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간특별호: 한노정연 백서] 2007.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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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땅 끝까지 2
 도보여행기/

현장에서 미래를  제113호
강바람

노동자민중세상: 도보여행기


걸어서 땅 끝까지 2

강바람 / 노동자


도보여행 5일차(8월3일)

7시기상.

잠을 제대로 못잤다. 폭우다. 말 그대로 쏟아진다. 밤새 무섭게 쏟아지는 바람에 잠을 설쳤다.
친구에게 문자가 왔다. 아침에 내려오겠다고 했다. ㅎ ㅣ~~ 신난다. 9시40분 기차를 타고 전주로 와서 금산사로 버스타고 내려온다고 했다.
씻고 집사님에게 감사편지를 남기고 사택을 빠져나왔다.

아침 먹을 곳을 찾았지만 터미널 앞 김밥집밖에 없다. 아주머니는 배낭을 보고 밥을 고봉으로 퍼주셨고 난 안들어가는 밥을 걷기 위해 억지로 다 밀어 넣었다.

비는 그치기는커녕 더 퍼부어댄다. tv에서 마냥 사람 허리까지 물이 차오른다. 기가 막히네..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었다. 그냥 가자!
물살을 헤치고 시가지를 벗어나니 다행히 금방 인도가 드러났다. 앞으로 전진!

전주다. 이젠 713번 지방도를 찾아야했다. 사람들은 몇 번 국도, 지방도인지 잘 모른다. 우리도 길을 가며 몇 번 국도, 몇 번 지방도인지 잘 모르지 않는가. 그러니 지도를 들고 다녀도, 길을 물어도 헤매기 일쑤다.

713번 지방도를 찾아 헤매다 겨우 갈아탔다. 친구가 내려온다 하니 열심히 걸었다.
중간에 어떤 아저씨가 빵빵 크락션을 울려대서 깜짝 놀랐다. 아저씨는 편도 일차선에서 뒤에 오는 차도 아랑곳 않고 “어디 가냐?, 남잔줄 알았는데 여자냐, 그 무거운 배낭을 지고 어디를 가냐, 수원서 어떻게 여기까지 걸어 왔냐, 대단하다, 해남이 어디라고 거기까지 걸어 가냐, 내가 가는 데까지 태워주겠다, 어여 타라..”시며 계속 말을 붙이셨다. 내가 무진장 대견하고 희안하신 듯했다. 괜찮다고 해도 계속 타라고 유혹하신다. 하하하~~ 시간만 있으시면 아저씨도 이런 여행을 해보고 싶으시다며 마냥 부러운 듯 발길을(?) 떼지 못하셨다.

나야 걸어서 간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에 흔들림 없이 정중히 거절했다. ^^

지방도는 확실히 국도보다 정감이 간다. 조그마한 마을들도 한결 도로 가까이 붙어있고 편도 1차선의 도로엔 차량도 그닥 많지 않다. 또한 제한속도도 국도보다 느려서 덜 위험하기도 하다. 조금 더 한가롭고 여유롭다고 할까?

난 전라도 땅이 좋다.
전라도 땅의 한서림이 느껴지고 핏빛 광주가 생각나 경건해진다. 왠지 숙연해진다.
그리고 태백산맥의 벌교와 지리산을 넘나드는 구례, 남원 등은 내겐 너무나 정겹고 익숙한 고장들이다. 이 땅이 내겐 구수하고 따뜻하다.
이곳이 개발되지 않았음을 도보여행을 하며 실감할 수 있었다. 한 시간에 한번 꼴로 나타나던 휴게소(주유소)가 전라도 땅으로 들어오면서 텀이 길어진다. 참나...

주유소는 도보여행에서 아주 중요한 장소다. 화장실이며, 휴식공간이며, 식수공급처이다.
그러므로 주유소가 사라지는 것은 아주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전주에 도착했고 택시타고 1번 국도로 온다고 했다.
난 713번 지방도에서 1번국도로 갈아타는 지점에 있었다.
그니까 1번 국도를 타고 나는 걷고 친구는 택시를 타고 가다가 친구가 나를 보면 택시에서 내리기로 한 것이다.

