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간특별호: 한노정연 백서] 2007.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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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조운동의 새로운 도약을 위하여
 - 강승규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비리사건을 중심으로

현장에서 미래를  제113호
박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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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조운동의 새로운 도약을 위하여
- 강승규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비리 사건을 중심으로

박종성/ 한노정연 연구원, 정책위원회


민주노조운동의 새로운 도약을 위하여


들어가며

“정부가 하반기에 노사관계 로드맵을 처리하려고 하는데 혁신위가 이를 잘못 풀면 조직노동자의 위기는 물론 운동의 위기로 온다.” “지도부를 믿고 함께 혁신합시다.” 지난 9월 22일 <노동과 세계> 와의 인터뷰 중에서.
이 말을 한 사람은 놀랍게도 조직혁신위원장이자 수석부위원장이었던 강승규이다. 강승규는 올해 들어 연이어 터지고 있는 노조의 비리 사건 올해 드러난 노조 비리 혐의: ▶ 기아차 노조, 근로자 채용 관련 금품 수수(2005.1) ▶ 항운노조, 근로자 채용 관련 금품 수수(2005.2) ▶ 현대자동차 노조, 채용 관련 비리(2005.5) ▶ 권오만 노총 사무총장 등 복지기금 유용(2005.5) ▶ 한국노총, 이남순 전 위원장 등 복지센터 건설 관련 리베이트 수수(2005.6) ▶ 현대차 노조, 노조간부 납품 관련 뇌물(2005.7) ▶ 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 비자금 조성 및 2002년 대선 때 새천년민주당과 밀약(2005.9) ▶ 민주노총 강승규 수석부위원장 택시사업자 단체로부터 금품 수수(2005.10).
과 더불어 민주노조 운동의 위기를 걱정하며 혁신을 외친 장본인이다. 민주노총의 출범 이후 민주노총 중앙간부가 비리에 연루된 것은 1995년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참으로 이율배반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모순을 우리가 어떻게 파악하고 대처하는가에 따라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위기에서 빠져 나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번 강승규 비리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란의 양상들 속에서 사태의 ‘본질’과 동떨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기 위해서 우리는 민주노동운동과 이번 비리 사건의 관계, 그 연관성을 해명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본질적 연관성은 민주노조운동의 기본적인 성격과 관련된다. 민주노총의 강령 첫 번째 구절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동조합운동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을 보장하는 참된 민주사회를 건설한다.” 이는 민주노동 운동을 국가권력의 요구와 자본의 이익을 대변해주는 대노동자통제기구가 아니라, 권력과 자본에 대한 ‘자주성’과 조직운동의 ‘민주성’을 노조의 기본적인 성격으로 천명하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강승규(전 수석부위원장, 채용비리대책위원장)는 조직의 도덕성을 책임지고 있는 자로서 자본의 이익을 위해 수 천 만원을 받았다. 이는 조직의 민주성과 자주성에 심대한 타격을 주는 사건이다. 따라서 이것은 단순히 개인적인 비리 사건으로 간주될 수 없다. 더욱이 이번 비리 사건은 노동자대투쟁의 역사 속에서 피를 흘리며 일구어낸 민주노조운동의 역사성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사건이다. 이렇게 볼 때, 이번 강승규 비리사건은 민주노조 운동의 기본적인 성격과 모순되는 사건이다. 이것이 이번 사건의 본질적 성격이다. 이러한 위기 사태는 지도부의 개량화와 관료화의 근원을 다시금 살펴보게 한다. 즉 개량화와 관료화의 본질적 연관성의 중심에 바로 노사협조주의가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파악으로부터 우리는 이수호 집행부의 총사퇴와 비대위 구성이 앞으로 민주노조운동의 근원에서부터 부패와 비리의 싹을 잘라내고 지금의 협조주의 노선에서 벗어나 새로운 민주노조 운동의 노선으로 나가야함을 알 수 있다.
먼저 강승구 비리사건을 과정을 살펴 본 후에 이와 관련하여 언론의 태도와 정부의 노동정책의 방향을 살펴볼 것이다. 마지막으로 비대위 구성과 관련하여 민주노조운동의 방향성을 전체 정세 속에서 간략히 살펴보도록 할 것이다.


