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자동차 업종 노동운동 연구 |
세미나/연구팀 > 연구세미나 > 자동차업종연구
|
|
|
 |
2004-09-04 02:00:19 |
|
|
 토라 |
 [울산노동자신문] 노사정참가?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 |
|
|
노사정 참가?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
“투쟁을 통한 현장조직화, 계급적 연대로 나아가야”
‘노사정위원회 참가’ 내지 ‘새로운 노사정 대화틀 마련’을 의미하는 민주노총의 ‘사회적 교섭방침’을 놓고 논란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이수호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집행부는 8월 25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빠른 시일 내에 재개하고, 나아가 9월 21일 임시대의원대회에 ‘사회적 교섭방침’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8월 31일 열린 민주노총 중앙위원회는 열띤 논란 끝에 ‘사회적 교섭방침’ 안건 상정을 내년 1월 정기대의원대회로 미루기로 했다.
‘사회적 교섭방침’은 노동운동의 전반적 방향을 좌우하는 문제임에도 현장에서는 거의 토론조차 되지 않고 있는데, 다행히(?) ‘사회적 교섭방침’에 대한 민주노총의 결정은 몇 개월 후로 늦추어졌다.
<울산노동자신문>은 ‘사회적 교섭방침’에 대한 현장의 토론을 활성화하고자, 이에 대한 현장 노동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지면에 담기로 했다.
인터뷰는 개별적으로 진행했으나, 질문 내용별로 편집해서 싣는다.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으나 지면이 부족하여 다 싣지 못함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비슷한 답변은 중복되지 않게 생략했다.
인터뷰 및 정리는 안승천 편집위원이 담당했으며, 인터뷰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다섯명으로 아래와 같다.
● 백기홍 : 현대자동차노조 조합원, 현장투 의장
● 조가영 :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조 교선부장
● 조광한 : 현대중공업사내하청노조 해고자
● 김건태 : 현대미포조선노조 대의원
● 정명자 : 효성노조 조합원
-----------------------------------------------------
■ 노사정 참가에 대해 현장의 분위기는 어떤가?
<조가영> 조합원들은 노사정의 진행 상황조차 모르고 있다.
<정명자> 노조 활동가가 반대한다고 하니 그때서야 생각하는 수준이다. 노사정에 별로 기대 안 하고 찬반 의견도 없다.
<백기홍> 노사정에 대해서 선전도 안 돼 있어 대의원들도 잘 모른다.
현장이 침체되어 있어 조합원들은 민주노총에 대해 기대도 없고 관심도 없다. 4기 지도부(이수호 집행부)의 성향이 어떤지도 모른다.
<김건태> 현장에서는 듣는 정보가 거의 없다.
■ 노사정 참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명자> 그래도 민주노총이 힘이 있으니까 체제내화 하려는 것이다.
민주노총만이 사회적 문제를 가시화할 수 있는 유일한 집단인데, 60만 민주노총을 다스리면 천만 노동자를 다스릴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대접해주는 것이다.
노사정은 자본가와 정부가 노동 정책을 관철시키는 통로의 하나일 뿐이다.
노사정에 들어가자고 말하는 것은 민주노총이 뭔가 대단한 것처럼 조합원을 속이는 것이다.
따내는 건 가진 힘 만큼인데, 기다리다 투쟁 역량은 위축되고, 힘 빠지고 나면 자본가들은 ‘그럼 마음대로 해봐라’고 우리를 조롱할 것이다.
싸우려고 해도 동력 없으면 공갈빵이다. 이거는 다른 거로 대신 채울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노사정 참가는 사람들에게 기대를 갖게 만든다. 그러면 그 안에서 쉽게 따내길 바라며 손놓고 기다리게 된다. 어려운 상황에서 쉽게 가고 싶은 것이다.
우리 효성도 손해배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줄 알면서도 기다리게 된다. 결과 보고 하자며. 사실 투쟁 안 하는 데 대한 변명도 되고.
