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주간동향과 초점 주간동향과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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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04 15:57:50
박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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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호[2006.01.02]
‘연내 입법’에 초점을 맞춘 비정규법안 철폐 투쟁의 귀결, 수정안으로 전락, 권리입법 쟁취와 계급투쟁의 후퇴

민주노총, 선거국면 전환 속에서 2월 투쟁 준비
2005년 12월 임시국회가 폐회되고 2006년 2월 임시국회로 넘어갔다. 2월 임시국회로 넘어간 비정규법안은 민주노총의 선거와 연관되는 문제이다. 왜냐하면 민주노총이 올해 2월10일에 차기지도부 선거를 위한 대의원대회를 개최할 계획은 비정규법안이 작년 12월 안에 마무리 된다는 것을 전제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12월29-30일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한나라당이 참석하지 않은 채 예산안과 파병안, 종부세안 등이 처리되었기 때문에 1월 임시국회는 열리지 않고, 비정규법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노총 비대위는 2005년 10월21일 중집회의에서 ‘정기국회가 종료되는 시점, 또는 연장된 임시국회에서 비정규법안문제가 종료되는 시점에 선거를 치르기 위한 중앙위를 소집’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러한 결정에 따르면 2월 임시국회가 끝날 때까지 선거를 연기해야 한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2월 임시국회까지 끝날 때까지 선거를 연기하는 것이 조직적 부담으로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도부 보궐선거 실시를 통한 집행력 강화로 2월 투쟁을 준비할 계획이다.
2월 임시국회는 한나라당 대표단 재구성과 정부 내각개편, 설연휴 등을 감안하여 2월6일께야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2월 중순께에야 법안심사소위 등 상임위 활동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노총은 2005년 12월28일 투쟁본부 대표자회의에서 2월 국회 투쟁의 집행력 담보를 위한 차기지도부 선거 절차에 들어가기 위해 1월11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선관위를 구성하고, 2월10일 정기대의원대회를 열어 지도부를 선출할 계획이어서 사실 선거국면으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민주노총은 2006년도 사업계획과 관련하여 올 1월중으로 특수고용 노동3권 입법안 및 투쟁계획 수립, 2월 비정규 투쟁을 위한 민중시민사회단체의 연대 강화 등을 논의했고 1월6일 중집회의를 다시 열어 최종결정하기로 했다. 문제는 선거국면으로 전환한 민주노총이 얼마만큼 비정규 투쟁에 투쟁 동력을 집중할 수 있는가이다.

2월 임시국회, 민주노동당의 수정안에 대한 희망은 절망일 뿐  
또 다른 문제는 2월 임시국회로 비정규법안이 넘어가 논의될 경우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의사일정 합의가 전제되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이 참석하지 않아도 회의를 진행할 수 있고 법안 내용도 조정할 수 있다. 수정안을 제출하면서까지 연내입법을 주장한 민주노동당으로서는 올해 임시국회에서 수정안을 바탕으로 비정규법안을 통과시키고자 희망하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2월 임시국회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의사일정 합의로 열릴 경우 민주노동당의 희망은 의회 정치의 힘 관계에서 무력하게 된다. 이에 따라 임시국회에서 논의의 초점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주장하고 있는 기간제 기간제한 2년 또는 3년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의 수정안에 희망을 거는 것은 그 자체로 절망을 희망하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비정규법안 수정안, 계급적 단결인가 후퇴인가?
의회 정치의 힘 관계와 더불어 민주노동당의 수정안이 미치는 파장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12월9일 민주노동당이 제출한 비정규직 입법안의 수정안은 투쟁의 후퇴와 계급적 단결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의 수정안에 대한 철회 주장은 2005년 12월15일 당내 의견그룹인 ‘다함께’가 중앙당사에서 ‘당의 비정규직 입법 수정안,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열면서 확산되었다. 이후 12월18일 열린 민주노동당 7차 중앙위회의에서 수정안 철회 요구안은 237명중 48명의 찬성으로 부결되어 당이 내놓은 수정안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민주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 당내 좌파 의견그룹인 ‘해방연대’는 수정안 철회를 요구하며 연내입법이 아닌 개악안 저지로 투쟁방향이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당내 중도 의견그굽인 ‘전진’ 은 단일한 의견을 마련하지 못한 채 수정안 철회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고 ‘전진’ 회원인 전재환 민주노총 비대위원장은 내부 분열을 이유로 수정안 철회를 반대했다.  
