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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7441
2005-09-15 15:21:29
진보평론
http://jbreview.jinbo.net
진보평론 25호(2005년 가을호) 발간
<편집자의 글>
미국의 유서 깊은 재즈 도시 뉴올리언스가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폭격을 맞고 단 이틀만에 완전 파괴되어 수중 공동묘지로 돌변했다. 대표적 친미 신문 조선일보조차 뉴올리언스가 원폭투하에 맞먹는 충격으로 약탈과 강간, 방화 및 이에 대한 주방위군의 사살권 부여 등 시가전 상황이 전개되고 있음을 급전하는 가운데 전화에 휩싸인 바그다드 몰락 직전보다 더 참혹한 죽음의 도시의 참상을 전하고 있을 정도이다. 이라크 전쟁을 훨씬 웃도는 일만 명 사망설이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사태가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이게 바로 21세기 제국의 위용을 자랑하는 미국 사회의 참담한 현주소다.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대재앙이 강타한 뉴올리언스의 참상이 우리의 사회과학적 더듬이를 자극하는 것은 사실 그것의 후 폭풍에 있다. 카트리나 폭격은 명백히 인재(人災), 정확히 말하면 사회적 재앙이다. 약 50만이 거주하는 미시시피 강변의 뉴올리언스는 도시의 대부분 지역이 가 해수면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허리케인 다발지역으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 미 연방정부는 여기에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았을까? 그 이유는 뉴올리언스는 약 70% 주민이 흑인 및 유색인종이 거주하는 대표적인 사회적 빈곤지역이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다수 인민들이 분노하는 것도 바로 자연적 재앙조차 그 피해정도가 부에 비례하여 인종과 계급 차별적으로 밀어닥치고 있다는 데 있다.

한국의 경우 카트리나에 맞먹는 대재앙의 진원지는 자연이 아니라 97년 IMF 경제위기로부터 비롯되었다. 남한은 지구화와 신자유주의로 요약되는 새로운 자본주의적 구조조정 패키지를 가동하기 위한 최적의 임상시험장으로 낙점 받았다, 한마디로 IMF 체제하에서 한국 사회는 완전히 미국 월가가 주도하는 세계 자본 진영의 마루타였다고 할 수 있다. 재앙의 발생경로와 그 형태는 달라도 미국의 카트리나 자연재앙과 한국의 IMF 사회재앙은 거의 동일한 원인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바로 현대 자본주의 사회체제다.

작년의 유럽 대홍수, 이번처럼 허리케인의 규모가 점차 강해지고 자주 빈발하는 등 온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직접적 원인은 물론 잘 알려진 대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엘리뇨 현상으로 해수면으로 온도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지구온난화가 자본의 무한한 축적 탐욕에 의한 무분별한 개발과 생태 환경의 파괴에 기인하고 있음은 이제 거의 상식에 속한다. 요컨대 IMF와 같은 사회적 재앙에 더해 계급차별을 하는 카트리나와 같은 자연재앙의 이중고로 다수 인민의 삶은 더욱 피폐해져 가며 사회적 대중빈곤은 더욱 심화되어 갈 수밖에 없는 게 오늘날 자본주의의 현실이고 보면, 이 번호 주제인 ‘사회적 대중빈곤’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하겠다.

최형익은 특집의 총론 형태의 글에서 현재의 대중빈곤이 자본주의 사회경제의 내적 메커니즘의 작동 하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에 대한 전향적 사고와 함께 사회적 권리의 정치에 입각한 사회운동적 입법 능력의 제고를 촉구한다. 성은미는 한국에서 사회적 빈곤 양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예증하는 가운데 각각의 정치세력이 제시하는 빈곤에 대한 원인과 처방에 대한 근시안적 접근을 비판한다. 안현미는 사회적 빈곤이 사실 빈곤의 여성화의 양상을 띠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노동시장 내부와 외부에서의 여성에 대한 구조적 차별양상에 더해 노동시장 진입 이전부터 여성의 생애주기를 통한 체계적인 가부장적 차별과 배제가 진행되고 있음을 분석한다.

이번 특집은 원래 빈곤을 둘러싼 사회적 실태 및 운동 등 다양한 내용을 기획하였지만 의도대로 안됐다. 다음 기회에 진전된 논의들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강신익의 시평은 최근 황우석 신드롬이 불러일으킨 생명공학과 줄기세포 연구의 담론구조가 지닌 인문사회적 함의에 대한 대단히 인상적인 글이다. 특히 황우석 연구팀이 주도하고 있는 체세포핵이식 기술이 인간의 정체성이 유전자에 있다고 보는 환원적 결정론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러한 논리는 중심(유전자)이 결정하면 주변부(세포와 유기체)는 그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이라는 비판이다. 결정론이 아닌 유전자와 그것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적 요인이 상호 작용하는 식의 과정으로서의 생명현상이라는 필자의 핵심주장은 사회과학 내지 사회철학적 관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하겠다. 진보평론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이어받아 다음호에서 생명공학 내지 유전자 과학의 정치적 함의를 다루는 특집을 마련할 것을 약속드린다.

한편, 생계형 신용불량으로 인한 파산 및 이를 극복하기 위한 파산자 사회운동을 다루고 있는 박효석의 발언대와 박수정의 르포는 자칫 메마르기 쉬운 특집 글에서 제시한 논거들을 특유의 생생한 현장감으로 받쳐주며 사회적 빈곤의 실상을 고발하고 있다.