<백기홍> 과거 노사정에서 정리해고와 근로자 파견법, 공기업 민영화가 합의된 것처럼 이번에도 정부와 자본가의 들러리를 서게 될 것이다.
김대중과 노무현의 차이는 없다. 정부는 자본가 편이다. 그리고 노사정은 단체행동권이 없는 노사협의회 수준이다. 들어가는 순간 코가 걸린다.
엘지, 지하철, 병원 다 깨졌으니 조합원으로서는 솔깃할 수도 있겠지만, 참여하지 않고 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의 본질을 폭로하여 투쟁을 촉발시키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
노사정에서는 얻을 것보다 빼앗길 것이 훨씬 더 많고, 현재도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관료주의를 더욱 강화시키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조가영> 노사정은 사회적 합의주의의 외관이다. 그리고 합의주의는 조합원의 수동성과 집행부의 대리주의가 원인이다. 그런데 상층 관료화에 대해서만 문제 제기하고 조합원이 수동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눈 감고 있다.
힘이 있어야 협상도 제대로 할 수 있다. 힘이 없으면 노사정 합의를 지키지 않아도 약속을 왜 이행하지 않느냐고 항변하는 것밖에 못한다.
지도부가 현장과 공유하지 못하면서 단절되어 있고 아예 현장에서 전선이 형성되지 않는 것이 진짜 문제다.
‘쟁점에 대한 관심과 투쟁 동력을 모으기 위해 들어가야 한다’는 논리는 노사정에 들어가기 위한 면피용일 뿐이다.
<조광한> 근로기준법이 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는 게 문제다. 현대중공업에서는 박일수 열사가 분신했다. 사람이 죽어도 해결 안 됐다. 이렇게 합의 사항이 지켜지지 않는데 도대체 자본가와 정부를 어떻게 믿나?
<김건태> 노동운동을 시작한지 얼마 안돼서 잘 모르지만, 이전에도 민주노총이 노사정위원회 참여해서 정리해고 합의하고 문제가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다.
■ 이미 단사에서부터 ‘합의주의’가 팽배하다고 하는데?
<조가영> 현대자동차 노조는 ‘사회공헌기금’을 제안했고, 노무현 대통령의 현장 방문에 대해 “위원장이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 임금협상 때에는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을 대리하여 교섭했다.
이처럼 단위사업장 노조에 깔려 있는 ‘합의주의’ 분위기를 깨지 않고 민주노총 상층만 욕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 이수호는 비판하면서 단위사업장은 용인하는 것, 우리 문제는 수면 아래 묻어두는 것은 문제다.
<백기홍> 자동차 산업의 ‘사회공헌기금’이 고통 받는 민중을 위해 쓰이면 좋겠지만 투쟁사업장을 지원하는 데에 쓰일 리 없다. 주로 자본의 산업 발전을 위해 쓰일 것이다.
생산성 향상에 동조하는 것에 반대한다. 구걸해서 얻은 것은 회사가 원해서 들어준 것일 뿐이다.
노무현 방문(8월 12일) 앞두고 집행부에서 “티타임까지 어떻게 반대하냐, 만나서 비정규직 문제 이야기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유인물과 대자보로 노무현 방문 반대 성명서를 내기도 했고, 플랜카드도 내걸었다. 당일 아침에 반대 집회와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 ‘노사정 참가’에 반대한다면, 노동운동의 전망을 열어갈 다른 방안이 있는가?
<정명자> 투쟁을 통한 현장조직화만이 올바른 대안임을 전 조합원을 상대로 끈질기게 설득해야 한다.
민주노조 운동의 역사는 사회변혁을 정신으로 가지고 있었다. 거기까지는 아니더라도 ‘투쟁 없이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는 점에 대해서 모든 선전 매체를 동원해서 선전해야 한다.
<백기홍> 현장 동력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을 가지고 협상해야 한다.
민주노조운동 전반에 문제가 있는 상태에서 노사정에 들어가는 것은 큰 문제다. 화물연대나 크레인노조 같은 곳은 산별노조 등 다른 통로를 활용하면 된다.