그런데 기간제 고용의 사유를 4가지에서 10가지로 늘리는 수정안은 단병호 의원도 인정하듯이 “사실상 모든 기간제가 열려 있는 것”이었다. 이는 명백히 비정규직 확산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권리입법 쟁취의 핵심인 ‘사용사유 제한’을 포기하는 수정안은 자본이 기간제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은 길을 만들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수정안 제출의 이유를 노동계급의 단결을 위한 전술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수단과 목적을 혼동한 것이다. 원칙이 개악안 철폐와 정규직화 쟁취를 위한 노동계급의 단결이라면, 우리는 민주노동당이 제출한 수정안이 이러한 원칙에서 후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이 문제는 비정규법안이 임시국회로 넘어간 상황에서 더욱더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왜냐하면 민주노동당이 당론으로 결정한 수정안은 이후 수정안이 폐기되지 않은 이상 수정안이 노동계급의 주장으로 규정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규정 속에서 비정규법안 철폐 투쟁은 유명무실할 뿐이며 투쟁의 명분을 찾는데 난관에 부딪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민주노동당의 수정안 제출은 이미 비정규법안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내재하고 있다. 즉 ‘연내 입법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비정규법안 철폐 투쟁은 수정안이라는 후퇴안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정부, 한국노총의 수정안 바탕으로 비정규법안 논의 받아들여 사회적 대화 틀 속으로 포섭
민주노동당과 더불어 수정안을 제출하면서까지 연내입법에 초점을 맞춘 한국노총의 귀결은 정부가 추진하는 사회통합적 대화 틀 속으로의 포섭일 뿐이다. 이러한 징후는 새로 내정된 노동부 장관의 의지와 맞물려서 나타나고 있다.
2006년 1월2일, 노동부 장관으로 내정된 이상수 전열린우리당 의원은 1월3일, ‘대화와 타협’을 중심으로 노동행정을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비정규 관련 법안에 대해 한국노총의 수정안을 바탕으로 논의해 갈 것이라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민주노총은 노동부장관 교체가 신자유주의 정책을 바꿀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에, 한국노총은 기다렸다는 듯이 환영의 의사를 보이며 비정규보호입법의 경우 여당과의 협조 하에 한국노총 최종안이 관철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노사관계 로드맵은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통한 논의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렇듯 ‘대화와 타협’을 통해 노동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이상수 노동부장관 내정자의 의지와 맞물려 한국노총은 사회적 대화로 복귀할 의사를 보이고 있다. 한국노총의 사회적 대화 복귀가 현실화 될 경우,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생존권과 맞바꾼 비정규법안은 비정규 권리입법쟁취에서 멀어진 채 논의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정부와 자본에게 제공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회통합적 노사관계 구축의 한 축인 중층적 노사관계 확립을 위해 2005년부터 지역노사정협의회를 추진하고 있다. 노사정위원회는 2005년 12월28일, 지역 노사정 협의 시스템 구축과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06년도 지역노사정협의회 시범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지역노사정협의회 시범사업은 지역 단위 노사정 파트너십 형성을 통한 문제 해결방안 모색을 위해 2005년부터 시행된 사업이며 시범사업에는 2005년부터 향후 5년간 약 15억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2006년도 시범사업에는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 6곳을 선정하여 400백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며 지역노사정협의회가 설치된 전국 61개 지역을 대상으로 사업에 대한 공모를 통해 6개 지자체를 선정하여 2006년 3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한국노총의 수정안을 받아들이면서 그동안 중단되었던 중앙의 노사관계 대화 틀 속에 한국노총을 포섭하여 이후 노사관계 로드맵 등 노동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정치적 부담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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