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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업종 노동운동 연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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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12 11:51: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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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라 |
 [펌] 현자비정규직노조의 독자파업 시도를 통해 본 하청투쟁의 전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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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비정규직노조 독자파업 시도를 통해 본 하청투쟁의 전망
김지현
현자 정규직 임단투는 속전속결됐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계속됐다.(7월16일 저녁 8시경 2공장 단조정문 앞 고압선 철탑에 올라간 김희자 조합원이 비정규노조간부의 설득으로 내려오고 있다-출처 울노신)
03년 아산사내하청지회 건설을 시작으로 대공장을 중심으로 건설되었던 비정규직 노조들이 작년 한해 자본의 탄압을 견뎌내고 04년 임단투에 나섰다. 도급과 사내하청으로 불법파견을 위장하고 있는 실질적인 고용주인 원청과의 단체협상을 요구하는 투쟁에 나선 것이다. 이 중 노조 설립 이후 최초로 독자파업을 시도했던 울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의 투쟁을 통해 현 시기 비정규직 운동이 나아가야 할 바를 확인하고자 한다.
7월 1일 독자파업까지의 현장 활동
4월 23일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정규직 통상임금의 80% 쟁취, 불법파견 정규직화! 비정규직노조 활동보장! 해고자 원직복직!”등의 임단협 안을 마련하고 현장 활동에 들어갔다. 공장별 임단협 설명회와 보고대회를 통해 올해 핵심요구를 알려내고, 4월 29, 30일에 원청인 현대자동차와 업체들에 단협요구안을 발송하고 상견례를 요청하였다. 이에 대한 원청과 업체의 교섭 거부가 계속되자 6월 1일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천막농성투쟁을 전개하였다. 경비들에 의해 이날 천막 설치는 이뤄지지 못했지만 현장 노동자들에게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철야 농성을 시작했고, 7일 정규직 노동자들과 지역 동지들의 연대에 힘입어 천막농성에 돌입할 수 있었다. 일상적으로 출/퇴투와 중식/야식 선전전을 통해 비정규직 노조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선전하고 공장별 보고대회를 통해 투쟁의 과정을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공유하였다.
정규직노조 대의원대회에서의 비정규직 노조 조직력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 결의와 21, 22일 조합원찬반투표 가결로 정규직노조의 임단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현장의 분위기는 상승하였다. 6월 23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비정규직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2,255명이 참여하여 93.35%의 높은 찬성률로 가결되었고 7월 1일 독자파업에 돌입한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7월 1일의 투쟁은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이 투쟁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다.
투쟁의 실패에서 얻어야 할 것
투쟁의 실패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 요소가 작용하했다. 그 중 가장 결정적인 것은 정규직노조의 임금협약 조기 합의였다. 정규직노조에서의 잠정합의안 도출은 1차 하청노동자들에게는 자신들의 임금이 확정되는 것, 임단투가 끝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하면서 투쟁이 이어지는데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이러한 사태는 결국 지난 3년간 정규직 노조에서 사실상 1차 하청에 대한 임금교섭권을 별도합의안의 형태로 가져가면서 비정규직노조보다는 정규직 노조나 정규직 대의원을 통해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투쟁보다는 정규직에 기대서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분위기를 형성해왔기 때문이다.
정규직노조 대의원 대회에서 이루어진 비정규직 조직력 강화를 위한 집단 결의는 임투 기간 실천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비정규직과의 연대를 외부에 선전하기 위한 액션일 뿐이었음이 오히려 명백히 드러났다. 비정규직 조직력 강화를 위한다면 말이 아닌, 실천을 통해 비정규직노조가 현장 활동과 교섭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원청과 하청업체에 강제했어야 했다. 그러나 정규직노조는 비정규직노조가 최초의 독자파업에 들어가기로 한, 바로 그날 조기타결을 봄으로써 비정규직노조를 철저히 배신했다.
둘째로 투쟁을 앞두고 주체들 일부의 자신감 부재로 인해 내부에서 견해대립이 나타났고, 그것이 절충되는 방식으로 해결된 데에 있다. '7월 1일이 아니라 6월 25일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가결된 날 파업에 들어갔으면 독자 파업은 성공했을까?'라는 것은 헛된 질문이지만 아쉬운 지점이다. 노조 내에서 독자파업을 정규직 임투기간에 하는 것에 대한 이견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시기와 관련해서 25일 찬반투표의 분위기를 안고 바로 투쟁에 돌입해야 한다는 안과 정규직 노조 일정을 따라 가면서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하자는 안이 대립했다. 7월 1일은 이 두 안의 중재 결과였다.