<조광한> 노동자는 이끌려 다니는 삶을 살아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음을 보여줘야 한다. 후대에게 떳떳할 수 있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그러려면 위에서부터 이끌려가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리고 비정규직 문제는 성급히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철저히 하나씩 해결해 나가자. 예전에도 처음에는 동력이 없었다.
올바른 걸 주장하는 것이 노동운동이다. 그런 의식을 일깨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노사정 참가가 필요하다면 노동자들의 입장을 단호하게 대변할 수 있는 단체를 추가로 참가시켜야 한다. 현장에 있는 사람이나 비정규직연대회의가 좋겠다.
<김건태> 젊은 사람들과 함께 공도 차고 야유회도 가고 술도 마시면서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6시까지 잔업이 일반화되어 있는데) 오후 5시 퇴근을 조직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이런 행동에 동참하며 직·팀장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내가 일하는 부서 사람들은 조합의 지침을 잘 따르는데 모두가 회사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총대 매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우리가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으면 현장 조직화는 가능하다.
현장은 죽지 않았다.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절반 조금 못되게 투표했고, 그 사람들 대부분이 잠정합의안 투표에서 부결에 도장을 찍으면서 한마디씩 했다.
(현 집행부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조합원들의 민주파에 대한 기대심리가 떨어져 있지만 대의원대회 내용을 공개하며 어용들하고 싸워나갈 것이다.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주요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조직화도 시도할 것이다.
<조가영> 현장 투쟁이 유일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전투적 문구만 남발하지 말고 각 현장에서 대중들을 투쟁하는 노동자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내년에도 상층만 비판하고 있는 똑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다. 길게 보고 현장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교섭은 투쟁의 연장선에서 배치해야 한다. ‘물밑 교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교섭 과정을 대중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가령 대의원들이 UPH 협상을 할 때도 조합원들에게는 대자보로만 알리는 정도다. 이래서는 대중들의 분노를 촉발시키지 못한다.
자기 현장에서부터 계급적 단결을 위해 끈질기게 노력해야 한다. 작은 것부터 하나씩 만들어 가자.
■ 계급적 단결은 어떻게 가능한가?
<정명자> 서구의 사례를 보면 사회적 합의주의의 기류가 대세로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현재의 민주노총 지도부가 영원히 그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맞받아쳐서 확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먼저 대의원 대회에서 노사정 참가 안이 통과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세력을 모아야 한다.
그리고 설령 통과되었다 하더라도 한 번 들어갔다고 끝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히 계속 선전활동을 벌여야 한다. 그만큼 절실하다면 말이다.
<백기홍> 정규직 활동가들은 비정규직 사업을 부담스러워하고 귀찮아한다. 비정규직 문제는 해도 끝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안 하면 타깃이 되니까 하는 시늉만 한다. 유인물 내용은 공허한 주장이다.
자기 현장에서 이런 거부터 바꾸어나가야 한다.
<조가영> 현재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사업장을 중심으로 적극 연대투쟁 해야 한다.
전국비정규직연대회의는 하반기 하루 총파업을 결의했다. 불법파견 문제 등을 볼 때 노무현 정부는 반노동자 정권이라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은 스스로 투쟁하면서 연대투쟁을 이끌어내야 한다.
연대투쟁은 이미 벌어지고 있는 투쟁에 적극 결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기 동력을 형성해나가야 한다.
비정규직연대회의는 수련회와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요구와 조건을 파악하는 중이다.
비정규직 노조도 전국적으로 보면 큰 규모다. 시혜로 주어지는 혜택이 아니라 투쟁으로 이루는 계급적 단결이 중요하다. 우리의 투쟁을 만들자. 우리는 월차 파업이라도 조직할 것이다.
잃지 말아야 할 것은 어려운 운동 논리가 아니라 가장 열악하게 투쟁하는 단위와 기득권을 넘어 연대 투쟁하는 것이다. 우리의 책임을 회피하지 말자.
각 지역에 현장조직이 많이 있다. 이들만이라도 모여서 노동운동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토론할 필요가 있다.
