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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업종 노동운동 연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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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12 11:49: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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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라 |
 [펌]대중투쟁 가능성 보여준 현자 비정규직노조 04년 임단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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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노동자]
대중투쟁 가능성 보여준 현자 비정규직노조 04년 임단투
7월 1일 독자파업 강행에 이어 16일 3개 업체 공동파업 성사
2004-08-02
투쟁경과
4.28 원청인 현대자동차와 조합원이 있는 54개 사내하청 업체를 상대로 임단투 요구안 발송
4.28~5.28 원하청 노사는 이후 8차에 걸친 교섭요구에 불응, 노조측 교섭 지정장소인 본관 앞에서 회사측 경비대가 수차례 폭행 자행하고 오히려 노조 간부 14명에 대해 고소고발
5.27 현대자동차 원청과 12개 사내업체를 노동부에 불법파견으로 집단진정
5.28 불법파견 근절과 임단투 승리를 위한 본관 앞 1차 천막설치투쟁 - 회사 경비대에 의해 집단폭행, 설치 무산
5.31 본관 정문 앞 해고자 차량 농성시작
6.7 본관 앞 2차 천막설치투쟁 - 회사 경비대의 폭력 뚫고 원하청 공조로 설치 성공
6.11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쟁의발생 결의 (6.15 쟁의조정신청)
6.24~25 쟁의행위 찬반투표 - 투표자 2,255명 중 2,105명 찬성(93.34%)가결 / 20여명 간부파업 돌입
7.1 총파업 시도 - 60여명 참가에 그쳐 라인을 중단시키지 못함(정규직노조 잠정합의 나옴)
7.13 2,3차 임금, 성과금 공동적용 요구하며 노조 간부 6명 삭발식 및 2,3차업체 대표 3인 단식노동 돌입
7.16 2,3차 업체 임금, 성과금 공동적용 요구하며 태형산업, 현대세신, 해성 공동파업으로 약 1시간, 4시간 동안 2공장, 3공장 라인 각각 중단 - ‘성과금 200%+60만원, 최저시급 2,900원, 근속수당 신설 등’ 쟁취
7월1일 비정규직 총파업 시도
7월 1일 파업은 현자 비정규직노조 최초의 총파업 시도였다.
6월 24일~25일 이틀에 걸친 비정규직노조 쟁의행위찬반투표는 투표자 2,255명 중 2,105명 찬성(93.34%)이라는 전폭적인 총회참석과 높은 가결율을 보여주었다. 24~25일 쟁의행위찬반투표의 대상과 방식(투표대상을 비정규직 총회 참석자로 하고, 비정규직 총회 참석자의 과반수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가결)은 현재 비정규직노조의 조직률에 비추어 적절한 찬반투표 형식이다.
그러나 정작 총파업일인 7월 1일에는 대중의 동참을 이끄는 데 실패했다. 이날 파업참가인원은 60여명에 그쳤는데, 이는 평소 비정규직노조의 출근투쟁, 결의대회 등의 참가인원이 20~60여명임을 감안한다면, 대중의 참여가 매우 저조한 것이었다.
반면에 회사는 비정규직 파업투쟁의 불씨가 번질 것을 우려해 바짝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각 공장별로 20여명의 파업대오의 이동을 막기 위해 200여명의 원하청 관리자를 집결시켰다.
이날 투쟁은 생산에 타격을 주지 못하고 대중파업을 성사시키지 못했음에도 활동가층의 자신감과 몇몇 주력업체의 조직력을 살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임금, 성과급 2,3차 공동적용 쟁취 위한 공동파업
마침내 7월 16일 비정규직노동조합은 노조차원의 첫 파업을 성사시켰다. 2,3차 3개업체(태형산업, 현대세신, 해성) 공동파업은 노조의 필요성과 존재를 대중에게 입증시켰다.