열심히 걷고 있는데 갑자기 “강/바/람~~~”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친구였다.
감격의 순간~! 무슨 이산가족상봉마냥 기쁨의 해후를 치르고 간단히 빵으로 점심을 때웠다.

친구는 치료를 위해 찾아간 병원에서 만난 간호사에게 자극을 받은 듯했다. 간호사는 친구 발을 보고 “저도 걷는 거 좋아해요. 중학교 때 서울서 부산까지 일주일만에 걸었어요.” 친구는 “네?” 간호사는 “내년에는 사하라사막 종단을 계획중이예요.” 그 얘기를 듣고 친구는 “그럼 이정도 상처는 아무것도 아니겠네요?” 간호사는 시큰둥하게 “그렇죠.”라고 대답했다는 거다.
내 친구 왕 충격 받아서 그날로 다시 내려오겠다는 결심을 한 모양이다. ㅎㅎㅎ

다시 걷기 시작!
아뿔싸, 이게 웬일~ 아까 그 아저씨를 다시 만났다. 그 아저씨는 또 신기해하며 한 명에서 두 명으로 늘었다면서 다시 타라고 유혹하셨다. 어디까지 가냐고 물으셔서 금산사까지 간다고 하니 “금산사 차타고 가면 금방이니깐 어여 타”하시는 거였다. 정말 못말리는 아저씨였다. ㅎㅎ 다시 정중히 거절하고 걷기 시작했다.
오늘은 쌍룡사에서 자기로 했다. 모악산 금산사로 갈까 하다가 조금 더 가까운, 지도에 나온 쌍룡사란 절로 가기로 했다.

근데 이게 웬걸. 참으로 희안하고 괴상한 절이었다.
‘당산할아버지와 할머니를 같이 모시는 유일한 전통불교’라나.. 말하자면 점집이다. 절을 빙자한 점집. 세상에...
그래도 경험삼아 하루 잘까 했지만 보기 좋게 문전박대 당했다. ㅠ.ㅠ
그래서 쌍룡리 마을회관을 찾았다. 젊은 이장님은 흔쾌히 마을회관을 사용케 해주셨다.

마을회관은 훌륭했다. 화장실도 있고, 선풍기도 있고, tv도 있고, 주방도 있고.. 등등.
오늘도 샤워하고 편안한 잠자리다. 밤 11시. 이제 자야겠다.
내일은 서울에서 선배가 내려온다. 1박2일 동안 같이 걷기로 한 선배다. 1시쯤 정읍에서 만나기로 했다.
어서 자야지. 오늘도 무척 피곤하다.


도보여행 6일차(8월4일)

7시 기상.
무진장 더운 날씨다. 덥다 더워. 속도가 안난다.
너무 힘들다. 친구는 상대적으로 쌩쌩하다.

점심으로 콩국수를 먹었다. 그나마 시원타. 도보여행 시작한 이래 어쩔 수 없이 빵을 먹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점심은 무조건 콩국수다. 다른 건 땡기는 게 없다.
땡볕에 몇 시간을 걷다보면 그저 시원한 콩국수, 팥빙수, 얼음 박힌 아이스크림밖에 생각나는 게 없다.
중간중간 가게를 만날 때마나 쮸쮸바를 사먹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겨우겨우 정읍까지 갔다.

정읍서 선배와 만났다. 정읍을 지나 첫 마을인 상교동 구계마을에서 일박하기로 했다.
구멍가게에 들러 마을 이장님을 찾아, 마을노인정에서의 일박을 허락받았다. 고마우셔라~ 그리고 구멍가게 아주머니는 내일 아침도 먹으러 오라고 하셨다. 감사했다.
아직 시골 인심은 살아있었다. 매일매일 느낀다. 순박한 어르신들의 정을.


도보여행 7일차(8월5일)

오늘로 일주일째다.

