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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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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09 21:04: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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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eus |
 1998.2/ 김대중정권의 노동정책 전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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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이은숙
◎ 작성일:2000.07.30(일) 23:52
◎ 조회:1 회
평가:
김대중정권의 노동정책 전망
인하대신문원고 1998.2.21
작년 하반기부터 급속하게 전개된 외환·금융위기로 IMF의 관리체제에 들어가 있는 한국경제의 위기상황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DJ는 당선직후부터 인수위를 가동하며 취임전 약 두 달 동안 실질적으로 국정을 운영하였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국민의 95.9%가 그를 지지하고 있으며, 특히 지역감정으로 대선에서 지지도가 극히 낮았던 부산·경남 및 대구·경북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이제 시작되고 있는 IMF 관리체제하의 국정수행능력에 대한 신뢰와 기대의 표시라고 보도되었다. 김대중 차기 대통령이 당선 이후부터 두달 동안에 가장 집중한 현안은 경제문제였기 때문에 그의 경제정책이 높이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경제정책 가운데 너무 중요해서 독자적 항목으로 떼어낸 것이 노동정책이다. 그의 노동정책에 대한 평가는 동일한 여론조사에서 다르게 나타났다. 사람들은 '잘못한 정책'으로 노동시장유연화정책, 곧 정리해고제와 파견근로제 조기실시를 꼽았다. 경제정책 따로 노동정책 따로가 아니라 경제정책에는 핵심적으로 노동정책이 부수되므로 경제정책이 잘 되고 있다고 평가하려면 거기에 노동정책에 대한 평가가 반영되어야 할 터이다. 그러나 여론조사라는 것은 당초 그런 것은 보여주지 않는다. 보여주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위 여론조사 안에 숨겨져 있는 내용은 그의 경제정책은 노동자의 희생을 전제로 하여 세워져 있다는 점이다.
김대중 정권의 노동정책은 그 경제정책에 뿌리를 대고 있다. 그리고 현재의 상황이 IMF관리체제이기 때문에 그의 경제정책 일부는 IMF에 뿌리를 대고 있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노동정책의 핵심은 노동시장정책이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리해고제, 근로자파견제 등의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책을 구사해내고 있는 과정들에서 김대중 정권의 이후 노동정책의 대강의 줄거리가 뽑혀나오고 있다.
당선직후부터 보여진 김대중 당선자측의 노동정책은 '노사정위원회' 구성과 이를 통한 '사회적 합의주의' 방식을 큰 틀로 하고 있다. 정책의 기조는 시장경쟁원리와 작은 정부를 강조하는 '신자유주의'를 본질로 하고 있다. 그런점에서 YS정권의 노동정책 기조와 별다름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역대 정권과는 달리 DJ정권은 노동자를 설득하면서 노동자들이 스스로 진흙구덩이에 몸을 던지도록 만들어내고 있다.
김대중 당선자측은 대기업집단(재벌)을 포함한 경제구조조정과 연계지어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김당선자만의 정책이 아니다. 그것은 미국과 서구 선진자본주의 국가에서 80년대를 풍미한 신보수주의·신자유주의적 조류의 핵심 의제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90년대 초반부터 자본측이 적극 주장해왔고, 지난 93년에 출범한 김영삼정권의 '신경제정책'으로 자본측의 요구가 정권에 의해 본격적으로 추진되어왔던 사안이다.
