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주간동향과초점]은 설연휴로 정세초점만 올립니다.>
정부, 사회적 대화 틀로 노동진영을 포섭
당정, 노사관계 로드맵 4월 국회에 상정 합의
1월23일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고위당정협의를 열고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법안(노사관계 로드맵)을 오는 4월 국회에 상정하고 6월까지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비정규법안이 2월중에 처리되지 않으면 로드맵 추진 일정을 재논의 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노동진영에 사회적 대화 틀에서 노동현안을 풀어내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정부와 여당은 한편으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관심을 갖는 비정규법안과 정규직 노동자들의 주요현안인 노사관계로드맵을 분리시켜 계급적 단결의 계기를 차단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적 합의'라는 틀을 통해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 그 방식 가운데 하나가 1월26일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고 총리실이 2005년 10월에 제안한 ‘국민대통합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이다.
정부, 국민대통합 연석회의 가동,
연석회의 실무협의회에는 전경련과 중소기협협동중앙회 등 경영계와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노동계, 정부대표 및 여성, 종교, 시민단체 전문가 등 13명이 참가하고 있으며, 26일 열릴 첫 회의에는 재경, 보건, 교육, 노동, 여성 등 관련부처 장관급 9명과 노동계, 종교계, 학계 시민단체, 여성계 등 사회 각계각층 대표 37명이 참석하게 된다. 18일 총리실이 내놓은 ‘저출산·고령화대책 연석회의 구성 및 운영방안’에 따르면 연석회의는 먼저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의제를 우선 논의하고, 이에 대한 가시적 성과와 참여주체 간 신뢰를 형성해 이후 범국민적 회의체로서의 역할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초기단계에서는 참여주체 간 서로 실천 가능한 의제부터 우선 논의, 상호신뢰를 형성해 나가는 한편, 이에 대한 논의는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민간과 정부의 유기적 협력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노총은 연석회의에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민주노총은 차기지도부의 선거를 앞둔 만큼 실무협의는 참석하되, 연석회의 대표자 회의 참석 여부는 새로 선출된 지도부에 맡긴다는 입장이다.
열린우리당, 사회적 대타협 틀로의 노동진영의 포섭
또한 1월19일, 김근태 의원과 이목희, 우은식, 이인영 의원은 민주노총 지도부를 방문했다. 여기서 김근태 의원은 “저성장 저고용을 극복, 사회안전망 강화, 국민통합과 양극화가 해결되는 따뜻한 시장경제를 만들어야 한다”며 사회적 대화 틀의 협조를 요청했다. 또한 이목희 의원도 민주노총과의 대화를 강조하면서도 비정규법안 통과에 협조해 줄 것을 강조했다. 열린우리당의 사회적 틀의 참여 요청에 대해 민주노총 전재환 비대위원장이 비정규법안과 노사관계 로드맵에 대한 정부 여당과 민주노총 사이의 창구마련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만적인 ‘사회적 대타협’
우리는 최근 사회적 대타협이라는 명분아래 진행되고 있는 노사문제가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노동자들은 전남지노위에 제출한 부당노동행위,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모두 인정돼 원직복직 결정이 났으나 여전히 업무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05년 11월3일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장과 하청업체 대표, 비정규직지회장, 금속노조 대표 등이 서명한 확약서에서 ‘하청업체는 노동 관계법에 의한 노조 활동을 보장한다’고 서명했고 이 가운데 ‘민형사상 문제가 최소화 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66명의 노동자들을 상대로 72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2005년 12월29일 순천지방법원에 제출했고, 하청업체인 (주)다원엔지니어링은 2005년 12월19일자로 조합원 6명에 대해 ‘불법 점거농성’을 이유로 징계위원회 개최를 통보했다. 또한 실직자들의 고용보장, 해고, 정직에 대해서도 재고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 하청업체인 (주)유성티엔에스는 2005년 12월13일자로 원청과 계약을 해지하고 12월 말로 폐업을 이미 공고했으며, (주)남광산업 또한 12월 말 폐업을 구두로 통보한 상태다.
‘사회적 대타협’의 본질
사회적 대타협이 얼마나 기만적으로 이루어진고 있는지는 이미 보았던 현대하이스코의 확약서 불이행에서 명백하게 드러난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현대하이스코의 ‘확약서’ 체결을 중재했던 광주노동청과 노동사무소가 강 건너 불구경하듯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노사 확약서가 법적 효력이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점을 이용하여 확약서 체결의 중심적인 역할을 한 순천시도 현대하이스코 측에 확약서 이행을 요구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최근 사회적 대타협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1월24일, 노동부는 올해 노사가 자율적으로 각종 노사협력프로그램을 만들어 신청하면 소요비용의 일부를 정부가 지원하는 것으로 기업단위 프로그램은 4천만원, 지역이나 업종단위 프로그램은 8천만원까지 지원하는 노사관계발전프로그램에 4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원대상 프로그램은 △노사협력 및 노동자 참여 증진 △생산성 향상 또는 작업장 혁신 △갈등관리 및 대화협상 기법 개선 △노사 공동의 문제해결 등이다.
문제는 1월 18일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연설에서도 확인 할 수 있듯이 정부와 여당이 말하는 ‘사회적 대타협’의 본질적 내용이다. 사회적 대타협의 본질적 내용은 대기업 노조는 높은 고용보장을 포기하고, 기업은 ‘비정규직’을 고용하기보다 현재보다 해고가 쉽고 임금이 싼 비정규직과 유사한 ‘정규직’을 고용하는 ‘타협’일 뿐이다. 이렇게 볼 때, 노동진영이 타협의 틀에 참여하는 것은 노동자에 일방적인 부담을 떠 넘기는 것에 협조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를 통해 정부와 여당은 정치적 부담을 덜어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이 정부와 여당의 사회적 대타협의 본질인 것이다.
또한 연석회의와 열린우리당이 노동진영에 요청하고 있는 사회적 대타협의 형식은 노동진영을 대화 틀로의 참여를 유도하여 노동문제를 그 만틈 사회적 쟁점화를 줄여나가자는 의도이다. 연석회의 실무협의회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연석회의는 법국민적 회의체로서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 이렇게 될 때, 여러 사회적 문제 속에서 노동문제는 그 만틈 상대적으로 희석화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민주노총의 차기 지도부선거 과정에서도 각 후보들은 사회적 대타협이라는 구조에 어떠한 태도를 취할 것인지를 명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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