1. 강승규 민주노총 전수석부위원장 구속과정

9.30. - 공금횡령 등의 혐의로 구수영 민주택시연맹 위원장 등이 검찰수사
10.02. - 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 박복규씨, 정치자금법 위반 및 배임중재 등의 혐의로 구속.
10.06. - 강승규 수석부위원장 배임수재 혐의로 긴급체포
10.07. - 구수영 민주택시연맹 위원장 등이 검찰수사를 받은 것과 관련해, 서울남부지법은 참고인 자격으로 서울남부지검에 자진출두 한 강 수석부위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벌인 결과 이날 저녁 구속영장을 발부.

사건의 발단은 지난 2일 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인 박복규씨가 정치자금법 위반 및 배임증재 등의 혐의로 구속되면서부터 시작된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가 택시기사들의 복지기금을 위해 사용하게 돼 있는 부가세경감액을 불법정치자금으로 사용해온 혐의를 적용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이 돈이 “조합 정책에 협조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권오만 전 한국노총 사무총장에게도 흘러갔고 이어 이 돈이 강승규 수석부위원장에게도 건네졌다는 것이다.
검찰에 구속된 강승규 전 수석부위원장(48)은 전국민주택시노조연맹(민택노련) 위원장이던 2001년 8월부터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재임 중이던 2005년 9월까지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박모(58)회장에게 전화해 “민주노총 차기 위원장에 출마하려면 조직관리 차원에서 단합회를 열어야 하니 경비를 지원해 달라”고 요구해 2500만원을 받는 등 모두 6차례에 걸쳐 51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8월2일, 강승규는 전국민주택시연맹(민택노련) 위원장 시절 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박모 회장(58·구속)에게 전화를 걸어 “민노총 위원장 선거에 나가려 하니 경비를 지원해 달라”며 2천5백만원을 송금받았다. 박회장은 이때 “택시요금 부가세 감면액 사용지침이 사용자측에 유리하게 결정되도록 노조원들을 설득해 달라”며 민택노련 한 간부의 명의 게좌로 2천5백만원을 송금했다. 2003년 10월, 서울 역삼동 횟집 등에서 박씨와 2차례 만나 각각 500만원 씩 1000만원을 받음. 2004년 1월과 2월 및 9월에도 500-600만원 받는 등 5회에 걸쳐 2600만원을 더 받은 것으로 확인. 9일 검찰에 따르면 강씨에게 돈을 건넨 박씨가 권오만(53, 수배 중) 전 한국노총 사무총장에게 청탁과 함께 건넨 금액도 당초 파악된 액수보다 5000만원이 많은 1억3000여만 원으로 조사됐다.
2004년 4월7일, 영등포의 한 커피숍에서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이모 이사장(58)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1000만원을 받고, 2004년 10월29일, 서울택시사업조합 이모 이사장에게 “개인적으로 자금사정이 어려우니 도와 달라”고 부탁해 2000만원을 자기 명의 계좌로 송금 받았다. 더욱이 2005년 2월1일, 수석부위원장에 오른 지 이틀 뒤에 서울 반포동 특1급 호텔 음식점에서 박회장을 만나 500만원을 건네받았다. 2005년 2월14일, (박회장이 구속되기 보름 전쯤) 500만원을 건네받아 강부위원장이 박씨로부터 챙긴 돈은 모두 5천 1백만원에 이른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2004년도는 사용자단체와 노조가 택시요금 부가세 감면액 배분방안과 ‘완전월급제’ 실현을 위한 택시수익금 전액관리제 강화방안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기였다. 이러한 노조와 자본의 투쟁의 시기에 그는 자본의 이익을 위하여 돈을 받아 장인의 빚을 갚고 적금을 드는데 사용했다. 이것이 바로 노사협조주의의 전형을 그대로 드러내는 대목이다. 택시노동자들이 사납금제 철폐와 완전월급제 쟁취를 위해 싸우는 과정에서 수많은 노동자가 피를 흘리며 싸우고 죽어갔다. 이러한 과정에서 오히려 노조 지도부라는 사람이 자본의 이익을 위한 정책에 협조하기 위한 조건으로 돈을 받은 것, 이것이 노사협조주의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2. 비리 사건에 대한 민주노총의 대응과 지도부 총사퇴

10.09. 민주노총은 긴급 상임집행위원회에서 △강승규 수석부위원장의 사퇴서를 처리하고 진상조사 후 징계위원회 회부 △이수호 위원장은 스스로 직무를 정지하고 직무대행 임명 △지도부 거취문제 등을 포함한 일체의 방침을 10월10일 비상중집에서 논의한다고 결정했다.

