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세초점1
노사관계 로드맵, 당정 24개 과제 처리 합의; 노동부, 2월초 입법예고 / 열린우리당, 2월 하순 이후 입법예고
1월17일, 열린우리당 이목희 제5정조위원장에 따르면 노사관계 로드맵 34개 과제 가운데 정부는 24개만 우선적으로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가운데 쟁점이 되는 것과 합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쟁점 당정 합의 내용
* 노조 전임자 임금 : 2007년 1월 노조 전임자 임금 금지, 다만 300인 미만 사업장 시행 시기 유예(잠정안 2년)
* 복수노조 허용 및 교섭 창구 : 교섭창구 단일화 하되, 과반수 조합원이 있는 노 조가 교섭권 행사, (단 과반수노조 없을 경우 투표로 결정)
* 직권중재제도 : 필수공익사업 개념 및 직권중재제도 폐지. 대신 공익사업 분야에 파업 시 최소업무 유지의무 부과, 대체근로 허용. 공익사업 범위확대
(증기·열·난방, 철도항공화물운송, 항만하역, 사회보험 등까지)
* 부당해고 형사처벌 조항 : 형사처벌 조항 유지, 다만 금전보상제·화해제도 등 구제방식 다양화
노사관계 로드맵에 대해 당정은 단지 입법예고 시점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노동부는 2월 초에 입법예고를 위해 고위 당정협의 직후 입법에고 절차를 서두르고 있고, 반면 열린우리당은 2월 하순 이후에 입법예고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비정규법안을 상임위에서 처리 한 후에 노사관계 로드맵을 입법예고하고자 한다. 노동부가 입법예고를 서두르는 이유는 1월2일 이상수 열린우리당 전 의원의 내정으로 김대환 노동부 장관이 2월10일까지는 퇴임할 것이기 때문에 김 장관의 퇴임 전에 입법화를 마리지 짓고자 하는 것이다. 반면에 열린우리당은 2월에 입법예고를 해도 법안처리는 4월 임시국회가 된다는 판단에 굳이 입법예고를 서둘러 노동진영으로부터 정치적 부담을 안고 갈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 틀에 참여할 여지가 큰 상황이기 때문에 로드맵 일방처리로 부담을 안고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당정이 합의한 로드맵이 노동권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요컨대 직권중재제도 폐지 대신에 공익사업에서 파업 시 최소업무 유지 의무와 대체근로 허용이 그것이다. 또한 긴급조정권 발동 기준 완화와 파업금지기간 30일에서 60일로 늘리는 것, 공익사업 범위 확대도 단체행동권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나아가 공공부문 대체근로 허용이 민간부문으로 확대되면 문제는 더 확장된다. 긴급조정 발동 완화는 말할 것도 없다.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는 2007년 1월부터 시행하고 300인미만 사업장은 2~3년 정도 시행시기를 유예하기로 했다. 단지 시행시기가 정부는 2년, 여당은 3년 정도를 주장하고 있다. 당정은 100인이상~300인이하 사업장의 경우 1명, 100인이하 사업장은 1/2 전임자에 대해 임금지급 금지를 유예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복수노조 및 교섭창구 단일화와 관련해서는 노사관계 선진화위원회의 ‘다수대표제’ 방식을 택했다. 이는 단일화 실패 시 과반수 노조가 있으면 과반수 노조가, 없을 경우 투표로 대표를 결정하는 것이다. 또한 부당해고 형사처벌 조항과 관련해 원직복직이 기대되지 않는 해고자의 경우 금전보상제 도입 등 다양한 구제수단을 도입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문제 또한 부당해고를 더욱 확장하게 만들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대목이다.
이후 노사관계 로드맵뿐만이 아니라 비정규투쟁의 변수로 작용하는 것은 1월에 계획되고 있는 주요 연맹의 선거와 2월 민주노총의 차기 지도부선거를 통한 지도부의 성격일 것이다. 물론 당정이 5월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4월 임시국회에서 로드맵 입법화를 강행처리를 할 것인지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학법을 둘러싸고 여야 대립으로 장외 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국회 복귀여부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다.