어제는 정말 발바닥이 아파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일주일쯤 되니 여기저기 안아픈 곳이 없다. 삭신이 쑤신다. 어깨, 엉덩이, 허벅지, 무릎, 종아리, 발 등. 앞으로 5일정도 남았다. 날씨에 따라 더 단축할 수도 있고..

오늘은 구계마을 구멍가게 아주머니 댁에서 아침을 먹었다. 정말 맛있었다. 환상적인 조개젓, 호박냉채, 된장국, 묵은지. 무엇보다 푸짐하고 넉넉한 인정에 그냥 배가 불렀다.
호박냉채는 처음 보는 음식이었다. 새우젓으로 간한 물을 끓이다 채 썬 호박을 넣고 살짝 데치다시피 끓인 후 냉장고에 넣고 차게 식혀서 먹는 거다. 아주 색다른 맛이었다. 나도 해봐야지~
아주머니는 떠날 때 옥수수와 오이까지 챙겨주셨다. 정말정말 잊지 못할 거다. 너무나 소중한 인연들...

그리고 출발.
오늘도 더웠다. 그리고 힘든 고개가 여러 번 있었다. 끔찍한 하루.
아~ 그리고 드뎌 전북에서 전남으로!!
전북 정읍과 전남 장성을 경계로 하는 6킬로 구간의 고개가 바로 마의 갈재다.
정말 땡볕에 올라가는데 죽을 맛이었다.

자전거는 오르막을 오르면 내리막길은 쌩쌩 내려오는 맛이라도 있지 도보는 그런 맛도 없다. 오로지 내 두 발에 의지해서 걸어야만 한다. 도보는 날로 먹는 게 없다.
같이 걸었던 선배는 백양사역에서 올라가기로 했다. 1박2일의 일정을 마치고~

다시 친구와 백양사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멀었다.
백양사로 들어서는 입구에서는 히치하이킹을 하려고 했으나 지나가는 차도 없다. 된장.
드뎌 백양사에 도착했다. 참 이쁜 절이다. 예전에 와본 기억이 있다. 입구의 돌다리가 참 인상적이다.

일단 하루 밤 묵을 수 있는지 확인부터 해야 했다. 담당스님을 찾아 부탁드려야 하는데 담당스님을 찾을 길이 없다. 이를 어쩔꼬.. 산사의 해는 금방 저무는데..
방 배정을 받지 못하고 헤매다가 마침 지나가는 스님이 계셔 사정을 얘기했다. 그러자 그 스님은 큰스님에게 우리사정을 말씀드렸다. 큰 스님은 당신 옆방을 우리에게 내주셨다.
그리하여 백양사에서의 하룻밤도 무사히 보내게 되었다.
마침 산사체험 때문에 사찰에 방이 없었던 모양이다.
법명을 알 수 없는 그 스님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우린 큰 곤란에 빠졌을 지도 모른다..
스님은 과일을 가져다주시고 공양시간도 알려주시는 등 계속 우리를 챙겨주셨다. 정말 감사드린다.
산사의 밤은 고즈넉하고 평온하였다.

도보여행 8일차(8월6일)

아침공양시간은 6시였다.
산사의 새벽은 청명했고 아침공양은 정갈했다. 글쎄 잣죽이지 뭐야! 훌륭했다.
걸을 생각을 하고 든든하게 두 그릇이나 먹었다.
산에 오니 산이 그리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친구는 앞으로도 걸을 길이 허다하니 미련 갖지 말고 떠나자고 했다. ㅎㅎ

다만 엊저녁부터 챙겨주신 스님의 법명을 몰라 인사드리지 못하고 떠나는 게 못내 아쉬웠다. 스님은 인연을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어찌 못난 범인이 그 뜻을 따르리..
나오는 길 입구까지 다시 히치하이킹을 했다. 태워주신 아저씨는 고갯길을 넘지 않고 평지로 가는 지방도를 알려주셨다. 무진장 감사했다.