10.10. 민주노총은 저녁 7시30분부터 산별위원장과 지역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중집을 열었다. 이날 오전, 이 위원장은 오전 담화문을 내어 “수석부위원장의 비리 사건에 대해 조합원 대표로서 머리 숙여 사과한다.”며 “대표자로서 책임질 수 있는 모든 대책을 강구하되, 일단 위원장으로서의 업무를 중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수호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본인의 직무를 정지하고 오길성 부위원장을 수석으로 지명하며 사퇴까지 포함한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고 발언하고 퇴장했다.

10.10. 오후 7시30분에 시작된 회의는 11일 새벽 12시30분까지 세 번의 정회를 거친 뒤 유회되고 상집회의를 열어 중집에서 논의된 안을 바탕으로 조율에 나섰다. 새벽 2시40분경 다시 중집회의를 열자마자 바로 정회시킨 뒤, 임원회의를 진행했으며 오전 9시 중집회의를 거쳐서야 최종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중집회의 쟁점은 다음과 같다. 1) 지도부가 총사퇴해야 한다. 2) 하반기 투쟁 등을 위해 현 지도부를 유지해야 한다. 3) 지도부가 사퇴한다 하더라도 위원장만 사퇴하는 방안부터 지역본부장까지 사퇴해야 한다.

