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현 세계자본주의 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의 계급적 의도’ 비판¹⁾

김 두 한

연구원

들어가며: 노동계급을 기망하는 자본의 지식청부업자들

미국 경제가 2003년 3분기 경제성장을 7.2%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리고 유럽지역도 독일이 마이너스 성장에서 0.4%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으며, 일본도 7분기 연속성장을 했다고 한다. 연일 바야흐로 세계자본주의가 경제회복으로 접어들었다고 선전하고 있다. 이 말을 이제는 믿을 수 있는가? 언론과 정부기관 그리고 민간연구소가 이미 끊임없이 엉터리 경제회복에 대해 선전해왔다는 것을 기억하는가? 경제위기와 침체는 일시적인 것이라고 선전하지 않았던가? 회복은 둘째로 치더라도 수없이, 세계자본주의 특히 미국경제는 위기와 침체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하던 것을 기억하는가? 아니 그에 앞서 자본주의는 신경제 운운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선전해왔던 것을 기억하는가?

사실 자본에 고용된 경제학자, 교수, 연구자 등등 지식소상인 나부랭이들은 이 자본주의의 폐악을 축소하고 은폐하고 전가해 왔던 것이다. 이들의 사명은 자본주의 체제를 수호하는 한편 노동계급에 대한 자본의 착취를 더욱 철저히 하도록 엄호하기 위하여, 자본주의 체제를 변호하고 노동계급과 대중을 기망하는 설교를 늘어놓는 것이다. 그들이 자본주의에 대해 ‘좋은 말씀’ 전하기에 열심인 것은 마치 목사가 충실한 마음으로 구원을 선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2000년 말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 경제 위기와 침체가 만 3년에 다다르고 있지 않는가? 시험이 길면 믿음이 사라지는 법이 아닌가? 그러나 고통이 길수록 믿음이 깊어지도록 더욱 “좋은 말씀”을 쏟아내는 능력을 목사님들은 가지고 계시다.

자본의 지식 청부업자들인 교수 및 연구자 언론인 등 지식소상인들은 온갖 이데올로기 왜곡선전 등을 쏟아내어 왔다. 즉, 경제위기는 사고에 지나지 않거나, 개혁이 미진해서 발생한 것이라거나, 곧 회복일 될 것이니 인내가 필요하다고 지난 3여 년 동안에 떠들어댔던 것이다. 그리고 이 경제위기라는 현실로부터 대중의 관심을 돌리고 노동계급의 저항을 무력화시키기 위해서 자본이 테러를 유발하고 전쟁을 일으키자, 이들 청부업자들은 경제위기와 침체가 테러와 전쟁으로 그리고 이후에는 사스 때문인 것처럼 선전했던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노동자들의 체제에 대한 불만이 조직화되지 않도록 호도했다. 그리고 오히려 경제위기와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필요한데, 노동분야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노동계급을 고통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던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국제경쟁력 강화가 없다면 이런 일이 지속될 것이라고 거짓 선전하면서 상시적 구조조정의 공세를 지속해 왔다. 그리고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자본이라는 놈이 들어와야 하는 데 이를 위해서는 기업하기 좋은, 즉 착취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노동유연화를 선동해왔었다. 그리고 이들의 선동은 인내와 타협을 선동하는 노동운동내의 기회주의 노동운동세력을 발호케하여, 노동계급 대중의 저항을 무력화시켜 왔던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자본 자체일진데, 숱하게 개혁한다고 한들 그리고 국가경쟁력이 1위인들 노동계급의 고통이 사라지겠는가? 세계적인 국가경쟁력을 가진 미국에서 경제위기가 시작되지 않았던가? 그 곳에서 1000만 가까운 노동자가 실업상태이며 그들의 삶이 유럽 자본주의 국가들보다 못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가? 그리고 노사모델로 제시되고 있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네덜란드의 현재 경제는 최근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였다. 경쟁력이 최고 수준인 이들 자본주의 국가에서 벌어지는 경제위기와 노동계급에게 자행되는 자본의 공격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가? 국가경쟁력이 자본의 이윤착취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뜻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아니며, 국가경쟁력이 아무리 높아도 자본의 공격은 멈출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경쟁력이 낮아서 자본이 다른 곳으로 가는 것도 아니다. 국가경쟁력이 1위라는 핀란드에서 국민들의 소득 수준은 구매력으로는 23위에 불과하고 실업률은 9%를 넘어서고 있으며, 임금은 중간수준으로 낮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은 더 임금이 낮은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²⁾.