오늘도 찌는 더위. 폭염이다. 34-5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걷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저절로 눈이 감긴다. 결국 중간에 너무 졸려 아스팔트 그늘에서 자기로 했다. 신문지를 깔고 한 시간여 낮잠을 잤다.

점심을 먹으러 들른 곳은 신흥이란 마을이다. 역시 전라도 식당은 반찬이 죽인다. 가짓수도 푸짐하다. 식당아주머니는 이 더위에 어찌 가냐시며 자고가라고, 안방이 비었으니 자고 가라고, 아들들은 다 도시 가서 살고 혼자사신다고 괜찮다고 하신다. 우리는 죄송함을 무릅쓰고 자고 가기로 했다. 또 한 시간여 낮잠을 자고.. 아주머니는 다시 길 떠나는 우리에게 냉커피며 옥수수며 싸주셨다. 안방까지 내어주신 아주머니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또 다시 감사한 인연!

오늘은 광산ic까지 가서 담양에 사는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드디어 장성도착. 친구는 계속 어디까지 왔냐고 전화다. 빨리 오라고 성화다.
장성파출소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데 파출소 순경들은 또다시 우리가 신기한 모양이다. 급기야는 특수부대를 가지 왜 이런 걸 하냔다. ㅋ~
이미 시간은 6시를 넘기고 있었고 우리가 광산ic까지 간다고 하니 꽤 멀다며 오늘은 파출소에서 쉬고 가라는 제안을 했다. 파출소 위층에는 순경들의 숙소가 있다. 확실히 시골 관공서는 이런 맛이 있다. 대단히 친절하다. 우리가 괜찮다고 하자 그럼 광산ic까지 데려다주겠다는 제안까지 했다. 물론 우리는, 아니 나는 웃으며 거절했지.

나와 내 친구는 좀 달랐다. 내 친구는 히치하이킹도 좀 하면서 설렁설렁 갈 생각을 갖고 있었고, 나는 처음부터 내 발로, 내 다리로만 간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 그래서 중간중간 태워준다는 제안에도 나는 흔들림이 없는 반면 내 친구는 아쉬움을 가졌었다. ^^ 결국 나중에는 나는 걷고 친구는 버스를 타고 먼저 가서 나를 기다리는 일도 있었다.

결국 광산ic까지는 못갔다. 이미 해가 져 너무 어두워졌기 때문에 너무 위험해서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었다. 친구에게 전화해 현재 있는 지점으로 데리러 오라고 했다.
친구는 담양에서 형님과 대통밥 장사를 하고 있었다. 대통밥과 대나무 불판으로 굽는 삼겹살. 이미 특허도 냈다고 한다. 담양으로 가니 이미 우리를 위해서 한 상이 준비돼있었다~ ^^ 맛있었다. 정말!
여행 시작한 이래 4일에 한번씩 몸보신을 한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친구는 우리의 잠자리를 찜질방으로 정해주었다. 집에서 재우기는 곤란하다는 거다. 결혼할 여잔줄 오해하신다나~ ㅎㅎ 그리하여 간만에 찜질방에서 푹 쉬며 피로를 풀었다.

도보여행 9일차(8월7일)

7시 기상.
찜질방을 나왔다.

마음은 담양에 있는 대밭도 구경하고 싶었으나 갈 길이 멀어 아무 것도 구경하지 못하고 길을 재촉했다. 광산ic는 2킬로 거리였다.
친구가 많이 피곤해 보인다. 중간에 주유소에 있는 평상에서 30여분 쉬며 휴식을 취했다. 그래도 친구는 피곤해 보인다.

광주 월곡동에서 점심을 먹고 한잠 자려고 파출소를 찾았다. 근데 어제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확실히 도시의 분위기는 영 다르구먼. 말도 못 부쳤다. 그냥 의자에서 쉴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감지덕지였다. 의자에서 잠시 쉬고 다시 출발했다.