10.11. 새벽 12시30분께 시작된 상집회의에서는 중집에서 논의된 내용이 다음과 같이 축소되었다. 1) 현 지도부체제를 당분간 유지한 뒤 내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조기선거를 치르는 방안 2) 위원장과 사무총장만 사퇴한 뒤, 직무대행체제를 유지하면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보궐선거를 치르는 방안. 새벽 3시께 시작된 임원회의에서는 자진사퇴를 완강히 주장했던 이수호 위원장이 마음을 바꾸면서 ‘현 체제 유지 및 내년 1월 조기 선거 실시’로 최종 결단을 내렸다. 민주노총은 1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지도부 임기를 단축하고 내년 1월 조기 선거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비상중집은 11일 아침 9시 30분에 속개돼 이수호 위원장이 △하반기 투쟁을 약속대로 책임진다. △올해 하반기투쟁이 끝나면 조기선거를 실시한다. △차기 선거에서 본인은 출마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발표하고 마무리됐다. 이는 ‘즉각적인 총사퇴’와 ‘하반기투쟁 책임’ 사이의 절충이며 현 집행부를 지지하는 쪽이 압도적 다수인 중집회의 구조의 결과로 파악된다.
이수호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위원장으로서 도의적 책임과 대중적 책임을 질 것”이지만 “지도부의 공백과 이에 따른 혼란은 전체 노동계의 무장해제 상태를 불러올 것”이기 때문에 하반기 투쟁에 책임을 다하고, 투쟁이 끝나는 즉시 조기선거를 실시하는 한편 차기 민주노총 임원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11일, 민주노총은 기자회견에 마지막으로 “손이 썩었으면 손을 자르고 발이 썩었으면 발을 자르고 오로지 투쟁을 통해서 노동자들의 단결을 만들어 갈 수 밖에 없다.”고 하였다. 강승규 비리 사건은 머리가 썩은 것이다. 그러면 당연히 머리를 자르고 투쟁을 통해 노동자의 단결을 만들어나가야 했다.
이러한 지도부의 결정에 대해, 이경수 충남지역본부장은 11일 오전 중집회의에서 항의하면서 퇴장하고 본부장직 사퇴의사를 밝히며 “지도부가 사퇴하고 하반기투쟁을 조직하는 것이 모두가 사는 방식이었다.”며 “사회적 합의 논란 때부터 계속돼 온 지도부 행위에 조합원들의 무관심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평등사회로 전진하는 활동가연대’ 관계자도 “한국노총과는 다르게 최소한 현장입장을 반영한 결정을 기대했다.”며 “하반기투쟁을 앞두고 오히려 조직 내부 혼란과 조합원들의 냉소적인 시각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11일 밝힌 민주노총의 ‘현 체제 유지 및 내년 1월 조기 선거 실시’ 결정에 대해서 ‘민주노총 지도부 총사퇴 촉구’가 계속하여 이어졌다.
12일 이경수 본부장이 사퇴의사를 밝힌 충남지역본부는 운영위 회의를 통해 본부비상대표자회의를 14일 소집해 대표자들의 연서명으로 민주노총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는 것을 조직하기로 했다. 공공연맹도 중집회의를 열어 지도부의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해 발표했다. 13일 민주노총 사무총국 간부 13명이 집단사직서를 제출했고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이 사상초유의 위기를 벗고,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은 조직적으로 분명이 책임지는 태도이고 그것은 대중적 지도력을 상실한 지도부의 자진사퇴밖에 없다”고 집단사직서를 제출했다. 기자회견문을 통해 “‘현 지도체제로 하반기투쟁을 수행한 뒤 조기선거 실시’라는 대책은 사태의 심각성에 애써 눈을 감은 안이한 상황인식이자 ‘나 아니면 안된다’는 오만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현 집행부의 태도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며 “10여 년의 역사에서 조직의 위기를 부르는 심각한 오류를 범했을 경우 지도부가 총사퇴하는 전통을 지켜왔는데 이번 사태는 하물며 지도력의 근간이 되는 도덕성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15일 노동자의 힘 등 민주노총 지도부의 조기선거 결정에 반발하고 있는 쪽은 최근 사태와 관련한 비상시국회의를 개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18일, 민주노총은 10시 ‘노조비리 근절 종합대책’를 발표하며 ‘규율위원회 설치 및 상임감사 활동 확대’등의 자정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규율위는 7명 이내의 중앙위원으로 구성했다. 18일부터 규율위 발족 전까지는 ‘비리사건 자진신고·내부고발기간’으로 정해 이수호 위원장이 직접 관장, 회계의 투명성 강화하기 위해 총연맹이나 산하기관 등의 각종 선거자금을 공개하고 선거 입후보자는 선거자금을 관리할 통장을 해당 조직에 통보하고 지정된 통장으로만 선거자금을 관리, 사용자나 정부 등으로부터 제공받은 5만 원 이상의 기부금품 등과 조합 간부와 사용자 사이의 모든 사적 금전거래에 대해 보고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윤리강령을 채택했다.
18일, 이수호 위원장이 민주노총 23차 중집회의에서 기타 안건으로 지도부 거취 문제를 토론한 결과, 20일 오전까지 고민하여 '새로운 판단'을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4시부터 열린 중집회의에서는 지도부 거취 문제를 놓고 회의 초기부터 갈등이 벌어졌다. 또 노동사회단체와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이수호 집행부 퇴진'의 주장을 담은 피켓시위를 회의장 밖에서 진행했고 충청권 등지에서 상경한 조합원들을 포함, 7,80명의 조합원들이 회의를 참관하며 시종 긴장된 분위기가 형성됐다.
20일에 지도부 문제를 제시하겠다는 이수호 위원장의 발표 이후에 계속하여 지도부 사퇴 촉구가 이어졌다.
18일, 충남서부지구협의회 소속의 단위노조 대표자 50명은 “운동의 원칙과 상식을 저버린 이수호 집행부를 우리는 더 이상 지도부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10월 말까지 이수호 집행부가 스스로 총사퇴하지 않을 경우, 이수호 집행부 불신임 조합원 투표를 11월 1일부터 실시하는 하반기 총파업 찬반투표와 동시에 실시할 것.”이라 밝혔다. 이들은 “비리 부정에 조직적 책임을 지고 총사퇴를 통해 최소한의 상식적 책임이라도 보여야 할 이수호 집행부가 오히려 하반기 투쟁을 볼모로 삼아 사퇴를 거부하고 개인의 선거 불출마라는 시간벌기로 현장을 기만하고 있다”면서 “하반기 투쟁을 위해 이수호 집행부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하반기 투쟁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라도 이수호 집행부의 총사퇴가 전제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충남서부지구협의회는 “이수호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이 가결되면, 이수호 위원장의 모든 지침을 거부하되 대의원대회에서 결의된 하반기 투쟁은 총력을 다해 실천할 것”이라고 밝히고 “하반기 투쟁을 위해 이수호 집행부가 아닌 별도의 투쟁지도부의 조속한 구성”을 전국의 산별, 지역 대표자들에게 촉구했다.

