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이은숙
◎ 작성일:2000.08.17(목)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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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관리체제 1년의 과정과 결과
이대학보 원고(1998.11.28)
작년 이맘 때쯤 정부 쪽에서는 IMF(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기로 결정하고 그 에 따른 세부 이행조건을 IMF 쪽과 조정하는 실무협상을 벌이고 있었다. 그리고 97년 12월 3일 IMF-한국정부간에, 재정·금융긴축, 성장률 하향조정, 경제구조조정, 노동시장 유연화, 공기업 민영화, 자본시장·무역 자유화(개방) 등등(이 모든 것을 합드려서 '한국경제 구조조 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IMF는 이른바 철저히 '신자유주의'적 조치들을 내용으로 한 IMF 구제금융 양허조항(이행조건) 협약서가 공동발표되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다.
그동안의 정부정책 과정은 크게 다음과 같이 시기구분하여 파악할 수 있다. 첫 번째로, 1997년 12월부터 1998년 4월까지이다. 1월 중에 노사정위원회 구성과 부실종합금융사 폐쇄 조치가 있었고, 2월초순에 정리해고 즉시실시 및 노동자 파견제를 주내용으로 한 '노동시장 유연화' 주축의 '노사정합의문'을 성사시킨다. 이시기에는 외자유치에 최대중점이 두어졌는 데, 그것은 노동시장'유연성제고' 관련 법제도 성안을 노동측에 설득하는 주요한 요소로 이 용되기도 했다. ASEM(아시아태평양정상회의) 참석 등을 정점으로 3, 4월까지 외자유치를 중심에 둔 이러한 정책기조가 유지되었고, 자본시장 개방조치들이 잇달았고 재벌을 축으로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요구들도 부가되었다. 두 번째로, 5월부터 7월에 걸쳐 정부주도로 추 진된 급격한 구조조정이다. 정부는 '4대 경제구조개혁'이라는 이름하에 금융, 공공부문, 기업, 노동시장 등 4부문에 대한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가지고, 6월18일 55개 기업 퇴출명령, 6월29 일 5개 시중은행 퇴출명령, 그리고 7월3일 32개 공기업 민영화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금 융,기업,공공부문에 대한 일차 '정리작업'을 단행했다. 세 번째 시기는, 8월께부터 현재까지이 다. 5대재벌기업을 포함하여 기업에 대한 2차적인 구조조정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금 융쪽에서도 금융기관간 통폐합 등 말하자면 2차 구조조정이 진행되었다. 기업쪽과 금융쪽의 이러한 2차적 구조조정에서 약간 차이나는 것은, 전자가 여전히 정부주도성이 강하게 드러 나고 있는 반면 후자는 자체적 성격이 좀더 가미되어 있다는 정도이다. 그러나 양자 모두 IMF 및 김대중 정권의 정책기조(노동자·민중 배제적이고 자본편향적인 '신자유주의적 구 조조정') 범위 내에서 진행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렇다면 이런 과정에서 빚어진 결과는 어떤가? 무엇보다도 먼저 지적할 수 있는 것은 급 격한 대량실업사태의 전개이다. 정부 공식통계로 97년 7월 47만6천명이었던 실업자는 98년 7월 1백65만1천명으로 무려 246.8%가 늘어났는데, 실질적으로는 약 450여만명이 실질적으로 완전실업자인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이은숙, [노동시간단축과 생활임금 보장"투쟁의 현재적 의의],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창립3주년 기념심포지움 자료집, p.4.) 모든 구조조정은 이미 '정리해고를 전제로 한' 것들이었다. 이런 기조에서 나온 실업대책은 근본적으로 한계를 가 질 수밖에 없는 것은 자명하다고 하겠다. 현재 공공부문의 경우 민영화 2,3단계가 진행 중이 고 또 기업구조조정의 일환으로 M&A가 가속화되고 있어서 이 과정에서 앞으로도 대량의 정리해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갈수록 계층간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고금리정책의 지속과 대량실업이 계속되 면서 IMF 관리체제 이후 금리소득자를 중심으로 한 상위 10% 소득층의 수입은 늘어난 반 면 하위 10% 소득층의 수입은 줄어들었다. IMF 1년 동안의 소득흐름에 대해서는, 통계청이 전국 72개 도시 2인 이상 가구 5500 샘플조사 결과 하위 20% 소득층(월평균 67만원 이하) 의 경우 소득의 24.4%(16만3천원가량)가 감소한 반면 월평균소득 360만원 이상의 상위 20% 소득층의 경우에는 8.0%(28만8천명)가 준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또하나 짚을 것은 구조조정과정에서 독점자본의 경제지배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점이다. 이는 정부가 소위 '재벌개혁'을 외쳐왔지만 결국은 재벌구조 를 내용적으로 더 강화시켰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5대 그룹의 경우 11월초 현재 2조8천여억원을 유상증자해서 6-30대 그룹보다 15배나 더 많이 덩치를 불렸으며, 또 자금시장 독식도 더 강화되어, 회사채의 경우 전체발행물량의 80%(21조9천5백여억원)를 차 지(8월현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개 이러한 결과들을 빚어낸 그간의 IMF관리체제는, 그러나 김대중정권에 의해 '민주적 시장경제 지향'이라는 것으로 포장되어 노동자·민중을 압박하고 있다. 노동자들에 의한 투 쟁은 '국가경쟁력 강화'의 미명하에 철저히 짓밟혀졌으며(특히 만도기계투쟁에 대한 공권력 투입 진압을 보라), 대량으로 발생한 실업자들의 생존권은, 허울좋은 사회복지기관들에게 위 탁되거나 캠페인 대상으로만 존재할 뿐, 실지로는 방치되고 있다. 우리들은 이 사회가 앞으 로 어떻게 갈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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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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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1/ IMF 관리체제 1년의 과정과 결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