친자본 지식인들의 10여 년 전 그 수법 그대로

자본의 지식청부업자들은 자본주의 경제의 필연적인 위기가 폭발하기 전까지는, 자본주의에서는 경제위기 같은 것은 없으며 무한히 성장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예컨대 2000년 말처럼, IT산업 신경제 운운하며 지속성장을 할 것으로 선전했다. 그런데 막상 미국경제가 위기로 빠져들기 시작하자, ‘친자본 지식인들은 소프트랜딩(연착륙) 혹은 하드랜딩(경착륙) 논쟁을 벌였다. 즉, 자본주의 경제가 위기를 피해서 부드럽게 착륙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좀 덜커덩거리는 착륙을 한다는 것이다. 경제가 위기로 추락하는 것은 사고에 지나지 않는 일이며 자본주의의 필연적인 경제위기 같은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선전과는 달리 미국경제는 2000년 말부터 곤두박질치며 위기로 빠져들자, 이들은 거품(버블)이 터졌다고 하면서 마치 자본주의의 경제위기가 규제될 수도 있었던 금융적인 투기 같은 것에 기인한다고 선전한다³⁾. 그리하여 곧 자본주의는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가면서 회복될 것이라고 선전한다. 하지만 위기와 침체는 심화되고, 국가는 어째든 이런 위기를 약화시키기 위해 정부지출을 늘리고 빚(채권)을 내어 소비를 늘려서 경기부양 정책을 사용하는데 전쟁도 포함된다.⁴⁾ 그러자 이제 변호론자들은 전쟁 때문에 경제위기와 침체가 발생한 것이라고 책임을 덮어씌운다. 그러나 사실 전쟁과 재정적자는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자본의 경기부양책으로서 소비를 증가시키는 것이므로, 전쟁의 결과 경제는 일시적으로 좋아진다. 일시적으로 경제가 좋아지자 거의 모든 친자본 언론인과 자본가 집단은 이제 전쟁이 끝났으므로 본격적으로 경제가 회복된다고 선전한다. 그러나 정부가 돈을 풀어서 자본주의를 침체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시 침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다시 경기가 침체하려 하자 철저히 변호론적인 쪽은 다시 침체(더블 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전한다. 그러나 다시 침체하자 이제 그들은 경제가 하반기에는 내년 상반기에는 회복된다는 식으로 엉터리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다.

이들 논쟁은 결국 위기의 필연성을 부인하고자하는 한 판의 버라이어티 쇼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런 똑같은 사기행각은 과정은 1989～92년 과잉생산위기와 침체시에도 벌어졌었다. 이들의 레파토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자본주의의 지속성장 선전→위기가 박두하자 연착륙 논쟁(위기 회피 가능함을 선전)⁵⁾→투기 등의 거품(버블)으로 설명(위기발생을 피상적 원인으로 돌림)→전쟁 혹은 경기부양(위기원인 전가 및 위기 조기 종결가능성 선전)⁶⁾→이중침체 논쟁(경기조기 회복 가능선전)⁷⁾→결국 침체에 빠지자 장미빛 전망 선전⁸⁾.

어쨌든 이런 식으로 벌써 십수년을 끌어오고 있으니, 이들의 입담과 말재주는 가희 ‘이빨과 구라’로 먹고사는 놈들의 능력이다.

경제위기를 포함한 자본주의의 주기적 경기변동의 법칙

― 죽어야만 사는 경제, 죽여야만 사는 경제.