같은 날, 권두섭 변호사를 비롯한 민주노총 법률원 상근활동가 11명도 “사무총국 활동가들의 사직 성명을 지지하면서 법률원의 성원들도 곧 그 뒤를 따르고자 한다.”며 집단 사직을 시사했다. 이들은 “비정규법과 로드맵을 막아야 하는 과제가 이 사건으로 절반은 패배했다”면서 “이러한 현실에서 지도부의 사퇴는 상식이기 이전에, 민주노조의 기풍이기 이전에 당연한 역사의 책무”이기 때문에 “사퇴로서 다시 조합원들에게 그 권한을 돌려주는 것, 그것이 바로 민주성의 원칙”이라며 “사퇴의 결단으로 불씨를 살리고 현장에서 투쟁을 독려하는 백의종군으로 다시 평가받으시기를 간곡히 말씀드린다.”며 호소했다.
같은 날, 고영주, 김예준, 김형탁, 박문진, 유덕상, 이갑용, 이재웅, 이향원, 허영구, 홍준표 등 민주노총에서 위원장, 수석부위원장, 사무총장, 부위원장 등의 직책을 지낸바 있는 전직 임원 10명도 “현 집행부의 사퇴와 진상규명이 그나마 무너진 위상과 신뢰를 회복하는 첫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이번 기회가 종파주의적 노동운동의 반성과 자기 성찰적인 계기가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사태가 투쟁이 실종되고 선거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모든 단위와 활동가들은 하반기 당면 투쟁과 민주노총의 혁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이 땅의 노동자들에게 부끄럽고 속죄하는 마음”이라며 △이수호 집행부의 총사퇴 △철저한 진상조사와 특별위원회 구성 △집행부만 바꾸면 해결될 것이라는 논리 반대 △정파간 대결 국면으로 몰아가며 선거 국면으로 왜곡 전환하려는 경향 반대 △비리와 관료주의 척결 및 분파 패권주의 극복 △하반기 비정규 투쟁 사수와 확대 △즉각 비대위 구성하되 투쟁과 혁신을 위한 비대위로 당면 투쟁을 책임질 것 △민주노총 위원장 직선제를 포함한 아래로부터의 혁신운동 등의 입장을 밝혔다.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는 입장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20일 10시30분, 민주노총은 사무총국 회의를 열고 지도부 거취에 대한 최종 입장을 정리 중이었다. 다만 위원장과 사무총장만 사퇴하는 입장에 대해 마지막까지 검토하였고, 지도부가 총사퇴한 뒤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해 하반기 투쟁을 이끌어가기로 했다. 한편 기자회견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기자회견이 예정된 1층 회의실에서 총사퇴를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피켓 시위가 계속 되었고, 이에 이용식 정치위원장, 오동진 고용안정센터 소장 등이 피켓을 들고 있는 조합원에게 퇴장을 요구하면서 “당신들이 원하는 대로 사퇴를 하겠다는데 왜 피켓시위를 하느냐. 오늘이 마지막 기자회견이다. 조직을 생각해서 나가달라”라고 요구했고, “우리도 조직을 생각해서 나왔다”는 조합원들의 반발을 불러 몸싸움이 일어났다. 취재진이 몰린 가운데 복도에서 몸싸움이 벌어지자 이수봉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취소한다. 보도자료로 대신한다.”며 기자회견문을 나눠주고 퇴장하였다.
민주노총 이수호 집행부 사퇴까지 주요일지: ▲2004. 2. 3 민주노총 제4기 이수호 집행부 출범, ▲2004. 6. 4 제 1차 노사정대표자회의, ▲2004. 7. 4 제 2차 노사정대표자회의, ▲2005. 1.20 정기대의원대회서 노사정대화 참여결의 무산, ▲2005. 2. 1 임시대의원대회서 노사정대화 참여결의 무산, ▲2005. 3.15 임시대의원대회서 노사정대화 참여결의 무산, ▲2005. 4. 5 제 3차 노사정대표자회의, ▲2005.10. 8 강승규 수석부위원장 비리혐의 구속, ▲2005.10.11 현 집행부 유지 내년 1월 조기선거 입장 발표, ▲2005.10.18 선거자금 공개 등 비리근절대책 발표, ▲2005.10.20 집행부 총사퇴, 비대위 구성 발표 ▲2005.10.21 비대위 구성.