정세 란에 실린 네 편의 글 역시 특집의 실천적 함의를 보강해주는 의미를 지닌다. 이 글들은 각각 평택미군기지이전과 오산 수청동 철거민 투쟁, 거의 사이비 종교수준에 도달한 대입제도, 에너지와 사회운동의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사회화와 공공성의 강화 그리고 사회적 권리의 정치로 그 실천적 의미가 수렴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후 사회운동 진영의 정치방침에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크다 할 것이다.

두 편의 일반 논문 역시 정치사상과 사회 철학적 입장에서 매우 흥미 있는 문제제기를 던져준다. 홍철기는 정치권력의 최종심급으로서 헌법제정권력에 대한 독일의 대표적인 헌법정치학자 칼 슈미트의 이론적 논의에 스피노자의 능산-소산 자연정의로 대표되는 형이상학적 체계가 미친 영향을 추적하면서 민주주의의 입장에서 칼 슈미트의 정치이론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를 비판한다. 즉 민주주의 자체를 상대화하고 주권의 권력에 대해 수동적인 역할만을 담당하도록 축소시키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재유는 자본주의적 노동과정을 벗어난 공장 외부로부터 자본주의체제 자체를 극복하기 위한 계급의식을 지닌 노동자의 자기생산의 단초가 마련되며 이를 시민사회의 중요한 제도적 거처로서의 가족관계와 여성의 정치적 조직화로부터 그 출발점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논의 자체의 적실성 여부를 떠나 기존의 노동운동론과 여성운동론의 일반적 전제에 대한 대단히 도발적인 문제제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진보평론󰡕만이 기획할 수 있다고 나름대로 자부할 수 있는 ‘다시읽기’와 정보재를 노동가치론적 입장에서 어떻게 볼 것인가를 둘러싸고 촉발된 노동가치논쟁 역시 이번 호에서도 계속 이어진다. 정병기는 미헬스가 주저 󰡔정당사회학󰡕에서 공언한 정당의 ‘과두제의 철칙’이 갖는 적실성에 대해 다시 읽기를 시도하면서 새로운 대중 민주주의적 기획에 의해 이러한 과두제를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분석한다. 이채언은 정보재를 둘러싼 노동가치논쟁에서 정보재 생산과 관련된 연구개발노동은 잉여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이 아니며, 따라서 정보재가치 자체가 엄밀히 말해 0이지만 그것이 상품화되어 자본주의적 상품생산 속에 포섭되면서 객관적인 가치존재를 부여받게 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정보재 산업의 극심한 세계적 경쟁 구조 하에서 과연 평균이윤을 상회하는 독점이윤 내지 절대지대가 존재할 수 있는 가에 대해 회의적 태도를 보인다.

끝으로 좋은 시와 서평을 써주시고 그리고 북미자유무역협정 10년의 참담한 결과를 대한 글을 번역해 주신 필자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이번 호 서문은 남구현 편집위원장의 개인 사정으로 본 편집위원이 쓰게 되었다. 가을의 문턱에서 󰡔진보평론󰡕이 어느 덧 25호를 내게 되었고 곧 창간 7주년을 바라보게 되어 감개무량하다. 많은 한계와 아쉬움이 있으나 적어도 애초에 진보적 학술진영과 활동가 진영의 공동작업으로 잡지를 발간하겠다는 약속만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놓인다. 이는 편집위원의 새로운 진용 짜기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나타날 것이다. 우리는 향후 좌파의 정치담론을 주도할 편집위원 보강으로 좀더 알차고 힘 있는 잡지를 만들어 내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하며 독자 제현의 애정 어린 질정과 격려를 바라마지 않는다.


<진보평론 25호 목차>

편집자의 글: 사회적 대중빈곤, 카트리나 그리고 뉴올리언스

□ 특집: 대중빈곤
* 사회적 대중빈곤의 정치경제학(최형익)
* 사회적 빈곤 실태와 정책 평가(성은미)
* “빈곤의 여성화”에 따른 정부빈곤정책의 비판적 고찰: 사회적 배제 담론을 중심으로(안현미)

□ 시평 : 생명공학과 줄기세포 연구의 담론구조(강신익)
□ 정세:
* 한 맺힌 역사와 분노의 현실: 평택 미군기지 확장예정지역 주민들은 무엇을 바라는가(두시간)
* 민중들에게 돌과 화염병을 들게 하는 주택정책(문상민)
* 대학입시, 사이비 종교(이철호)
* 에너지 사회공공성: 사유화 저지 투쟁과 에너지 체제 전환의 과제(송유나)

□ 발언대: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된 두 가지 사건과 나의 고민, 그리고 비제도적 투쟁: 파산자 문제에 대하여(박효석)
□ 일반논문:         
* 칼 슈미트와 스피노자: 헌법제정권력과 정치신학(홍철기)
* 계급의식과 노동자 계급의 자기 생산, 그리고 여성의 조직화(이재유)

□ 논쟁: 정보재 가치론 논쟁에서의 몇 가지 논점(이채언)
□ 다시읽기: 과두제의 철칙과 순환론적 역사관(정병기)
□ 문예마당
* 시: 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꽃 외 2편(권혁소)/ 백자, 무료한 외 2편(함순례)/ 빵차 외 2편(정은호)/ 새들은 자신의 꿈속으로 날아간다 외 2편(김경주)
* 르포: 가난의 내력(박수정)
□ 서평
* 부안항쟁의 역사적 재조명(이득재)
* 파시즘의 귀환을 막는 오르가즘의 기능(박정수)
□ 번역: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10년의 기록: 미국 노동자의 일자리, 임금 그리고 경제 안정(번역: 변정필)



   <마르크스주의연구> 4호가 출간됐습니다.

마르크스주의연구
200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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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지
200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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