하지만 정부의 태도에 따른 투쟁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 보다 더 요구되는 것은 이번 민주노총의 선거에서 후보들이 비정규법안과 로드맵에 자신들의 분명한 입장을 밝힘으로써 대중들과의 소통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논란이 되고 있는 조직혁신 방안까지도 선거과정을 통해 쟁점화 되어야 할 것이다.
주간
정세초점2
‘인권NAP’에 자본진영 강력 반발, 자본진영이 주장하는 자유와 현실성은 기업 경영의 자유와 이윤 추구의 현실성
자본진영과 보수 신문, 노동권 강화 담은 인권위의 ‘인권NAP’ 에 대해 강력한 반발
노동문제를 포함하고 있는 인권위의 권고안 발표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경제5단체는 인권위가 9일 발표한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tional Action Plan for Promotion and Protection of Human Rights, 약어 ‘인권NAP’) 권고안에 대해 인권위는 노사문제에 더 이상 관여하지 말라며 반발했고 나아가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인권위의 해산과 재구성을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인권위 권고안이 “경제성장 과정에서 소외되어 온 사회적 약자의 인권 보호와 사회적 불평등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환영하는 입장을 보였고 민주노총은 사용자단체들의 인권에 대한 천박한 인식을 우려했다.
인권위가 권고안을 발표한 다음날인 10일, 일부 신문들은 권고안이 나라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며 정치적 비난의 수준으로 일관했다. 그런데 일부 신문들의 이러한 공세는 단지 인식의 오류 때문에 나온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정치적 공세의 이면에는 이후 진행될 노동문제를 인권위 권고안이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진영의 정치적 공세와 이들의 이데올로기적 공세의 선봉에 자리 한 신문들의 반응은 자본진영이 노동현안 문제에 있어서 주도권을 확실히 쥐고자 하는 현실적 조건의 필연적인 표현에 다름 아니다. 인권위 ‘인권NAP’을 노동문제와 관련하여 보자면, 이러한 자본진영과 보수 신문의 반응은 당연하 귀결이다. 왜냐하면 인권위 NAP권고안이 기간제 사유제한·동일노동 동일처우·직권중재 폐지·공무원 교사 정치활동 범위 확대 등의 노동부문의 문제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권NAP’ 은 노동권 영역에서 모두 ‘노동권 강화’를 권고하고 있다. 즉 비정규직 노동자가 노동3권을 보장받지 못해 사용자의 고용관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고 정규직 노동자와 임금격차가 심화되었다고 분석하면서 이는 유엔의 ‘세계인권선언’과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유엔사회권규약)의 취지인 모든 사람은 어떠한 차별도 받지 않고 동등한 노동에 동등한 보수를 받을 권리 규정에 어긋난다는 것, 집단적 노사관계에 있어서는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개별적 노사관계에 있어서는 일할 권리 보장, 공정한 노동조건 보장, 행정구제 강화 등을 통해 노동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로드맵에 대한 합의안을 만들고 2월 입법예고를 계획하고 있는 당정의 입장에서는 ‘인권NAP’이 그리 반갑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인권NAP’에 대한 정부의 부정적인 견해에서 드러난다. 또한 1월17일 국무회의 자리에서 국무위원들이 인권위의 권고안에 들어있는 사항들 가운데 현실적으로 정부가 수용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다며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선별해서 받아들이자는 발언에서도 드러나듯이 자본진영의 입장이 정부의 ‘인권NAP’ 수립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본진영이 주장하는 자유와 현실성은 기업 경영의 자유와 이윤 추구의 현실성
자본진영과 이를 수호하는 첨병 노릇인 보수언론을 보면 참으로 괴상한 논리가 보인다. 인권의 보편성을 강조하는 ‘인권NAP’에 대한 자본진영과 보수언론의 목소리는 자본의 보편성, 즉 자본의 세계화를 주장할 때와는 너무도 상반된다. 왜냐하면 이들의 주장은 자본의 세계화는 역사의 필연적 과정이라며 인정하고 강력하게 추진하면서도 인권의 세계화라는 이번 '인권NAP'에 대해서는 온 힘을 다해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의 현실에서 인간의 기본권은 자본의 이윤추구에 철저히 종속적인 관계로 전개되고 있음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정부와 자본진영이 인권NAP에 대한 평가 가운데 공통적인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권NAP은 한 나라의 중장기 인권정책 청사진으로서 국가가 인권 보호 증진을 위해 수립하는 종합적인 계획이다. 따라서 인권NAP의 내용은 미래지향적 성격을 갖기 때문에 현재 실현되고 있지 못하는 내용을 담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무회의와 자본진영의 비판에서 드러나듯이 이들이 비판하는 잣대는 ‘현실성’이다. 그런데 그들의 현실성에서는 인간의 기본권이라는 현실성은 찾을 수 없다. 오직 현실성의 잣대의 중심에 이윤의 추구만이 자리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잣대에 어긋나는 모든 것은 그들에게 ‘비현실적인 것’이다. 그러나 기본권을 향유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오히려 자본과 정부가 말하는 ‘현실성’이 ‘비현실적인 것’이고 비현실적인 것이 현실성이다.