21일 2시, 중앙집행위원회를 소집해 구체적인 향후 일정 및 차기 집행부에 관해 논의한 결과 민주노총 하반기 투쟁을 이끌고 나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에 전재환 금속연맹 위원장 선출된 전재환 비상대책위원장은 대우중공업노조 13, 14대 위원장 및 금속연맹 3기 수석부위원장을 지냈고 올해 3월 금속연맹 4기 위원장에 당선됐다.
이 선출됐다. 전재환 위원장은 “지도부 총사퇴에 따른 후폭풍을 막을 수 있도록 하반기 비정규 투쟁과 조직 혁신 등의 과제를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날 중집회의에서는, 산별연맹에서 7명, 지역본부에서 2명 등 총 9명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집행위원장에는 배강욱 화학섬유연맹 위원장을 선출했다. 9명의 비상대책위원은 비대위장과 집행위원장 외에 양경규 공공연맹 위원장, 이수일 전교조 위원장, 곽태원 사무금융연맹 위원장, 윤영규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남궁현 건설산업연맹 위원장, 고종환 서울지역본부장, 원학운 인천지역본부장 등이다.

3. 비리사건과 지도부 총사퇴 이후 여론의 태도

강승규 전 수석부위원장의 비리 사건 이후에 여론은 이번 사건이 노사정 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며, 양대노총의 통합에 어려움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왜냐하면 지난 5월 권오만 한국노총 사무총장 비리, 이남순 전 한국노총위원장 리베이트 수수협의 구속, 민주노총 중앙간부 구속으로 노조운동의 도덕성 추락과 신뢰 상실,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어려움으로 노동계의 입지가 그 만큼 더 좁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민주노총 내 온건파인 이수호 집행부와 한국노총 내 개혁파로 분류되는 이용득 집행부가 양대 노총의 통합까지 거론되기도 했으나 이번 사태로 강경파들이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여 양대 노총의 공조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또한 민주노총 내 온건파인 국민파에 대해 반기를 들어오던 좌파가 힘을 얻어 민주노총 조직이 강경으로 기울 경우 그동안 추진돼온 사회적 대화의 성사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수호 집행부 총사퇴 이후, 주요 신문들은 온건파인 이수호 체제가 21개월 만에 막을 내리면서 공공연맹·금속산업연맹 등 현장 투쟁을 중시하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어서 노사정 대화의 단절도 계속되고 비정규직 법안·노사관계 로드맵 등 노동 현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향/동아] 민주노총이 위원장 조기 선거를 앞두고 계파간 알력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1995년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을 것 전망, [국민/조선] 덤프연대 파업, 21일의 레미콘 노동자 파업에 이어 다음주로 예고된 화물연대 파업의 강도가 1차 시험대가 될 것 관측, [서울] 민주노총 내 강경세력의 전면 부상으로 이수호 위원장이 공들여왔던 한국노총과의 연대도 위기를 맞게 됐다고 논평, [한겨레] 민주노총의 위기는 단순히 노동계 내부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노동계와 관련한 각종 사회현안 해결의 실마리도 함께 실종된다는 데 더 큰 문제점이 있다고 우려, [서울/세계] 민주노총은 빠른 시일 내 새 지도부를 구성, 과감한 조직 혁신을 통해 내부 갈등을 수습함과 동시에 신뢰 회복에 힘써야 하며, 비정규직법안 등 현안들을 투쟁이 아닌 대화로 풀 것 당부

“그동안 사회적 대화를 추구하는 온건한 노선을 견지해온 현 지도부 사퇴로 인해 강경파의 전면 부상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 문제와 노사관계 선진화방안 등 노동현안에 대한 논의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노총이 극심한 정파갈등에 휩싸이며 그동안 순탄했던 한국노총과의 연대문제나 국민대통합연석회의 참여여부 등에 대한 입장정리를 둘러싸고 대논쟁이 또다시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일보>(2005.10.20)
이렇듯 언론은 민주노총의 강경노선을 우려하는 식의 보도를 보이고 있다. “집행부의 총사퇴로 민주노총은 비대위 구성과정에서 그동안 이수호 집행부의 사회적 대화 방침에 반대해왔던 공공연맹이나 금속연맹 등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비정규직 문제와 노사관계 선진화방안 등 노동현안에 대한 논의도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또 민주노총이 극심한 정파갈등에 휩싸이며 한국노총과 연대문제나 국민대통합 연석회의 참여여부 등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연합뉴스>,2005. 10.20.
그러나 강경파와 온건파로 구분해서 집행부 사퇴를 온건파에 대한 강경파의 공격으로 보는 것은 사실을 잘못 보고 있는 것이다.
언론뿐만 아니라 노동자 내부에서도 이 문제를 분파적으로 접근하고 이해하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다.
지도부 사퇴의 요구는 현 집행부를 후보로 결정한 ‘민주노동자전국회의’도 하고 있다. 이들 모두가 정파적 입장만을 위하여 현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한 것이 아니다.

