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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01 21:49:53
박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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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호[2005.08.01.]
<주간 정세초점>
■ 제4차 6자회담 개막, 각국 사이의 입장과 쟁점 및 차이

□ 7월 26일, 제4차 6자회담이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되었다. 개막식 인사말에서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가장 근본적인 것은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는 데서 실질적인 전진을 이룩하는 것”이며, “조선반도에서 핵전쟁의 위협을 전면적으로 없애고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당사자들의 확고한 정치적 의지와 전략적 결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북한이 전략적인 결단을 내려 핵 계획을 완전히 제거한다면 다른 국가들은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다. 각국도 북한의 안보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으며 우리도 북한의 에너지 수요를 처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면서 “미국은 북한에 군사를 파견하거나 북한을 공격할 의도가 없으며 우리는 6자회담의 틀 내에서 북한과 평화적인 양자 접촉을 할 의향이 있다. 미국은 북한 주권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6자회담의 두 핵심 국가 대표의 인사말로 볼 때, 4차 6자회담은 순조로운 출발을 한 셈이다.
  
□ 각국의 입장
  다음 날 열린 본격적인 첫 회담에서 각국은 기조연설을 통해 이번 회담의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며 최고 수뇌부의 확고한 의지’라면서 미국의 핵위협이 제거되고 북미관계가 정상화되면 핵을 모두 포기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미국의 핵위협 제거와 한반도의 비핵지대화를 위해서는 ‘적대관계 종식’, ‘평화공존의 법적.제도적 장치 구축’, ‘무조건적인 핵 불사용 담보’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이번 회담의 구체적 성과물로는 ‘말 대 말’ 합의,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의무사항 합의, 첫 단계 행동원칙 합의 등 세 가지다”, “‘말 대 말’의 내용으로 ‘북미관계가 정상화되고 신뢰가 조성되며 핵 위협이 제거됨에 따라 북한은 핵무기 및 핵무기 계획을 검증 가능하게 폐기할 것을 공약하고, 미국은 제도전복 정책을 포기하며 평화공존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구축할 것을 공약한다’”는 것을 제시했으며, “각국 의무 사항으로는 ▲북미간 신뢰조성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구축 문제 ▲평화 공존 문제 ▲북측의 핵 폐기 실현 문제 ▲남한 내 핵무기 철폐 및 외부반입 금지 ▲핵우산 제공 철폐 ▲비핵화에 따르는 경제적 손실 보상 문제 등이 있으며, 선차적으로 쉬운 요소부터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기조연설에서 “북미 관계를 평화적 기초 위에 두겠다는 것이 단순히 공허한 레토릭이 아니다. 리비아, 남아공, 우크라이나 등이 전략적 결단을 내려 관계정상화를 이룬 사례”라고 말하면서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에 착수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그리고 그는 “▲북한은 현존하는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효과적 검증을 수반해 폐기하고 여타 참가국은 안전보장, 교역 및 투자를 포함한 경제협력 조치를 시행하며 ▲참가국들은 평등 및 상호 존중 원칙에 기초해 미사일 및 인권 등 양자 내지는 다자적 이슈를 처리하고 ▲향후 실무그룹을 통해 수순(sequence)에 유의하며 실천계획을 신속히 수립하는 것”을 핵심 3원칙으로 제시했다.

□ 양국 사이의 쟁점과 차이  
  이 날 기조연설에서 개막식 인사말의 순조로움과 달리 양국의 입장 차이가 첨예하게 드러났다. 양국 사이의 쟁점과 입장 차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핵폐기 범위’, 북측은 폐기의 범위가 ‘핵무기 및 핵무기 계획’으로 국한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측은 ‘현존하는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해 평화적 핵 이용까지 폐기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 점이다.

둘째, 한반도 비핵화의 정의와 범위 문제이다. 북한은 비핵화의 본질에 공동 인식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한반도의 비핵지대화를 요구했다. 즉 남한 내 핵무기 철폐 및 외부 반입 금지, 미국의 핵우산 제공 금지 등을 거론해 한반도 비핵화에는 남한 내 핵 문제도 포함해야 함을 주장했다. 이것은 미국의 핵항모나 핵잠수함을 한반도 영해에 기항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으로써 실제로 미국의 동북아 군사 전략의 변경을 요구하는 것이다. 미국의 ‘비핵화’는 북한의 ‘모든 핵프로그램을 폐기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북한의 ‘비핵지대화’는 한반도 내부의 모든 핵 무기의 폐기와 반입 및 통과 금지 등을 의미한다.

셋째, 동결 혹은 폐기와 그에 따른 보상을 둘러싼 문제이다. 북한은 북미관계의 정상화와 북한에 대한 핵 위협이 제거되면 북한의 핵무기 및 핵무기 계획을 폐기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제도전복 정책을 포기해야 하며 평화공존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구축할 것을 공약해야 한다는 게 북한의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현존하는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효과적 검증을 수반해 폐기하는 것, 즉 선 핵폐기를 주장하고 있다. 그렇게 폐기하면 나머지 5개국이 안전보장과 교역 및 투자를 포함한 경제협력 조치를 시행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북미 관계의 정상화는 북한의 미사일 및 인권 등 문제를 다 해결하고 난 후에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한편, 남한의 중대 제안인 전력 200만KW 제공에 대해서 북한은 핵 폐기의 대가가 아니라 핵 동결의 대가이며 핵 폐기 이후에는 경수로 2기를 건설해줘야 한다고 수정제안을 해왔다. 이 같은 수정제안의 근거는 200만KW 제공이 핵 폐기의 대가라면 그것은 선 핵폐기 주장과 같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남한 정부는 선 핵폐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북한의 수정제안을 받기는 어렵다는 점을 밝혔다.
  회담 초기에 북미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공동의 입장을 바구니에 담아 공동선언문을 작성하자고 합의했다. 그러나 공동선언문에 담길 내용을 마련하는 데는 위 세 가지 핵심 쟁점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5일간의 회담 기간 동안 북미 양측 대표는 4차례 단독회동을 가졌지만 아직까지는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태이며, 회담은 이제 8월로 이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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