자본주의 지식청부업자들의 변호론과 달리 자본주의의 경제위기는 필연적이며 반복적이다. 그리고 경제회복은 경제위기에 뒤이어 오랜 동안의 경기침체가 있은 뒤에나 가능하다. 즉 자본주의의 경제위기와 침체 그리고 뒤이은 회복의 과정은 자본주의의 필연적인 법칙이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 경제는 중간정도의 호황→호황→과잉생산→공황(과잉생산위기)→불황→그리고 중간정도의 호황(회복)으로의 과정을 주기적으로 반복적으로 거치게 된다. 이런 과정은 자본주의가 자본주의로서 성숙한 1825년 가장 발달한 영국으로부터 2000년에는 가장 발달한 미국 자본주의로 이어지는 동안 거의 10년을 주기로 지속적으로 반복되어 왔다⁹⁾. 즉 경제위기는 일정한 발달 수준에 이른 자본주의의 보편적인 법칙이다. 경제위기와 그에 따른 침체가 발달한 자본주의의 특징이라고 할 때, 97년 이후 자본의 청부업자들이 선전하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 국가경쟁력 강화 주장의 악의적 성격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자본의 지식청부업자들의 선전과는 달리 국가경쟁력이 가장 발달한 나라들 혹은 생산력이 발달한 나라에서 경제위기가 발생하는가? 이것은 경제위기의 원인이 바로 자본주의의 필연적인 과잉생산에서 비롯된다는 사정과 관련되어 있다. 

자본주의 경기변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본주의 과잉생산위기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많이 생산되는 것이 문제인 경제체제가 바로 자본주의 경제체제다. 한쪽에는 빈곤과 결핍이 다른 한쪽에는 과잉생산이 존재하는 경제체제가 바로 자본주의 경제체제다. 대다수 국민들은 가난과 빚에 찌들리고 소비는 축소되고 있는 데, 어떻게 너무 많이 생산되는 것이 가능한가? 자본가계급은 더 많은 이윤을 획득하기 위해서 노동자계급에게 더 적은 임금을 주려고 하기 때문에 임금의 상승은 제한된다. 그리하여 발달한 자본주의에서 국민의 대다수를 이루는 노동계급이 소득수준이 근본적으로 향상되는 것은 저지되는 데, 이는 사회전체의 소비수준의 확대를 저지한다.

자본가는 더 많은 노동계급으로부터 더 많은 이윤을 착취하기 때문에 더욱 많은 사치와 향락으로 소비가 늘어나기는 하지만 모두를 소비할 수는 없다. 오히려 더 많은 이윤획득의 경쟁에서 패배하지 않기 위해서 그들은 생산확대에 투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리하여 노동자의 필수적 소비는 자본에 의해서 강제적으로 억제되고, 자본가의 소비는 그들 간의 경쟁으로 인해 억제된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그들 간의 경쟁은 생산을 무한히 확대하게 되므로,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소비를 넘어서는 생산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요컨대 자본의 이윤을 위하여 국민 대다수의 소비를 억제하는 생산관계, 즉 자본가－임금노동자라는 생산관계에서는 과잉생산이 발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자본주의의 과잉생산이 발생하면, 이윤을 위해서 생산하는 자본들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게 된다. 그리고 과잉생산된 상품들의 투매가 발생하고 가격이 폭락하며, 전반적으로 상품들의 판매는 축소되고 가격은 하락한다. 자본들 전반의 가동률도 떨어지며 생산전반이 정체되고 다수의 자본들이 도산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자본주의 경제의 혼란은 신용을 위축시켜 더욱더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을 위축시킨다.