그러나 지금 시기는 93년도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93년 김영삼정권 출범 당시 계속되고 있던 우르과이협정과 95년의 WTO(세계무역기구) 발족으로 세계경제의 경쟁은 더욱 격화하고 과잉생산공황 역시 더욱 진전되고 있다.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업대란'이 그것을 웅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세계시장의 통합력은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이렇게 세계 자본주의의 경쟁과 상호의존성의 모순이 격화되고 있는 한 가운데에 '신자유주의'의 원리가 놓여 있다. '시장경쟁원리'와 '탈규제' '작지만 강력한 정부' '유연화' 등등의 논리로 표현되는 신자유주의는 80년대 미국과 서구 자본주의 국가를 풍미하였다. 그 체현체가 WTO인 것이다. 그 와중에서 김영삼정권은 일찍이 '신자유주의' 정책을 입안하고 그것을 '신경제정책'이라 이름지었던 것이다. 그러나 김영삼정권은 신자유주의 프로그램을 제대로 구사할 수 없었다. 그것은 5·6공 세력과의 거래에 의해 정권을 잡은 원죄 때문일 수 있다. YS정권 이전의 권력을 지탱하게 한 대기업집단과 YS는 필연적으로 한배를 탄 운명이었고, 따라서 재벌 말고 대안세력을 키울 능력도, 의지도 가질 수 없었기 때문에, '업종전문화, 소유와 경영의 분리' 등 '재벌개혁'을 내세웠지만 적극추진할 수 없었고, 결국은 재벌구조에 의존하여 노동자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96년 노동법개악을 그것도 날치기로 시도했다가 노동자총파업투쟁에 직면하게 되었던 것이다. 노동자에게만 신자유주의를 서툴게 휘둘렀다가 된통 당하게 된 셈이다.
그러나 DJ정권은 그러한 옵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으며, 또한 IMF 관리체제가 그러한 재벌(그들이 누구인가. 한국의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와 사회를 좌우하는 집단 아닌가?)로부터의 자유로움을 배가시키고 있다. 그래서 그는 '재벌구조' 개혁에 비교적 단호할 수 있고 IMF관리라는 상황이 '공룡'재벌들의 반발 제어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YS정권과는 다른 노동정책을 가능케 하는 요소이다. 즉 자본측(그 주도세력인 재벌)에 대한 구조조정책을 통하여 노동자계급을 포용하면서, 노동자에게도 노동시장 유연화, 즉 정리해고와 고실업사태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은 '재벌개혁'과 '노동시장유연화'는 노동자에게 서로 맞바꿀 문제가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측이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하도록 만들어낸 데에 YS정권과는 다른 DJ새정권측의 노련함과 정책능력(사실은 현시기의 세계자본주의 운동과 한국 총자본의 이해를 대변할 수 있는 능력)이 들어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노동자에게 이러한 DJ측의 '능력'은 어떻게 작용될 것인가? 그것도 이미 거의 윤곽이 다 드러나 있는 상태이다. 실업자 100만명시대라고 표현되는 고실업, 고물가, 저임금, 불안정고용 등이 기다리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실업률 통계가 '조사기간(15일이 낀 주 1주일) 중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한 자'를 취업자로 계산하고 있고, '실망실업'노동자(취업의사가 있으나 취업할 전망이 없어 구직을 포기하는 자)를 비경제활동인구로 처리하여 실업통계에서 제외시키고 있어서 이들을 포함시킨다면 실업자는 '100만명'이 아니라 수백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라는 것은 기실 수백만명의 실업 노동자와 불안정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넘실대는 노동시장 만들기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른바 '사회적합의'에 임했던 노동조합운동 상층부는, 앞에서 설명한 연유들에 의해 어떤 '환상' 속에서 결국 '고실업, 고물가, 저임금, 불안정고용'에 합의했던 것이다. 그리고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노사정위 합의는 직권조인에 불과하다'면서 격론 끝에 거부하기로 결정났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임시국회에서 정리해고제 2년유예조항 삭제를 포함한 근로기준법 개악안과 근로자파견법 등이 '노사정위원회 합의안' 보다도 더 개악돼서 통과된 상태지만 대응할 힘을 모아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은 김대중 정권의 노동정책, 다시 말하면 '제대로된 자본주의를 위한 재벌개혁을 통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노동자에게 고통을 감내할 것을 압박하는 정책이 계속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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