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간특별호: 한노정연 백서] 2007.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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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노정연과 나

현장에서 미래를  제종간특별호
김동성

한노정연과 나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짧지 않은 인연이다. 90년대 초반 발전현장에서 벌어지는 비민주적이고 억압적인 조합 활동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나의 활동은 시작되었다. 그때 전노협을 만났고 후원 회원이었다. 이것이 발전하여 ‘94부터는 본격적으로 노조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게 되었고 그 이후부터 한노정연과 인연을 맺기 시작하였다. 그때 나의 활동은 개별적, 자발적, 자생적인 활동에서 좀 더 목적성과 구체성을 띠는 과정이었다.

나는 “현장에서 미래를” 통해서 노동조합 활동을 보고 노동운동을 생각하게 되었으며 느낀 것들을 우리 현장에 적용시켜보려고 애를 썼다. 보면 볼수록 내가 해야 할 일과 알아야 할 것들이 끊임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났다. 어떤 때는 마치 커다란 산 같은 의무처럼 다가와 무력감을 느끼게 하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노동운동에 대한 지적, 활동적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였다. “현장에서 미래를”은 내가 운동을 보는 창이었다. 그렇게 10여년을 한노정연과 호흡하며 활동해왔다. 노동자 계급의 눈으로 현상을 설명하고 해석하며, 현장성, 계급성, 투쟁성을 연구 활동의 원칙으로 견지하면서 현장에서 노동자의 미래를 찾아간다는 기조에 대한 동의가 이렇게 인연을 길게 쌓아왔다고 할 수 있다.

처음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세미나, 토론회에 참석했을 때 나는 연구자들이 주고받는 얘기들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감도 잡지 못했고 졸리기만 했다. 그러나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오기로 듣고 관련 자료를 읽어가다 보니 이제는 그들의 대화를 어느 정도 이해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해야 할 일,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여전히 태산같이 나의 앞에 서 있다.

글을 쓰지 못했던 나도 동의 반 강제 반으로 원고 청탁을 받았고 그런 원고를 쓰는 과정에서 나의 생각과 해야 할 일에 대한 정리도 같이 할 수 있었다. 또한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남에게 감동과 교훈과 사례가 될 만한 글이면 그것은 가치를 지닌다. 글은 대개 소수 전문적인 사람들이 쓰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생활하면서 보고 느낀 것을 그대로 적어나가면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이제는 마음가는대로 글을 쓰기도 하고 글을 쓰기 위해 며칠을 고민고민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모든 것이 나의 활동에 논리와 의지를 키워준다는 것이 힘들지만 고맙기도 하다. 그런 마당을 제공한 것이 바로 한노정연이다.

이제 새로운 연구와 활동영역을 찾아 한노정연은 발전적 해체를 하였다. 전체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한노정연이 발전적으로 해소하면서 새로운 연구 활동조직으로 이어졌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대안조직이 쉽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새로운 연구 활동영역을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다만 개별적 연구 활동이 오래 지속되지 않길 바라고 조직적인 연구 활동이 다시 이어져 노동 운동의 마르지 않은 샘으로서 그리고 나침판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

올 초 이사하면서 짐이 될까 해서 가지고 있던 “현장에서 미래를” 대부분을 내가 활동했던 지부에 기부하고 왔다. 그렇게 주고 이사한 후 생각해 보니까 다시 찾아 볼 일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지부 현장순회 때 여러 권 골라서 집으로 가져왔다.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내용들이 새롭게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불쑥 들어서.

2006년 12월 “현장에서 미래를” 마지막 호를 지역의 동지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한노정연이 해산하고 이것이 마지막 호라고 하니까 모두들 아쉬워한다. 그동안 동지들은 어렵다고 하기도 하고 새롭고 재미있기도 하다는 반응이었다. 이렇게 조직은 자기의 소임을 다하고 새로운 임무를 준비하는가? (발전노조)

2007-01-18 19: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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