작년 이래 무너진 2,3차 업체의 투쟁력과 조직력은 뚜렷이 회복되었다(주: 2,3차 업체 ― 현대자동차의 1차밴드, 사외부품업체인 모비스, 한라공조, 한일이화, 엘지 등과 인력공급계약을 맺고 현대자동차 사내에서 자동차 조립, 서열업무를 하는 하청업체, 2차, 3차 인력도급업체의 줄임말). 대중의 절실한 요구와 노동조합의 조직화 노력이 결합하면서 업체별로 압도적 다수가 참가한 대중투쟁을 일으킬 수 있었다.
특히 7월 3일 정규직 잠정합의(1차하청 임금결정) 이후 2공장, 3공장을 중심으로 꾸준히 해온 업체 간담회, 설명회는 효과적이었다. 투쟁의 성공은 무엇보다 해당 업체 대중의 전폭적인 공감과 적극적인 파업동참 때문이다. 2,3차 업체 대중들은 투쟁을 준비하고 당일 투쟁을 전개하면서 최고의 투사가 되었다.
1) 2,3차 투쟁의 전개
비정규직 대중의 공세적인 전술들이 빛을 발했다.
7월 16일 12시경부터 각각의 사업장에 모인 2,3차 노동자들은 자체 결의대회를 마치고 13시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세신의 아주머니 20여명은 파업선포와 동시에 웃옷을 벗고 토모다(전동차) 라인을 막아섰다. 남자 관리자들과 구사대들은 그 기세에 눌려 차마 접근조차 못했다. 이어 또다른 아주머니들은 서열지를 확보하고 부품의 서열과 불출을 막았다. 해성의 한 동지는 높은 철골 위로 올라가 에어를 차단했다. 불과 30분~40분 사이에 인라인 가동이 전면 중단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2공장 태형산업은 구사대 폭력에 맞서며 토모다 라인을 저지했다. 이 와중에 아주머니 2명이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결국 2,3차 노동자의 완강한 저항에 원하청 관리자들은 물러갈 수밖에 없었다. 13시 50분경 2공장, 3공장이 모두 멈췄다.
파업 돌입시점을 정확히 알지 못했던 원청 관리자들은 2,3차 노동자들의 기습적이고 일사불란한 투쟁에 주춤거렸다. 14시경부터 회사 쪽은 원청 관리자와 정규직 노조의 참관 아래 3개업체 집단교섭에 응했다. 교섭이 시작되자마자 회사 쪽은 ‘성과급 200%+50만원’과 ‘기본급 76,000원, 최저임금 사업장은 79,200원)’을 제시했다.
한쪽에서는 파업투쟁이, 또 다른 쪽에서는 교섭이 계속되는 가운데 곧이어 ‘성과급 200%+60만원’, ‘최저시급 2,900원 도입, 기본급 76,000원 인상’, ‘근속수당 1만원 신설’이라는 잠정합의가 나왔다.
현대세신에서 잠정합의에 대한 설명회와 토론을 하는 동안 타결은 늦춰졌다. 마침내 잠정합의에 찬성키로 결정하고 라인에 복귀하는 한편 합의서를 쓰기로 했다. 그러자 회사는 ‘손배, 고소고발에 대한 면책합의를 할 수 없다’며 태도를 돌변했다.
다시 긴장감이 높아졌다. 현대세신은 19시경부터 다시 작업을 중단하고 농성대오를 갖추기 시작했다. 태형산업도 토모도 라인을 다시 막고 관리자들과 대치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도중에 태형산업 아주머니 한 명이 2공장 단조정문 삼거리 철탑 옆 구조물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그 밑에는 구름 떼처럼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고압선을 쥐고 흔들며 목숨을 건 면책합의를 요구하자, 급히 달려온 현대자동차 회사 관리자들은 겁에 질려 마침내 두 손을 들고 말았다.
대담하고 기세 있는 투쟁, 예측불허의 투쟁들이 숨 가쁘게 전개되면서 2,3차 투쟁은 마감되었다.
2) 2,3차 투쟁의 의미
현재까지 비정규직노조가 보여주었던 투쟁 중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폭발적인 파업이다.
2,3차 투쟁은 그동안의 업체투쟁(비정규직 현장투쟁)의 개념을 한 차원 끌어올리고, 업체별 투쟁의 한계를 극복했다.
