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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2 11:11:43
배성인
평택 찍고 FTA 돌리는 자본과 국가의 야만
평택 찍고 FTA 돌리는 자본과 국가의 야만
- 자본과 국가의 폭력, 평택과 FTA를 통해 본다 -


배성인(명지대)

"여명의 황새울” 작전이 평택 대추리 황새울 벌판을 종획으로 가로지르며 초토화시켰다. 그것은 강자의 폭력이 지배하는 야만의 시대가 아닐 수 없다. 정부는 5.4평택 투쟁이 ‘주한미군철수를 위한 정치이념 투쟁’이란다. 민간인 보다 경찰과 군인이 더 다쳤단다. 외부단체가 주민들을 배후조종했단다. 주민들은 보상금을 두둑이 받아 백만장자란다. 역시 대한민국 정부답다.

북한의 사주를 받은 빨갱이가 평택에 나타나서 설쳐 되니 무섭단다. 은혜로운 미국이 아니면 북한의 남침 공포를 누가 식혀줄 것인지 걱정이란다. 꼴 보기 싫은 일본이 미국과 군사동맹을 더욱 강화해서 짜증이 난다고 한다. 그러기에 한미동맹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이런 사람 정말 많다.

"한미동맹을 공고히 유지하는 것은 우리 사회와 국가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일입니다." 5월 12일 한명숙 총리의 말이다. 글쎄, 누가 뭐래나. 우리 사회와 국가의 안정과 발전에 걸림돌이 되니까 문제지. 2006년, 한국 사회의 가장 뜨거운 쟁점은 ‘한미관계’이다. 특히 ‘전략적 유연성’과 한미FTA가 양대 산맥이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전략적 유연성이란 한마디로 말해서 중동지역의 테러조직이나 북한과 같은 ‘불량국가’에게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해외주둔 미군을 좀더 빠르게, 좀더 가볍게, 좀더 정밀하게 만들어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군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전략이 대테러 전쟁과 공세적인 선제공격 독트린을 정식화하고 효율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며, 그 중심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전략적 유연성은 매우 위험하며 상식의 수준을 넘어 무서운 의도가 도사리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이렇게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 국민들과 한마디 논의 없이 결정해 버렸다. 현실감각이 지나치게 뛰어나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미국을 비롯한 서구 제국주의에 대한 무의식적인 사대주의가 남아있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 이제 입버릇처럼 되뇌이는 “존경하는 국민여러분”은 실종되었다. 존경도 없고 국민도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 마디 “미안하다, 사랑한다”고 한다. 정말 미칠 지경이다.

그런데 평택 주한미군기지 확장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직결되어 있다. 한미간 합의는 ‘미국이 중국과의 군사 충돌 시 주한미군을 투입하고, 이에 대응해 중국이 주한 미군기지를 공격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평택투쟁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문제는 미군기지 전면재편 자체를 한국 정부가 요청한 것으로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상은 미국의 GPR(해외주둔미군재배치계획)에 근거한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도 없이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하고 있다.

미국이 평택에 집중하는 이유는 해외 군사기지들만으로 작동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 기지들을 통해 세계를 통제하고 석유 등 전략자원과 경제잉여를 무제한으로 빨아 들이는 것이다. 그래서 군사기지 유지에 광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우리는 한국 현대사 질곡의 정점에 미국의 정책과 미국 ‘국익’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음을, 그리고 그 토대에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놓여있음을 잘 알고 있다. 신자유주의로 인해 비정규직 노동자는 급증하고 있고, 농촌은 피폐화를 넘어 붕괴 직전 단계에 처했으며, 생태적 토대는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정직하고 소박하게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려는 민중들의 생활 터전을 뿌리째 흔드는 신자유주의 공세의 원천이 미국 자본의 요구라는 것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자본은 쾌락과 안락을 바라는 대중들의 욕구를 부추김으로써 그 영역과 몸집을 불려나가지만, 자본의 뒤를 봐주는 좀더 큰 힘은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미국의 군사력이다.

끝이 없는 이야기

비정규직 노동법, 노사관계 로드맵 그리고 전략적 유연성과 한미FTA는 별개의 사안이 아니다. 이는 모두 신자유주의 세계화 전략의 다른 측면들일 뿐이다. 우리는 자본과 국가의 폭력을 평택에서 보고 매일매일 FTA를 통해서 본다.

한·미 FTA 협상 개시 선언 직후 부시는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은 양국 모두에게 중요한 경제적, 정치적, 전략적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규정하고, “FTA 협상은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개입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것은 미국이 한·미 FTA 문제를 단순한 경제적 문제로 접근하고 있지 않으며, 한반도와 동북아지역에 대한 미국의 정치군사적 영향력을 증대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미국은 남북관계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전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 해서 한·미 FTA를 수단으로 한국 경제를 더욱 철저히 완벽하게 틀어쥐려고 한다.

부시 정권의 대한반도 정책과 동북아 정책이 우리의 국익과 일치한다면 Win-Win 게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천만에 만만에 콩떡, 언감생심이다. 미국에게는 축복이 우리에게는 재앙이 될 것이다. 한미 FTA가 21세기 세계무대에서 한국의 국운을 결정하게 될 세기의 협정이기 때문에 더욱 걱정이다.

혹시나 노무현 정부가 평택을 통해 미국의 개성공단 공세를 피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의심한다면 무책임한 짓일까? 노무현 정부의 개성공단 제품의 원산지 규정과 노동문제에 대한 강한 집착은 북한을 살리고 남한을 죽이는 우를 범하게 되며, 결국 남북한을 공멸의 길로 인도할 것이다. 노무현 정부의 한미 FTA 협상 체결에 대한 강한 집념 속에서 그러한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천지사방에서 KORUS(한·미 FTA 영문 공식 명칭)의 감미로운 합창(chorus)이 울려 퍼지고 있다. 미리 축하의 노래를 연습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지배계급은 지금까지 자본과 미국에 대해서 굴욕적이었다. 천박하고 비굴한 삶의 향연이었다. 강자에게는 항상 머리를 조아리며 무릎을 꿇었다. 이들과 함께 우리 민중들도 약자라고 도매금으로 인식되었다. 그것은 거대 자본과 제국주의의 착각이다. 항상 약자만이 강자에게 무릎을 꿇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거칠고 힘있고 큰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실상 가장 두려운 사람은 ‘큰 힘과 목소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자신의 통제 아래 둘 줄 아는 사람’인 것이다. 바로 이 땅의 민중들이다. 세상에는 정해진 것들이 꽤 많다. 하지만 끝없이 이야기를 하고 싶다. 민중들의 방식으로.

향약사조에 과실상규라는 덕목이 있다. 잘못을 서로 일깨워 준다는 것이다. 우리가 민중의 이름으로 한국과 미국의 합창단들에게 잘못을 일깨워 줘야 한다. 최근 찰스 달라라 미 국제금융연구소 소장이 “한국의 협상의지에 감동받았”단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충고한다. “달라라 소장 그러다 탈날라, 조심하시오!”

2006년 5월 15일

* 이글은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웹진에 실린 글이다.





   KTX승무원의 투쟁은 구조조정정책을 중단하기 위한 철도노동자의 희망이다.

강연자
2006/05/22

   [이은숙]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막아내고 평화의 씨앗을 키워냅시다!

한노정연
200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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