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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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8 17:02:50
박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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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호[2005.11.28]
비정규법안 노사교섭, 합의 가능성 희박,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21일과 23일, 그리고 25일 재개된 노사 비정규법 교섭도 별다른 진전 없이 끝났다.
11월21일, 회의에서는 불법파견시 고용보장 문제, 파견허용업종, 기간제 문제 등에 대해 토론했으나, 양쪽은 정부안이 개선된 것이냐 개악된 것이냐 등 기존의 논쟁만 되풀이하여 진전 없이 끝났다.
11월23일, 노사 교섭에서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개선안과 특수고용노동자와 관련해 회의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에 대해 노동진영은 “직무수행 능력, 기술에 대한 동등처우”라는 입장인 반면에 자본측은 “동등 직무·능력·성과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금지”을 주장했다. 또한 특수고용노동자 문제에 대해서 노동진영은 노동기본권 보장을 노사가 합의문에 명시 할 것과 이미 설립된 노조의 기본권보장을 요구한 반면에, 자본측은 논의자체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이었다.
11월25일 교섭에서 노동진영은 기간제 사유제한과 관련해 ‘1년 기간제 사용 뒤 1년 사유제한 방식’을 주장했고, 자본측은 ‘사유제한 없이 3년 사용’을 고수했다. 차별철폐와 관련해서 노동진영은 ‘동등 유사한 기술, 직업 수행 능력에 대한 동등처우’를 강조했으며, 자본측은 ‘동등직무, 능력, 성과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금지’를 주장했다.
11월24일, 환노위 노사대표자 간담회에서 양대노총이 ‘대표자급 교섭으로 격상할 것’과 ‘교섭 내용 보증을 위해 환노위 법안심사위원장이 참석해 달라’는 국회 참관 등의 제안은 자본측의 반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경재 위원장은 이날 환노위의 간담회 직후 △이번 정기국회 중 비정규직 법안이 처리되도록 최선을 다한다 △현재 진행중인 노사간 대화는 국회 일정을 감안하여 11월30일까지 노사 자율적으로 진행한다 △환노위는 11월 30일까지의 노사 대화 추이를 지켜본 뒤 12월1일 이후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노사정 대표가 참석한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수렴 후 주도적으로 법안을 처리한다고 결과를 설명했다. 열린우리당 또한 노사가 합의하지 않더라도 국회가 주도권을 쥐고서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한나라당은 노사가 합의하면 당연히 처리, 합의하지 않으면 처리할 수도 있고 처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은 소위에서 다룰 법안의 내용을 보고 나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처리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한국노총이 법안에 대한 수정안을 제시해 협상의 돌파구를 여는 방안을 상임집행위원회의를 열어 논의를 벌였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총은 법안 저지가 아닌 보호입법쟁취가 목표이기 때문에 국회 일정에 따라 투쟁계획이 바뀌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12월1일 예정대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는 지난 25일 민주노총과 간담회를 통해 기간제 사유제한과 관련해 노동계가 ‘1+1(사유제한)’안을 최종안으로 제시하고, 파견법 철폐가 아닌 파견업종 현행유지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11.23일,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와 민주노총 서울본부 등 일부 단체들로 결성된 ‘비정규 권리입법 쟁취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의 회원들은 집회를 열고 최근 재개된 비정규직 법안 관련 노사 당사자 간 교섭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공투본은 지난 4월 교섭 결과는 노사정이 합의한 것이 아니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노사 당사자 간 교섭이 4월 교섭 결과를 바탕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노동진영은 당초 기간제 근로 사용사유의 엄격한 제한과 최장 1년 동안 기간제 근로를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4월 교섭에서는 사용사유 제한은 기간제 근로 체결 1년 후로 연기하고, 사용기간은 2년으로 하는 입장을 밝혀 최초 입장에서 일정부분 후퇴하였다.
다른 한편 파견법 정부안의 ‘불법파견 시 고용보장’ 조항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가 입법 추진을 해 왔던 비정규 법안 중 하나인 ‘근로자 파견법 개정안’에서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에서 3년 이내의 불편파견에 대해서는 직접고용의무조항 적용이 제외”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제조산별 및 비정규노조들이 ‘근로자파견법개정안’에 반발하고 있다. 노동진영은 “최근에 교섭을 재개하면서 조항을 자세히 검토한 결과 그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양대노총은 2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부 비정규법안에는 제조업 직접공정업무 불법파견 시 고용보장 조항이 직접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아 해석상 논란이 예상되고 3년 이하 근속 노동자는 전혀 혜택을 받을 수 없고 불법파견 노동자의 경우 3년 초과 근무자만 직접고용 의무 대상이 되는 것은 부당하다며 정부법안대로라면 실효성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가운데 열린우리당은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의 파견에 대해 파견금지업무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망
21일과 23일, 그리고 25일 재개된 노사 비정규법 교섭이 별 진전 없이 끝났고, 양대노총은 노사간 만남이 대화가 아닌 국회 환노위가 보증하는 ‘교섭’이라는 원칙을 재확하여 교섭 분위를 전환하려 했으나 24일 간담회 결과 이러한 시도가 무산됨에 따라 이번 노사 교섭은 ‘합의’로 끝날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좁아져 25일과 27일, 29일 세 차례 교섭과 30일 대표자회의에서 합의를 이끌어 내기 어려워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노사가 합의하지 않더라도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며, 민주노총은 12월1일 총파업 찬반 투표에 전체 조합원의 51%가 참여해 투표 참가인원의 64.2%가 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그런데 만약 ‘노사간 합의를 통한 비정규 법안 연내 입법 원칙’을 선언한 한국노총이 법안 수정안을 제시해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전략으로 나간다면, 비정규법안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처리 계획에 일정정도 노사합의의 정당성을 부여하게 될 것이다. 물론 지방선거와 대선, 총선으로 이어지는 2008년까지의 정치 일정 때문에 이번 정기국회에서 비정규법안을 다루지 않으면 17대 국회 동안 비정규직법을 다룰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양대노총과 자본측, 정부와 열린우리당,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 일정에 끌려가다 보면 민주노조진영이 주장하고 있는 비정규법안의 내용이 수정될 가능성 또한 그만큼 커지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주요한 과제는 비정규직법의 운명을 결정짓는 12월1일부터 9일에 맞춰 비정규 개악안 철폐 투쟁을 조직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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