자기 현장에서 할 일은 무궁무진하게 많다. 대중에 대한 교육과 선전으로 돌파구를 마련하자.
민주노총은 상층만의 것도 아니고 이 상태로 영원히 가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계급적 단결을 위해 노력한다면 새로운 흐름을 만들 수 있다.
<조광한> 돈에만 관심 있는 옛날 싸움 방식으로는 안 된다. 국민들의 시선도 안 좋다. 임금 인상을 포기하더라도 해고자 싸움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큰 싸움이 있을 때 지역본부 간부는 구속되는데 최상층은 구속 안 된다. 실제 누가 책임져야 되는 거냐? 상층부터 철저한 자기비판과 헌신이 있어야 한다.
조금 엉뚱한 이야기지만 얼마 전에 ‘탁발 순례’를 따라 갖다왔다. 집사람이 ‘그거 배부른 사람이나 하는 거 아니냐’고 묻더라. 내가 생각이 있으니 하는 것이라고 대꾸했다.
나는 TV에서 자원 봉사하는 것 보면 눈물이 난다. 애가 ‘아빠 왜 울어’하고 묻기에 ‘너무 슬프지 않냐’고 했다. 냉정하면 그러지 못한다. 평범한 속에서 진실을 찾아가는 운동이 진정한 운동이다.
<김건태> 지난 열사투쟁 때도 집회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다.
조합은 자기 사업장에 집중한다고 핑계를 대거나 해봐야 관심 없을 거라며 지례짐작하고 홍보를 잘 하지 않는다. 나도 해고자를 통해서 지역 상황을 아는 정도다.
선전과 홍보만 잘해도 지금보다는 훨씬 더 적극적으로 연대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 ‘사회적 합의주의 노사정 담합 분쇄 전국노동자투쟁위원회’(전노투)가 꾸려졌는데?
<조가영> 전노투가 꾸려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개량주의 반대는 활동가 토론만으로 해결 안 된다. 외곽에서 공투체 꾸리고 기자회견이나 대자보로 입장 발표하는 수준을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내부의 과오에 대해서 정파적 관계 때문에 적당히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냉철하게 비판할 수 있어야 전노투가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정명자> 필요하다고는 보는데 정파적 주도권 때문에 치르는 한때의 ‘이슈 파이팅’이라면 우리들의 투쟁은 곧 잊혀질 것이다.
<백기홍> 전노투에 대해서 제안을 받기는 했지만 그 뒤로 연락이 없었다. 공문이 오면 운영위 회의에서 결정할 것이다.
참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제기된 문제는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
■ 스스로 반성할 점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정명자> 원칙과 정신이 중요한 시기다. 민주노조운동의 역사에는 사회변혁의 정신이 아로새겨져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백기홍> 현장투는 건설된 지 이제 2년밖에 안 됐다. 재정도 열악하고 내부 정비하느라 그동안 지역 연대에 소홀했다. 앞으로 연대투쟁에 힘을 기울이겠다.
<조광한> 나는 남이 뭐라고 하든 내가 아는 만큼 최선을 다한다.
나는 지더라도 패배감을 갖고 떠나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에서 최선을 다해야 다른 데 가서도 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 갖게 해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지금 나는 행복하다.
<김건태> 쟁의행위 찬반투표 때 문자 메시지도 보내며 열심히 했는데 숨어 있는 사람들을 많이 끌어내지는 못했다. 우리의 역량에 비해 큰 것을 보다 보니 실수도 많았던 것 같다. 산재 등 작은 문제부터 역량에 맞게 풀어갈 생각이다.
지금 어용들은 자기 뜻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현 집행부의 좌절로 더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우리는 현장에서 그것을 보여줄 것이다.
<조가영> 대중투쟁을 외치지만 현장에서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 주체에 대한 비판이 필요하다.
‘나 홀로 푸르른 산의 소나무’가 되어서는 안 된다.
“노사정 참가? 아니다. 투쟁을 통한 현장조직화! 계급적 연대로 나아가자!”노동조합 활동에서는 계급적 단결을 위한 공동 투쟁과 공동 활동이 필요하다. 논쟁이 아닌 실천을 통해 하나된 투쟁으로 만들어 나가자.