그런데 이런 과잉생산위기는 이윤을 위한 생산이라는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다시 가동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다. 우선적으로 이 과잉생산위기의 결과 노동계급의 일부를 해고시키고, 비정규직 등의 반실업자로 전락시킨다. 그리고 이는 동시에 정규직 노동자로 하여금 실질임금을 인하시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 노동력을 재생산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임금을 삭감한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노동시간은 연장되고 노동강도는 강화된다. 이를 통해서 직접적으로 자본은 이윤율을 증대시킨다. 그리고 과잉생산과 위기시에 자본들간에 가격인하와 경쟁전은 각각의 자본가로 하여금 새로운 기계, 새로 개선된 노동방법 그리고 혁신을 채택하도록 하다.

이 결과는 생산의 비용가격을 낮출 수 있게 하며, 그리하여 전체적인 이윤을 상승시킨다. 그리고 이런 혁신은 노동자들을 해고함으로서 막대한 노동자를 실업자로 만들고, 취업노동자들의 임금을 인하하고 노동강도를 강화하여 많은 이윤을 뽑아낼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생산의 정체의 과정은 추가로 생산의 확대를 위한 불안정한 자본의 순환을 준비한다. 물론 이 자본주의의 회복 국면으로의 순환이 다시금 회복으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긴 정체기간 동안 생산의 침체를 수반하면서 과잉생산된 상품들이 해소되는 시기를 필요로 한다. 즉 자본주의 경제는 위기를 통해서 모순을 해소하는, 죽어야 사는 경제다. 그리고 노동계급을 끊임없이 죽이는 경제다.

현재의 세계자본주의 경기침체의 지속기간에 대한 예측

그런데 이 자본주의 필연적인 이 경제위기와 그 이후 불황과 침체의 기간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이 기간은 자본주의의 과잉생산의 정도가 심하면 심할수록 더 길어질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경제의 주기는 1825년 이래로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맑스의 주장대로 일단 천체가 일단 특정의 운동을 지속하면, 그 운동을 반복하는 것과 같은 법칙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세기 고전적인 자본주의 시대 10년의 주기 중 5년 이상의 경제위기와 침체가 지속되었는 데¹⁰⁾, 지난 1989～93년의 경제위기와 침체기에 미국의 침체기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물론 90년대 경기침체시에 유럽의 경우에는 통합과정에서 엄격한 긴축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이 시행됨에 따라 침체는 훨씬 길어졌고 일본은 엉터리 금융구조조정이라는 신자유주정책으로 말미암아 10년 내내 경제침체 상태이지만 말이다. 90년대의 경기 변동 주기를 토대로 현재의 경제위기와 침체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그렇다면 향후 경제침체는 언제까지 지속될까요? 현재의 미국경제의 위기와 재침체가 얼마나 될지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무정부적인 자본주의 경제에는 수많은 돌발변수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는 추가적인 전쟁을 벌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과잉생산의 수준이 그 어느 시기보다 심하다면 위기와 침체의 폭과 정도도 심대할 것입니다. 반면에 새로이 자본주의로 편입된 중국과 러시아 및 동구 시장으로 말미암아 과잉생산이 빨리 해소될 지도 모릅니다. 이런 여러 파악하지 못한 상황들로 향후 경제를 예상하는 데는 무리가 있습니다. 이런 점들에도 불구하고, 10여 년 전의 경제주기를 토대로 예측해보겠습니다.

미국 경제는 89년부터 과잉생산의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그리하여 성장률이 88년 4.2%에서 3.5%로 떨어집니다. 특히 89년 3/4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습니다¹¹⁾. 걸프전이 끝난 해인 91년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지만, -0.5%의 성장을 기록하였습니다. 즉, 걸프전이 끝난 뒤, 일시적인 회복징후가 잠시 나타났지만, 침체와 저성장은 계속되어 92년 3/4분기에 이를 때까지 이어졌습니다¹²⁾. 만일 과잉생산정도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면, 미국경제는 올해 2002년부터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2003년 3/4분기 즈음까지 침체가 계속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시 유럽경제는 미국경제보다 위기에 늦게 돌입한 만큼, 침체는 늦게까지 지속되었습니다. 즉, 93년까지도 많은 유럽국가들은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습니다. 93년 당시 이 유럽대륙에서의 경기침체가 92년 3/4분기부터 회복되던 미국 경제에 영향을 줍니다. 그리하여 미국의 경제는 93년에는 성장둔화를 겪었으며, 본격적인 회복은 94년부터 이루어졌습니다. 94년부터 유럽경제도 미국에 뒤이어 경기가 회복되었습니다.¹³⁾ 당시와 동일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유럽 경제는 2004년까지 침체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이것은 미국경제의 본격적 회복을 2005년으로 늦출 것입니다.”¹⁴⁾