인권 정책까지도 시장의 원리로 포섭하려는 자본진영 공세
사실 자본진영이 인권NAP안 발표 직후 정치적인 공세를 펼치는 이유는 인권NAP안 발표에 따른 여론 형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4월, 노 · 사 · 정이 비정규법안 처리를 앞두고 갈등 상황에 있을 때, 비정규법안에 대한 인권위의 의견표명은 법안 협상 과정에서 노동진영으로 하여금 인권위의 권고안(동일가치노동에 동일임금 규정 도입, 기간제 근로 사용시 사유제한 규정 도입 등)을 최저수준으로 받아들이게 하였기 때문이다. 이렇듯 인권위의 사회적 여론형성의 효과를 우려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당시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인권위 안에 대해 단세포적이라며 반발했던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자본진영은 인권위가 더 이상 노사문제에 관여하지 말하고 하는 것이다. 사실 자본진영과 인권위의 충돌은 불가피한 현상이다. 자본 진영은 인권위의 권고안이 자유민주주주의란 질서를 흔들어 놓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때 자본진영이 사용하고 있는 자유개념은 기업 경영의 무제한적 자유일 뿐이다. 따라서 노동문제를 포괄하는 사회권적 기본권을 강조하는 인권위와의 대립은 불가피한 것이다.
‘인권NAP’에는 △사회적 약자 또는 소수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 정부가 당장 앞으로 5년 간 집중해야 하는 분야 △긴급한 구제가 필요한 분야 △당사자 스스로는 의제설정이 어려운 분야라는 기준을 통하여 장애인,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노동자·난민, 여성, 아동·청소년, 노인, 병력자, 군인/전·의경, 시설생활인, 성적소수자, 새터민(탈북자) 등 모두 11개 부문이 선정돼 있다. 이 중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공무원과 교사의 정치활동 보장 △성전환 수술비에 국민건강보험 적용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금지 △집회와 시위의 자유 확대 △국가보안법의 폐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인정 등이다.
이렇듯 ‘인권NAP’에는 노동권을 포함해 인권 전반에 관한 문제를 담고 있다. 문제는 노동영역을 넘어서는 인권 전반에 걸친 문제까지도 자본 진영이 전면적으로 비판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자본진영이 인권 의식의 저조함에서 비롯되었다는 비판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 자본 진영의 공세는 인권위 권고안에 대한 잘못된 해석의 문제를 넘어서는 문제이다. 왜냐하면 자본진영이 노동 현안 문제뿐만 아니라 인권 일반 문제에서까지 정치적 공세를 가하며 인권위 해체와 재구성을 주장하는 것은 국가적 정책까지도 경제의 하위에 두고 전개할 수 있는 권력 또한 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자본진영의 힘의 진리성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자본진영은 힘의 진리성을 통하여 전혀 다른 관점, 즉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라는 인권의 관점을 기업 경영의 자유라는 시장의 관점으로 통일한다. 하지만 우리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자본의 현실성이 아니라 인간의 현실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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