지도부 사퇴 요구는 분명히 민주노조 운동의 원칙인 민주성과 자주성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언론이 몰고 가는 것은 노무현 정부의 노사협조, 노정협조주의가 위기에 처한 것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비리사건으로 타격을 입은 민주노총의 정파구도가 바뀌면서 이루어질 변화와 파장을 우려한 것이다.


4. 노무현 정권의 하반기 대노동정책과 민주노조운동의 전망

1) 노무현 정권의 하반기 대노동정책

정부와 여당은 노사정이 4월 임시국회에서 충분히 논의했던 만큼 노사 의견을 반영해 비정규직 법안을 정부안을 수정하더라도 올 연말까지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노사관계 로드맵 법안을 11월까지 확정해 내년 2월 국회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정부는 총리실 주도로 올해 안에 출범할 예정인 ‘국민대통합연석회의’를 통해 여론의 공감대를 형성해 노동현안을 풀어갈 계획이다. 이러한 정부의 계획에 대해 민주노총은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10월14일 “연석회의가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자체 판단”이라며 “이럴 경우 노동계의 목소리가 오히려 위축될 수 있어 참여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사정이 풀어야 할 문제를 종교.여성.정치권 등이 개입할 경우 노사 문제가 정치적 논리에 의해 재단될 수 있다는 것이 내부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연석회의를 사회적 합의를 위한 국민대표 회의로 키우겠다는 정부의 계획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중앙일보>(2005.10.15)

또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노동비서관의 역할 변화이다. 정부는 노동비서관의 역할을 ‘노사관계 점검’에서 ‘고용과 직업 안전망 강화, 일자리 창출’ 등 보다 포괄적인 업무로 변화시키고 있다. 권재철 청와대가 비서실 사회정책수석실 소속노동비서관(사무금융노련 부위원장 출신, 김대중 대통령 때부터 6년째 노동을 담당)이 사표를 제출(8일)했다. 이와 관련해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8일 사임한 권재철 노동비서관의 후임 선임을 두고 노동비서관의 역할 변화 자체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며, 이에 따라 후임 인선이 다소 지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노동비서관의 주된 임무가 ‘노사관계 점검’에 있었다면 앞으로는 고용과 직업 안전망 강화, 일자리 창출 등 보다 포괄적인 업무를 맡아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 대변인은 “노동문제는 앞으로 총리실 산하에 생길 ‘국민대통합 연석회의’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기 때문에 각종 현안은 이를 통해 해결하게 될 것이며, 현재도 총리실에서 상당부분 현안 처리를 하고 있다”면서 논의 배경을 설명했다.

요약하자면, 노동시장 쪽은 노동비서관이 맡고 노사관계 쪽은 총리실에서 각각 분담해서 끌고 간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정부의 계획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노동비성관의 성격을 변화시켜 노동시장 쪽을 맡고 총리실에서 추진 중인 ‘국민대통합연석회의’를 통하여 노사관계를 풀겠다는 의미는 노사문제를 국민여론으로 풀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국민여론을 통해 노조를 상대화하고 그 만큼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정치적 타격을 최소화 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금의 민노총을 ‘일시적’으로 사회적 합의 틀에서 배제한 후 이후에 이 틀을 통하여 사회적 합의주의를 이끌어 내겠다는 의미이다.