그리고 2005년 경제가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그 필연성으로 2010년 즈음에 다시금 경제위기와 지독한 경기침체를 겪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경기가 2005년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노동자계급의 삶이 자동적으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물론 현재의 경제회복가능성도 단순한 선전에 불과하다.

이라크 전쟁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의 일시적 회복

언론과 연구소에서는 모두가 미국경제의 7.2% 성장을 대서특필하며, 세계자본주의 경제의 회복이 임박했음을 선전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세계 주요국의 경제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해외 경기의 동반 회복이 국내 경기에도 활기를 불어넣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이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에서 전분기 대비 7.2%(연율) 성장하며 19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일본도 같은 기간 성장률이 예상을 훨씬 웃도는 0.6%를 기록하며 7분기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다른 경제권에 비해 경기 회복 움직임이 더뎠던 유로권도 역내 경제 대국인 독일과 프랑스가 오랜만에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고, 네덜란드․이탈리아 등도 잇따라 상승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독일은 지난 주말 3분기 경제가 0.2%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프랑스도 같은 기간 1년만에 최고치인 0.35% 성장했다. 이탈리아의 GDP도 같은 기간 0.5% 증가해 2001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성장지표가 개선됐다.”¹⁵⁾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7.2%에 이르고 19년 만에 최고치라는 사실은 미국의 경제회복을 선전하는 주요한 자료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이제 세계자본주의 중심국가로서 세계경제의 견인차인 미국경제의 회복은 세계경제의 회복을 의미하는 것이며, 여기에 유럽경제와 일본경제까지도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자본주의 경제는 침체의 과정을 통해서 과잉을 해소하는 데, 이 한 방편이 바로 전쟁이었다. 미국의 2002년의 일시적 회복 징후가 아프카니스탄 전쟁에 의한 군수산업과 관련된 부분을 중심으로 한 성장이었다면, 2003년의 회복의 징후는 바로 이라크 전쟁과 관련된 정부의 군사비 지출로 말미암은 것에 불과하다. 그들도 인정하는 바는 2003년 2․4분기 3.3%의 성장이 이라크 전비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다¹⁶⁾. 즉 2003년 2․4분기 방위비 지출이 연율로 최근 수십 년간 최고치인 45.8%로 급증하였으며 그 액수는 5,186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그리고 2/4분기 국내총생산액 108,027억 달러인 총생산액의 4.8%에 이른다. 그리고 3/4분기에는 2/4분기 방위비와 거의 비슷한 5,201억 달러가 지출되었다. 미국의 군사비 지출이 2000년 -0.1%를 기록하다가 2001년 5.0%, 2002년 9.3%를 기록하였으며, 2003년 1/4분기 -3.3으로 줄어들었던 군사비 지출이 2/4분기 45.8%까지 상승하였던 것이다. 이와 같이 막대한 액수의 군비지출이 미국경제를 일시적으로 상승시켰을 뿐, 아직 경제회복이 되기에는 이르다. 그리고 이런 미국의 일시적 경기부양이 일본 및 유럽에 일시적 경제회복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뿐만 아니라 이런 미국의 7.2%경제 성장률도 사실 연율로 표시되어 높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주요지역 경제성장률  전분기 대비

