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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1 14:43:31
박성인
[배성인] 자발적 복종을 강요하지 말라
자발적 복종을 강요하지 말라


배성인 (명지대/정치학)


올해 한국사회의 가장 커다란 화두는 ‘한미관계’가 될 듯 싶다. 그것은 지난 1월 19일 한미간에 합의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2월 3일 개시 선언을 한 한미FTA 협상이 주요 쟁점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전략적 유연성이란 한마디로 말해서 중동지역의 테러조직이나 북한과 같은 ‘불량국가’에게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해외주둔 미군을 좀더 빠르게, 좀더 가볍게, 좀더 정밀하게 만들어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군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전략이 대테러 전쟁과 공세적인 선제공격 독트린을 정식화하고 효율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며, 그 중심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전략적 유연성은 매우 위험하며 상식의 수준을 넘어 무서운 의도가 도사리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이렇게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한마디 논의 없이 결정해 버렸다. 현실감각이 지나치게 뛰어나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미국을 비롯한 서구 제국주의에 대한 무의식적인 사대주의가 남아있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 이제 입버릇처럼 되뇌이는 “존경하는 국민여러분”은 실종되었다. 존경도 없고 국민도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 마디 “미안하다, 사랑한다”고 한다. 정말 미칠 지경이다.
한미FTA 협상은 더 가관이다. 그 동안 정부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무시하다가 조직적인 반발과 저항에 대해 반응을 보이기 시작,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대 국민 설득작업에 나서고 있다. 여전히 그들에게서는 반성의 빛을 조금도 발견할 수 없다. 국민들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할 필요가 있겠다는 입장만 표명했지 돌발적인 추진, 미국의 압력에 의한 굴복 등의 비판에 대해서는 지나친 비판이라는 입장이다. 게다가 2003년부터 충분히 검토하여 전략적으로 추진하였으며, ‘우리’가 주도적으로 제안해서 성사시켰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마디로 ‘다들 하는데 우리만 안 할 수는 없다’는 단순 논리가 한미FTA를 추진하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라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남들이 하니까 안할 수 없다는 비주체적이고 소극적인 모습, 정말 소심하다. 공청회 무산의 원인과 책임을 농민단체에게 전가시키는 치졸한 행태, 정말 한심하다. 언제 그들이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인 적이 있는가? 앞으로 예견되는 본격적인 사회적 갈등에 대해서 정부에게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내외에서 제기되니까 부랴부랴 국민들의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이 협상 전략이란다. 자기들끼리 계모임 하듯 모여서 멋대로 하더니 이제 와서 또 “미안하다,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다. 유행어 하나를 습관처럼 들먹인다. 정말 웃기는 짬뽕이고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

좀 더 솔직해지면 안되겠니?

그들은 미국에 대해서는 조건반사적이다. 미국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비판을 무척 싫어한다. 그렇다면 ‘자발적 복종’이 가장 어울리는 것 같다. 그들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제안해서 성사시켰다고 강조하는데, ‘우리’는 누구를 말하는가. 한국의 FTA 주도세력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대통령과 청와대, 외교통상부와 통상교섭본부의 담당 관료들, 그리고 일군의 정치경제학자들과 언론인들이 전부라 할 수 있다.
축구와 야구를 사랑하는 평범한 시민들은 관심도 별로 없고 FTA에 대해서도 거의 모르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서 빼주면 안되겠니? 쓸데없는 용어를 사용, 의도적으로 일체감을 형성하려는 계산으로 진정한 ‘우리’를 자극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번 한미FTA 협상에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면 솔직히 고백해서 용서를 구하자. 계속적인 은폐는 오욕의 역사를 만들 것이다. 거짓말은 눈덩이와 같아서 더욱 커진다는 것을 모든 국민은 알고 있다.

조사하면 다 나와

현재의 한미FTA는 경제적으로도 군사안보적으로 실익이 없다. 추진세력들이 제시하고 있는 자료는 매우 미흡하며 설득력이 없다. 아직도 숫자놀음을 즐기려 한다면 정말 유치한 발상이다. 실익이 없다는 진보진영이나 저항세력들의 자료는 허위이고 가공한 것에 불과하다는 말인가. 오히려 자신들이 자료를 가공해서 들켜버리지 않았는가. 학창시절 부모님께 혼이 날것이 두려워서 성적표를 조작하는 것은 장난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국민들을 상대로 한 조작은 국가범죄이고 사기이다. 조사하면 다 나온다.
제발 공부 좀 했으면 좋겠다. 공부도 안 하면서 어떻게 국민들을 설득시키고 함께 하려고 하겠는가. 자신들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국민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나 여론조사를 하기 때문에 뻔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아직도 국민들을 바보로 만들려고 한다. 2003년부터 충분히 검토하고 전략적으로 고려했다는 수준이 겨우 이 정도이다.
정부는 우리의 미래를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말고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합의를 모으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한반도의 미래는 어느 누가 아닌 우리 모두가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진정한 이해당사자는 일부 세력이 아닌 우리 국민 모두라는 것이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기쁨을 주고 사랑을 받아라. 제발 정부의 자발적 복종을 국민에게 강요하지 말라. 영화 <올드보이>가 생각난다. 누구냐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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