2) 민주노총의 향후 전망

민주노총은 당초 10월 총력투쟁 방침을 밝히고, 전면적인 대정부 투쟁에 나설 계획이었다. 그러나 강승규 비리 사태로 민주노총의 하반기 투쟁 동력이 약화된 것은 사실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노총 비대위는 보다 선명한 내용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여론은 이수호 집행부 총사퇴와 관련해 소위 강경파의 입지가 강화되어, 지난달 28일 이해찬 국무총리의 중재로 열린 노·정 대화, 지난 6일 노·사 대토론회 등으로 이어졌던 ‘노사정 관계복원’의 가능성, 그리고 비정규 법안에 대한 대화의 장이 어렵게 됐다며, 대화의 장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여론 공세와 더불어 정부의 노동정책 또한 국민대통합을 기조로 국민여론에 호소하여 노동운동 진영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번 강승규 비리사건과 이수호 집행부의 사퇴, 그리고 비대위 구성을 바라보며 비대위 구성과 관련해 정부 여당의 공세를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비대위는 민주노조 혁신과 비리 문제, 하반기 투쟁 문제를 안고가야 하는 상황에 있다. 이 문제는 상호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비리 문제는 본질적으로 협조주의 운동의 문제이다. 정부는 비리 문제를 게기로 정부의 개입을 강화하고자 한다. 이렇게 되면 비리문제는 노동운동진영에 대한 대노동통제의 사안으로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 문제의 해결 주체를 분명히 해야 한다. 노동운동진영은 비리 방지의 주체를 정부가 아니라 노동자의 통제로 복원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민주노총의 의사결정 구조를 직선제로 전환해야 한다. 물론 직선제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이러한 바탕위에서 민주노조운동의 질적 전환을 논의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비리 문제가 노사협조주의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노동 운동의 올바른 원칙과 방향을 세워내야 한다. 이 투쟁이 바로 계급적이고 전투적인 운동의 방향을 세우는 투쟁이기도 하다. 하반기 투쟁을 준비하는 것은 지금의 조건에서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현실의 측면에서 하반기 투쟁은 아래로부터의 총파업 투쟁을 결의해 들어가는 과정과 지역 총파업에 대한 상을 그려볼 수 있다. 또한 민주노조 운동 전체 차원에서 국회에서 비정규법안을 강행할 경우 총파업을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당장 전국전선을 구축할 수 없는 조건에서 투쟁의 불씨를 비정규직으로부터 다시금 확산시켜나가는 길 밖에 다른 현실적인 방법은 없을 것이다.

비대위 구성과 그 내용은 내년 1월 차기집행부 선거까지 연결된다. 따라서 하반기 투쟁 문제만이 아니라 전체 정치 정세 속에서 움직일 것이다. 이때, 비리 공세와 ‘국민대통합연석회의’ 문제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살펴봤듯이 ‘국민대통합연석회의’에 민주노총은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내년 ‘거국내각’ 추진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연말에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특단의 제안을 정치권에 한 뒤 내년 초 민주당, 민주노동당, 정치권 외곽의 민주세력까지 포괄하는 ‘민주대연정’ 차원의 거국내각을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구도 속에서 정부는 노동현안을 선거제도의 틀로 끌어들이려 할 것이고 지금의 노동부 장관은 거국내각까지 비정규입법을 강행할 것이다. 따라서 선거틀로 노동현안을 풀어내려는 정부의 의도에 대한 명확한 선을 긋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남는 문제 중 하나는 비대위 구성이라는 변화된 조건 속에서 대중투쟁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이다. 문제는 지금까지 투쟁을 열심히 하는데 그 투쟁의 성과가 정치적, 조직적으로 축적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전체적인 구도 속에서 민주노조 운동의 명확한 입장을 세우는 일과 연결된다. 그동안 집행부가 유지했던 사회적 합의주의는 노사협조주의에 노동운동 진영을 맞춰가는 것이었다. 따라서 이번 지도부 사퇴는 사회적 합의주의를 반대하는 전선이 형성되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비대위 구성은 사회적 합의주의를 반대하는 세력이 중심으로 민주노조운동의 방향성을 세워 보다 발전, 성장된 민주노조운동의 발판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나오며

이제 비대위는 계급투쟁 강화로 나가야 할 조건에 있다. 지금의 조건은 의회주의에 반대하고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계급투쟁 강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의 국면에 있는 것이다. 사회적 합의주의가 비리 문제의 기저를 이루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분명히 하는 것이 비리문제를 단절할 수 있고 민주노총을 혁신하여 투쟁의 성과를 기만적으로 만들지 않을 것이다. 조직의 변화는 끊임없는 모순 속에서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우리는 변화에 대해 두려워 할 이유가 없다. 이 변화는 보다 새로운 민주노조운동의 질적 도약을 위한 것이다.

낡은 것의 폐지, 그리고 새로운 것의 지향과 관련하여 볼 때, 우리는 지도부의 개량화와 관료화 속에서, 그리고 신자유주의 공세로 노동자 대중을 내적으로 분열시키고 파편화 시켜 노동자의 단결을 어렵게 만드는 현실에서도 여전히 민주노조운동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거대한 잠재력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강승규 비리 사건과 이수호 집행부 총사퇴라는 현실의 변화된 조건과 상황에서 이 잠재력을 현실적인 힘으로 전화시킬 수 있게 모든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새로운 도약을 위한 진통은 이제 비대위로 마무리 됐다. 도약을 위한 진통이 민주노조운동의 성장, 발전을 위한 기초가 되길 바란다.

2005-10-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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