	2002		2003
	3/4분기	4/4분기	1/4분기	2/4분기	3/4분기
유로지역	0.2	0.0	0.0	-0.1	0.4
EU 15개국	0.3	0.1	0.0	0.0	0.4
미국	1.0	0.3	0.4	0.8	1.7
일본	0.8	0.6	0.6	1.0	0.6

자료:Eurostat

위의 표를 보면 3/4분기란 2002년 3/4분기의 상승에 비해 그렇게 증대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며, 호들갑스럽게 세계자본주의 경제회복을 선전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리고 3/4분기 미국의 수출이 증대하였고, 수입의 증대는 미미하였는 데, 이는 미국의 과잉해소를 빠르게 한 효과를 가져왔다. 그리하여 유럽과 다른 국가의 과잉해소를 늦추게 될 것이며 이는 다시 미국에 반작용할 것이다. 유럽의 경제회복을 점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인데, 회복을 나타냈던 동 분기에 산업생산은 여전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한 것은 유럽 지역의 산업생산도 감소하고, 수출도 감소하였는 데, 3/4분기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유럽지역 산업생산동향 전월대비 증감율

	4월5월	5월	6월	7월	8월	9월
유로지역	0.5	-1.0	-0.1	1.0	-0.7	-0.6
EU 15개국	0.4	-0.9	0.2	0.6	-0.7	-0.4

자료: Eurostat

이렇게 볼 때, 현재의 세계경제회복을 선전하는 것은 또 한번의 지식청부업자들이 복음을 전파하고 있는 것뿐이다. 아직 유럽 경제는 침체의 한 가운데 있다고 여겨진다. 이런 유럽의 상황은 2003년 4/4분기에 다시 미국경제는 침체를 향하게 될 할 것이다. 물론 현재 다시 불붙기 시작한 이라크 전쟁에 따라 이런 상황은 약간의 수정을 야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미국 내의 반전여론의 증대와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의 상황에서 계속적으로 군사비를 지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세계경제의 침체는 2004년까지 지속될 것이며, 2005년이 되어야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버지부시가 과잉생산 해소를 위한 전쟁을 한번 일으킨 반면에 아들 부시가 그런 전쟁을 두 번이나 일으켰고 더 많은 군사비를 지출했기 때문에 경제회복이 약간이나마 빨라질 수는 있을 것이다. 요컨대 자본주의는 이처럼 타국과 자국의 국민들을 실제로 죽임으로써만 살아가는 경제체제다.

한국경제의 상황―경제회복이 노동자의 삶의 회복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런데 자본주의 경제회복과 함께 노동자들의 삶이 자동적으로 개선되거나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물론 자본주의가 호황에 이르러 추가로 신규노동력을 고용하기 시작하면서 산업예비군들이 축소되기 시작하면 노동계급의 형편도 나아지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경제가 회복단계에 있는 동안에는 오히려 노동자들의 실업은 더욱 증대할 수도 있으며, 임금은 더욱 감소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경제가 회복국면에 접어듦에 따라 새로운 기술과 생산력이 더 높은 설비를 도입하기 때문이며, 아직 낮은 이윤율의 회복을 위해 임금을 삭감하려고 들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노동계급이 단결하여 투쟁하지 않는다면 노동계급의 삶이 그나마 회복되는 경우는 호황기라는 짧은 기간 외에는 없다¹⁷⁾. 그리고 더 나아가 자본의 노동계급의 공세, 즉 비정상적인 수준으로의 임금의 인하 등은 국내소비를 축소시켜 극심한 경제위축을 초래하기도 한다.

바로 한국 경제가 자본에 의한 노동계급 특히 비정규직에 대한 공세의 결과 소비의 급감으로 말미암아 내수가 위축되었고 그리하여 자본축적 자체가 저해되고 있다. 이런 점은 친자본적 연구소의 담당자조차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국내경제의 위축이 세계시장의 축소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 혹은 국제경쟁력 따위 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수출의 지속적인 증가추세에서도 확인된다¹⁸⁾.