아파트 내에 있는 정자에서 쉬기로 했다. 잠시 잠을 자고. 거기서 만난 아주머니와 경찰관의 무리해서 걷지 말라는 충고에 따라 친구는 결정을 내렸다. 버스를 타고 가기로. 나는 그냥 걷기로 했다. 다시 이별이다.
나는 걷고 친구는 버스를 타고 나주 근방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그때 시간 5시. 빨리 걸어야 했다.

나주까지 20여킬로. 빨리 걸어도 4시간이 넘게 걸리고 해는 8시면 진다. 열심히 걸었다. 친구에게 문자가 왔다. 나주 전에 있는 용봉동에 있는 서하에서 보자고. 6시에 도착했다. 친구는 아직 나주란다. 킁~ 나주로 오던지 기다리란다. 나주까지 갈 시간은 안되고 기다리기로 했다. 역시 버스는 빨리 왔다.

친구와 함께 영암까지 5킬로를 단축할 수 있다는 49번 지방도를 탔다.
해가 지고 발도 아프고.. 중간에 승촌이란 마을이 나왔다. 표충사란 절 표시가 있어서 따라갔는데 물어보니 개인절이란다. 역시점집이었다. 그래서 다시 마을회관을 찾았다. 이번에도 흔쾌히 받아주셨다.

마을회관을 관리하는 아저씨께서 거나하게 술 한 잔 하시고 우리에게도 계속 술을 권하시고 몇 번이나 찾아오셔서 좀 곤란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오늘도 깨끗이 샤워하고 빨래하고 편안히 잘 수 있었다.

1시 취침.
아, 선배가 가져왔던 담근주 친구와 한잔하고 잤다~ (다음 호에 계속)


<도보여행 이렇게 하세요>

도보여행 노하우1

가장 중요한 것은 ‘신발’
도보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발’이다.
난 13일 도보여행 중 물집이 하나도 잡히지 않았다.
건강하게 걸을 수 있는 요인이기도 했다.

내가 물집하나 잡히지 않고 걸을 수 있었던 비결을 나름대로 분석해보면, 신발과 꾸준한 운동이었다.
난 도보여행을 위해 운동을 했던 건 아니었지만 3개월여 헬스를 하며 꾸준히 1시간여를 걸었던 게 큰 도움이 된 거 같다. 그리고 여행 전 1주일간 7-15킬로를 매일 걸었던 것도 도움이 되었던 거 같다.
또 하나는 신발이다. 신발은 무조건 ‘에어슈즈’를 신어야 한다.

한비야씨는 경등산화를 추천하지만 내 생각에는 한비야씨가 도보여행을 한 1998년은 아직 아스팔트가 깔리지 않은 땅이 많아 경등산화가 유용했을지 몰라도 지금 이 땅은 모두가 아스팔트로 뒤덮여있기 때문에 경등산화는 맞지 않는다.

내 친구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운동화를 신고 하루 만에 물집이 잡혀서 무지하게 고생했다. 결국 이틀 만에 에어슈즈를 샀지만 이미 잡히기 시작한 물집은 계속 생겨났고 발에 익지 않은 새신발도 물집을 만드는데 일조했다.

두 번째는 배낭과 배낭 싸기
배낭은 35-40리터가 적당하다. 그 정도 크기에 맞춰서 짐을 싸면 된다.
또 배낭은 무조건 가벼워야한다.

장기간 도보여행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자기와의 싸움인데 배낭까지 무겁다면 정말 괴롭다. 나는 기본 배낭무게가 2.5킬로인 50리터 배낭을 메고 다녔다. 가벼운 배낭과 조금 무겁지만 등판과 어깨가 편안한 트랙킹 전용 배낭 중 트랙킹 전용 배낭을 선택한 결과였다.

나는 배낭이 무겁다고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배낭무게는 중요하다.
불필요한 짐은 2-3번 생각해서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배낭을 싸는 요령은 일반 산행 시 배낭 싸는 요령과 동일하다. 가벼운 짐은 아래로, 무거운 짐을 위로!