-----------------------------------------------------
<민주노총과 노사정위원회> 98년 노사정위 “정리해고 도입 합의” - 지도부 총사퇴
민주노총 임시대대, 노사정 합의안 압도적 부결
98년 2월 6일 민주노총 지도부가 노사정위원회에서 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제가 포함된 내용에 대해 합의하자 즉각 각 지역과 연맹, 단위노조들에서 이를 반대하고 지도부를 비판하는 성명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또한 민주노총 지도부가 노사정 합의에 따라 7일 부분파업과 집회를 취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만도기계 노조가 부분파업을 예정대로 진행하였으며 대전과 대구지역에서는 집회를 강행하여 노사정합의 반대를 천명하였다.
또 노사정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보도를 접한 한라중공업 노조 조합원 50여 명은 8일 상경하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노사정 합의안 전면거부 등을 요구하며 철야농성을 벌였다.
마침내 2월 9일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 이날 대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대회장소인 성균관대 유림회관에서는 1층에서 한라중공업, 현장조직 모임, 전해투가 함께 사전 집회를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서울지하철이 집회를 하면서 “어용지도부 물러가라”를 외치는 등 격양된 분위기로 가득찼다.
본대회가 3시경부터 시작되려 했으나 배석범 직무대행 등 노사정 합의를 한 민주노총 임원들이 나타나자 조합원들이 분을 못 이겨 야유와 욕설을 퍼붓자 대회 진행이 불가능하여 다시 30분가량 지체된 후부터 시작되었다.
노사정 합의안에 대한 설명이 진행된 후 이날 오전 중앙위원회에서 결정한 안건으로 ‘노사정 합의안의 추인 여부와 부결될 경우 지도부가 사퇴하는 안’에 대해 찬반토론을 하였다.
찬반토론 과정에서 현실론을 편 사무, 건설노련 등을 제외한 대다수 대의원들은 “조합원의 목을 치는 정리해고제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의견수렴 없이 합의해버린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하였다.
그리고 표결방식에 대한 논란을 벌이다가 기립방식으로 표결하기로 하여 찬성 54명, 반대 184명으로 노사정합의안은 압도적으로 부결되었다.
이와 동시에 회계감사를 제외한 임원(배석범 위원장 직무대행, 허영구 부위원장, 이영희 부위원장, 배범식 부위원장, 김영대 사무총장)의 사퇴를 결정하였다.
그리고 민주노총을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하여 총파업 투쟁에 돌입하기로 하고 단병호 금속연맹 위원장을 비대위 위원장으로 만장일치로 추대하였다.
정리해고제 도입저지 결국 실패, 민주노총 자정 능력은 확인
96년 12월 26일 새벽 김영삼 정권이 날치기 통과시킨 노동법에 처음 정리해고제가 포함되었다. 그러나 바로 정리해고제 도입이 핵심적인 문제가 되어 96-97 총파업이 전개되었고, 김영삼 정권이 총파업에 무릎꿇은 이후 여야 합의로 통과된 노동법에서는 정리해고제 도입을 2년 유예하는 것으로 후퇴했다.
97년 12월 외환위기로 IMF체제가 들어선 이후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는 경제위기 극복을 명분으로 민주노총, 한국노총, 경총을 끌어들여 노사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여기서 갖은 압박을 다한 끝에 98년 2월 6일 정리해고제 즉각 도입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냈다.
2월 9일 민주노총이 합의안을 부결시키고 지도부를 사퇴시키며 총파업 투쟁에 나설 비대위를 구성하였지만, 민주노총 비대위는 12일 밤 총파업 철회를 전격 결정하고 만다. 이로써 노사정위원회 합의안은 2월 14일 임시국회를 통과하여 마침내 법제화되었다.
---------------------------------------------------------------------------
편집 2004년 9월 3일 16:41 [울산노동자신문]
|
|
|
|
|
|
|
147
8
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