3개 업체가 공동요구, 공동파업, 공동교섭, 공동타결을 했으며, 노사 합의결과는 18개 업체 961명 2,3차노동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따라서 이번 투쟁은 단순히 3개 업체의 공동투쟁에 머물지 않고 2,3차 업체 임금투쟁이라는 성격을 갖는다.
그동안 업체별 파업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노동조합의 계획아래 진행된 것으로는 첫 번째 공식파업이라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또 이번 2,3차 투쟁은 과거 업체별 투쟁이 정규직 임금투쟁 기간에 몰려 있었던데 반해서, 정규직 임투가 모두 끝나고 난 다음 비정규직노동자의 자주적인 투쟁의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파업의 형태와 투쟁전술도 눈에 띈다. 2,3차 업체의 게릴라식 파업은 현재 비정규직노조의 조직역량에 기초한 것이다. 게릴라식 파업은 3개 업체 50여명의 파업만으로도 2공장, 3공장 5천여 명 작업장 라인을 전면 중단시키는 위력을 보여주었다.
이번 투쟁은 대중의 절실한 요구를 정확하게 수렴해서 성실하게 투쟁하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특히 경험 많은 정규직노조 활동가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한 싸움이다. 성과는 없고 치명적인 탄압만 받는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지만, 흔들림 없고 단호한 투쟁으로 2,3차 투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번 투쟁을 계기로 현대자동차 회사측은 ‘2차 도급관계이므로 줄 수 없다’는 말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다.
물론 비정규직노조가 애초 제시한 요구내용(1차하청과 동일적용 - 성과급 400%+60만원)의 60%수준에 머문 타결결과는 못내 아쉽다. 이 때문에 현대자동차 내부의 성과급 차별은 정규직(270시간기준 통상급 400%+100만원), 1차하청(240시간 기준 통상급 400%+60만원), 모비스하청(240시간 기준 통상급 200%+70만원), 2차하청(기본급 200%+60만원)으로 계층화, 서열화 되는 결과를 낳았다.
또 더 높은 수준의 요구 관철을 위해 일사분란하게 반대조까지 파업투쟁을 밀어가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투쟁 이후 서로를 격려하며 감격의 기쁨을 나누고 자신감을 내비친 2,3차 노동자의 모습에서 이번 투쟁이 비정규직 투쟁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노동조합의 과제
2,3차 파업투쟁을 끝으로 올해 임금투쟁을 끝이 났다. 그러나 올해 단협상의 요구들(불법파견 판정시 정규직 고용, 노조활동 보장, 해고자 복직 등)은 전혀 쟁취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회사를 교섭 자리에 끌어내지도 못했다. 이것은 단협상의 요구를 가지고 파업권을 행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 임투에서 정규직노조는 1차하청 비정규직의 임금, 처우개선에 대해 대리해결사로 나섰다. 그런데 이것은 비정규직노동자가 스스로 투쟁의 주체로 서는 것을 방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결국 비정규직노조는 1차하청에 대한 임금교섭을 스스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전체 하청업체 생산직 노동자(1차 105개 7,412명, 2차 18개 961명, 모비스 23개 1,140)의 임금, 노동조건의 결정권을 갖고 있는 것은 원청인 현대자동차다. 그런데 비정규직노조가 결성되었음에도 정규직노조가 비정규직의 임금, 처우에 대한 원청 상대의 교섭권을 양보하지 않는 것은 문제다. 이 때문에 비정규직 대중은 해가 바뀔수록 수동화 되고 정규직 노사합의를 기다리는 구경꾼이 되고 있다.
차후에도 비정규직노조가 비정규직 대중의 생존권 요구이자 가장 큰 관심사인 임금, 처우개선에 대한 교섭권을 정규직노조가 행사하도록 놔둔다면 큰일이다.
다행히도 2,3차 임금투쟁에서 비정규직노조는 파업을 통해 자신의 존재의미를 분명히 확인시켰다. 비정규직의 투쟁이 정규직노조가 동의하는 선을 넘어서는 투쟁이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도 올해 2,3차 투쟁은 매우 뜻 깊다.
김형기 (현자비정규직노조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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