도보여행 노하우2~

관공서를 공략하라!
의외로 친절하다. 또 우리는 이용할 의무와 권리도 있다. ^^
나는 도보여행 중 휴식처로 소방서, 경찰서, 면사무소 등을 이용했다.
경찰서 가서는 샤워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잠시 눈도 붙이고~
서울이었으면 감히 상상할 수 없었겠지만 시골에서는 모두 다 가능한 이야기다.
소방서에서도 휴식을 취하고 밥도 얻어먹었다.
면사무소에서는 숙소를 섭외해주시기도 했다.
나의 경험으로는 모두다 친절히 편의를 제공하고 도와주셨다.
물론 도보여행하지 말고 특수부대 들어가라는 얘기도 계속 들었지만~ ^^

필요한 짐 싸기
여름철 도보여행은 추천하지 않겠다. 정말 너무 힘들다.
날이 선선한 초가을, 늦봄 정도가 적당할 거 같다. 겨울은 당근 짐이 무겁고 추워서 힘들 것이고.

필요한 짐은 긴팔·바지 2벌, 잘 때 입을 옷 1벌, 고어텍스 자켓 1벌(비옷), 쿨맥스 양말2, 비상약품(압박붕대, 맨소래담, 후시딘, 물파스, 소화제, 진통제, 반창고 등), 스포츠타월, 세면도구, 손수건, 반짇고리(바늘, 실), 에어매트리스, 디카, 핸드폰 충전기, 지도, 작은 노트, 볼펜, 작은 비닐 여러 개, 샌들 등등

난 긴 옷 1벌, 짧은 옷 2벌, 잘 때 입는 옷 1벌 가져갔다가 중간에 긴 옷 1벌은 올려 보냈다. 불필요한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였다. 특히 여름이었기 때문에 불필요했다.
계절에 따라 선택하면 될 것이다.
가을에 간다면 긴 옷 2벌, 잘 때 입는 옷 1벌 정도가 필요할 듯하다.

옷은 아무래도 쿨맥스 소재가 좋다. 장기간 여행을 다니면 매일매일 빨아 입어야 하므로 빨리 마르고 바람이 잘 통하는 소재가 유용하다.
그리고 비올 때를 대비해서 고어텍스 자켓이 있다면 가져가야 한다.
없다면 1회용 비옷도 상관없다. 대형마트에서 900원에 판다. 다만 일교차를 생각해 가볍고 얇은 잠바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에어매트리스는 강추다. 밖에서 자면 잠자리가 불편할 수도, 지저분할 수도 있다.
머 내 집 마냥 깔끔한 잠자리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에어매트리스 한 장이면 그래도 깔끔한 요가 되니 훌륭하기 그지없다.
나의 에어매트리스는 여행 내내 내 친구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무게도 가볍고 가격도 저렴하다. 등산 장비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침낭을 가져갈 수도 있으나 난 갖고 갔다가 중간에 올려 보냈다. 왜? 무거우니까..

양말은 반드시 쿨맥스 양말을 신어야 한다. 등산 장비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수건 역시 스포츠타월이 좋다. 금방 마르고 가볍다. 빨래를 짤 때도 좋다. 역시 등산 장비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비상약품은 위에 나열된 약품은 반드시 챙겨가는 게 좋다. 바늘과 실을 가져가는 이유는 다 아실 테고~
비닐봉지는 빨래를 담고, 쓰레기를 담는 등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 여러 개 가지고 가는 게 좋다.
지도는 자신이 가는 지역의 지도만 찢어가지고 가면 된다. 커다란 지도책을 가져갈 필요는 없고.. 그리고 전도가 있다면 전도도 같이 가져가 자신이 어떤 루트로 움직이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재밌다.
샌들은 선택이다. 비가 올 때갈아 신을 수 있기에 나는 가져갔고, 실제로 비가 오면 샌들을 신었다.

이 정도가 내가 도보여행에 가져간 준비물이었던 거 같다.
아, 헤드랜턴을 가져갔으나 별 쓸모가 없었다.

2005-10-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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