다.

2006년 5월 16일 강연자

이 글은 5월 하순 발간된  철도노보에 실린 글입니다.
KTX투쟁에 정규직노동자들의 연대를 독려하기 위해 글입니다.
노보에는 익명으로 나갔습니다.



   KTX투쟁에 연대합시다.

한노정연
2006/06/04

   평택 찍고 FTA 돌리는 자본과 국가의 야만

배성인
2006/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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