현장의 분위기를 읽고 대중의 불만이 모아졌을 때 이 불만이 투쟁으로 전환될 수 있게 선두에서 투쟁하려고 하는 단위와 정규직 노조와의 연대라는 명분으로 정규직 눈치를 보면서 투쟁을 조직하기 어려운 현실에 안주하는 두 가지 입장이 대립 끝에 타협하거나 각자의 길로 분열하면서 힘을 모아 투쟁할 때 투쟁할 수 없게 하였다.
이러한 모습은 금호타이어비정규직 노조에서도 투쟁의 장애물로 나타난 바있다. 임단투 기간 투쟁해야 할 때 정치적 견해 차이를 이유로 함께 투쟁할 동지를 몰아내고 정작 어떠한 투쟁도 형성하지 못했던 것이 임단투 기간 금타비정규직노조 2기 지도부의 모습이었다.
투쟁의 과정에서 얻어야 할 것
이번 투쟁에 대해 벌써부터 언론과 업체에서는 불법파업 이야기를 흘리고 있었다. 쟁의 행위 찬반투표의 민주적 절차의 문제를 제기하는 부위도 있었다. 자본주의 사회의 법에 의한다면 불법파업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불법파업이 투쟁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근거로 이야기될 수는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법은 노동자의 편이 아니라 자본의 편이다. 요즘 합법 파업이 사측을 성실한 교섭 자리로 불러들이기 위한 하나의 전술인 것 마냥 이야기되고 있다. 노조에서 노사화합과 합법 파업을 이야기하고 교섭을 위한 전술을 가져간다면, 이는 자신의 투쟁에 울타리를 치는 것이고 그 울타리 속에 있기 위해 한발 한발 자신의 요구를 후퇴시키게 된다.
이로 인해 울타리는 점점 좁아지고 노사합의라는 것에 길들여져 자신의 울타리를 뛰어넘는 법을 상실하고 말 것이다.
투표자의 조합원 가입여부를 문제 삼는 것은 절차상의 문제로 비정규직 노조의 투쟁을 평가절하 하려는 것에 불과하다. 업체는 비정규직노조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해고시키고 현장과 노조를 분리시키기 위해 업체 요구안을 들어주는 대신 노조 탈퇴를 종용한다. 정식 노조이지만 이렇듯 법에 보장된 활동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노조 가입은 해고의 위협을 감수한 결의가 없으면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보다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노조의 임단협 요구안에 대한 동의와 투쟁에 대한 찬성을 묻고자 한 것이다. 과연 이것이 노동자 민주주의를 위배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가?
비정규직운동의 현실에서 조합원 대상자의 몇 %를 확보하고 나서야 투쟁할 수 있다는 것은 현실의 투쟁을 회피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조합원을 조직하는 것은 결국 투쟁을 통해서 획득될 수 있는 것이다. 조합원들에게 성과를 안겨주기 위해서도 투쟁을 해야 하고 임금교섭을 원청과 하기 위해서도 투쟁을 해야 한다.
비정규직 운동에 있어서 투쟁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조직의 강화는 투쟁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울산 현자비정규직노조의 최초 독자파업 시도는 비록 불발됐지만 이 투쟁의 선봉에 섰던 선봉대들은 이를 통해 투쟁의 경험을 쌓고 단련되고 있다. 투쟁 속에 동지를 얻은 것이다. 이는 비단 현자비정규직노조 만의 일이 아니다. 현중 소지공 투쟁은 투쟁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투쟁주체들을 중심으로한 현장실천단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타비정규직노조의 정규직 전환자와 직접고용자들 역시 전환 이후의 문제들을 가지고 투쟁하기 위해 동지회를 결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현장의 불만을 투쟁으로 조직하고 현장에서의 지속적인 투쟁의 경험을 축적함으로써 비정규직노동자 스스로가 투쟁의 주체로 설 수 있는 계기를 확장하는 것, 투쟁을 통해 발굴된 주체를 단련시키는 것이 현시기 비정규직운동의 우선적인 과제이다. 체계의 안정화나 조직의 확대는 그 이후의 일이다.
/ 김지현(사회주의노동자신문) jihyun@jinbo.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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