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이은숙
◎ 작성일:2000.07.30(일)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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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와 그 등장 배경
<경성대신문 원고>1997.10.25
1980년대 미국의 레이건정권 및 영국의 대처정권으로 대표되는 소위 신보수주의적 정권이 등장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본격적으로 형성된 케인즈주의적 복지국가 모델에 대한 전면적 비판과 새로운 정책의 도입이 시도되었다. 그 새로운 정책의 내용은, 작지만 강력한 정부, 사회보장기금의 축소, 민영화 등 경제에의 시장경쟁원리 강조, 군비확장, 노동자계급에 대한 공격을 축으로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일정하게 일국적인 신보수주의적 정책들은 1990년대로 넘어오면서 세계적인 자본간 경쟁의 격화를 배경으로 한 지구적 규모의 경제통합이라는 흐름 속에서 각 국가의 경쟁력 확보경쟁으로 확장되게 된다. 흔히 신보수주의·신자유주의로 쓰이고 있는 이러한 1990년대의 조류를 이글에서는 일괄하여 '신자유주의'로 파악하고자 한다.
1990년대의 신자유주의 등장 배경은 1980년대 이래의 신보수주의의 등장과 맥락을 같이 한다. 2차대전 이후 자본주의의 '황금기'라고 불리우는 시기를 구가하면서 케인즈주의적 복지국가 모델은 장기간 서구 자본주의를 이끌게 된다. 케인즈주의는 시장에 대한 정부(혹은 국가)의 개입을 통해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에 기여하게 된다. 이 시기 '공공부문'이 크게 확장되고, 비슷한 시기에 생산현장에서는 이른바 '포드주의'라고 하는 대량생산체제가 형성된다. 이러한 케인즈주의와 영국에서의 비버리지에 의한 사회보장정책의 결합은 '케인즈주의적 복지국가' 모델로서 개념지워졌다. 소위 비버리지주의는, 1942년 영국에서 전시 연립내각에 제출된 비버리지의 보고서에서 출발되었다. 자유주의자로 알려져 있는 비버리지는 전후 문명세계의 건설을 위협하는 5대악으로 결핍, 나태, 불결, 질병, 무지를 설정하여 각각에 대하여 사회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결핍에 대해서는 국민보험제도를, 나태에 대해서는 완전고용정책을, 불결에 대해서는 위생법을, 질병에 대해서는 국민보건서비스를, 무지에 대해서는 교육법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영국의 당시 노동당내각이 그의 권고를 수용하여 국가의 정책으로 채택되게 된 것이다.
그러나 1970년대에 이르러 자본주의 세계경제를 이끌어왔던 케인즈주의적 복지국가 모델은 파산상태(성장의 한계->미국 일극적인 지배체제의 와해, 만성적인 스태그플레이션)를 맞이하게 된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로 거론되고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케인즈주의적 화폐-통화제도(즉 관리통화제)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인플레이션을 제도화시켰다. 관리통화제도는 통화량 공급이 관리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성립하는 것으로서, 금과 달러간의 고정적 관계가 단절되면서 통화발행 권한이 국가에 집중되어 중앙은행만이 통화를 발행할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물가와 통화량을 관리한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가시적 통화관리의 기준은 사라져버린다. 그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필연적으로 되는 것이다. 흔히 인플레이션을 물가상승과 동일시 하지만, 인플레이션과 물가상승률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물가상승률이 0%라고 해도 인플레이션은 발생한다. 금본위제하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없고, 오히려 물가는 경향적으로 저하하는 경향을 나타내게 된다. 1933년에 미국이 금태환정지조치를 취하기 전 시기, 일례로 1926년에서 27년에 미국의 도매물가지수를 100이라고 할 때 1933년의 그것은 60 정도였다. 1933년의 금태환정지조치는 당시의 공황상태하에서 급격한 가격폭락을 저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이었다. 그러기에 이후 IMF 체제하의 관리통화제도의 확립은 인플레이션의 제도화, 그리하여 19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은 예정된 것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스태그플레이션하에서 자본의 과잉축적(자본의 과잉축적이란, 자본은 순환을 통해 일정한 이윤율을 획득해야 하는데, 그것이 투하자본의 몇%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계속적이고 정상적인 자본순환을 위해 필요한 일정한 이윤율을 획득할 수 없을 만큼 이윤율이 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이것은 개별자본 수준에서가 아니라 사회적 총자본의 수준에서 사용하는 개념이다)이 진행되고, 이것의 현상형태가 수익성 하락, 그로 인한 투자의 기피와 실업의 증가 등으로 드러났던 것이다. 이와 같은 케인즈주의 모델의 파산은 케인즈주의에 의존하여 장기번영을 누렸던 국가들, 그리고 그뿐만 아니라 세계자본주의에의 편입력이 강했던 나라들(특히 남미 여러 나라들)의 동시적인 경제위기로 확대되게 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자본의 새로운 전략으로서 소위 신보수주의·신자유주의가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신보수주의·신자유주의는 기본적으로 '작은정부'를 내세우고 '규제완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당초부터 자본주의적 재생산과정에 대한 국가개입의 전면 철폐를 전혀 의미하고 있지 않다. 국가 내지 정부의 경제개입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의 차이만을 가지고 있을 뿐인 것이다. 경제이론 면에서는 '공급중시 경제학'과 '통화주의'에 기반하고 있고, 그래서 이념적으로는 '시장경쟁원리'를 강조하면서 국가개입의 배제를 주된 원리로 하는 듯이 되어 있지만, 시장경쟁원리를 관철하기 위하여 취하고 있는 정책들을 보면 국가(정부)개입이 오히려 강력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일례로 신보수주의·신자유주의하에서 '민영화'(또는 재사유화)가 추진되고 있는데, 이는 국가 또는 정부의 강력한 개입이 없어서는 곤란하다. 또한 국공유기업의 민영화 목적이 '효율'에 있다고 주장되고 있지만, 그 내실은 결국 국공유기업과 그 수익을 독점자본이 사유화하는 데 있다. 이를 정부(국가) 차원에서 강력하게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예는 노동자·민중에 대한 공격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회보장 지출의 축소는 간접적 임금에 해당하는 사회복지의 축소이다. 그리고 노동조합운동에 대해 직접적으로 공격하였는데, 일례로 영국에서는 최저임금제도 폐지를 비롯하여 노조활동에 대한 법적 제약을 강화시키는 형태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 1996년, 김영삼 대통령이 이른바 '신노사관계 구상'을 제기하고, '노사관계개혁위원회'를 설치하여 노동법 정비에 나선 맥락도 이와 동일한 선상에 있는 것이며, 특히 노동시장에서의 유연화를 전면화시킨 법 개악은 이를 반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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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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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10]신자유주의와 그 등장 배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