경제활동 및 지출항목별 증감율(전년동기대비)

	2002				2003
	1/4	2/4	3/4	4/4	1/4	2/4	3/4
국내총생산	6.2	6.6	5.8	6.2	3.7	1.9	2.3
민간	8.9	7.9	6.2	7.6	0.7	-2.2	-1.9
설비	3.8	7.5	7.8	6.3	1.6	-0.8	-4.7
수출	2.4	12.8	20.3	11.7	17.2	10.2	15.2

자료: 한국은행

이전에도 밝힌 바와 같이 ‘한국경제와 동아시아 경제는 외환위기를 통해서 97～98년에 과잉생산위기를 이미 겪었으며, 그 뒤이은 침체를 통해서 과잉생산을 어느 정도 해소하였으며, 현재는 회복기였다. 하지만 국가경쟁력이 1～2위를 다투는 선진 경제를 중심의 과잉생산 위기로 말미암아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복국면이라는 사실은, 97～98년 경제위기시에 일방적으로 당했던 것을 일부나마 되찾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세계적 경기침체시에 해당국가의 경제회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수시장의 확대가 필요한 바, 노동계급의 생존권 사수와 향상을 쟁취한다면 내수소비는 확대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 노동계급은 세계 어느 노동자계급보다 더 적극적으로 삶을 개선시키는 투쟁을 전개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서 있었다.

그러나 언론과 연구기관 등 지식청부업자들은 경제회복이 위축되는 현상의 원인을 은폐하고, 노동계급의 희생을 초래하는 조치를 촉구하고 선전했던 것이다. 그리고 자본은 손배․가압류 등 합법적 비합법적 부당노동행위를 통해 노동자들의 정당한 경제투쟁조차도 수행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예컨대 한국통신 등 노동운동 내 기회주의적 세력들은 해당사업장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켜내는 투쟁도 조직하지 않는 등, 자본의 공세에 일방적으로 수용하였다. 따라서 노동계급이 공세를 멈춘다면, 자본의 공세 그리고 신자유주의 공세의 결과 노동자 계급의 삶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와 1990년대 일본의 경우와 같이 파탄을 초래할 것이다. 그리고 자본주의 자체의 정상적인 경기변동의 흐름조차 붕괴될 것이다.’¹⁹⁾

현재 한국 노동자계급에게 요청되는 것은 계급적 관점을 가지고 자신의 생존권 투쟁, 즉 경제투쟁을 포함해서 정치투쟁에 철저히 매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경제투쟁조차도 노동운동 진영 내 계급타협적 세력으로 말미암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해당사업장을 장악하고 임금과 노동시간단축을 포함한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사업장의 비정규직과 연대하는 것이 자신의 생존권을 확보하는 길이다. 그리고 단위 사업장을 넘어서서 그리고 노동운동 조직들에서 계급적 관점에서 투쟁하는 세력들이 기회주의 세력을 압도할 때 이런 경제투쟁도 안정적으로 확보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자체가 존재하는 한, 자본에 의한 공격과 친자본정부와 지식인 그리고 노동운동 진영 내 기회주의 세력들은 노동계급을 항상적인 위험으로 내몰 것이다.

더 이상 친자본적 이데올로기, 노자타협적 이데올로기에 현혹되어 노동자계급의 투쟁이 방기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현재 노동자들의 투쟁의 위축정도는 급기야 노동자들의 삶을 재생산하는 소비마저 축소되어  자본주의의 재생산을 어렵게 할 만큼이나 당했다는 것이다. 

한/노/정/연

2) “최근 World Economic Forum에서 핀란드가 전세계 102개 국가 중에서 가장 경쟁력이 우수한 국가로 선정한 것과 관련해서 핀란드 국내에서도 작은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실업률이 9%가 넘고 있으며, 주요 기업들이 연일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하고 있고, 높은 국내 조세부담이나 인건비를 피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해외로의 생산설비 또는 본사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핀란드가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냐는 것이다. …” 정철, ��Helsingin Sanomat�� 2003.11.11. http://www.kotr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